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눈이 내린다면... 나는 너를 사랑할 거야."
"... 그건 또 어떤 소설에서 가져온 대사인데?"
"글쎄? 근데 분명한 건, 이게 뭐든 간에 지금에 있어 한없이 낭만적이라는 거지."
한수영이 피식 웃어 보였다. 늘 그렇듯, 그녀는 첫눈 같았다. 서늘해진 공기. 그렇게 찾아온 겨울을 알리는 백색의 신호탄.
그 찰나의 찬란함을 수없이 되새기며 또 다시 가슴을 술렁이게 하는 순수의 결정.
한수영은 그런 눈과 같았다.
"또 이상한 생각 하지."
"응. 네가 첫눈같다는 생각을 잠깐 했어."
"왜?"
"비슷하잖아. 설레는 게."
나는 문득 느껴지는 적막에 천천히 시선을 위로 들어올리자, 뽀얀 눈에 새빨간 매화가 피어 있었다.
날이 차가워져 첫 눈과 성탄을 기다리며 설레이던 어느 겨울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