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왔느냐."


"이제 제발 포기하시면 안됩니까?"


"저들이 네게 그러라 속삭이더냐?"


"....."


"꾸중하는게 아니니 편하게 말해보거라."


"...예. 스승님이 뜻을 거두시고 백성들 앞에서 저들이 옳다 한마디만 해주신다면 스승님을 살려주겠다 약조하였습니다."


"나 하나 살자고 수천 수백의 백성들을 저 잔혹한 자들의 손아귀에 던져줄 수는 없겠구나. 너도 신경 써주었을 테인데 미안하다."


-으득


"어차피 얼굴도 모르는 백성들 따위가 그리 중요합니까? 그리고 저들이 군대를 풀어 백성들을 몰살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류디아."


" ......예.스승님."


"누가 널 보고 뭐라 말하든 간에,너는 내 제자다."


"...?!!"


"사람들이 널 더러 스승을 팔아넘긴 배신자라 한들, 내 눈에는 사형제들의 목숨과 학파의 존속을 위해 노력한 기특한 제자로 보인다."


"스,승님...."


"나 하나의 목숨으로 너희들 열셋과 너희에게 남긴 가르침을 지켰으니, 이정도면 최선 아니겠느냐."


"흐...흐으윽...흐으.."


"그러니 너는 죄책감따윈 가지지 말고 스스로의 보전에만 힘쓰도록 하여라."


"흐으...이...이 불민한 제자가...스승님을...감히 스승님을..."


"되었다 하지 않았느냐. 내가 너의 무고함을 안다. 날 살리기 위해 노력했음을 안다. 내 가르침을 잊지 않았음을 안다. 더이상 무엇이 필요하더냐?"


"그...그래도.."


"류디아."


"...예.스승님."


"과거에 매몰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이 스승의 마지막 가르침이다."


"...예.그리 하겠습니다."




*

"지금부터 죄인의 처형식을 시작한다!!!!!"


-으득


"스승님..."


머리에는 가시나무로 짠 면류관을 쓰고,십자가에 매달려 채찍질 당하는 스승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이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수없이 되뇌어 보아도 저 참담한 모습을 볼 때마다 자괴감이 차오른다.


스승님.


길가에 버려진 채 죽어가던 나를 제자로 거두어 주시고 보살펴 주신, 나의 아버지.



외톨이로 평생을 살아온 내게 가족을 만들어 주시고, 사랑이란걸 이해하지 못하던 나를 애정으로 보듬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해주신, 나의 하늘.


제가 살겠다고 자신을 팔아넘긴 이 조차 끝까지 제자라 불러주시던....미련할 정도로 착한 사람.


나는,그런 스승님을,내 손으로...


"류디아."


"..사형."


"스승님도 이해하신다 하시지 않으셨느냐."


"...그래도, 저 때문에 스승님이 돌아가신다는 건 변하지 않잖아요. 이 모자란 것 때문에,스승님이..."


"...우리가 네게 너무 큰 짐을 지웠구나. 어차피 일어날 일 이었다면 차라리 내가 모든 죄를 짊어졌어야 했건만."


"아니,아니에요. 저는...."


-툭.투둑.투두둑.


"갑자기 왠 비가...?"


"쯧. 더 시간을 지체하면 안되겠군. 죄인의 형을 집행하라!!!!"


쏟아지는 비와 창칼을 든 병사들 사이로 보이는 스승님은 무언가를 중얼거리시는 듯 보였다.


"아버지.이들의 죄를 사하소서....."


-푹


옆구리를 찌르고 들어간 창에 붉은 선혈이 묻어나왔다.


"아.아아...아아아아..."


그것만으론 모자랐는지 재차 스승님의 몸을 창칼로 찔러대던 병사들이 이윽고 무기를 거뒀다.


"간악한 혀로 백성들을 현혹한 역적,예수의 죽음을 선고하니라!!!!"


아아.


이제는 만인의 스승이 아닌, 역적으로써의 예수만 남았다.


나는 스승님을 제 손으로 죽인것도 모자라, 스승의 명예까지 처참히 짓밟은 꼴이 되었다.


"으으으...흐으으윽...흐으으..."


차마 울음조차 되지 못한 소리들이 입가에서 맴돈다.


나는.어째서.




-

유다는 아무리 봐도 후피집 주인공이 맞다...


심심해서 성경책 뒤적거리다가 필받아서 쓴거라 이상한 부분이 많을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