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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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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


"체력수준이 그 모양이니까 그렇지"


"너보다 좋거든?! 니가 농땡이치면서 했으니까 체력이 남는거겠지"


"증거라도 있냐?"


이길영과 신유승이 하루일과를 마치고 공단으로 돌아왔다.


"저건 또 뭐야?"


이길영의 시야에 하얀색의 코드자락과 검은색의 코트자락이 눈에 들어왔다.


"또 이상한 사람들이 나는 아저씨인척 하고있는거 아니야? 아저씨는 지금 작은 집에 있을 시간인데"


"진짜같은데..?"


아이들이 걸음을 재촉하여 뛰어오는 사이에 나는 유중혁과 게임패드를 붙들고 있었다.


"내가 이겼다 정말 어지간히도 못하는군"


"난 게임안하거든? 니가 하자며"


유중혁과 내가 앉은 주변에는 여러가지의 게임팩과 소설책,유중혁과 함께 쫒겨난 티비가 전부였다.


그런 와중에도 내 몸에서는 스파크가 튀고 있었다.


"'전인화'를 고작 이런곳에 쓰고있는걸 알면 파문당하는건 불보듯 뻔한 일이다 김독자"


"괜찮아 어차피 스승님은 나 쫒아내면 제자로 받을 사람도 없어"


"그건 장담할수 없지"


본인은 펌프할때 주작신보를 패시브로 달고다니면서 누가 누굴 걱정하는지 모르겠다.


"아저씨!"


"형!"


나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이제 들어오는거야?"


"네 그런데 여기서 뭐하세요?"


"형 또 쫒겨났어요? 결혼기념일은 두달쯤 남았는데"


왜 내 결혼기념일을 다른사람들이 외우고 다니는거지


"...자세한건 한수영한테 들으면 될거야"


"일단 아저씨가 잘못한건 맞네요.."


유승이가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젠 별로 놀라지도 않는구나"


"쫒겨나는게 한두번이에요? 그거 전부 아저씨가 잘못한거잖아요"


"그래 아주 죄많은 놈이지"


"언니?"


"내가 뭐가 좋아서 저놈이랑 결혼을 했을까"


한수영이 날 째려보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언니 아저씨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또 쫒아냈어요?"


"김독자가 말 안하디?"


"네 언니한테 들으라고 하던데요?"


"그래?"


"형이 그렇게 큰 잘못을 했을리가.."


"그렇지? 지도 양심이 있으면 바람핀 이야기를 너희한테 하지는 않았겠지"


"형?"


"아저씨?"


아니 그렇게 말하면 내가 세상에 둘도없는 쓰레기가 되는데


"얘들아 아니야 잠깐만"


이미 아이들의 눈빛은 길거리의 쓰레기를 쳐다보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형..."


내가 한걸음 다가갈때마다 아이들도 한걸음씩 물러섰다.


"한수영 이거 해명좀..!"


한수영은 나에게 중지를 치켜들며 일행이 머무는 집으로 사라졌다.


"아저씨...나중에 봐요"


"형.....아니다"


제발 끝까지 말해주면 안되겠니


아이들은 도망치듯이 자리를 떠났다.


"아니...그...."


내가 한숨을 쉬면서 몸을 돌리자 큼지막한 게임오버화면이 보였다.


유중혁은 패드를 쥔 그 자세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한심한  놈"


나는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풀기위해 16번 명계를 방문했던 과정을 한명한명에게 일일이 설명해야했다.


"다행이네요 독자씨 현성씨가 미리 말 안해줬으면 제가 직접 찾아갔을거에요"


한번더 갈뻔했다.


이틀쯤 지나고 내가 마침내 실내로 들어가는게 허용된 후 만나자마자 들은 발언에 나는 소름이 돋았다.


나는 간신히 미소를 흘리고 주방으로 향했다.


뭐라도 만들어서 가야지


아직도 한수영의 화가 완전히 풀린게 아니기에 당분간은 여왕처럼 모셔야 한다.


"오 아저씨 뭐 만드는거야? 나도 좀 주라"


이지혜는 가볍게 무시하고 간단한 간식거리를 만들어 나는 한수영의 방으로 향했다.


복도를 걸으며 창밖을 바라보니 유중혁이 보였다.


나무그늘아래에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저 녀석은 아직 마당까지만 허락이 떨어진 모양이다.


눈치보느라 게임도 못하는 거겠지


저기서 게임기를 잡는순간 유중혁의 인생은 거기서 끝날테니까


나는 한수영의 방에 가볍게 노크를 했다.


"누구야?"


"천재 미소녀 작가님께 드리는 간식입니다"


"들어와"


문을 열자 가볍게 미소짓는 한수영이 나를 맞았다.


"바람둥이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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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대로 끄적여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