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여느날처럼 아름다운 노을이 지는 저녁이었다.
김독자는, 우리들의 노력으로 우리의 곁에 돌아왔고 우리는(2달 감금시키긴 했다만 어쨋든간에)행복했다.
그대로 행복이 계속 갈줄만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평화로워서, 그게 계속될줄로만 알아서 둔감해졌던것일지도 모르겠다.
시나리오도 끝난지 1년이 다되가고, 우리들은 스타 스트림의 악몽에서 서서히 벗어나가며 큰집에서 함께 살아갔다.
그러던 때였다. 여느 때처럼 감금되었다가 겨우 풀려나고 할일이 없던 김독자와 집에서 웹소설을 집필하고 있던 나만이 남았을 때였다.
"한수영."
"뭐."
"잠깐 와봐."
무미건조한 눈으로 나를 부른 김독자는 이상한 소리를 지껄였다.
자신에게 시나리오가 왔고, 일행들과 떨어져야겠다고,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라고
어디서 많이 본 전개였다. 우리가 그렇게도 증오하는 그 전개
나는 뭔가가 내안에서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까, 또, 구원튀를 쳐하시겠다?"
"한수영."
"넌 이곳이 행복하지 않냐? 왜? 왜 또 모두가 슬픈 짓을 하려 해? 이제 끝났잖아. 드디어 돌아왔잖아. 너 돌아온지 아직 1년도 안됐어!"
"너, 지금까지 내가 하는 말 안들었지."
"안들었다 이 새끼야. 뭐! 시발 첫 문장, 그래 니가 다시 떠나야겠다는 말 듣고나서부터는 아무것도 안들었다. 안들었다고!"
"한수영, 이 일은...누군가는 해야해."
"그게 왜 넌데? 끝없이 구원하고서, 드디어 안식을 찾은 너잖아. 왜? 왜 누군가가 해야해? 그냥 다같이, 모두가 함께 죽자고. 모두가 그걸 바라잖아...."
마음속에서부터 무언가가 올라오는것 같다. 지독히도 답답한 이 느낌과 무력감은 언젠가 느껴본적이 있었다.
김독자는 언제나 그렇듯 냉혹하지만 끝없이 다정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어쩔 수 없이 그의 말을 따를수 밖에 없다는 쓰디쓴 사실을 깨닫았다.
"수영아. 네가 말하는 모두의 바람이 진짜 이 세상의 모두의 의지일까? 누군가는, 살기를 원하지 않을까?"
"네가 언제부터 그런 사람들을 신경 썼어? 너는...생판 모르는 그들의 목숨이 그렇게 소중해? 우리보다도?"
그리고 난, 김독자의 표정을 보며 내가 말한 것을 후회했다.
"난....너희들의 이야기를 가장 사랑하지만...그들의 이야기 또한 사랑해. 가장 오래된 꿈이 되어서, 그들의 인생을 보면서 난 그들과 같이 행복했고 그들과 같이 슬펐으니까."
그의 표정이 나와 같았으니까
"그러니까 수영아."
나는 이번에도 같은 선택을 할거야.
너희들의 세계를, 모든 자들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너는....진짜....개새끼야."
"응....."
한수영은 바란다. 그녀의 별이, 가장 찬란한 별이, 그녀가 사랑하는 별이 또 다시 없어지지 않기를, 영원히 그녀의 곁에 있어주기를, 사랑해주지 않아도 되니, 그저 옆에 있어주기를
하지만 이 다정하고도 냉혹한 별은, 그녀의 소원을 이루어주지 못했다.
한수영은 자신의 방의 문을 박살내듯이 닫고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참고있던 눈물을 쏟아냈다.
또...잃고싶지 않은데....
왜 자꾸만, 우리들에게서 떠나려고하는가.
왜 자꾸만, 나에게서 떠나려고하는가
만약 내가 너에게 진심을 전한다면, 네 마음이 바뀔까?
아니겠지.
너는 끝내, 이 세상을 또 구원하겠지.
나 따위가 막을수 없겠지.
자책감과 절망이 몸을 갉아먹는것 같다.
마음속이 무언가로 단단히 막힌것마냥 답답하다.
무섭다.
또 그를 잃어서 슬퍼하고 절망하는게 두렵다.
그를 사랑하는게 두렵다.
그렇게 한수영은 울었다. 슬프게 울었다. 계속해서, 계속해서....
초췌해진 그녀가 다시 방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김독자는 떠난 뒤였다.
그렇게 김독자는 떠났다. 손수 쓴 편지들을 일행들에게 몰래 전해두고서, 그 편지들을 제외한다면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소리소문 없이 떠났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가 그리워 죽을 때까지 찾아도,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시발 내가 뭘쓴거지. 원래 달달독수 쓰려고했는데 왜 이런 애매한 배드가 나온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