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생활이라고 할만한 것도 없고 하는 게임들은 죄다 운영이고 뭐고 병신같아서 정이 뚝 떨어진데다가 돈만 빨아먹으려고 하는게 눈에 뻔히 보임

모바일 게임 같은 것도 예전에는 열심히 했었는데 요샌 의무감으로 하루 10분씩 숙제만 하고 끝나고 그마저도 현타 와서 한두개 남기고 다 접었음

웹툰도 열심히 보다가 안 보기 시작한지 벌써 몇 년이고 웹소설도 맨날 그 놈이 그 놈이라 질려감 벌써 며칠째 안 읽고 있는데 생각도 안 남

유튜브도 요샌 볼 거 없어서 습관적으로 앱 켜고 추천 영상들 목록만 스르륵 내려보다가 아무 것도 안 보고 다시 끄고 sns는 원래부터 하지도 않았음

좋아하던 가수가 부르는 노래를 들어도 가슴 설레는 느낌이 없고 좋아하던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겠음

밖에서 사람 만나고 돌아다니는 거 되게 좋아했었는데 이젠 누구랑 만나서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도 그닥 들지 않고 그렇다고 집에만 있는것도 개씹앰생같다는 생각밖에 안 들지만 그렇다고 뭔가 하고 싶다는 건 없음

예전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던 것들과 아끼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가족을 포함해서 그 누구랑 같이 있어도 즐겁거나 행복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던 것들을 마주해도 감흥이 없음

그나마 일을 할 때는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잡생각이 안 드는데 일이 끝나고 집에 오면 그냥 멍하니 있다가 하루가 가고 잠에 든다


이렇게 의미없이 살고 싶지는 않은데 딱히 죽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고 죽는다고 한들 뭐가 달라질까 싶은 생각이 더 들어서 오늘도 숨 쉬고 있음

우울증이나 번아웃 같은거라고 하기에는 원래도 하는 거 없이 밥만 축내고 산소나 낭비하던 버러지같은 삶인데 이딴 놈이 뭘 노력하고 뭘 잘했다고 감히 그런 거에 걸렸나 하는 생각임

나도 지금 내 상태가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고 평소에는 잘 오지도 않던 여기에 갑자기 돌아와서 뜬금없이 이런 쓸데없는 민폐글이나 쓰고 있는지 모르겠음 그냥 내가 알 수 있는 것도 알고 싶은 것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