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데이

어머니께서 초콜릿을 주셨다.


"엄마! 사랑해요!"


평소에는 부리지도 않는 애교를 부렸다. 역시 이런건 애교 장애급인 아빠한테 물려받아서 재능이 없나보다.


나는, 아빠하니, 고자가 생각나서, 생각이, 생각을 물고 꼬리를 물어서, 말했다. 아니. 정확히는 중얼거렸다.


"나도 엄마말고 사랑한다고 말할 여자 한명이라도 생겼으면..나만 여친 없어 나만.."


"푸흐흡"


아차 싶었다. 


"하하하하"


어머니께서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좋다. 좋은데, 그 웃음거리가 된 대상이 매우 좋지 않다.


젠장..망할 아빠!!


나는 오늘도 내 연애전적을 되뇌이며, 아빠를 탓했다.


...추하네.



+




한참을 웃으신 어머니가 말하셨다.


"아들. 그래, 16살이면 주변 친구들은 연애 한번 쯤은 해보았겠구나."


"..네."


"사실, 너도 연애 할 수 있단다. 거울을 보렴. 외모 측정 앱을 사용해도, 네 외모는 5점만점의 4.9와 5 사이를 왔다갔다하잖니?"


"얼굴만 좋으면 뭐해요..아빠 닮아서 고자인데.."


"사실, 너희 아빠가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우리 아들이 기특하니까 말해주마."


"뭔데요...?"


"네가 연애를 못해본건, 너희 아빠가 네게 고백할 아이들을 전부.."


어머니는 말을 다 끝마치시지 않으셨다.


젠장.


"말 안해도 알겠지?"


"네에.."


"연애를 하고 싶다면 말이다, 우선 너희 아빠인 패왕을 꺾어보려무나."


"요컨데 연애는 평생 못한다 이거죠?"


"역시! 우리 아들은 누굴 닮아 이렇게 똑똑하니."


"...엄마요. 차라리 멍청했으면 더 좋았겠네요."




+




"김독자 왔어?"


"아빠! 왔어?"


"아빠!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니까!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봤어! 먹어봐!"


김독자는, 무언가 데자뷰를 느꼈지만,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그의 호두는, 판단을 하지 않았다. 애초에 사랑스러운게 두 명이 앞에서 헤실헤실 웃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그래~고마워"


김독자는 적당한 크기의 초콜릿을 먹고, 살짝 씹어서 삼켰다.

...체크메이트


아빠, 아빠는 정말 시나리오랑 업무 처리말고는 지능이라는게 사용되질 않는구나..이걸로 4년 연속인데..


"우으읍?"


두 모녀가 서로를 마조보며 씨익 웃는다.


"아빠~설마 이 딸이 만들어준 토마토맛 초콜릿을 토할 꺼야? 지금 아빠 딸 사춘기인데 토해버리면 얼마나 삐질지 몰라?"


"김독자~아빠되는 사람이 편식을 하면 쓰겠어? 얼른 삼켜~?"


[성좌, 가장 어두운 봄의 여왕이 침을 삼킵니다.]


[성좌, 술과 황홀경의 신이 당신의 선택을 기대합니다.]


"우으읍.."


"아빠아아~~?"


아빠...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이 딸 비유가 못나서 그래...



+



그렇게, 김독자는 자신만의 영원불멸의 지옥도를 완성했다. 다시 미안해 아빠...내가 약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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