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종잇장이 손을 간질이며 책을 든 손에 무게감이 느껴졌다.

손에 들려있는 책 세 권.

봉인 소설이라 불리는 네 권 중 하나, [투명 드래곤].

봉인 소설이라 불리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싶어 사본을 간신히 구해왔다.


그 중 하나는 요피엘에게 건넸으며 한 권은 가브리엘을 불러 같이 읽기로 했다.


{"크아아아아"


드래곤 중에서도 최강의 투명드래곤이 울부짓었다

투명드래곤은 졸라짱쎄서 드래곤 중에서 최강이었다}


...최강은 그 묵시룡 ■■ ■의 개 같은 새■가 아니었었나.


첫 장을 넘기자 보인 것은 맞춤법을 무시하며 그저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듯한 글자들 뿐.

개연성 스파크에 튀겨져 버릴 듯한, 친구들에게 건넨 과자봉지의 과자들처럼 흔적만이 남은 듯한 개연성의 정말로 개(같은) 연성.


고개를 돌리자 얼이 빠진 듯한 가브리엘이 보였고 구석에서는 남은 한 권이 보였다.


[우리엘, 나 이거 못 읽겠어... ■■ 이게 뭔... 혹시 이거 중 2병 말기환자의 지■을 글로 옮겨 놓은 거야?]


[...그냥 안 읽어도 돼.]


그 한마디에 다 죽어가던 눈앞의 시체 한 구가 부활 설화라도 가지고 있는 지 몸을 재빨리 일으켜 도주를 감행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가는 그 모습이 왠지 애처로워 털이 난지 오래 이나 남아있기는 했던 양심이 찔려왔다.


[설화, '양심에 난 털을 뽑은 자'가 탄생하였습니다!]


■■, 이런 미■.


망할 스타스트림의 메세지를 보고 미간을 구겨버렸다.

기분도 최악이니 산책이나 하자며, 그리고 또 다른 피해자를 하나 더 만들기 위해 책을 들고 복도로 나섰다.


툭.툭.

거친 발소리와 함께 재수없는 얼굴이 하나 보였다.


[..왜 그렇게 바라보는 거지?]


그저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 있어서 그렇다 라 말하려 입을 열려 했을 때


[용건 없으면 그냥 꺼지지 그래.]


■■, 이런 개 같은 새■가.


엿이나 먹으라며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입꼬리를 밀어 올리며,


[용건이 없긴 왜 없어.]


라 말하며 비릿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 말에 매사가 꼬운 듯 날이 서 있는 보라색 눈이 나를 향했고, 나는 들고 있던 책을 건넸다.


[4대 금서라 불리는 책이야. 나도 읽었는 데 네가 못 읽으면 뭐, 내가 너보다 낫다는 걸 입증하는 거고.]


보라색 눈에 흉흉한 기운이 감돌았다.

미끼를 물었다는 것을 알았으니 남은 것은 낚는 것 뿐.


[이거 다 못 읽으면 내 따까리 하지 그래?]


비웃음을 담아 결정타를 날렸다.


[하... 같잖은 수작을 부리는 군.]


[꼬우면 읽어보던가.]


[당장 내놔.]


화가 난 듯이 구겨진 이마를 보고 속으로 웃으며 책을 건넸다.

조만간 욕설이 담긴, 분노로 가득 찬 외침이 들려올 듯 했다.


그가 뒤를 돌자 여유롭게 웃으며 방으로 향했다.

나머지도 읽어봐야겠다 라 생각하며, 다시 펼쳤다.


그리고, 그 스토리는 너무나, 환상적으로 좋아서 대천사의 뇌세포들이 개연성 스파크가 휩쓸고 지나간 듯이 소멸되었다.

핵무기에 맞고서 살아남지 못한 뇌세포들.

혹시 작가가 악 진영 1 인자 였나.


미칠 것만 같은 기분이 든 것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영문은 모르겠지만 피해자를 더 늘리기 위함이었는 지 라파엘에게 그 책을 건넸다.

장난기 가득하던 눈에 호기심이 담겼다.

신기한 듯이 바라보는 어린 소년을 보면서,

씨익 웃어주며 그에게 미리 명복을 빌어주었다.


그럼에도 살아남기를 바란다며


[부디 무사하길 바래.]


라 뒤에서 중얼거렸다.







후기:글 리젠이 개망했기에 걍 갈김 나중에 마왕들도 나올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