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잠이 안와서 끄적여봤다. 이건 역키잡 같은데...애초에 이게 역키잡이 맞을까? 역키잡이 뭔지 알려줘...

새벽에 졸음을 이겨내며 썼다. 맞춤법, 오타 지적은 언제나 환영







터벅 터벅

아무도 없는 한 길가에 한 아이가 있었다.

터벅 터벅

아이는 춥고, 또 배가 고팠다.

똑 똑

아이는 한 집의 문을 두드렸다.

“저기 혹시…하루만…재워주실 수 있나요?”

“뭐야? 꺼져버려! 애새끼가.”

남자는 매정하게도 문을 닫아버렸다. 아이는 하는 수 없이 다시 걸었다.

“으으으 추워…매정한 자식…”

아이의 이름은 한수영. 8살이다. 누구의 씨이며 누구의 몸으로 낳았는지 자신도 모르는 고아. 그녀는 병원에서 나오자 마자 버려졌다. 봄은 견딜만 하였다. 아니 오히려 밖이 살기 더 좋을 수준이었다. 밤꽃향기가 온 몸을 감싸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여름또한 견딜만 하였다. 너무 더웠지만 다리 아래로 들어가면 살만 하였다. 가을 역시 나뭇잎을 이불삼아 버튀었다. 그러나 겨울은 너무나도 추웠다.

똑똑

똑똑

.
.
.

“이 마을 사람들은 전부 이기주의자야, 전부!”

매일같이 온갖 장소는 전부 돌아다니는 한수영이었기에 어른들의 욕을 일찍이 배운 그녀였다.

“저 집이 마지막이네, 이씨 오늘은 땅도 얼었는데…”

오늘의 마지막 노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쩌면 그녀의 짧은 삶의 마지막 노크 였을지도 모른다. 문 뒤에 있었던 것이 김독자가 아니었더라면.

“…아이잖아? 예야 여기는 무슨 일로 왔니?”

“저…하루만 재워주실 수 있나요?”

“음…조금 힘들겠는데?”

한수영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러곤 작게 소곤거렸다.

“하, 이제 얼어죽겠군.”

“? 너 무슨말 했니?”

“아저씬 신경 끄세요.”

한수영은 자리를 박차고 뛰어갔다.

‘전부 쓰레기들이야 전부!’

곧 한수영의 달리기는 멈추었다.

“추워…”

한수영은 울고 싶었다. 아직 자신은 어렸다. 그러나 그녀가 내던져진 세계는 어른의 세계였다.
한수영은 쭈구려 앉았다. 그러곤 눈을 감았다. 제발 이 눈이 다시 한 번 더 뜨이기를 바라면서…그녀가 눈을 감기 전 느낀 것은 따스한 봄의 향기였다.


*

“우으…”

한수영은 눈을 부비며 일어났다. 옆에서 벽난로가 타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났어?”

순간 한수영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뒤로 물러났다.

“여…여기 어디야…그리고 아저씨가 왜…”

이곳은 김독자의 집이었다.

*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면 말을 했어야지.”

“날 내쫒은 사람한테 듣고 싶은 말은 아니거든요.”

빠직

‘참자…아직 어린 애다…’

“집은?”

“없어요.”

“그렇구나…배고프니”

“네”

“밥 차려놨어. 먹어라.”

한수영은 고개를 돌렸다. 자신을 내쫒은 사람이 주는 음식, 먹기도 싫다…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있는 음식이었다.

“맛있게 먹거라”

옥수수 버터구이, 땅강아지육볶음, 고릴라 발바닥 찌개…

우걱 우걱

몇일 동안 밥을 먹지 못한 한수영은 그 자리에서 3인분을 해치웠다.

“다…먹었니?”

“네, 이제야 좀 살 것 같네요.”

“그래 그럼 혹시 이름이 뭐니?”

“한수영이요.”

“나이는?”

“8”

“딱 학교갈 나이구나. 너 학교 다녀보지 않을래?”

“학교가 뭔데요?”

“공부하는 곳이야, 친구들도 많고 또…”

“난 걔내들 싫어.”

“왜?”

“맨날 나 괴롭힌단 말이야.”

김독자는 한수영의 몸을 훑었다. 목 주위의 멍자국과 힐끔 힐끔 보이는 타박상의 흔적…아마도 아이들에게 꽤 심한 따돌림을 받았나보다.

“그럼 내가 가르쳐주마.”

“뭐를?”

“모든 것을”

*

그날 김독자는 한수영은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겨울 바람이 뺨을 스키고 지나갔다.

“자 수영아 잘 봐봐, 지금은 겨울이지?”

“응”

“…지금은 내가 네 선생이니까 존댓말을 하는게 어떠니?”

“존댓말이 뭔데?”

“니가 날 만났을때 맨 처음 나용한거!”

“아~그거 어떤 아저씨가 하는거 따라한건데?”

“에휴…존댓말은 말 뒤에 ‘요’를 붙이는 거야”

“알겠요”

“?”

“뭘요 확씨요 뭘 꼬라보고 지랄이요?”

뭔가가 잘못되고 있는 것 같은 첫째 날이었다.

*

“자 수영아 칼은 이렇게 잡는거야.”

“이렇게?”

“아니아니 이건 양손검이야 한손으로 잡으면 손목이 위험해.“

“불편한데…그럼 한손으로 들 수 있는 건 없어?”

“음…아! 단검이 있네!”

“오!”


*


“아아악 삼각함수 죽어버려!”


*


“아 이런게 소설이구나. 기승전결로 전개가 이루어 진다고?”


*



“그래서 관계대명사 who를 써야 한다고? which는 왜 안되는데? 단어 차별하나”
 

*


“이건 또 뭐야. 시? 이딴 짧은 글에 뭐 그런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고.”

“삼각함수는 아무것도 아니었어…미적분 악마새끼…”

“이과 자꾸 욕하지 마.”

“넌 문과 잖아.”

“난 이과를 사랑하는 문과다.”

한수영은 그날 이후로 김독자를 미친놈처럼 보기 시작하였다.


*


“뭐읽어?”

“어? 그냥 책.”

“그런 저질 소설 읽지 마라 나중에 이 누님이 소설 하나 써서 네게 선물 하련다.”

소설대회에 나가서 한 번 일등 한 후에는 자꾸 이런 소리를 하는 한수영이었다.


*


“야 나한테 더 가르쳐 줄 건 없냐?”

“음…존댓말?”

“그딴거 말고.”

이제는 누가 스승이고 누가 제자인지 모를 만큼 친해진 둘이었다.


*

“야 김독자.”

“응?”

“넌 왜 안 늙어?”

“어?”

“아니 내가 처음 여기 왔을때랑 지금이랑 너무 똑같거든”

“아 그거? 봄의 신에 힘을 잠깐 빌린거야.”

“봄의 신?”

“내가 예전에 그녀석 목숨을 구해준 적 있거든.”

“그래서 안 늙는 거야?”

“그렇지.”

“그럼 지금 네 나이는?”

“50?”

“피부 나이는?”

“30”

“완전 애늙은이네.”

“뭐?”


*


“수…수영아…좋…좋아해!”

이제는 어였한 성인이 된 그녀는 찰랑거리는 단발에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 게다가 명석한 두뇌로 3달 연속 베스트셀러인 [SSSSS급 계절의 신]을 통해 최고의 자리에 올라간 천재 작가가 되어있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 좋아해.”


*

“어 수영아 들어왔어?”

“엉, 뭐야 맛있는 냄새가 나네?”

“오랜만에 실력 발휘좀 했지.”

“오오 오징어 쉑 좀 한다.”

“…스승한테 그게 할 소리니?”

“아 뭐, 졸업 했잖아.”

그날 저녁밤은 맛있었다.


*


“으어어 시원하다…”

따뜻하게 데워진 물에 차갑게 언 몸을 녹이는 한 남자가 있었다.

“얼마만에 목욕이냐아…”

요즘 김독자는 목욕을 하러 들어가면 몇시간이나 들어가 있는 한수영 때문에 샤워를 못하고 있었다.

“에휴…이번엔 내가 먼저 들어 왔으니까 수영이도 안들어 오겠지?”

그러나 김독자는 깜빡하고 있었다. 자신이 한수영에게 말을 안했다는 사실을.

벌컥

“룰루루 행복한 샤워시가….”

두 남녀의 눈빛이 닿았다. 당연하게도 둘은 나신이었다.

“캬아아아악!”

“으아아아악!”

한수영은 그 자리에서 문을 닫아버렸다. 어릴때 씻겨봐서 아는 몸이었지만 성인이 되고나선 나신인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김독자의 얼굴은 괜히 빨개져만 갔다.


*


“시벌 미친 내가 뭘 본겨.”

한변 못지 않은 패닉에 빠진 한수영이었다.

솔찍히 한수영은 김독자를 좋아하였다. 어릴때부터 자신을 이끌어준 김독자가 어찌 싫지 않겠는가. 그와 함께한 세월만 20년이 다 되어 간다. 어릴때는 김독자의 품에 안겨 자기도 하였으며 김독자에게 매달리려 하다 원심분리기를 당한적도 있었다. 어릴 때는 이 마음이 부모에 대한 자신의 사랑인 줄 알았지만 점점 나이가 찰수록 이것이 이성간의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 밤이 좋겠어…”

한수영은 오래 전부터 준비한 계획을 실행하기로 하였다.


*

헤프닝이 있었지만 김독자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여기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

여기서 한수영과 놀고, 자고,, 책 읽고, 가르치고 아마 셀 수도 없을 것이다.

“오늘은 별이 참 밝네.”

김독자는 혼잣말을 지껄이며 자신의 침대에 몸을 뉘였다. 그러곤 눈을 감았다. 내일에 떠오를 태양이 따뜻하기를 기도하며.

그때 무언가가 자신의 위로 올라왔다.

“?!?!?”

그녀는 한수영이었다.

“김독자…”

그녀가 김독자를 야릇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사랑해.”

그와 함께 서로의 입술이 맞닿았다. 김독자는 처음에는 조금 놀랐으나 자신 역시 한수영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냥 그대로 즐기었다.

김독자와 한수영의 혀가 뒤섞이었다. 김독자는 빌었다.

이 밤이 길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