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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마침표가 그들에게 말하고 있었다.


[너희 들 은 몰 라.]


허공에 떠오르는 문장들을 보며 한수영은 당혹감에 휩싸였다.


"너는...?"


언젠가 김독자에게 들은 적이 있는 상황을 자신이 겪게 될 줄은 몰랐다.


"[제 4의 벽]?"

[김 독 자가 뭘 원 하 는 지 너희 들은 몰 라.]


그 마침표는 너무나 굳셌다.


너무나 굳셌기에 많은 상처를 받았다.


[나는 나의 신 을 지 켜야 해.]


한수영은 안다.


그가 무엇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는지.


왜 [제 4의 벽]이 되었는지.


"내 부탁을 더 이상 들어줄 필요 없어."

[넌 이제 신 이 아니 야.]

"그렇겠지. 지금은 김독자가 이 세계의 신이겠지."


김독자가 읽은 그 소설은 더 이상 한수영의 것이 아니었다.


작가의 손길을 떠난 문장은 온전히 독자에게로 가니까.


이 너머에서 영원히 이어지는 꿈을 꾸고 있는 김독자.


"그럼 그 빌어먹을 신에게 물어 보자고 뭘 처 원하는지!"


한걸음 또 한걸음 손을 뻗자 새하얀 불꽃이 그녀의 손길에서 터지며 그녀의 손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멈 춰. 이런 다고 구 할 수 없어.]

"닥쳐!"


한수영도 안다.


이것은 무의미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크으윽..."


양손이 찢겨 나가는 고통 속에서 한수영은 외쳤다,


"김독자! 거기 있는거 다 아니까 말해! 너가 원하는 결말이 이런 거냐고!"


작가로서 묻고 싶었다.


한수영이 썼지만 한수영이 쓰지 않은 그 이야기의 결말을


김독자, 너는 만족했냐고.


[그 만 해, 이 이 야 기는 끝났 어.]


하지만 그녀가 가진 문장 만으로는, 이 벽의 너머까지 닿을 수 없었다.


의식이 멀어지려는 그때 누군가가 한수영의 손을 잡았다.


유중혁이었다.


"김독자."


김독자가 가장 오랫동안 지켜본 한 사람.


그 사람이 김독자를 부르고 있었다.


그럼에도 벽은 열리지 않았다.


마치 그들에게 허락 되지 않았다는 듯이.


그러자 유중혁과 한수영의 손에 또 다시 두 사람의 손이 겹쳐졌다.


"독자씨!"

"독자씨!"


정희원과 이길영, 두 사람의 설화가 한 사람을 부르고 있었다.


[재미 없는 군대 이야기를 묵묵히 잘 들어준 사람.]

[제발 가만히 좀 있었으면 하는 사람.]


거기에 이설화와 공필두가 손을 보탰다.


[일행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용감한 사람.]

[나쁜놈.]


"아저씨!"

"형!"


시나리오라는 지옥에서 구원 받은 두 명의 아이가 그를 불렀고


[가장 좋아하는 사람.]

[가장 존경하는 사람.]


"난 오글거리는 말 못하니까 빨리 나와 아저씨!"


그 아이들을 지켜 주던 이지혜가 그를 불렀다.


[오징어 같은 사람.]


모두 달랐다.


그들은 각자 다른 시간을 살았고, 다른 기억을 가졌다.


그러나 그 다른 설화들이 모여 한 사람을 부르고 있었다.


이윽고 <김독자 컴퍼니>의 모든 사람들의 설화가 모여.


[새로운 거대 설화가 발화 합니다!]


[거대 설화,'김독자 컴퍼니'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쿠구구구....


벽이 열렸다.


벽이 열리자 그곳에 그들이 그리워 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김독자는 그들이 알던 모습이 아니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된 김독자의 모습에 일행들은 당황한 듯 보였다.


[말 했 잖아, 이 이 야기 는 실패 해 야 한다고.]

[너 희 들은 몰 랐잖아. 김독자가 왜 희생 했 는 지.]


당황한 일행들을 향해 [제 4의 벽]이 무감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너무 깊은 절망을 맛본 사람 처럼 무감한 목소리를.


[너 희 들은 이 이 야 기 를 망쳤 고 불행 해 질 거 야.]


벽의 말이 끝나자 세상이 암전되었다.   


*


"허억!"


다시 눈을 떴을때 한수영은 어느 한 방에서 깨어났다.


켜져있는 노트북과 그 주변에 쌓인 사탕 껍질들.


누가 둘러봐도 한수영의 방이었다.


"내가 왜...여기...아! 김ㄷ.....어?"


한수영은 누군가를 부르려 입술을 뗐다.


그런데 그 누군가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누구였지? 분명히 소중한 사람이었는데.


그토록 그리워하는 사람이었는데.


"누구..누구였지?"


한수영은 필사적으로 기억을 더듬었다.


그를 잃지 않기 위해 더듬고 또 더듬었다.


그럼에도 한수영의 기억 속에 그는 마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지운 듯 검은색의 형체만 보였다.


"..기억해 기억하라고!"


한수영은 울부짖었다. 


한 사람을 위해 자신들을 희생한 한 이야기는


그들이 그토록 원하지 않았던 에필로그에 도달했다.


후기 : 피폐가 부족한거 같은데. 요즘 글도 안써지고 그림도 안그려져서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