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연애 끝에 결혼에 성공한 선생과 유우카.
하지만 어느날 지출과 관련해 다툼이 일어나게 되고, 유우카와 선생 사이에서 고성과 소란이 일었다.
다툼이 일어난 다음날. 여느때와 같이 샬레 사무실로 출근한 유우카가 본건 바닥에 굴러다니는 약병과 책상에 엎드린채 자고있는듯 보이는 선생, 그리고 책상위에 올려진 유서와 싸움의 발단이 된 영수증이 있었다.
유우카는 불안과 공포를 억누르며 선생의 등을 흔들어보았지만 손에서 느껴지는건 싸늘한 감촉과 미동도 없는 선생이었고, 며칠뒤 치러진 장례식에 참석한 노아에게
"당신이 선생님을 죽였어요. 유우카쨩... 아니, "하야세". 나였더라면 그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었을텐데..." 라며 뺨을 맞고 절교를 당한 유우카였지만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었다.
조금 뒤 찾아온 모모이와 미도리는 미친듯이 울부짖었고, 아리스는 자신의 무기를 유우카에게 겨누며 마왕은 키보토스에서 꺼지라고 소리지르는 것을 유즈가 겨우겨우 뜯어말리고 있었다.
장례식이 끝난후 하야세 유우카에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평생을 사랑하기로 약속했던 "연인"도. 존경해 마지않았던 "선생"도. 영원히 함께할줄 알았던 "친구"도. 귀엽고 소중한 "후배들"도.
유우카는 선생이 죽은후 공허한 마음을 채워보고자 쓸데없는 지출을 늘리며 물질로 마음의 공허를 메꿔보려 했지만 돌아온것은 후회와 자책감에 시달리는 나날들 뿐이었다.
'그까짓 종이쪼가리가 뭐라고...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입혔을까...'
'내가 좀 더 다정하게 대해줬어야했는데' 등등의 후회와 자책만이 유우카의 정신을 좀먹던 날들이 이어지던중 표정을 알 수 없는 깨진 가면을 쓴듯한 얼굴에 검은 색 양복을 입은 수상한 남자가 유우카를 찾아왔다.
그는 유우카에게 화가 난듯하기도, 선생의 죽음에 비통해하는듯하기도 보였다.
그는 알 수 없는 말들만을 내뱉다 이내 유우카에게 불길한 느낌이 드는 총알과 마치 자신의 마음속 공허와도 같은 검은색을 띈 권총 한자루를 유우카에게 건내주고선 이내 사라져버렸다.
유우카는 고작 한 장의 종이로 모든것을 잃고 더이상은 잃을것도 없었다.
유우카는 권총에 총알을 장전하고서 망설임 없이 자신의 턱에 권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살이 찢겨나가는 고통도 잠시, 유우카는 몸에 힘이 빠져나가고 헤일로가 점점 꺼져가는 것을 느끼며 한때 그와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그리고 세미나의 회계실에 남은건
바닥에 묻은 흥건한 피, 후회, 자책, 미련, 그리고 왠지 모르게 미소지은채 바닥에 쓰러진 시체 한구였다.
오늘 이상하게 회로가 잘돌아가네 ㅋㅋ
[머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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