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모략가처럼 분열한 김독자와 황당한 김컴)


어느순간 나는 김독자 컴퍼니 사람들에게 황당한 시선을 받고 있었다. 


"김독자...설명해라."

"이게 대체..."

[아빠가 몇명이야...]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거냐 하면...


***

'아 냉장고 가기 귀찮다. 아바타를 쓸까나...'


나는 냉장고에 있는 오렌지주스를 마시려고 아바타 스킬을 썼다.


그렇게 나타난 아바타는 냉장고에서 주스를 꺼내와 내 앞에 놓았고 다시 흡수하려는 순간


펑ㅡ

하는 폭죽이 터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그 소리에 집안에 있던 모두가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달려왔다.


"뭔 일 났어요?"

"폭죽터지는 소리가 들렸지 말입니다..."

"독자씨가 또 사거친거 아니에요?"

"또 무슨 사고를..."


그렇게 거실로 나와 소파를 본 사람들은 전부 굳어버렸다. 마치 석상처럼


"으윽...대체 무슨 일이지...? 왜들 그러십니까?"

"......"

"옆에 그건 뭐에요?"

"옆이라니...???"


"아우 머리야..."

"진짜 왜 이런일이"

"왜이리 다들 커졌죠?"


그곳엔 작은 김독자'들' 이 있었다.


"너네 뭐야?"

"너는 니 스스로도 못 알아보냐?"

"아니 너네가 '나'인건 알겠는데 어떻게 이런..."

"아무래도 <스타스트림>이 망가져서 다른 차원에서 받아온 스킬에 혼선이 생겼나봐..."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어느샌가 자기들끼리 조잘조잘 떠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정도 상황파악이 된 사람들이 죽일듯한 눈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은 어쩐지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김독자...설명해라"

"이게 대체..."

[아빠가 몇명이야...]


나도 이런경우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말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길영이와 유승이는


"와아아!! 아저씨가 너무 귀여워요!"

"독자형이 제 손보다 작아요!"


작은 나들을 들어올린채 놀기 시작했다.


"유승아... 너무 어지럽다..."

"길영아...조금만 살살 쥐어라...나 터지겠다."


어째선지 작은 나들도 똑같이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한편 비유는


[아빠가 나보다 작다니...]

"우리 비유가 그만큼 자란거 아닐까?"


또 다른 작은 나를 머리위에 태운채 날아다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긴장이 풀린 사람들은 하나하나 감상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독자씨가 진짜 탄피와 안전핀이 되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니까 아저씨 은근 귀엽네..."

"웩...재수없는 김독자가 수십명..."

"독자씨...작아지니까 더욱 잘 도망가게 생겼네요..."


어느새 그들은 소파 한쪽을 내려다보며 땀을 뻘뻘 흘리는 김독자를 하나씩 집어들었다.


"여러분...저희는 탄피라던가 인형이 아닙니다..."

"독자씨...제가 이대로 꽉 쥐면 어떻게 될까요?"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희원씨...제발 그러지 마세요..."


그렇게 혼란스러운 와중 유중혁이 부른 이설화가 현관문을 벌컥 열었다.


"독자씨가 분열되었다면서요? 몸은 괜찮나요? 엇"

"...안녕하세요 설화씨"

"흐음..."


이설화는 작은 나들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독자씨, 검사 한번만 해봐도 될까요?"

"예?"

"한사람의 몸에서 자아를 가진 생명이 분열하다니...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괜찮습니다...저흰 정상입니다."


작은 김독자들은 얼굴이 희게 질린채 작은 다리로 뒷걸음질을 쳤다.


"야, 그래서 김독자 대체 무슨일냐?"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어..."

"아무래도 이 쪽 <스타스트림>이 붕괴해서 다른 세계선을 통해 얻은 스킬이 혼선을 일으킨 거라고 생각해. 너희도 동의하지?"

"물론."  "그게 제일 타당하다고 생각해." 

"어째 쟤들이 더 똑똑한거 같냐?"

"그러게..."


돌아보니 이미 한사람당 4-5명의 김독자들이 어깨나 손 머리위에 올라가 있었다.


"너네도 날개가 있어?"

"당연하지,우린 너니까."

"허...참"

"그래서 언제까지 이렇게 있어야 해?"

"본체 너한테 뭐 안왔어?"


이현성의 머리위에 있던 나가 말하고 몇 초 뒤 메시지가 떴다.


[현재 <스타스트림>의 혼선이 감지되었습니다]

[복구 예상 소요시간: 7시간]


"7시간뒤면 원래대로 돌아간다네요..."

"그나마 다행이네"

"그럼 저희 다들 자랑해요! 성좌님들도 분명 좋아할 거에요!"

"얘들아..."

"그거 좋네, 사람이 많으면 작은 독자씨 잡기가 훨씬 수월할거야..."

"희원씨...."

"이미 우리엘 불렀으니까 걱정마요.ㅎㅎ"


벌컥ㅡ

또 현관문이 열렸다. 성좌들인가 싶었지만 숨을 헐떡이는 장하영이었다.


"하영아...너 부산쪽에 있었지 않니?"

"연락받고 주작신보로 뛰어왔어 그보다 김독자는?"

"저기에"

"헐...살아있는 구원의 마왕 피규어다..."


날개를 퍼덕이며 일행들 주변을 날아다니는 나를 보더니 장하영이 감격한채로 입을 틀어막았다. 그보다 구원의 마왕 피규어라니...


"어서 스승님들에게도!"

['정체불명의 벽' 1단계를 활성화 합니다.]


장하영이 허공에 대고 무언가 조작하더니 화상통화 같은 작은 창이 떴다.


[하영아, 무슨 일이냐? 화상통화을 다 걸고...]

[잠깐! 저게 무어냐...]

"어...스승님? 잘 지내셨습니까?"

[거기 기다려라.]


단체로 모여있는 나들이 화면에 나오자 키리오스는 전인화를 쓰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몇분 후 거실 창문으로 키리오스의 백청빛 격이 스멀스멀 흘러왔다.


[또 누가 감히 백청문을 흉내내는 것이냐? 그리고 내 못난 제자놈은 어디서 뭘하고 있는거지?]

"스승님! 잠시만요! 얘들 전부 다 진짜 저입니다! 잠시 스킬에 혼선이 생겨서 그런겁니다!"

[...그런것이냐?]

"네..."


그 대답을 들은 키리오스는 작은 나한테 다가가 이리저리 뜯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김독자들에게 인사를 받은 키리오스는 기분이 좋은지 일일이 인사를 받아주었다.


그러다가 또

벌컥ㅡ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유상아와 어머니였다. 

나를 본 유상아는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눈을 한번 비볐고 어머니도 잠시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셨다.


"저...독자씨? 이게 무슨 일이에요?"

"살다살다 내가 이런것도 보는구나..."


결국 한수영이 나서서 상황을 설명했고 유상아도 작은 나를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작은 독자씨에게도 긴고아를 채울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머니는...


"어머니 안 혼란스러우세요?"  "참 희한한 일이죠?"

"참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구나..."


걱정스런 얼굴로 나들 몇명과 대화를 시작했다.


"야 찐독자"

"왜, 한수영"

"아무래도 작은 니가 더 인기가 많은 것 같다?"

"하, 그런거 같네. 그래도 보기 좋은 걸?"


그렇게 작은 나들과 시간을 보내던 사람들 중 이설화와 장하영과 어머니와 키리오스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갔다.


나중에 찾아온 우리엘과 제천대성과 흑염룡에게 다시 한번 관심을 받으며 한바탕 소란이 있었지만 그들도 꽤 만족했다.


저녁을 먹은 후 오류가 복구되어 작은 나들이 하나씩 흡수되었다. 그걸 본 아이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아바타 스킬을 썼다는 죄로 3일동안 감금당했다.


여러모로 황당하고 피곤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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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가이의 숲에 나오는 작은 중혁이처럼 작은 독자들을 보고싶어서 썼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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