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https://arca.live/b/regrets/49334507/214004091#c_214004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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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히 놔둬 

 배신   나여도

가혹하게 찢긴 상처 핥았지

가만히  착하게  눈을 깔고


 죽고 싶었건만 가끔 내겐 그나마

문득 따뜻한 감언 결국   속에


 긋고 싶었건만 감히 네겐 차마

문득  죄책감만 결국   속에


  고통을 엿보고

  감추려 애썼어

꿰뜷린  저항할  없었지

알았어 신이란  곁엔 없어


-서태지 <ㄱ나니-












연결이 되지 않아 소리샘으로...’


연결이 되지 않아 소리샘으로...’


연결이 되지 않아 소리샘으로...’


연결이 되지 않아 소리샘으로...’


연결이 되지 않아 소리샘으로...’




'유진아어디야무슨  있는거 아니지?‘


유진아낮에 학교에서 기분 상하게 해서 그래?’


미안해제발 부탁인데 문자보면 바로 전화 


 정말 미칠  같아서 그래제발 뭐라도 좋으니까  글자만이라도 보내줘




어두컴컴한  달빛이 창문을 두드리는 

 연인은 오늘도  연락을 받지 않는다


추측컨대일부러  받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게 맞겠지만현실은 그러하겠지만그렇게 생각하기엔  자신이 너무 초라해진다.


그렇기에 어떠한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고,

 연락을 받지 않을  마다  그렇게 생각하기로아니 믿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찢어질  같으니까.


오늘도   눈으로 밤을 새겠지.


어디서부터 우린 잘못된 건지 알고 싶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에 니가 너무 좋아서 참을  없던,

전화로  잠시 불러내서 

어쩔  몰라하며 너에게 고백하던 내가 서있어.


어떻게  좋아하게 됐냐고 혹시나 누가 나에게 묻는다면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난건 처음이었어.


우리   비슷한 만화 취향에 

비슷한 취미생활에

비슷한 가정환경에

그리 다르지 않은 인간관계를 갖고 있었잖아.


  소심하고  주변도 없고 친구도 없는 안경쟁이들은 서로를 만나서 달라지기 시작했어


여느 연인들이 똑같듯이 서로만 바라보면 

친구들을 점점 소홀히 하게되겠지.


우린 처음엔 너무 좋았어데이트도 하고

같이 방에서 뒹굴거리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슬픔도 기쁨도 같이 나누고

서로가 없으면 안될  같았어.


하지만  사랑을 먹고 달라진 너는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고어느새 학교의 인기인이 됐지친구도 많아졌어.


그와 반대로 나는 점점 고립되기 시작했고

나에게 남은 인간관계라고는 너하고  소꿉친구 채윤이 밖에 남지 않았어.


채윤이마저도 니가 얘기라도 나누면 헤어진다 했지.

                 

너의 새로운 친구들은 내가 많이 너에 비해 모자르다고 생각하는  같아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말들은  앞에서 할리가 없잖아.


그래도한심하게도     마다  '어쩜 우린 이렇게 똑같을까?' 라며 혼자 기뻐하던 내가 있었어


그래서 그랬을까?

너무 똑같아서 그랬던걸까?


같은 극의 자석은 서로 밀어내듯이   밀어내기 시작했고 너의 중심에서 바깥으로 밀려나 절벽에 마지막 손가락하나 걸친  니가 다시  손을 잡아주길 울면서 기다리고 있어.


 한번만이라도 좋으니까 부디  손을 잡아줘,

더이상은 버티지 못할  같거든.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포기하고 싶어지는 내가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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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열 내가 밤에 전화하지 말랬지?"


" 내가 만나준다고  뭐라도 되는  같아?"



"너의"



"주제를"



" 파악해"



"니가 고백했잖아니가 좋아서 만나는거잖아귀찮게 하지말고헤어지고 다른 남자 만나는 수가 있으니까"


 이름이 싫다.

니가  이름 석자로 부르기 시작한  시기부터 

  이름이 싫어졌다.


"유진아 그래서... 정말 미안한데 어젯밤에 연락은  안된거야궁금해서 그래"


"니가 그걸  알려고 그래바람 피웠을까봐그럼 어쩔건데니가 좋아서 만나는거 아니야 집착 싫어하는데 믿을거면 헤어지든가"


"아냐 아냐 아냐절대로 아니야무슨  생겼을까봐 그런거야 의심한 적은  순간도 없어그러니까 제발 헤어지자고는 하지 말아줘..."


"너같은 찐따 오타쿠랑 만나주면 내가  하든 그냥 '감사합니다하고 만나구질구질하게 굴지 말고"


"..."


"대답은?"


"...미안해"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나.

  너무  알아그래서  나의 마음 어디를 찔렀을  가장 고통스러운지  알고 있어.


너와 나의 위치 차이나와는 너무 달라진 

그와 달리 변하지 못한 .


그런데 유진아너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그래도 살고 싶어서숨이 막혀와서누군가에게  어둡고 울적한 마음을털어놓지 않으면 망가질  같아서.


혼자  마음을 감당하기엔 터져버릴  같아서.


니가 연락을 안받는 밤마다 채윤이에게 몰래 전화를 해서 내가 얼마나 힘든지 얘기해.


매일 학교에서  통화기록을 확인하는 너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항상 지우고 등교를 .


채윤이에게 단언컨대 일말의 사심도 있는건 아니야

내가 사랑하는건 너뿐인걸.


단지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을 뿐이야나도 살고 싶어서.


정말로 살고 싶어서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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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어쩔  없이 채윤이와 학교에서 얘기를 나누면 항상 유진이 니가 나타났어.


마치 어디선가 지켜보기라도 한듯이.


"너희 지금 뭐하는거야?"


"...유진아 그게 교과서 빌릴 친구가 .."



" 이유진 지금 뭐하는거야미쳤어성열이 뺨을  때리는데!"


" 빠져니가 뭔데 성열이 여자친구니까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얘가 고백해서 만나는거고 얘가 싫으면 헤어졌겠지안그래 성열아?"


"...맞아채윤아 걱정하지마신경써줘서 고마워"


"최성열 따라와 진짜 안되겠다"


항상 따라가면 너와 너의 친구들은 스트레스라도 풀듯이  조리돌림  뿐이야.


"유진아 진짜   만나냐니가 너무 아깝잖아~"


"내가 쟤였으면 미안해서라도  만났지"


" 최성열알겠지 주제를 알아서라도 잘하라고너만 바라보고 살기엔 내가 너무 아까우니까"



"그럼 이제 가봐"


"한번만  그년이랑 얘기하는거 보면  진짜 어떻게 할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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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괜찮은거야?"


"그럼괜찮아잘해줄때도 있는걸그냥 오늘은 사랑싸움 한거야유진이가 워낙에 질투가 많아서"


"우리 지금처럼 전화 하는것도 질투해서 화내는 애잖아성열아 이건 아닌  같아 지금 가스라이팅 당하는거야이유진  지금 친구들이랑 어울린 뒤로 너한테 그러기 시작했잖아원래 둘이 깨가 쏟아졌는데걔도 지금  친구들한테 휘둘리는거라니까?"


"...그래도   있겠어아직 사랑하는데 좋아하는 쪽이 지는거지"


"...나도 진거네 그럼"


"뭐라고?"


"됐고 걔랑 헤어져 이러다가 정신병 걸릴  같아"


"...생각해볼게항상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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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우울한 날이 있잖아.

청승떨고 싶은 장대비가 내리는 


 하나뿐인 우산을 너에게 주었을 

그게 고장난 건줄 몰랐을 ,


잔뜩 화난 얼굴로 남아있는 교실에 찾아와서

 얼굴에  우산을 집어던졌을 


철사가  눈두덩이를 찔러 피가 줄줄 흐를때

 세상이 빨갛게 물들었을때


 당황하고 미안한 표정을 짓는거아?


피라도 흘리니까 이제 조금이라도 나에대한 연민이 생긴거야?


 너의 사랑을 바랬지연민과 동정을 원한게 아니야.


".. 그러니까  그딴 우산을 줘서 그래 잘못이잖아!"


"..."


" 할말 없어 나랑 헤어지고 싶은거야?"


"..."


" 진짜 그럴거면 헤어져다른 남자 만날래"


"...좋아헤어지자원하는대로 해줄게"


"... 뭐라고?"


"이제 그만하자고니가 원하는대로  주제 파악했어 나에게 너무 과분한 사람이고그런  내가 감당하지 못할 것같아정말 미안해나쁘다고 욕해도 좋아"


"근데 있잖아 니가 헤어지자고다른 남자 만난다고연락이 안될때마다 숨이 막혀서 죽을  같아.세상이 노래지고가슴이 너무 답답해아직도  사랑하기는 한가봐 그치나도  한심해나도 가끔씩 내가   붙잡고 있을까놓지 못할까 많이 되뇌어 봤는데 답은 나오지가 않더라근데오늘은 정말 안되겠어...   살려줘그러니까  말대로 해줄게"


"우리"


"이제"


"그만하자"


"그동안 미안했어한심한 남친 만나느라안녕

다신 눈에 띄지 않을게"







"...뭐라고아닌데그럴리가 없는데..."


"...성열아 잠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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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 유진이 시점 '오렌지' 에서 끝냅니노


담편이 훨씬 더 길듯


존나 구리네 쓰고 보니까


후편 :  오렌지 - 후회물 채널 (arca.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