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세계관 설명, 현재 시작 상황은 에필로그에 나오는 한수영 계획대로 유중혁이 여러 세계선 김독자에게 소설 전하고 오는길. 근데 김독자의 환생체들이 아니라 김독자 의식의 30퍼 가량이 쪼개져 여러 세계선의 인간들에 빙의한거임(김독자가 죽지 않았다는 뜻임)

이것때문에 김독자가 100퍼 자기가 원하는데로 이야길 이끌수가 없음(김독자는 자기 의식의 30퍼가 쪼개졌단걸 인지하지 못함) 그리고 이 세계선은 1865회차에서 최후의 벽은 넘었으나 열차를 찾진 못함

아무튼 그렇다고 재밌게 봐줘

====================================



''드디어''


'가장 오래된 꿈'이 된 김독자가 열차에서 유중혁의 회귀를 보기 시작한것이 벌써 수만년 전.

이 열차에 있는동안 창밖에서 사그라들듯 반짝이는 작은 점으로 수렴해간 별들의 헤아릴 수조차 없는 숫자처럼 흘러간 김독자의 시간은, 그의 시간 감각을 먼지처럼 사라지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토록 오랜 세월을 견뎌온 그가 그런 간절한 탈출의 희망이 엿보이는 말을 하는것은, 그가 열차에서 보낸 시간이 1000년을 넘긴 뒤론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가 열차에서 보낸 시간의 최근 수백년은 오로지 이 순간만을 위한 것이었다.



{김독자 1949년 전에 유중혁 1613회차에서 일행들 웃는거 본 뒤로 처음으로 기뻐한다}



''벌써 그렇게나 됐나?''



자신이 웃는 모습을 보며 함께 기뻐하는 '제 4의 벽'을 바라보며, 그는 간만에 그 특유의 재수없게 씩 웃는 표정을 지었다.



{김독자 너무 오랜만에 웃어서 표정 어색하다}



''좀 이해해 주라. 그래도 네덕에 1939년만에 다시 웃어보네.''



{1949년이다}



'하여간 저놈의 융통성 없는건 여전하네' 하는 짧은 생각을 마친 그의 앞엔 그를 1949년만에 웃도록 만든 수백년을 헌신한 실험의 결과물인 두 아바타와 함께, 허공에 반짝이는 문자열들이 떠올라 있었다.


[권능, '의식 전송' 을 창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권능, '메모리 클라우드 시스템'을 창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권능, '의식 전송' 을 사용할 대상을 선택해 주십시오.]

[권능, '메모리 클라우드 시스템' 에 연결할 대상을 선택해 주십시오.]


'성흔'이나 '스킬'이 아닌 '권능'

그것은 '가장 오래된 꿈'이 된 후 '꿈 장악력' 을 이용해 사용할 수 있는 그의 특권이었다.

'꿈 장악력'을 소모하는 것이 아닌 각 권능이 요구하는 양 이상의 '꿈 장악력'을 보유하고 있기만 하면 아무런 대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힘. 사용에 드는 개연성이 크긴 하나 애초에 자의로 한 존재에게서 개연성을 빼았거나 부여해 개연성의 후폭풍 속에서 소멸하도록 할 수 있을 정도로 개연성이 충만한 그에게,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의 앞에 놓여진 두 아바타는 각각 그의 '빙의체'와 '관리자'가 될 것이다. 그의 진체는 이 열차에서 나갈 수 없었기에, 수백년 전에 그는 '빙의체'를 만들어 권능 '의식 전송'으로 이 빌어먹을 열차에서 탈출해 그를 반겨줄 일행들이 있는 자신의 세계선으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의식이 빠져나간 진체에 남은 무의식이 '시나리오를 보고 싶다'는 욕망에 의해 다른 세계선들을 멸망시키자 김독자는 명백히 의식이 있는 수백개의 아바타를 만들어 세계선들을 조금씩 나누어 보게 하여 자신의 무의식에 의해 다른 세계선들이 파괴되는 것을 막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 자신의 진체는 봉인되어야 했다. 또한 수백개의 아바타를 만들고도 기억을 온전히 유지해야 했다. 그래서 한수영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조금 손봐 '메모리 클라우드 시스템'을 창조했으며 '의식 전송'을 사용함과 동시에 자신의 진체가 봉인되도록 하였고, 너무 많은 아바타를 만든것의 부작용으로 힘을 많이 잃었을 때 아바타들을 통제해줄 눈앞의 '관리자' 아바타를 만들었다.



''이제 탈출할 일만 남은건가?''



{아직 문제가 하나 있다 김독자}



''알아. 빙의체가 지구로 가는 방법을 말하는거지?''



{...김독자 다 계획해두고 씩 웃고있으니까 정말로 재수없다}



''뭐임마?...아무튼 이제 우리 빌어먹을 작가님하고 회귀자 분이 내 빙의체가 지구에 갈 수 있도록 개연성만 잘 모아주시면 되는데말야...보아하니 잘 될것 같네.''


말을 마친 김독자가 바라보고있는 시선의 끝에는 그 개수를 세어보기조차 힘들어 보이는 무수한 세계선의 상황을 비추는 영상 패널들이 있었고, 김독자의 그리움과 슬픔, 걱정 등 온갖 감정들이 담긴 눈동자는 정확히 한 패널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화면 속엔, 오랬동안 머물던 먹구름이 지나가고, 조금씩 해가 떠오르려 하는 김독자 컴퍼니 건물의 하늘이 비춰지고 있었다.



-콰아아아아아앙



''콜록, 콜록, 야 유중혁! 괜찮냐?''



김독자 컴퍼니 사옥 앞의 8차선 도로에 떨어진 '방주'의 복제품이 굉음과 함께 사방으로 먼지를 흩뿌리며 불시착했다. 그와 함께 초조한 표정으로 '김독자 컴퍼니'의 건물 옥상에서 하늘을 바라보던 한수영의 신형이 방주의 옆으로 착지하며 물었다. 유중혁은 방금 막 여러 세계선에 흩어진 김독자의 의식 파편들이 볼 수 있도록 각 세계선에 한수영의 '소설'들을 주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네놈 눈에는 이게 괜찮아 보이나?''



유중혁이 타오르는듯한 눈빛으로 한수영을 노려보며 방주에서 내린 뒤 말을 이었다.



''임무는 완수했다. 각 세계선의 김독자들은 이미 네놈의 소설을 읽고있을거다.''



분명히 임무를 완수했다는 희소식을 들었음에도, 한수영의 표정은 하늘을 바라보던 때보다 더욱 어두워졌다.

아까는 초조함이었다면, 이제는 무언가 두러운 기색.

얼마 지나지 않아 김독자 컴퍼니 산하 기업중 김컴 경호업체를 운영하는 정희원과 이현성에 이어 사옥에서 할일없이 쉬던 장하영, 한명오와 근처에서 밴드 공연을 마치고 마침 김독자 컴퍼니에 왔던 우리엘과 흑염룡, 제천대성 등 많은 이들이 몰려들었다. 곧 유중혁을 본 일행들은 유중혁에게 엄청난 질문을 해댔다.


''중혁씨! 소설은 잘 전달 됐나요?''

''이제 독자씨가 돌아오실 수 있는겁니까?''

''유중혁, 막내가 돌아올 수 있는건가?''


''제자야''



뒤를 돌아본 유중혁의 시야엔 언제부터인지 족히 3미터는 넘을 거대한 체구가 서있었다. 그의 스승, 파천검성 남궁민영과 그 커다란 어깨에 올라타있는 작은 형체, 김독자의 스승 키리오스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스승...님''

''표정이 어둡구나.''

''...''

''무엇이 두려운 것이냐''

''...''

''대답하지 않는게냐?''

''...''



오랜 침묵 끝에 유중혁이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하고도 녀석이 돌아오지 않는다면...그러면...그땐 어찌해야할지 도저히 모르겠어서...그것이 두렵ㄷ..습니다.''



''그래서, 내 버르장머리 없는 제자놈은 돌아 오는것이냐?''



키리오스의 질문에 유중혁은 대답하는 대신 저 먼 밤하늘에서 그들이 간절히 원하는 한 별의 빛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 별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었다.

잠시동안, 일행들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가장 먼저 그 불편한 기류를 깨고 말을 꺼낸것은 한수영이었다.



''일단...들어가서 생각해보자.''


일행들은 김독자 컴퍼니 회의실에 앉았다. 몇몇은 이미 희망을 잃은듯 낙담한 표정이었고 몇몇은 답답한 표정이었다. 우리엘이 화난듯한 어조로 말했다.



''그래서, 김독자는 왜 안돌아오는거야! 한수영!''

''우리엘! 지금 이게 한수영 잘못은 아니잖아요!''



그녀의 화신 정희원이 아까전 김독자가 돌아오지 않았단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쭉 흥분해있다 결국 분노하는 우리엘을 데리고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유중혁이 말했다.



''어쩌면 다른 세계선의 김독자들의 개연성이 충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



지난 수년간, 일행들은 김독자를 되찾기 위해 1865회차를 살고, 그의 일생을 담은 소설을 쓰고, 유중혁은 세계선을 넘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런데도 결과가 고작 이거라니''



한수영은 회의실 창문으로 비치는 하늘을 보며 생각했다. 그녀의 마음과는 다르게 하늘은 우중충했던 장마가 끝나고 점점 맑아지고만 있었다. 그녀가 참 눈치없는 날씨라 생각한 그 순간,



-콰콰콰쾅



눈이 멀어버릴듯한 섬광과 함께 굉음을 내며 엄청난 천둥이 쳤다. 그것도 여러번 연속해서. 그 천둥을 유심히 보던 일행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한수영.''

''알고 있어 망할 회귀자야.''



그것은, 천둥이 아닌, 너무나 응집되어 천둥처럼 보이는 '개연성의 스파크'였다. 이미 시민들은 혼비백산해 달아나고 있었고, 일행들조차 충격에 빠져있었다. 그나마 유중혁과 한수영, 신화급 성좌인 제천대성이 사태를 파악하고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강한놈이 와야 이런게 생기는거지?''

''어지간한 신화급 성좌가 강림해도 이런 스파크는 생기지 않는다. 최소한 '거대 성운'정도가 한번에 강림한거다.''

''또 황제인가. 아님 올림포스? 베다?''

''일단 가보자고. 저 예의없는 손님들께 함부로 남의땅에서 깽판부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줘야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한수영은 긴장한 상태였다. 하필 김독자조차 돌아오지 못해 가뜩이나 사기도 떨어져있는 일행에겐 쉽지 않은 상대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일행들이 전투태세를 갖추고 나가려는 순간, 그전까지의 스파크조차 우습게 만드는 아득한 빛이 '김독자 컴퍼니' 사옥의 최고층을 강타했다.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아득한 격.



''진짜는 최고층에 있는 회장실(김독자의 방으로 쓰려 했던곳)로 들어간 모양이네.''



그때, 한수영의 눈에 한 천사의 신형이 옥상으로 솟구치는 모습이 비쳤다.



''우리엘! 뭐하는거야?! 너 혼자 감당할수 있는 놈이 아냐! 당장 내려와!''

''제길!''



뒤늦게 일행들이 우리엘을 쫓아 회장실로 올라갔다. 최상층의 회장실에선 우리엘의 지옥염화인지 개연성의 스파크인지 모를 빛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 모습은 하나의 별을 연상시켰고,

겨우 눈을 뜨고 바라본 그곳엔

그들이 그토록 오랜시간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으나,

항상 하늘에서 그들을 오시할 뿐이었던 별이

땅으로 내려와 그들을 향해 밝은 빛을 뿜으며

미소짓고 있었다.



====================================


챈에서 글 처음쓰는거라 제 4의벽 글씨체나 문장부호 어떻게 쓰는건지 모르겠다. 커플링 둘러보니깐 독자는 수영, 리엘, 상아 있던데 뭐할까

암튼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