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이게 주마등이라는 건가.
웹툰속 한 장면처럼 시간이 멈추고 난 공중에 떠있다. 내 위로는 마포대교가 보인다.

씨발.
내가 어쩌다 이지경이 된걸까. 난 그저 살고 싶었는데. 난 그저 열심히, 하라고 하는것들을 했는데 왜 이지랄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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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03년 2월 15일에 태어났다.
뭐 다들 그렇듯 평범한, 사실 주변에 비해 유난히 엄격한 부모님 아래 자랐다. 내가 첫째였고, 동생은 없었다. 사고를 치고 혼나기도 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그렇게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나는 나이를 먹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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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나는 유치원에 들어갔다.
내 요청으로 집에 책은 많았지만, 나는 항상 유치원에서 구립 도서관으로 데려가는게 너무 좋았다. 책속에서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게 좋았고, 새로운 정보를 얻는게 즐거웠다. 유치원에서 행복하게 살았다.
엄격한 부모님 때문에 유치원이 끝나면 집에만 있어야 했지만, 집에 있는 책을 읽으며 버틸 수 있었다. 보고싶은 책은 기어코 졸라서 얻어내었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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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담임선생님은 인자하신 좋은 분이셨다. 학교에서 보는 받아쓰기나 시험들도, 책을 읽은게 주요했는지 좋은 점수를 받아왔다. 부모님께서 즐거워하시는게 좋았다.
또, 나는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휴대폰도 없고 용돈도 없고 친구들과 놀 수도 없었지만, 난 그래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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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난 4학년이 되었다.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남자 선생님이 담임이었다. 게다가 늙은 꼰대였다. 난 11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차별'을 느꼈다. '불합리' 또한 느꼈다. 항의했지만, 내게 돌아온건 멱살 잡힌 체 날아가는 나 자신이었다. 참을수가 없었다. 억울해서, 너무 억울해서 창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했다. 그리고 후회했다. 엄마가 나 때문에 죽으려고 했다.
처음으로, 나는 자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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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난 중학생이 되어있었다.
한번 생각나버린 자살은, 김독자가 조금만 힘들어도 머리를 불쑥 내밀었다.
김독자는 공부벌레 이미지가 아닌데, 잘난척 하는게 아닌데 이미지가 그렇게 쌓여버렸다. 김독자의 주변에 친구가 없었다. 난 처음으로 웹소설에 손을 댔다. 책보다 더 흥미 위주인 웹소설은 어느새 내 도피처가 되어있었다.
딱히 노력은 하지 않았지만, 학교에 공부를 하는 아이들이 없었기에 어릴적 독서로 쌓아놓은 사고력 덕분에 쉽게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번 쌓여버린 이미지는 곧 김독자에게 바라는 요구가 되어버렸고, 김독자의 속은 썩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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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김독자는 중3이 되었다.
김독자의 이미지는 바뀌지 않았고, 학교에서 걷돌게 되었다. 선생님들 사이에선 평판이 좋았지만, 정작 김독자의 주변에는 친구 하나 없었다.
태생적으로 노력에는 소질이 없는지 성적은 점점 떨어져가고, 특히 수학은 처참한 정도였다. 김독자는 점점 스트레스를 받고, 그럴수록 더 웹소설에 빠져들었다. 매일밤 자기 전 자살생각을 안한 날이 손에 꼽았다. 우울하고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다. 그 와중에 진로를 선택하라 강요받았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살기도 싫었고, 죽기는 무서웠다. 김독자는 이런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어느새 그의 손목에는 상처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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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김독자는 고1이 되었다.
공학대신 남고를 선택한게 정답이었는지, 중학교때의 모습과는 달리 김독자의 주변에는 친구들이 많았다. 수학 선생과 트러블도 많았지만, 그는 자신이 그 선생과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친해지려 노력도 많이 했다. 많이 혼나기도 했다. 그는자신만 숙제를 안하고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서 혼난거라 생각했다.
1학기 중간고사에선 충격적인 점수가 나왔다. 미래가 암담해지는 느낌이었다. 심기일전해 열심히 하고자, 무기력한 자신을 바꾸자 김독자는 노력했다. 처음부터 바뀌진 않았지만, 서서히 바뀌어가는 자신을 보며 희망을 느꼈다. 손목에는 더이상 상처가 늘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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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희망은 박살나 버렸다. 1학년 1학기 기말이 얼마 남지 않은 무렵, 그는 숙제를 하루 못해갔다가 학원에서 잘렸다. 치욕스러웠다. 그러나 계속 혼났던 것을 생각한 그는 자신의 잘못이자 업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도 아니었다. 다른 이들도 그와 비슷하게 숙제를 해오지 않고, 테스트를 통과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는 인생 최초로 진한 배신감을 느꼈다.
모두가 잘못했지만, 혼나고 혼나다 잘린건 자신뿐이었다. 그놈이 강조하던 노오력. 그는 노오력을 했지만 그놈은 인정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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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삶의 의욕을 잃었다. 살기도 싫고, 웹소설의 스크롤을 내리는 것 조차 싫증이 났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쌍방통행인줄 알았고, 그놈도 쌍방통행인 척 했던 관계는 사실 일방통행이었다는것은 난생 최초로 느껴보는 진하디 진한 배신감이었다. 그는 선생이 자신을 색안경 끼고 보고있었다는걸 알게 된 뒤 의욕이 없어졌다. 숨쉬기도 싫었다. 아무생각 하기도 싫었다. 점점 게임과 웹소설, 웹툰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이 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유일한 행복은 말초적인 쾌락 뿐이었고, 하루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잠을 자서 의식이 없을 때 였다.
그 날 이후, 그는 공부에 손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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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그는 고3이 되었다.
성적은 최하위로 떨어졌다. 유일하게 그가 자신을 인식할 수 있었던 그의 정체성이었던 '공부 잘하는 예의바른 학생'은 이미 부서진지 오래였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뭘 원하고 뭐가 되고싶은지 모르게 되었다. 전에는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었던 질문에 답할 수 없게 되었다. 자존감이 떨어지다 못해 짓밟히면서 그는 사람의 눈을 바라볼 수 없었다.
이대로 살기는 싫었다. 그는 자신이 죽으면 내 주변의 사람들이 뭘 깨닫지 않을까 생각했다. 초 4때부터 끈질기게 그에게 달라붙은 그 생각이었다. 숨 쉬기 싫었고, 숨 쉬고 살아있는것 자체가 죄악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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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식 하루 전, 그는 마포대교에 서있다.
그는 집으로 가는 버스 대신, 한강을 향하는 버스를 탔다. 두렵지는 않았다. 사실, 죽는것 보다 내일이 오는게 더 무서웠다. 살기 싫었고, 살면 안된다고 그는 생각했다. 발 밑에 철썩이는 물살을 보자니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충실감을 느꼈다.
자신같은 세상에 도움되지 않는 쓰레기는 죽는게 낫다고, 여기가 내 <결말>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몇초 후면 그는 안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망설임 없이 몸을 던졌다.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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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김모군 한강에서 투신...대한민국 자살률 심각해

그의 인생은 인터넷 기사 몇줄 남기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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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현타와서 '독자도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입시에 치이면 이랬지 않을까?'하고 만든 창작임.
첫 창작이라서 잘 봐줬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