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작 최소 18편 중 1편. 분량은 최대한 많이 써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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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독자가 돌아온 지도 30년이 넘었다. 김독자가 있어 시스템 또한 남아있었기에, 일행은 노화가 되지는 않았다.


30년 동안 김독자는 정말 많은 일을 했다.


일단 개연성의 틈을 전부 채웠다.


복제를 전부 없애고, 개연성의 힘으로 훨씬 효율적으로 꿈 장악력을 모을 수 있었으며, 일행을 떠나지 않아도 됐다.


또한 다른 세계관들의 절대자의 움직임을 살폈다. 김독자의 세계관으로 오게 된다면 막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와 동시에 접선을 시도했다. 영역 너머 통로에 있는 '종말'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에 응답하지 않았다. 영겁의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종말'이 움직일 리가 없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기에 종말을 해치워 통로를 열자는 김독자의 계획 또한 무산됐다.


"다녀왔습니다."


"기운이 없어 보이네?"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수영은 김독자를 위해 글을 써왔다. 또한 김독자도 그런 한수영의 글을 보았다. 누가 뭐래도 둘은 서로를 위한 단 한 사람의 작가와 독자였다.


"영겁의 시간이란 게 저들에게는 엄청 길어 보이나보지 뭐."


김독자는 지하철에 있었다. 지하철은 본래 세계선과는 시간의 흐름이 완전히 달랐다. 그 곳에서 그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만큼 긴 시간을 혼자 있어 왔다.


그러기에 김독자는 더 종말에 대한 대비를 철저하게 하기로 했다.


"그런데 진짜 그 '종말'이라는 게 올까?"


"무조건 올거야."


이미 종말은 움직임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말 또한 아무도 믿지 않았다. 모든 세계관의 가장 외곽에서부터 파고 들어오는 탓에, 인지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개연성을 통해 모든 세계관을 보는 김독자 또한 제대로 보지 않았다면 인지하지 못했을 정도로 말이다.


"이미 시작됐는걸."


하지만 이 사실은 김독자와 한수영, 그리고 유중혁만 알고 있었다. 시나리오가 끝난 뒤의 일행의 평화를 해칠 수는 없었기에 선택한 것이었다.


일행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결혼한 이현성과 정희원에게는 애가 셋이나 있었다.


또한 이미 성인이었던 이길영과 신유승 또한 결혼했다. 하지만 그들은 애가 있진 않았다.


김독자와 한수영 또한 마찬가지. 유중혁과 이설화 사이에도 애가 있었는데, 훨씬 전에 결혼한 김독자와 한수영은 애를 가지지 않았다.


사내연애 금지라는 말은 이미 잊혀진 지 오래 같았다.


그리고 그들은 그림자 사건 이후 모처럼의 긴 평화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자그마치 30년. 이제는 아무일 없이 평화롭게 살 수 있을 줄만 알았다.


"그 날은 도적같이 오리니.."


"? 그게 무슨 소리야 김독자."


갑자기 넋이 나간 듯한 김독자. 한수영은 어딘가 나사가 빠진 김독자를 살펴보았다.


특히 눈동자를 주의깊게 봤는데, 지난 30년 동안 알아낸 결과 김독자가 다른 세계선이나 세계관을 가장 오래된 꿈으로서 볼 때는 눈동자에 그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X발.."


한수영은 김독자의 눈에 비친 모습을 보고는 재빨리 김독자의 뺨을 때려 정신을 차리게 했다.


"그렇게 보고만 있을거야? 어떻게든 대책을 세워야 할 것 아니야!"


마침 식사 시간이 가까워 일행들은 1층에 모이고 있었다. 덕분에 김독자의 뺨을 때리는 한수영의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었다.


"무슨 일이죠?"


김독자는 침묵했다. 대신에 그는 문을 열어 바깥의 상황을 보여주었다.


점심때임에도 불구하고 하늘은 완전한 적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마치 피가 흐르는 것처럼.


"여러분 이거 봐봐요! 하늘에 뭐가.."


조금 늦게 내려온 장하영이 다른 일행의 표정을 보고는 멈췄다.


그들도 보고 있었다. 저 하늘에 있는 '종말'을.




한수영이 김독자에 눈에서 본 것은 세계관들이 종말에 의해 먹히고 있었던 것이었다.


본격적으로 세계관을 하나씩 잡아먹는 종말이 결국 김독자의 세계관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사실 종말 토벌을 생각한 건 김독자 뿐만이 아니었다. 개연성이 알려준 바에 따르면 이전에도 종말 토벌을 계획한 적이 있었다.


김독자 이전의 조율자의 역할을 가진 절대자. 그리고 다른 넷의 절대자들이 통로를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은 실패했다. 종말은 말 그대로 모든 세계관의 종말을 말한 것이었다. 겨우 세계관의 존재를 아는 다섯이 대항한다 해서 잡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러기에 그 이전에는 종말을 통로에 가두고 각 세계선들을 고립시켰다. 다시는 종말에게 무모한 도전을 하지 않도록 말이었다.


그리고 그 종말이 이제는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절대자는 하나. 비록 조율자라 하더라도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한 발이 아니라 좀 많이 늦은 것 같군.]


"여러분, 잘 들으십시오. 여러분들은 죽지 않습니다."


원래라면은 뭔 당연한 것을 말하느냐는 듯이 쳐다볼 것이었지만 김독자의 말에 의아하다는 듯이 보는 한수영과 시나리오 때나 볼 것 같았던 유중혁에 표정에 일행은 굳어버렸다.


'반드시 찾아올 수 있는거지?'


[물론이다. 조율자의 역할을 걸고 약속하지.]


김독자가 선택한 건 완전한 고립. 종말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현재로서는 그런 공간이 없었지만, 꿈 장악력을 이용해 새로운 세계관을 하나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김독자가 다른 절대자와 함께하는 것에 실패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해낸 방범이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쉽게 계획할 수 있던 건 아니었다.


새롭게 생겨난 세계관으로 이동하는 중에 생기는 문제 때문이었다. 그들은 완전히 동일한 존재로 환생하지만, 이전 세계관에서의 기억을 완전히 잊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개연성이 찾아내 다시 넣어주는 것이었다. 처음에도 여기까지 계획했지만, 그래도 김독자는 끝까지 이 방법을 최후의 보루로 남겨 두었다.


왜냐하면 새로운 세계관에서는 김독자가 절대자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절대자가 되는 과정을 거쳐야 했고, 그 역시 개연성이 가장 오래된 꿈의 자리를 다시 만들어내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 기억을 찾아온다 해도 언제 돌아올지도 모를 뿐더러, 온전히 남아 있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었다.


김독자의 설명을 들은 일행들은 거의 울상이 되었다.


"종말이 어떤 식으로 죽음을 초래하는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가 이렇게 죽으려고 시나리오를 끝낸 건 아니잖습니까?"


쉽게 김독자의 뜻에 따라주지 못하는 일행들. 역시 기억에 대한 것이 문제였다. 이 세계관을 포기하면, 김독자는 더 이상 절대자가 아니었기에 확실한 보장이 없었던 것이었다.


"저는 따르겠습니다. 독자씨를 믿으니까요."


가장 먼저 김독자의 뜻에 지지를 표한 건 이현성. 시나리오 때나 지금이나 무한 신뢰를 보이는 것에 김독자는 그 어느 때보다 감사했다.


종말의 실체를 김독자에게 들어 아는 유중혁과 한수영 또한 뒤따랐다. 그들이 김독자의 뜻에 찬성하자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찬성하기 시작했다.


"다른 세계선의 사람들도 함께 가는거죠?"


"물론입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김독자의 세계관의 모든 사람들에게서 빛이 나더니, 증발하듯이 한 번에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종말이 모든 세계관을 완전히 삼켜 버렸다.


"허무하네."


[정말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는군. 기억은 하나도 빠짐 없이 다 지켜냈다.]


[너 또한 어떻게 될지 장담하지 못한다. 네가 가질 수 있는 꿈 장악력 100%를 주겠다. 나머지는 내가 사용하지.]


"그래. 조금만 잘게."


영겁의 시간동안 균형을 지켜오고 관리를 했던 개연성. 그러기에 김독자는 개연성의 자아를 유지시켰다.


그리고 지금. 그 덕분에 꿈 장악력으로 만든 새로운 세계관에 그들이 온전히 환생할 수 있었다. 물론 기억이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지만.



*



김독자는 눈을 떴다.


침대에서 일어나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인지하기까지 약 두 시간이 걸렸다.


김독자의 앞에 뜬 파란색 창.


+


< Reset - 절대자의 길 >


분류 : 없음


난이도 : 표기 불가능


클리어 조건 : 

조건 1. 모든 일행을 만나시오. 일행을 한 명 만날 때마다 주어지는 권능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조건 2. 일행에게 자신이 기억을 되찾았음을 알리지 마시오.


모든 일행이 본인이 기억을 되찾았음을 알게 되면 실패입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은 시나리오가 자동으로 클리어되고 보상이 정산됩니다.


보상 : 절대자의 힘(클리어 조건에 따라 상승)


실패시 : 유료화 시작


+


유료화 시작. 그것이 무슨 뜻인지 김독자는 알았다. 바로 메인 시나리오가 열린다는 것. 아무것도 모르는 저들에게는 지옥이나 다름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기에 김독자는 무조건 막아야만 했다.


개연성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는 몰라도 지금 김독자는 최초의 세계선에서 힘을 모아야 했다.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시스템은 마치 종말에 대적하라는 듯이 최강의 절대자가 되는 길로 그를 인도하고 있었다.


[현재 남은 꿈 장악력 - 5%]


김독자는 계산을 했다. 기억이 온전하게 세계선에 오자마자 바로 돌아올 수 있도록 사용한 꿈 장악력이 90%, 그리고 꿈 장악력에 과도한 소비로 인해 흩어지는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 꿈 장악력이 5%.


그렇게 김독자는 남은 5%로 최초의 세계선을 보내야 했다. 적어도 시스템이 준 Reset 시나리오가 끝나기 전까지는.




김독자는 가장 먼저 한동훈을 찾았다. 어쩌피 자신의 정체를 누군가에게는 드러내야 한다면은 정보를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사람에게 드러내는 게 중요했다.


다행히도 한동훈은 기억이 있는 상태였고, 그를 통해 다른 일행의 정보를 모두 알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기억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아낼 수 없었다.


"어쩌피 모든 일행들을 한 번씩은 만나봐야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장소가 없을까?"


Reset 시나리오에서 나온 두 번째는 일행을 만나는 것이었다. 일행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리지 않고, 일행을 모두 만나는 것. 그를 위해서는 일행과 쉽게 만날 수 있어야 했다.


그러기에 한동훈을 찾은 것이기도 했다. 최대한 정보를 활용해야 했다.


"이 곳. 지금 아예 건물을 내놓았어요. 이 건물을 사서 카페같은 거라도 해봐요."


한동훈이 보여준 자리를 본 김독자는 표정이 환해졌다. 확실히 그 자리에 카페같은 것을 한다면 시나리오를 진행하는데 좋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뒤에는 아파트 단지, 맞은편에는 미노소프트가 있었고, 양 옆에는 대형 병원과 초/중/고등학교가 있었다.


"알려줘서 고마워. 필요한 정보가 있을 때 또 찾아올게."


한동훈을 통해 중요한 정보를 얻은 김독자는 나머지 꿈 장악력 5%를 사용해 그 건물 1층을 김독자의 소유로 만들고, 카페 건물을 만들어냈다.


카페 이름은 Reset. 시나리오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기도 하지만, 새로이 만들어진 세계관에 오게 된 것 또한 있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카페에 와서 힘들었던 하루를 Reset 하세요~ 정도로 보이겠지만.




카페를 만드는것까지 너무 쉬웠던 것일까. 분명 좋은 자리에 카페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방문은 거의 없었다.


남은 꿈 장악력도 없는 김독자는 카페로밖에 생계를 이어갈 수 없었기에 조금은 초조해질 수 밖에 없었다.


여차하면 한동훈을 통해 약간의 거짓 정보를 뿌릴 생각도 했다.


커피 맛은 어쩌피 꿈 장악력을 이용해 능력을 만들어내 보장 된 것이기 때문에, 정말 사람들만 오면 되는 것이었다.


일주일의 정적을 깨고 가장 먼저 찾아온 것은 미노소프트사의 직원들. 새 카페가 생겼다기에 점심시간에 한번 와 본 것이었다.


"와, 여기 책들도 엄청 많네."


메이저한 책들도 있었으나, 몇 권은 김독자가 읽으려고 만들어낸 책들도 있었다. 보통은 웹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때웠지만 말이다.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김독자는 처음 온 손님들을 최선을 다해 반겨주었다. 이들이 단골이 되어야 어쨌든 생계가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미노소프트에는 유상아가 있었다. 유상아를 이곳에서 만나기 위해서는 미노소프트 내에 카페의 입소문이 퍼져야 했었다.


"와 커피 진짜 맛있었다. 그렇지 않냐?"


"내가 먹어본 것 중에 역대급인 것 같다."


역시 꿈 장악력으로 커피 기술을 얻은 게 헛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미노소프트 내에 카페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는 건 거의 확정이었다.


이제 중요한 건 아파트, 학교, 병원이었다.


아파트에는 한수영을 비롯한 대부분의 일행이 있었고,


학교에는 이지혜, 이길영, 신유승 등이 있었으며,


병원에는 이설화, 아일렌 등이 있었다.


이 세 곳의 단골만 생기면은 김독자는 일행을 쉽게 만날 수 있을 뿐더러, 꿈 장악력 없이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한 달간은 미노소프트 직원들이 자주 찾아와 어느정도 기반이 마련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 유상아는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제부터는 꿈 장악력을 사용할 수 없었기에 직접 카페의 확장을 해야 했다.


김독자는 한동훈의 도움을 받아 카페의 메뉴 확장을 했다. 커피 종류 뿐만 아니라 에이드, 파르페 등의 메뉴도 만들었다.


또한 케이크, 스콘, 마들렌 등의 먹을거리도 확보했다.


좀 더 다양한 층의 손님을 노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리고 돈을 조금 더 투자해 홍보 또한 맡겼다. 한동훈은 현재 국내 최고의 보안 기업의 사이버 보안 담당 중 최고의 자리에 있었기에, 이 부분에 대한 도움도 어느정도 받을 수 있었다.


효과가 있었는지, 김독자는 첫 일행을 만날 수 있었다.




홍보가 이루어진 한 달 동안 정말 다양한 층의 손님이 찾아왔다. 김독자는 그것도 좋았지만, 일단 한동훈이 알려준 방법에 따라 단골 확보에 힘을 썼다.


카페 운영에 대해 1도 몰랐던 김독자는 카페에 대한 모든 것을 전적으로 한동훈의 정보에 전적으로 의지했다.


  —성과가 있었나요?

  —덕분에.

  —다행이네요. 누구를 만난거죠?

  —한수영.




카페 홍보를 하고 나서 아파트 쪽의 사람들이 꽤나 많이 방문하고 있었다.


한수영 또한 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한동훈의 정보에 의하면은 한수영은 웹소설을 쓰고 있으며, 기억을 되찾은 사람 중 그 가능성이 유력한 사람 중 하나였다.


카페 메뉴 확장을 한 뒤, 아파트 쪽의 사람들이 자주 찾아왔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후, 한 여성이 노트북을 끼고 카페를 찾았다.


"저기, 주문할게요."


처음에는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알아보지 못했지만, 눈물점과 목소리를 통해 한수영인 것을 알아보았다.


많이 피곤해 보이는 한수영. 다크서클이 직접적으로 보일 정도로 많이 초췌해 보였다.


레몬맛 케이크와 아메리카노를 들고 자리를 잡은 한수영은 노트북을 열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비교적 한가한 시간에 김독자는 앉아서 웹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한수영이 기억을 되찾았다고 예상을 했지만 아직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던 이유는 그녀가 쓴 소설 때문이었다.


만약 그녀가 기억을 되찾았다면, 멸살법이나 전독시 같은 소설을 썼을 것이었다. 하지만 둘 중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기에 그녀 역시 한동훈만큼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녀가 쓴 소설을 중심으로 해서 일행이 모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김독자는 어쨌든 일행을 만나면은 절대자의 힘이 늘어나기 때문에 한수영을 만난 것 만으로도 이득이긴 했기 때문이었다.


잠시 여유가 있던 오전 시간이 지나고, 미노소프트 사람들이 오는 오후 시간이 되었다.


"어서오세요~"


카페에 가장 처음 왔던 사람들. 단골이 되어 항상 이 시간대에 찾아왔다.


그리고 그들은 오늘 처음 온 한수영에게 주목하고 있었다.


"저 사람, 완전 내스탈인데?"


"한 번 그럼 가서 꼬셔보던지."


김독자는 딱히 그들을 막을 생각이 없었다. 일단 첫째로 이 단골들은 굉장히 매너있는 사람들이었다. 딱히 뭔가 문제 있는 행동을 하진 않을 것이었다.


둘째로는 한수영에게 기억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또한 자신이 기억이 있는 것에 대해서도 숨겨야 하기 때문에 개입하지 않은 것도 한 몫 했다.


그들은 커피를 받아 들어 한수영에게로 갔다. 꽤 먼 데다가, 다른 주문도 받아야해서 김독자는 소리를 듣지는 못했지만, 단골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잘 통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래도 한수영이 확실하게 말하지는 않았는지, 그들은 직접적인 접근은 하지 않았지만 한수영에게 계속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단골은 세 명의 일행으로, 두 명이 한 명을 몰아주는 듯한 그림으로 한수영에게 접근했다.




그렇게 두 주가 지나고, 단골들은 기어이 김독자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저 분, 두 주째 매일같이 오시는데. 뭔가 아시는 건 없나요?"


"도대체 무슨 말을 들었기에 한번 실패하고 작업을 계속 거는 겁니까?"


약간의 농담조로 말하는 김독자. 그래도 나쁜 사람들은 아니었기에, 기억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한수영에게 작업거는 걸 조금은 도와주었다.


'요즘은 바빠서 말이죠. 다음에 다시 얘기할 수 있을까요?'


이사람들. 신사적인 게 아니라 완전 바보였던 건가. 일부러 내친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다행이다.."


"네? 뭐라고요?"


"아, 아직 기회가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 했습니다."


저 뒤에서 한수영이 째려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꽤 거리가 있는데 들리나보다.


"아무튼 응원하겠습니다."


대충 몇 가지 가벼운 얘기들로 단골들을 보낸 김독자. 평소에도 저렇게 소설만 쓰기에 실제로 김독자 또한 줄 수 있는 정보가 없었다.


또한 기억이 없다고 김독자는 한수영을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 겉으로는 조금 도와주는 척 했으나, 속으로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수영이 김독자를 찾는 것이 아닌가.


"아까 저 사람들, 무슨 얘기 하고 간 건가요?"


마치 정희원이 말하는 투로 한수영은 말했다. 김독자는 기억이 없으면 성격이나 말투도 바뀌는 건가.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


"별 얘기 안했습니다. 손님에 대한 몇 가지를 물어보더군요."


"뭐라고 답했죠?"


김독자는 조금 신중했다. 그녀의 표정을 보아하니, 지금 대답에 앞으로의 일이 크게 갈릴 것이라 예상되었기 때문이었다.


"별 얘기 안했습니다. 항상 카페에 오셔서 주문하고 노트북만 하신다 했죠."


사실대로 말한 거였지만, 왠지 김독자는 뭔가 잘못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뭐, 금발에 태닝한 건장한 근육질의 남자친구가 있다고 할 수는 없긴 하지만 말이다.


"그 분들한테 얘기 좀 해주세요. 그래도 사람이 괜찮아서 막 내치기엔 좀 그래서.."


답지않게 소심한 성격. 진짜 한수영이었다면은 진작에 무조건 그냥 내쳤을 것이 분명했다.


확실히 그 사람들이 가고 난 다음에 오는 모양부터 원래 한수영과 달라 보이기는 했다.


그 날 카페를 닫고 김독자는 한동훈과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한수영은 기억을 갖고있지 않았어.

  —역시 그랬군요..

  —뭔가 알고 있었던게 있어?

  —독자 씨가 메세지를 보내고 난 뒤, 따로 수영씨에 대한 조사를 해봤어요.


김독자에게 온 파일에는 이곳의 한수영에 대한 정보가 있었다. 기억속 한수영과의 공통점은 단 하나.


그녀가 천재 미소녀 작가라는 것 뿐.


다른 부분은 모두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사실 한수영에게 기대를 건 유일한 사실 또한 그녀가 이곳에서 작가였다는 것. 그러기에 실망감이 크지는 않았지만, 어느정도 미련이 남아 있었다.


  —그래도 아예 성과가 없는 것은 아녜요.

  —그래?

 —카페 홍보 효과로 최근에 카페에 오게 된 사람들이 다양해졌잖아요.

 —그건 맞지

 —제가 볼때는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일행들을 만나게 될 것 같아요.

 —기대하고 있는다. 안 오기만 해봐.


그 대화를 끝으로 그 날 메시지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그 날 이후로 김독자는 단골 셋을 한수영과 접점이 없도록 꽤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서로 간에 상처 없이 원만한 해결을 볼 수 있었다.


그 날은 유난히 아파트 쪽 사람들이 많았다. 어제는 미노소프트 쪽 사람들이 많더니, 요즘 돈벌이가 잘 되서 기분이 좋은 김독자였다.


그 날 카페 문을 닫을 때, 한수영은 김독자를 한번 더 찾았다.


"최근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밥이라도 한 끼 쏠까 하는데, 괜찮나요?"


"이런 늦은 시간에요?"


"매일같이 카페 일을 하셔서, 언제 말씀을 드려야할지 잘 모르겠어서.."


한수영의 얼굴, 정반대의 성격. 이런 게 갭모에라는 건가?하지만 김독자는 의아했다.


아무리 소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해도, 이정도로 말 못하는 것은 분명 아닐 텐데..


김독자와 한수영은 밥 대신 치킨을 시켜 카페에서 둘이 먹었다.


ㅡㅡㅡㅡㅡ


자~ 글 리젠을 위해 조금 빨리 써왔다. 하루만에 이정도 양 쓴건 진짜 처음인 것 같다.


뭐 첫 편만 이럴지도 모르겠는데, 다른 편도 다 이 정도 분량으로 올라올 것 같긴 하다.


사람 일이 어찌될지 모르는거기 때문에, 최대한 분량조절 잘 해서 끊어올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