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평화를 위해

부서의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짝사랑하는 후순이가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묵묵히 일하는 내 모습이라도 봐줬으면 해서


이용당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순진한척 성실한척 부탁에 못이기는 척 온갖 업무에 과도하게 시달리고


어쩌다 후순이나 다른 친구들의 과오까지 뒤집어 쓰더라도

그들의 슬퍼하는 표정을 보기 싫어서 어차피 본인의 이미지는 이미 호구로 잡혀있으니

차라리 내가 맡은 거라고 내 잘못이라고 후순이는 이 일과 상관 없다고 죄를 뒤집어 쓰고


후순이는 후붕이가 자신을 감싸준 것조차 알 턱이 없이

평소처럼 후붕이를 닦달하고


후붕이는 그저 후순가 잘나가는 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호구인데




어느날 과로로 인해 후붕이가 쓰러지고

후순이는 자신의 일을 맡기지 못해 후붕이보고 나약한 놈이라며 욕하면서 본인의 일을 오랜만에 직접 하는데


하도 감을 잃어서 그런지 업무가 엉망으로 진행됨


후순이 혼자만 일을 잘 못하는거면 그럭저럭 업무가 굴러가겠지만


문제는 후순이뿐만 아닌 후진 후희 후돌 등 다양한 사람이 후붕이 혼자한테 각각 업무를 짬때렸다는 사실임



그와중엔 신입사원으로서 사수한테 일을 베울때 해당 파트의 일을 배우는 게 아닌

이 업무는 후붕이한테 넘기면 된다며 그게 정석이라고 알고서 지금까지 죄책감도 없이 후붕선배에게 본의 아니게  짬을 때려버린 순진한 후양이도 있었음




아무튼 후붕이가 더이상 일을 할 수 없자 모두들 본연의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데

하도 오랫동안 직무유기한 터라

거래처 연락처도 옛날 번호만 갖고 있고

시스템 바뀐지가 언제인데 기본적인 절차도 모르고


후붕이가 부재하자 모든 업무가 마비되버리고 당장 이 사태를 해결할 사람도 후붕이 혼자뿐이라


후붕이에게 단체로 병문안을 오며 언제쯤 퇴원할 수 있냐고

빨리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고 

너없으면 이러다 회사 망하고 자기들도 잘리겠다고 닦달을 하는데


후붕이는 동료들을 보며

이런 상황에서도 이들이 걱정해주는 건 내 건강이 아니라

자기들 밥그릇이었구나

더이상 살아서 무엇하리를 시전하고


그대로 퇴사하고 알빠노를 하자 회사는 당연히 망하고


후붕이는 대충 내부사정을 알고있던 조건 좋은 거래처 회사에서 스카웃해서 승승장구 함


그러면서 원래 회사에 쓸만한 인재가 있다면 같이 채용하겠다며 대신 한명만 추천을 받아주겠다고 제안하고


후붕이는 짝사랑했지만 본인을 그저 이용해 먹었던 후순이를 내치고


의도치 않게 업무를 대신 처리해줬지만 대신 싹싹하고 성실하고 참한 후양이(처녀)는 잘못이 없으니 같이 일하고 싶다고 말하고


후양이는 거래처 회사에 후붕이랑 같이 일하게 되면서

후붕 선배가 자신만 챙겨줬다는 진실을 알게 되고 호감이 생겨서 순애를 찍는 게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