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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파이스토스가 신의 자리를 내려 놓는다면..)





일단 내 이야기를 가볍게 하자면..



태어나자마나 어머니는 나를 그대로 던져 버렸고,



아버지는 부부싸움 와중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크게 진노를 하며 나를 걷어차 버리며 쫓아냈으며,


내 아내는 내 동생과 불륜 관계를 가진 것도 모자라 내 동생의 씨를 잉태한 그 순간을 너희들이라면 어떻게 생각해?




나도 처음에는 너무나도 화가 나서 아버지께도 어머니께도 호소를 해 보지 않은 건 아니야.



그러나 돌아온 건..



아버지: 네 동생이 조금 더 잘난 걸 어찌하겠느냐..그냥 그럴 수도 있겠거니라고 생각하려무나.


어머니: 네가 얼마나 못났으면 네 아내도 간수를 못하는 게냐..에휴..그냥 그 때 네가 태어났을 때 완전 버릴 것을 그랬구나..쯧..



이라며 되려 편을 들어주기는 커녕 나를 이런 식으로 무시하기에 이르렀지만 그럼에도 최대한 인내하며 내 아내와 동생에게도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내보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들의 반응은..



아내: 당신 요즘 일한다 바쁘다면서 집에도 안 돌아오는데 내가 좀 즐긴다고 문제 될 건 없잖아요?


동생: 형이 그런 말 자격은 되는 거고? 진짜 저렇게 아름다운 형수를 내버려 두고 일에만 미쳐 사니까 이런 일을 당하는 거잖아.ㅋㅋ



참고로 이 두 사람은 한 때 내가 현장 급습을 위해 마련해 놓은 황금 그물에 얽히는 모습을 올림포스 신들과 함께 잡게 되면서 공개적


망신을 준 사례가 있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불륜을 즐기며 한 가정의 평화를 철저히 깨트리는 것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이렇게 진지하게 이야기를 했음에도 이들은 그런 나를 완전 무시하기에 이르는 상황이 계속해서 일어나게 되고 결국 나는 이 모든 걸


체념한 채로 넥타르 한 병을 들고 와 남들의 시선을 피해 한적한 언덕 위에서 퍼 마시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누가 알아주지 않는 상황과 중재를 해 주는 이가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원통하고 한이 맺힐 것 같은 기분이 너무나도


많이 드는 순간이였다.



그래도 명색이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로 손꼽히며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나에게 돌아온 건 부모이자 


주신들의 무관심과 조롱과 더불어 아내와 동생의 되려 뻔뻔스러움을 다시 한 번 더 봐야 했다는 건 내 신의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기분이라 해도 무방한 시점이였다.



그렇게 마시고 또 마신 끝에 넥타르가 다 떨어졌음을 느낀 나는 조용히 술병을 내려놓고 그대로 들 누었다.



산산한 산들바람이 내 얼굴을 스쳐지나가고 그러는 와중에 곰곰히 생각에 잠긴 나는 문득 무언가 스치는 생각이 번뜩 들었고 이내


아직 술이 덜 깬 시점 속에서 서서히 몸을 일으키더니 이렇게 중얼거렸다.



"차라리..이 빌어먹을 신의 자리를 내려놓는다면..."




이런 말을 내뱉고 한숨을 푹 쉬었지만 이내 무언가 번뜩인 듯한 느낌 속에 나는 조용히 풀밭에서 일어나 내가 운영하던 공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강하게 결심을 한 듯 잠시 한숨을 내뱉고는 이내 무언가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고 얼마 후 내가 챙겨갈 물품만 대강

챙겨 놓은 후 공방을 나섰고 그와 동시에 대문짝만한 글귀를 붙혀놓은 뒤에 잠시 동안 공방을 쳐다보고는 이내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그 내용은..



<오늘부로 공방은 문을 닫습니다. 그와 동시에 신의 자리로 내려놓겠습니다.>

<Από σήμερα το εργαστήριο είναι κλειστό. Και θα παραιτηθώ ως θεός>(그리스 어)

<As of today, the workshop is closed. And I will quit as a god.>(이건 영어)


이란 내용이 써 붙혀 놓은 이래 조용히 잠적을 타 버렸고 그런 그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며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었는데, 그 존재는 다름 아닌.. 올림포스 신들 중 장녀이자 처녀의 신 헤스티아였다.



 



※ 여기서 등장하는 부모와 아내와 동생, 그리고 주인공 캐릭터 이름


부 - 주신 제우스


모 - 주신의 아내 헤라


아내 - 아프로디테


동생 - 아레스


주인공 - 헤파이스토스



※ 연재 상황에 따라 짧게 갈 수도 길게 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