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이, 그저 푸를 뿐인 그 하늘이 너무나 황홀한 날이 있었다.
암울한, 우울한 밤을 머금은 검은 눈에 비쳐진 하늘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미워할 수가 없었기에 죽고 싶었던 마음이 가라앉았던, 그런 날이 있었다.
건물 옥상 위에 걸쳐 놓았던 발을 거두고 뒤를 돌아서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내일도, 그 다음날도 이유 없는 폭행을 당할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더 살아보고 싶다며 달렸다.
푸른 하늘을 붉은 하늘이 집어삼키고 달렸던 다리는 힘을 잃어 비틀거렸다.
어두운 그림자들이 비춰지고 살고 싶다 라는 말을 했던 작은 목소리는 힘을 잃었다.
힘없는 몸을 누군가 들어 올렸고 악의 어린 눈이 바라보았다.
익숙한 공포가 몸을 휘감았고 뇌리에 각인 된 두려움은 반항할 힘을 앗아갔다.
퍽 ㅡ 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잠시 허공에 뜬 몸을 누군가 안아 들어 올렸다.
"괜찮아?"
감긴 눈을 뜨고 위를 올려다 보자 초록빛 녹안이 눈에 담겼다.
넋을 놓고 바라보았던, 황홀했던 그 하늘을 닮은 눈에 시선이 사로잡혔다.
처음 느끼는 온기에 오랜 시간 동안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토끼는 도망쳤다.
건네지 못한 고맙다 라는 말 한마디가 입안에서 맴돌았다.
토끼가 잘 하는 것은 그저 도망치는 것 뿐이라서, 고맙다고 전하지도 못한 채로 달려나갔다.
힘껏 달렸던 탓에 얼굴이 붉어진 것인지 뺨에서 화끈한 열기가 느껴져 왔다.
몸을 달구었던 열기는 한기 서린 집에서도 잊혀지지 않고 흔적을 남겼다.
밤이 내려앉고 잠이 몰려왔다.
바뀌지 않을 미래는 암울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어쩌면 내일은 괜찮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밀려오는 잠에 몸을 실었다.
곧 끊어질 것만 같던 실 같은 목숨은 하루를 더 버텼다.
태양은 오늘도 떠올라서 빛을 흩뿌렸다.
눈 부시는 빛은 언제나 떠올랐던 태양의 빛임에도 희망을 불어넣는 듯 했다.
손잡이를 잡고 돌리자 띠링 ㅡ 익숙한 알림 음이 들리며 문이 열렸고 힘이 실린 발은 힘차게 문턱을 넘었다.
굽어진 골목길을 지나가자 굽이치는 듯한 머리카락이 보였다.
"안녕!"
활기찬 목소리가 귀를 울렸고 다시 찾아온 온기는 너무나 따스했다.
"안녕."
가장 잘하는 것은 도망치는 것 뿐이지만, 잘하지 못 한다면 잘하도록 하면 된다며 인사를 작게 건넸다.
"어제는 고마웠어."
손을 건넸던 것은 너 뿐이라 처음 받은 그 온기가, 그 도움이 하루를 더 버틸 수 있게 해줬다고,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고마웠다고.
다 말하지 못한 뒷말을 삼켰다.
"뭘, 또 그런 애들 나타나면 내가 ■쳐 줄게!"
"고마워."
내 편이 되어주겠다 라 말해준 것 만으로도 고마웠다.
"혹시 너 ■■고에 다녀?"
"응."
"잘 됐다 , 오늘 그 학교로 전학 가거든. 같이 갈래?"
"그래."
조용한 골목길에 두 명의 발소리가 기분 좋게 울렸다.
혼자 걷던 쓸쓸한 길이 더 이상 홀로 걷는 길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
하루 만 더 버티길 잘했다고, 더 살아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작게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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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닮았던, 빛을 흩뿌리는 듯한 그 아이의 이름은 우리엘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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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 지나고 시간이 흐르는 것은 멎지 않아서 많은 시간이 흘렀다.
외로워서 죽을 듯 했던, 고독에 짓눌려 죽을 듯 했던 토끼는 살아남았고 함께한 시간들로 인해 쌓인 호감은 애정으로 변모했고 호감이 변모한 애정은 쌓여 흘러 넘칠 듯 했다.
"사랑해."
라 말하며 꽃다발을 건네고 끌어안았다.
"내 곁에 있어줘."
외로운 토끼는 죽는다.
그렇다면 그 토끼는 더 이상 외롭지 않다면 살 수 있지 않을까.
"외로운 토끼는 죽어. 그러니까, 외롭지 않게 해줘."
"그래."
첫 만남 때 온기를 전해주었던 목소리는 승낙을 표했고 몸을 휘감았다.
그 날 얼굴이 붉어졌던 것은 숨이 찬 것 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목소리가 따스했기 때문인 듯 했다.
더 이상 외롭지 않은 토끼는, 오늘도 살아간다.
후기:일단 연성문장 생성기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
걔가 "있잖아, 외로운 토끼는 죽어." 라는 문장을 추천해줘서 써진 글이다.
독리 너무 안 올라와서 썼는 데 후반부는 힘빠져서 거지같은 필력이 개 같아짐.
독리 좀 사랑해줘라!
+예이! 2000자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