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https://arca.live/b/regrets/21093783?target=nickname&keyword=%EC%97%B0%EA%B0%9C%EC%86%8C%EB%AC%B8&p=1



'쾅!!'


"하! 뭐, 미안했다고? 정말 미안하면 나가 죽어버리지, 여긴 왜 나타난건데!!!"


"흐윽...."


얀진은 마치 당장이라도 죽일듯 타오르는 눈을 한채 나의 멱살을 붙잡고 나를 벽으로 몰아붙였다. 그 뒤에선 얀붕이가 얀진이를 뜯어말리고 있었다.


"얀진아, 난 얀순이 다 용서했으니까 제발 그만좀 해!"


"참나....오빠, 이여자가 또 다른새끼들한테 꼬리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오빠를 다시 넘겨주냐고!"


나는 일말의 저항도 하지 않았다. 그저 목이 졸린채 얀진이의 폭언, 아니 내 과거를 얌전히 듣고있을 뿐이었다.


"이제 다신 안한다잖아, 그럼 된거잖아...응? 그러니까 그만..."


"아 진짜 정신좀 차려!"


그렇게 한동안 계속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얼마 뒤, 얀진이는 제풀에 지쳤는지 겨우 잡고 흔들던 목을 놓아주었다.


"하, 언니...솔직히 말할께. 나 정말, 정말 어릴때부터 언니도 좋아했지만, 또 정말 부러웠어. 왜 그런지 알아?"


알아. 이미 몇년 전에도 들었고, 그것때문에 내가 자살해서 여기까지 온거야


라는 말이 제일 먼저 떠올랐지만 입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얀진이는 점점 더 울먹이며 나에게 말했다.


"나도....나도 얀붕오빠 정말 좋아했어. 내가 이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여자랑 알콩달콩한걸 보는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제대로 알기나 해?"


울먹이는 얀진과 마찬가지로 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솔직히, 얀진이가 나와 마찬가지로 얀붕이를 좋아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질투보다는 그동안 나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내어준 얀진이를 배신했다는것에 너무나도 미안했고다. 이따위 상황을 만든 내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했다. 


얀붕이는 당혹감에 멍하니 정면을 바라볼 뿐이었고, 나는 고개를 떨군채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얀진이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근데 나 계속 참고, 또 참았어...웬지 알아? 둘다 사랑했으니까! 언니나 오빠나, 다 나한테는 소중한 사람들이었으니까! 그리고 언니랑 좋은 사랑하는게 오빠한테도 좋은거라고 생각했는데.....이런식으로 사람을 엿먹여놓고 뻔뻔하게 다시 돌아와? 미쳤어?"


'쾅!!!'


"자...잠시만...."


슬픔, 후회, 분노, 절망 등 온갖 감정이 뒤섞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내 눈에선 계속 눈물방울이 흘러내렸고, 잠시 한숨을 쉬던 얀붕이는 이네 나를 위로해주었다. 그러나 그럴수록 내 가슴속의 미안한 감정의 구멍은 더 커져만갔다.




오늘 일이 좀 있어 일단 쪼개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