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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연참은 여까지 합니다


나 힘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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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붕이와 같이 산지 약 3일이 지났다.


3일동안 나는 후붕이를 제대로 대하지 못했다.

그를 마주하면 괜히 얼굴이 붉어져서 도망치는게 일상이었다.


'오늘은 도망치지 않아야지.'

그리고 후붕이를 마주했을때 순간적으로 얼굴이 붉어졌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몇번이고 괜찮다고 되뇌이니 뜨거워졌던 얼굴이 다시 가라앉는게 느껴졌다.


그 다음부터는 후붕이를 마주 해도 괜찮았다.

'안괜팒아 안괜찮아 아 어떡하지 나 안이쁘게 보이면 어떡하지'

...마음만 빼고


*

꿈을 꿨다.

머리가 아프다.


간단한 내용이다.


지금 우리 둘이서 사는 집에 경비병이 쳐들어온다.


사유는 방화.

방화범은 이 집 밑에 있다.

하지만 후붕이와 나는 그걸 알 턱이 없겠지.


...난 아는구나.


도망가자.

그들에게 잡히지 않도록.

만약 그들에게 잡힌다면 우리 목숨이 날아 갈거야.


"우리. 여기서 떠나자. 멀리."

난 그걸 후붕이에게 말했다.


"뭐?"

후붕이는 당황했다.


그야 그렇겠지. 갑자기 집을 나가자고 하면 누가 순순히 나가줘.


그럼 어떡한담... 솔직하게 말할까?

그러자. 어차피 속여봤자 좋을것도 없어.

"여기서 있다가는 우리 둘다 죽을 수 있어. 경비병들이 우릴 잡으러 올거야."


"그게 뭔소리야?"


내가 미래를 봤다고.

말하지 못하는게 답답하다.


"하여튼 여기서 떠나는게 좋을거 같아."

최대한 기세로 밀어보자.


그러자 후붕이는 놀랍게도 군말없이 짐을싸기 시작했다.

'이걸 믿어주는구나.'


그게 참 고마웠다.


*


다음 날, 짐을 다 싼 우리는 집을 나왔다.


"그동안 고마웠다."


후붕이가 집을 향해 말했다.

확실히 그동안 그를 보호해 준 집이다.

그 집을 떠나야 한다는건 여러 감정이 교차하겠지.


우리는 길을 떠났다.

다음날, 우리가 다른 마을에 왔을때 원래 있던 마을의 소식이 들렸다.


마을이 불에 탔고, 생존자는 없었다.

그동안 날 보살펴 줬던 아빠도 이젠 없다.

...자업자득이지.


우리가 살던 폐저택에서 방화범이 잡혔다.

그는 사형됐다.

"거봐. 내 말 맞지?"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

마을을 떠나고, 잠시 야영을 할때 일이다.

후붕이가 내 옆에서 잠들었을때, 그를 보았다.

'오늘따라 더 멋있어 보여.'


나는 홀린듯이 그에게 다가갔고, 그의 볼에 키스를 했다.

"후후... 후붕아... 내가 정말 좋아해..."

진심이었다.

'내가 용기가 없어서 이럴때 밖에 말을 못하네...'

그러고 자려고 했다.


"아."

후붕이와 눈이 마주쳤다.

"아하하... 후붕아... 자, 잘 잤어?"

후붕이는 말이 없다.

"그... 후, 후붕아. 호, 혹시 화났어?"

후붕이는 말이 없다.


후붕이는 말없이 나를 바닥으로 밀쳤다.


그리고-


*


"나 이제 후붕이를 어떻게 불러야해? 우리 자기? 오빠?"


"그냥 평소대로 불러주면 안될까. 후순아?"


우리는 사귀는 사이가 되었다.


*


그렇게 나흘정도가 더 지났다.

우리는 어느 마을에 도착을 했다.

사실 도시에 더 가깝다. 꽤 컸으니까.


"여기정도면..."

"여기정도면 괜찮아 보여."

원래 있던 마을에서 거리도 꽤 되니깐. 아마 우릴 알아보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곳에 정착하기로 결정했다.


집을 사기위해 일거리를 알아보던 도중 '모험자 길드' 라는곳을 찾아갔다.

우리는 여기서 모험자가 되었고 첫 의뢰를 받았다.


약초를 캤다.

약초를 캐고, 또 약초를 캤다.

그래도 후붕이가 옆에서 같이 캐줬으니, 그게 지루하진 않았다.


돈은 잘 안벌렸지만 그래도 먹고 잘수는 있었으니 상관 없었다.


다만, 요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며칠간 안보인적은 많다.

다만 이건 몇 주간. 그래, 후붕이와 사귄 그날부터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불안했다.

보이지 않는게 불안했다.


그리고 일이 터졌다.


*


고블린을 잡으러 갔을때.

후붕이가 검에 베였다.


나는 후붕이를 데리고 빠르게 도시로 돌아왔다.

"앞으로 약초만 캐. 더는 다치는 꼴 못보겠어."

나는 후붕이를 치료해 주며 말했다.


정말 순수한 걱정에서 나온 한마디.

어찌보면 그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이었지만, 말하지 않는다면 그가 죽을수도 있었기에.


"하... 하지만 후순아"

"잔말 말고. 알았지?"

"네..."


다행이다.

그래도 내 말을 들어주는구나.


"그런데 후순아."

"응. 왜?"


"요즘따라 많이 불안해보여. 무슨 일 있어?"


...보였나?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후붕이에겐 다 보였나 보다.


"그냥... 뭐, 몰라서 그래."

얼버무렸다.

진실을 말할수도 있었지만,

후붕이가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는게 무서웠다.

그래서 얼버무렸다.


"뭘 몰라?"

"..."

대답하지 않았다.

내 사랑을 잃기는 싫었기에.


아.


그는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오늘따라 그와의 거리가 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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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소설 읽어줘서 고맙고

추천 눌러주는 사람들 고맙고


세탁기는 아직 돌아가고 있고

스포일러 원하면 댓글 달고


이번 파트는 좀 오래갈듯?

다음파트때 용서 들어가고 그 다음에 부모 들어갈 예정임


나는 내가 쓰는 소설 버리진 않으니 봐줘서 감?사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