필자가 고3 순붕이라 많이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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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시끄러웠던 전날밤이 지나고, 13일 날 아침이 밝았다. 이제 2주의 시간이 지났고 2주의 시간이 남았다. 이제부터 다시 한시라도 빨리 정해진 동료들의 꿈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 동료들의 상태론 가능할까..?



아침에 일어나면 매번 공단에서 훈련중이거나 아침을 대충 먹고 출근 준비를 하던 이들은 오늘만큼은 행동이 달랐다.


희원 씨는 쉬는 날인지 아님 힘들었던 건지 깨어나지 않고 방 안에서 쉬고 있었다. 현성 씨는 근심걱정이 심한 표정으로 공단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지혜와 유승이, 길영이는 상아 씨의 일을 도우러 갔고, 일상처럼 움직이고 있던건 유중혁, 설화 씨 뿐이었다.



이현성의 표정을 보니 사과를 받았다해도, 용서를 해도 찝찝한 점이 구석 한군대에 박혀 있는것만 같았다. 



2년 내내 공단의 시끄러운 아침 분위기는 온대간대 사라지고 아무도 원하지 않은 침묵만이 흐르던 지금 상황이 이상하게 느꼈는지 유중혁은 눈빛으로



'무슨 일인지 설명해라. 김독자' 라는 특유의 노려보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설명할테니 표정 풀어. 그렇게 죽일거란 듯이 노려보진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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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너의 몸을 보기위했던 신유승, 이길영, 이지혜가 시작이었군."



[내가 안말해준 탓이잖아. 빨리 말해줬으면 최소한 이렇개 불화는 안 생겼겠지.]



"나중에 제가 흉터 자체도 없애주는 로션이라도 드릴게요. 그거라도 바르시면 좀 줄어들을 거에요."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어라, 왜죠? 흉터가 다른 분들에게 보이면 오히려 더 얼굴 보기 힘들어할텐데"



[..그렇게 말하면 지금이라도 발라야할거 같지만.. 속죄..라고 해야할까요..]



"너랑 어울리지 않는 단어군, 너의 입에서 속죄란 단어가 쉽게 나오다니."



사실 동료들에 대한 속죄란 느낌으로도 있지만, 내가 그 시나리오를 돌파해 오면서,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이야기들을 이 상처들로, 흉터들로 나 말고도 그들의 이야기가 살아남았다는 걸 내 몸으로 간직하고 싶었다.


나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이야기'이기에.



[그것보다도 중혁아, 혹시 나좀 도와줄 수 있을까? 설화 씨에게도 부탁드릴게 있습니다.]



"음, 뭔데요? 뭐 도와드릴거라도 있나요?"



[이번건 저 자신이 원하는 건 아니고, 현성씨와 애들하고 어색한 사이좀 다시 풀고 싶은 것도 있어서요.]

유중혁은 왜 남의 일이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귀찮다는 눈빛으로 노려보았지만, 이설화는



"그럼 당연히 드려야죠. 중혁 씨도 그럴거죠?"


"...이번 한번 뿐이다."



이설화의 말 한마디에 강아지가 손을 달라면 말을 듣듯 어쩔수 없이 나의 부탁을 승낙했다. 이러면 설화 씨 덕에 금방 끝날 수 있겠다.



[그럼, 저랑 같이 '캠핑' 물건 좀 보러가실까요? 이번에 공단 직원분들이 내일이 최대한 많은 분이 쉬는 날이라서 내일 캠핑가자고 보낼려던 참인데.]



"어머, 좋은 생각인데요? 그때 애들과 현성 씨가 서로 사과하기 좋은 상황도 자연스레 연출되겠네요."



"캠핑 도구는 내가 알아봐주지, 넌 공필두에게 가서 캠핑 해볼만한 땅이나 물어봐라."



[그렇지 않아도 장소는 이미 구했고, 캠핑 도구와 재료들만 사가지고 가면 돼.]



"...캠핑갈 생각에 혼자만 신나셨군"



일부러 다들 화해 시키려고 만든 자리인데 신나겠냐...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사실 MT도 가본적 없는 나에게는 캠핑은 살짝이라도 들뜰수 밖애 없었다.



[그럼 이제 공단 직원분들에게 물어볼까요? 불참할사람도 찾아봐야 하니깐.]



-띵톡! 띵톡!


방금 그 소리는 나에게 보낸 이설화의 메세지



[내일 독자씨하고 공단 전체가 캠핑 갈거니, 미리 짐부터 챙겨두세요. 캠핑 재료와 장비는 독자 씨와 중혁 씨가 챙길거랍니다.]

[불참하실 분들은 미리 문자 보내주세요.]



생각보다 저 둘도 은근히 빨리 준비하는거 보면 저 둘에게도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다. 그 둘이 서로가 서로를 노리는 그런 눈빛으로 힐끗힐꿋 쳐다보는게 보였기에 느낄수 있었다.


'저 둘도 캠핑에서 끝장을 보려는건가 보네.'


저 둘도, 누군가의 선제 고백을 통해 운명이 점차 바뀔것이다.



그 후로, 공단 단체 메세지방을 확인하니 땅을 팔러 가야하는 공필두 씨를 제외하곤, 모두 전원 참석이였다. 



관리국 관련된 일로 매우 바쁘디 바쁜 생활을 보내고 계시는 유상아씨도 내일만큼은 왠만한 직원들이 한곳에 다같이 모이는 자리였기에 오는 것 같았다.



...그때 상아씨가 내 몸을 안봤으면 좋을텐데..



"김독자, 뭘 그리 깊이 생각하나. 가지."



[ 알았어, 먼저 출발해. ]



유중혁과 이설화는 먼저 캠핑을 위한 식재료와 도구들을 구매할 준비를 하러 갔고, 난 아침하늘을 잔뜩 만긱하면서 나갈 준비를 끝맞출 때.



- 띠링!


휴대폰에서 문자가 온듯했다. 휴대폰 화면을 확인해보니 모르는 번호의 문자였다.



[ ■■줘. ■■ ■로■.... ]


이게 무슨.. 대체 누군데 나에게 이런 문자를 보낸거지? 심지어 나는 그 누구에게도 나의 연락처를 함부로 주지 않았다. 설령 그게 공단의 직원이라할 지라도 연락처는 저장해 두었는데 생판 모르는 번호였다.



그리고 누구냐고 메세지를 보낼려고 했을때엔 이미 상대는 채팅방을 나갔고 차단까지 먹여둔 듯 했다. 대체 누구길래 이런 말을 했던걸까..



"독자 씨, 빨리 오세요. 준비해야죠."



저 멀리서 페라르기니를 작동시키는 두명, 나에게 얼른 오라고 손짓하는 이설화와 10초안에 오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다. 그 눈빛에 살의를 느껴 메세지 건은 스팸 문자겠거니 하고 넘어갔다.



*



"언니, 여기 맞아요?"



"응, 여기 맞는거 같은데? 애들아. 일어나봐. 도착했어"



최근에 운전 면허를 딴 이지혜가 운전하며 유상아, 신유승, 이길영을 데리고 온 곳은 김독자가 겅필두에게 빌린 초대형 캠핑장, 이곳에서 오늘 김독자 컴퍼니 직원들끼리 1박 2일로 묶게 되며, 제대로 취하지 못한 휴식도 마음껏 누릴것이다.




"아저씨 있는거 보니 맞는거 같네. 상아언니는 더랑같이 짐 챙기고 빨리 들어가자고요"



"신유승, 누가 먼저 들어가는지 내기하자"



"콜."



신유승과 이길영이 후다닥하며 김독자에게 달려갔다. 현재 눈으로 봤을땐 바람의 길보단 아니여도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걸 바라볼 수 있었다.



"애들아! 조심해서 뛰어! 넘어지겠어ㅡ!"



"냅둬요, 저러면서 저처럼 크는거니까요."



"너처럼 크면 큰일날 거 같아서 그래."



"...농담이죠 언니?"



크후후ㅡ 비웃듯 웃으며 글쎄? 라는 표정을 지은 유상아에게 착잡한 감정을 느끼면서 짐을 옮길 때.



" 도와드리겠습니다. "


뒤에서 등장한 거구의 한 군인 남성, 이현성이였다. 


듬직한 덩치와 단단한 설화로 그들의 방패가 되주었던 그는 현재는 산산조각난 방패와 마찬가지였다. 그도 그럴게 전날에 있었던 사건 때문일것이다.


"아. 저.. 현성 아저.."



이현성은 이지혜의 말을 듣도보단 못한 채, 묵묵히 짐들을 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숙소로 들어갔다.



"나중에 가서 물어봐, 지금 못들은거야."



"그냥 얘기하기도 싫거 같은데요.."



하며 홀로 표정이 근심걱정 많은 채로 근처 계곡 방향으로 걸어갔다.



"후후.. 거짓말 아닌데~"



*



근처에 존재했던 계곡으로 간 이지혜, 그곳에선 물놀이 하며 뛰어놀고 있던 신유승과 이길영, 당하영이 있었다.



"아! 물 나한테만 뿌리기 있냐!"



"반응이 재밌는걸 어찌할꼬 ㅋㅋ"



"그렇다 하기엔 너도 아까 동물 테이머해서 같이 뿌렸잖아?"



'잘들 노네..'



자신의 마음은 마치 깊이가 극과극으로 다른 계곡물이 존재한다면 저 아이들의 마음만큼은 수심이 낮아 바닥에 발이 닿지만 자신의 죄의식은 다리에 족쇄가 달린것 마냥 끊임없이 자신을 끝없는 심해까지 데려가고 있는 기분이였다.



'독자 아저씨도 참... 고생이 많았겠네.'



이지혜의 걱정거리는 사살 이현성 말소도 김독자의 몸 상태에 관해서도 생각이 깊다. 김독자의 등, 명치, 하반신에는 언제 생겼는지 추측할수도 있을정도로 수두룩한 상처들이 존재했다. 그의 그런 상처들은 이해할 순 있지만, 그녀의 생각은 '어째서 그런 상처가 있는데도, 왜 아직 어린 우리들에겐 의지해주지 않는걸까.' 라는 생각이였을 거다.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그냥 좀더 걸어올라가ㅡ'



ㅡ 부스럭부스럭


이지혜의 뒤에서부터 들려오는 짐승같은 발소리. 빠르게 자신의 뒤로 들짐승이 달려오는거 같은 감각을 느낀 그녀는 [쌍룡검]을 치켜들었다. 



30m, 20m, 10m...


"지혜야? 왜 여기있니?"


짐승같은 발소리는 여기로 빠르게 달려오던건 다름아닌 이현성, 들숨을 마시고 내쉬며 천천히 당황한 이지혜에게 다가온다.



"유상아 씨가 너가 좀 안보여서 걱정된다고 하셔서, 내가 와봤단다."



"...제가 뭐. 위험하겠어요?"



이지혜는 차마 이현성의 두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당연히 죄책감에 시달려 두 눈도, 얼굴 조차도 바라보지 못했다.



'하지만 제대로 사과할려면.. 지금 밖엔...'



"천천히 오렴, 이제 정리 다 끝나고 점심ㅡ"



"현성 아저씨!"



큰 소리로 단호하게 이현성을 부르는 이지혜. 자신처럼 강인한 배후성처럼 짧고 간결하게.



"어제 정말 잘못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고 조심할게요!"



"...음?"



사실은 배후성과도 별계로, 미인하다고, 죄송하다고 지금보다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았지만, 죄책감과 반응의 후폭풍이 다가올까봐 두려워 목에서 나온건 저 말뿐이였다. 



그리고 이현성의 한마디.



"어제 사과 받아줬잖니? 그걸로 끝 아니였어?"



"...네..?"



"나중에 다 말해주실려던걸 너희가 그냥 먼저 봐서 충격에 빠지고, 갑자기 말을 안들어서 잠깐 욱했던거니 걱정마."



"하지만 아까 전에...그...."



"그거는 상아씨가 네 말 못들었냐고 물어보셨는데 이어폰 착용하느라 못들은거 였단다."



"...정말 괜찮은거 맞아요?'



"당연하지, 애들 데리고 오렴, 이제 진짜 늦으면 안될거야."



이현성은 마지막 말을 끝으로 천천히 숲을 지나 숙소로 돌아갔고, 이지혜는 이현성의 말 덕분에 한번에 두개의 족쇄가 풀리듯 한결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애들아! 밥먹으러 가자ㅡ!"


큰 소리로 물장구치던 아이들을 불렀다. 아이들은 네ㅡ! 하며 물기를 털며 뛰어갔다.



'나중에 독자 아저씨한테 화장품 좀 사드려야지.'



*


"저녁에 대체 이게 무슨 모임인가요..?"


"...용건이 대체 뭐지?"


"아 좀 기다려, 왜이리 성질머리가 급해."


"아니 근데.. 왜 공단 전체가 여기에 모여있어요?..아저씨랑 명오 아저씨는 어디가고."



점심을 먹고, 떠들며 웃고 놀고 쉬다보니 어느새 저녁까지 빠른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9시 즈음, 갑자기 정희원과 한수영이 모두를 불러모아 직원들이 숙소 거실 한가운데 옹기종기 모였다.



"왜 갑자기 모인건가요? 무슨 중대한 발표라도ㅡ"



이현성의 말을 끊으며 쾅ㅡ! 소리를 내며 문을 연 방향에서 술과 맥주, 안주를 가득히 싸온 한명오와 김독자.



"MT를 왔으면 당연히 술게임이 빠지면 안되지?"


"걱정 마세요. 폭탄주는 전 바리스타였전 재가 기깔라게 말아드릴테니."


"애기들은 탄산 줄까..? 아직 고등학생이라 해도 미자가 술을..."


"걱정마세요!" "저희도 이제 마시고 술주정 안부랴도 되요!"


"한명오 씨랑 독자 씨도 왔고, 다들 이제 모였으니, 한번 시작해보죠?"


[...전 술을 잘 못먹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독자 씨, 그런 말 하는 순간ㅡ 아, 큰일났네 ㅋㅋ"



네...? 라고 물어본 순간 이미 한수영이든, 정희원이든, 유상아든, 유중혁이든 난 하이에나들의 먹잇감이자 표적이 되어있었다.



나에게 한수영의 [예상표절] 이 없어도 이건 분명히 예측이 가능했다.



이건, 진짜로 좆됬다고.



- 시나리오 종료까지, 앞으로 16일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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