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꼴려서 쓰기 시작한 거라, 세부 설정 그딴 거 없고, 살도 안 붙어있고, 생각해낸 간단한 시간 순서대로 적어놓은 스토리 기반으로 세부적으로 스토리 쓰지도 않고 만들어낸 뻘글.
나중에 누가 재밌어 보이면 리메이크도 상관 ㄴ.
나는 다른 거 하는 게 있어서 이건 지금은 여기서 끝낼 것. 다음에 아마 더 기회가 되면 길게 만들지 않을까 싶음.








높디 높은 고성의 안 쪽. 웅장하고 아름답다는 말이 어울리는 저택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곳에서, 한 남성이 안절부절 못하며 움직이고 있었다.


"주인님, 조금만 진정하시지요, 마님이시라면 분명히 건강히 아이를 낳아 주실 것입니다."


"알고는 있지만, 알잖아. 걱정이 되는 마음은 어쩔 수는 없다는 거."


그에 문 앞을 서성이던 것을 멈추고 겨우 자리에 앉았을 때,


"성녀님!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힘을 내어주세요...!"


안에서 산모가 부탁을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악!"


이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렁찬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브!"


사내는 문을 박차고 들어가 자신의 아내를 향해 달려들어갔다.


"용사님..."


용사는 자신의 아내인 성녀를 바라보며 상냥히 머리를 쓰다듬었다.


"용사님 경하드리옵니다! 사내 아이이옵니다!!"


"...사내 아이?"


"네!! 사내 이옵니다!"


용사라고 불린 남성이 빠르게 아이를 향해 달려갔다. 


"그래, 네가 내 아들이구나!"


"용사님... ... 저도 볼래요..."


성녀는 자신의 아이를 보고 싶다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에 용사는 퍼뜩 자신의 아이를 성녀에게 안겨주었다.


"... 귀엽다... 이게... 내 아이..."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한번도 풀어진 표정이라는 것을 보인 적이 없던 용사가 그녀의 앞에서 풀어진 표정을 보였다.


누가 보더라도 단란하고 따뜻한 가정이었다.


그러나 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람이 있었으니.


"자자, 용사님! 용사님은 이제 나가 주셔요! 산모는 안정이 필요하다고요!"


"... 그렇지."


그는 언제 따뜻한 표정을 지었냐는 듯, 다시금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등을 돌리며 말했다.


"나중에 봐, 이브."


"..네..."


그렇게 대답을 한 성녀는 조금은 몸을 추스르며 힘들게 숨을 쉬고 있었다.


".... 에휴, 다른 사람에게도 사근사근 하라고 누누이 말하건만."


냉정하게 말하듯이 보이는 그를 보면서 속으로 욕을 했다.


"표정만 저런거지.... 후우.... 아마 엄청 기쁠거에요.... 너무... 뭐라하지 마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요. 너무 표정이 딱딱하세요."


성녀는 그런 산파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산파라고는 했지만, 이 집에서 자신과 그를 아이를 가질 때 까지 보살핀 시녀장 이었다.


둘은 살짝 웃으면서 몸을 추슬렀다. 














날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 아이가 어느새 5살이 된 무렵.


"어머니!"


아이는 이제 달리고, 말도 하며 무릇 7살 정도 되는 말을 하고 다니었다.


"어머니 어머니, 어미 새가 저기 보이는데, 저건 무슨 새인가요?"


"아, 저 새는 철새네요. 날씨가 추워져서 이동하려고 하고 있나봐요."


"아, 저게 철새구나."


자신들이 보기에도 퍽 배움이 빨랐던 아이는 벌써 가정교사를 두기 시작했다.


그들이 이렇게 행동을 한 이유는 아주 간단했는데, 


"아이가 언제고 무시를 당하게 할 순 없으니, 우리가 잘 돌봅시다. 이 나라가 얼마나 실력이 없는 자에게 가혹한 지, 당신도 알잖소."


용사가 그리 말하면서 뛰어난 부분들을 빨리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덕에 아이는 또래보다 머리가 명석하기로 이름이 나기 시작하였다.


아니, 애초에 용사의 아들이니까 실력이 없어도 대놓고 무시는 못하겠지만, 성인이 되고 자신들이 죽었을 때까지 그럴까? 를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니까.


그래서 그들은 아이를 빠르게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시간이 좀 지나고,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그림책을 읽을 동안, 역사서를 읽기 시작했다. 남에게는 자비로웠으며, 누구에게나 인사를 하고 다니는 아이가 되었다.


"진?"


"네!"


"오늘 숙제는 다 했나요?"


"윽..."


성녀는 자신에게 어리광을 피우려는 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가끔 이렇게 일탈을 하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 후후, 알겠어요. 몇시간 만이에요? 그 이후에 나머지는 반드시 하는 겁니다?"


"히히 고마워요, 엄마!"


아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제 어머니를 꼭 껴안았다. 그러고는 한가지 책을 들이밀었다.


"이거 읽어줘요!"


"응? 또 그 책인가요?"


"그치만, 멋진걸요!"


"후후, 알았어요."


아이가 읽어달라고한 것은 용사의 이야기가 간단하게 적힌 동화였다. 그녀는 그것을 읽어주었다.

어느 용사이야기 와 같이, 마을에서 자란 청년이 용사로 간택되어 동료들과 함께 마왕을 잡아낸다는 이야기.


".... 참 좋아하네요, 이 이야기."


"히히... 저도 검을 다루고 싶어요!"


아이는 웃으면서도 이 이야기를 생각하며 꿈을 키웠다. 어느날, 용사같은 사람이 되자고. 


"그럼요, 진은 가능할 거에요."


".... 정말요?"


"네, 다름 아닌 아버지가, 세상에서 하나 뿐인 검을 가장 잘 다루시니까요."


성녀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 이야기를 하는 거야?"


어느새 아이가 땡땡이를 치고 있단 것을 들었는 지, 그녀와 아이가 있는 곳에 심각한 표정을 하면서 바라 보고있는 그가 있었다.


"어머, 당신!"


어느새 여느 부부같은 호칭을 하게 된 성녀가 용사를 불렀다.


"이브, 애를 너무 어리광 부리게 하지 말라니까."


"숙제는 조금 있다가 하기로 약속했어요. 안 그래도, 이야기도 다 읽어줘서 보내려고 한 참인걸요."


"에~ 나 아빠랑 놀고 싶은데!"


"다 하고 놀아."


그는 단호히 말했다.


"안그러면, 좋아하는 책  압수한다?"


"에에에에에! 너무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단란한 풍경. 그것은 몇년이고 지속되어야 할 풍경이었다.


그러나, 그런 바램과 희망은 언제나 갑작스레 깨지기 마련이다.


3년 후.


"도대체 왜 못 휘두르는 거냐?!"


단 두 사람 뿐인 연무장에서  아이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흑... 흐윽..."


"자, 이렇게! 다시 한 번 해봐!"


용사는 검을 일직선으로 휘둘렀다.


아이도 그것을 따라 다시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것은 흔들 거릴 뿐이었다.


"기초 체력도, 근력도! 모두 몇개월 전부터 키웠지 않으냐! 왜 어린이용 목검 하나 조차 제대로 휘드르질 못하는 거냐!"


용사는 제 아들에게 혼을 내었다. 자신의 아들이라면, 이것쯤은 간단히 해내야한다. 자신이 그러했듯이. 그러하지 않으면, 아이는 도태 당한다.


"자, 다시 한 번...!"


아이는 하루종일 그것을 반복했다. 그러나, 늘기는 커녕 심해지기만 할 뿐이었다.


"흐윽... 흑...!"


아이는 지쳐 쓰러질 때 까지 그것을 해내지 못하였다. 성녀도 그것을 측은히 바라볼 뿐, 말릴 수 없었다. 이것은 그가 원한 것이자, 자신이 찬성한 일.


찬성한 사람이 말린다니 그것이 무슨 일인가. 애초에, 아이가 이것에 재능이 없을리가 없었다. 자신이 봐온 검에 재능이 누구보다 뛰어난 용사. 그의 아들이 바로 자신들의 아들이다. 그런 아이가, 검에 재능이 없다고? 말이 안되는 소리.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이가 검을 휘두르지 못하는 것은 아이가 전력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다.


거기에, 아이는 항상 저의 앞에서면 웃었다. 그렇다는 건, 아이는 저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서 전력을 하지 않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자신도 아이를 냉혹히 대해야만 한다. 성녀는 그리 결론지었다. 애초에 경전에서 마저 "신은 사랑하는 자에게 시련을 내린다."하지 않는가. 그러니, 자신도 아이에게 성장을 위한 시련을 내리어야 한다.


성녀는 그렇게 일그러진 결단을 내렸다. 일반인이라면 누구도 생각치 않을 법한 일이지만, 성녀는 아이를 어떻게 만드는 지에대해서 부터 세상에 대한 모든 것을 교단의 성전의 통해 배워왔을 정도로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왔었다.


거기에 자신을 혼내던 수녀님이 하시던 말들을 통해 이런 일그러진 결과가 나온다는 참혹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 앞으로, 아이가 일어나면 좀... 냉혹하게 굴어야겠어.'


그것이 잘 못 된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않았다.






용사는 자신의 아들이 검을 못휘두르는 것을 보면서 진저리가 났다.


그렇다면 검을 배우지 않는 것이 백배 천배 낫다. 잘 못 배운 검사하나가 되서 전장에서 죽기보다, 잘 배운 학자가 되어 뒤에서 도움을주는 게 나으니까. 허나, 썩어도 자신의 아들. 그것에 재능이 없을리 없다. 그러나, 그것을 본다면 자신은 반드시 화를 낼 것이 분명했다.


"... 검술 선생이라도 알아 봐야겠어."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실제로 제 아들에게 검술 선생을 붙히었다.


요즘들어 아이가 묘하게 기운이 떨어져 보이기는 했다. 성녀도 묘하게 아이를 차갑게 대하는 것을 보았다. 가서 물어보았을 때, 성녀는 이렇게 답했다.


"아이가 아무리 보아도 제대로 하는 거 같질 않은 걸요."


"... 이브, 당신도 그렇게 느끼었나?"


용사는 이브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렇다면 착각일리가 없었다. 더더욱, 아이에게 검술을 더 가르쳐야 했다. 허나, 그 외에는 정말로 사랑스러운 아들이었으니, 계속 평범히 대했다. 적어도,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아빠랑 놀러갈래?"


"응!"


아이는 자신이 부를 때면 신나게 달려와서 놀러 나갔다. 그러다가도 항상 분위기가 안 좋게 돌아오기 일쑤였다.


"검은 좀 어떠니?"


아이는 그것을 물을 때면 항상 고개를 돌려 대답을 얼버무렸다.


"여전히 진전이 없는 거니?"


"....응."


"대체 언제까지 그럴거니, 응?! 왜! 도대체 뭐가 문제라서!"


그는 아이를 다그쳤다. 아니, 다그칠 수 밖에 없었다. 아이가 재능이 없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으니까. 그랬다간, 그, 아니. 자신의 아들에게 어떤 수식언이 붙을지 알지 못했다.


"나도! 나도 노력하고...!"


"노력?! 해본 적이나 있는 거냐?! 대체 왜 그러는 게냐!"


"난 재능이 없나 보지!"


"... 재능?! 오냐. 네가 재능이 없다? 누가 그러든?! 누가 이 아서의 아들에 재능이 없다고 그러든?!"


"선생님이!"


"...!"


그 말에 그는 굳었다. 일류라고 칭하는 선생이었다. 자신도 그의 강함을 잘 알고있었다. 한번 합을 맞추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 그가 말이더냐?"


"그래! 그 사람이 그랬다고! 난 검에 재능이 없다고!"


"...."


그는 그에 고개를 떨구었다. 이윽고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


"엉터리다. 좋게 봤는데, 내 착각이었나 보군."


그렇게 말하곤 그를 짤랐다. 아이의 가르침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 시작한 거다.


다만, 아이는 날이 갈수록 어두워져 갔고, 용사의 권유를 거절하기 시작했다.


검을 잘 배운다면, 문제가 없겠지. 다시 행복한 그때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라고 생각한 계속 다른 스승을 부르고 부르다 결국 방법을 찾지 못한 용사는 자신의 동료를 불렀다. 무신이라고 불리었던, 웨폰 마스터를.








아이는 검을 가르침을 받으면서 생각했다.


'힘...들어...'


아버지가 말하는대로 검을 휘두르려고 해도, 몸이 그것을 따르지 않았다. 거부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칼이 반대로 틀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몸이 '넌 이것에 재능이 없다.' 고 소리를 치는 듯 했다.


처음에는 자신도 그것에 대해 동의 하지 않았다. 몸이 보내는 감각도 거짓이라고 치부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아이는 그것이 진실이라고 느끼어야만 했다.


"제발 그만...! 그만...!"


심지어 자신은, 어머니의 매몰찬 말들을 들어야만 했고, 대우를 받아야만 했다.


"왜 진심을 다하지 않는 거죠?"


"아... 아니에요 어머니! 그럴리가요!"


"거짓말 하지 마세요. 실망이에요. 이 어미에게 거짓을 고하다니."


자신에게 검을 가르치는 것을 강요하는 아버지에게는 하지 않게 된 존댓말을 아직도 할 정도로, 어머니에게는 많은 애정이 있었다. 그랬기에, 어머니가 그렇게 자신을 대할 때 마다, 아이는 가슴에 비수가 하나씩 날아들어와 꽂히는 듯 했다.


그럴 때마다 아이는 생각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느끼었다.


'나는  정말로 쓸모가 없는 아이가 아닐까.' 어머니나, 아빠가 원하는 일을 이루어주지도 못하는 쓰레기 같은 아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몸을 지배하며 생각을 느리게 만들고, 우울하게 만들어갔다.


거기에 제일 좋아하던 아빠도, 아빠가 말하는 부탁도, 아이는 점점 듣지 않게 되었다.


그저 하라는 대로 할 뿐인, 생각이 없는 인형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어떤 사람이 나타난다.






"뭐라고?"


안대를 한 백발의 건장한 남성이 금발에 청안을 한 미모의 남성을 바라보고 물었다.


"네 아들을 뭐?"


"검을 가르쳐 줘. 다른 이들이 재능이 없다고 하고 있어. 아이도 그러고."


"..."


그는 그것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었다. 자신이 들은 용사의 아들은, 실제로 검에 재능이 없다. 그에 대해서는 여러 소문을 통해 들었다.


검을 제대로 휘두를려고 할 때면, 묘하게 검선이 흔들린다. 용사의 아들이라고는 생각치 못하겠다는 소문마저 퍼졌다.


이제 곧 1년이라는 세월동안 그것이 낫지 않는 다면, 그것은 다른 것에 재능이 있다는 것이 명확했다.


"다른 거에 재능이 있는 거 아니고?"


그는 무언가 짜증이 난 듯 그를 보며 물었다.


"여전하구만 성격. 그럴리가. 내 아들이야. 너도 알잖아."


"...."


그는 살짝 팔짱을 끼었다.


"전혀 그래보이지 않는데 말이지. 일단 좋아. 가보지."


"정말로? 웬일이야. 거절 할 줄 알았는데."


"처음으로 보러가는 동료의 자식이다. 한 번쯤은 볼때도 되었잖아?"


그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이! 점원! 이거 받아!"


"앗!네!"


그는 한손에서 금화를 한장 튕구더니 말했다.


"나머진 팁이다! 가지."


"화끈하구만, 여전히."


"..."


그는 아무말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서, 이 아이야?"


"그래. 얘가 내 아들이야. 인사하려무나."


"안녕하세요."


"흠. 바로 대련해보면 되는 건가?"


그는 아이에게 살짝 손을 흔들고는, 그에게 바로 물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아이에게서 뭔가 께름칙 한 걸 느끼었다.


'... 텅비었군. 아니, 거의 텅 빈건가?'


그는 아이가 텅빈 눈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자, 나에게 전력으로 덤벼 보려무나."


'우선은 실력을 아는 게 먼저야.'


그렇게 생각을 하며 자세를 잡고 기다리자, 아이가 달려들었다.


"... 예."


아이는 목검을 들고 최대한의 속도로 달려들었다.


"음."


검의 리치가 안 맞을 장소임에도, 아이의 몸은 마치 긴 것을 다루듯이 행동했다.


'... 이건 창술법에 가까운데.'


분명하는 것은 검술이다, 그러나 몸이 다루는 것은 '창술'의 그것이다. 한 합을 맞추기 전에도, 아이의 몸은 검을 한 번 휘두름에도 '나는 창에 잘 맞는다.' 고 소리치고 있었다.


"그만."


"...? 이걸로 되었나요?"


아이는 그 말에, 검을 멈추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에게, 상냥하게 머리를 만져주었다.


"앗 저..."


"칼, 벌써 뭐가 문제인지 안거야?"


용사는 그 광경에 바로 걸어 들어왔다. 마치 제 아이를 지키려는 듯한 맹수였다. 칼은 그런 용사를 바라보며,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헛수고했군."


"뭐?"


"이 아이, 검보다는 창이 맞다. 몸이 벌써부터 그렇다고 외치고 있어."


"..... 뭐? 그럴리가."


그는 용사가 그럴리가 없다면서 고개를 젖는 시점에서 깨달았다. '아, 이새끼 성격 도졌구나.'


"네 그 성격 또 도졌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건, 그 상식이 깨질때까지 믿는 그 버릇. 정 그러면 내가 보여주지."


그는 그렇게 말을 하더니, 창을 하나 들고왔다.


"잠깐, 칼. 그거 헛수..."


용사가 그를 막으려 했으나, 그는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창을 쥐어주면서 말했다.


"자, 얘야. 창을 잡고 똑바로 가로로 휘둘러보려무나."


"... 이걸요?"


"그래, 자세는 이렇게 해서, 이렇게다."


몸의 자세를 하나하나 잡아주자, 아이는 그에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무언가 신세계를 경험한 듯한 표정이었다. 이윽고 아이는 퍼뜩 정신을 차리더니, 창을 가로로 세게 휘둘렀다. 그러자.


"...!"


훙. 깔끔하고, 흔들리지도 않는 창의 날의 선. 오히려 처음 휘둘렀음에도 유려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창의 선이 그려졌다.


"... 잠깐, 이게 무슨..."


"자, 다음에는 창을..."


그는 용사의 그 반응에도 아랑곳않고 설명을 이어 나가려 했으나, 아이는 표정이 밝아졌다.


"아..."


오랜만에 보는 아이의 밝은 표정. 그에 용사도 당황했다는 듯 그것을 보기 시작했다.


아이는 마치 처음 들어오는 세계를 마주한 듯, 아이는 갑자기 창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아니, 몸이 말하는 대로 휘두르고 있다는 게 맞았다.


"... 엉터리군."


'하지만 아름다워.'


용사도 그것을 보고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 지, 넋을 놓고 보고있었다.


아이는 무아지경으로 창위에 서기도 하고, 돌리기도 하며, 알려주지 않은 동작들마저 척척 해내보였다.


이윽고, 바닥에 꽃이 하나 그려지고 나서야 아이는 그것을 그만 두었다.


"...아!"


그제야 아이는 자기가 무얼 했는지 알아차렸단 듯이 고개를 숙이려 했으나, 칼은 박수를 치기시작했다.


"대단하군."


"... 아 저... 죄송합니다."


아이는 사과를 했다. 그에 그는 아이가 어느정도로 망가지기 시작했는 지 감을 잡았다.


'이대로 갔다간 애 다 망치겠군.'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로, 이대로 가다가는 아이가 완전히 망가져 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용사는 아직도 멍하니 보다, 아이의 사과에 정신을 차렸다는 말을 하고자 했으나,


"대..."


"자, 힘들지? 갑자기 그런 무아의 상태에 들어갔으니, 지쳤을거다. 팔 다리도 떨릴거고."


"... 네. 감사합니다."


"그래, 그거면 된다."


그는 아이를 끌고는 연무장 구석에 있는 앉을 수 있는 자리로 데리고 갔다. 실제로 아이는 지쳤는 지, 팔과 다리가 조금씩 떨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칼은 그런 아이에게 잠시 머리를 쓰다듬고는, 이윽고 용사에게로 돌아갔다.


"잠시 여기있거라."


아이가 그에 고갤 끄덕이는 소리를 들었다. 용사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칼을 향해 인사를 했다.


"칼... 고맙네. 내 계속 가르침을 부탁해도 되겠는가?"


"당연하지. 다만, 나에게 한가지만 약속해주게. 내, 무언가 다른 것들을 사들고 와도 되겠는 가? 가령 저 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 말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그래, 아, 뭔지 아는가? 좀 사다 주고 싶은데."


"재능있는 이를 좋아라 하는 건 여전하군. 그런데... 애가 좋아하는 것은 딱히 없네."


"뭐?"


그는 그에 경악했다 부모라는 자가 그것도 모른다니!


"... 자네... 설마 진짜 모르나?"


"...."


"되었네, 내 알아서 사오도록 하지."


"... 고맙네. 아, 그. 오늘부터 여기서 아이를 가르쳐도 좋고, 가족들을 데리고 와도 좋아. 돈도 넉넉히 주지."


"돈은 차고 넘치니 되었네. 가족들은 근처로 이사 시키도록 하지. 저녁은 아직인가?"


"아직이지. 진도 아직 안 먹었을 거야. 같이 들래?"


"나야 좋지."


'어떤 식사 분위기인지 알 필요도 있고.'


"진! 밥먹을 준비하자꾸나!"


"아... 네!"


아이는 비척 비척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그는 바로 아이에게 다가더니, 안아 올려 어깨에 앉혔다.


'... 생각보다 가볍군.'


"앗 저...!"


"가만히 있어."


그는 사납게 말했다.


"윽..."


"... 몸에 힘 풀린 거 다 보인다. 무리 말거라."


"아... 네."


아이는 이런 대접이 익숙하지 않다는 듯, 살짝 고개를 돌렸다.


"... 내가 안고가는 게 낫지 않겠나? 칼?"


그는 칼을 바라보며 물었으나, 그는 아이에게 다시 되물었다.


"어쩌고 싶으니?"


"... 아... 저... 그...게..." 아이는 잠시 저의 아비를 빤히 바라보다가, 이윽고 고개를 저으며 칼에게 답했다.


"아저씨한테 있을래요."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


용사는 자신의 아들이 저가 아닌 낯선이를 택했다는 사실에 조금 당황했다. 진이라면, 자신을 택할 것이다. 그리 생각했던 탓이었다.


누구보다 가족을 좋아하는 사람. 그게 진이었으니까.


"진, 그러지 말고. 칼 불편할테니 이리 오는게..."


".... 됐어요."


"... 아니. 저... 진...?"


결국 보다 못한 칼이 그를 말렸다.


"... 이봐, 아서. 내가 괜찮다지 않나."


"..... 알겠네 오랜 친구."


뭔가 떨떠름 해 보였지만, 이걸로 되었다.


"... 왜 우리 애가 아서가 아닌 당신에게 안겨서 오는 건가요? 칼...?"


"진이 선택했다네. 너무 그러지 말게."


"진,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러는 거 아니에요."


"... 네."


진은 다시 한 번 올라갔던 분위기에서 한 없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 평소에도 이런 지적밖에 없나 보군.'


원래 눈치가 느린 편이긴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라면 보이는 답은 하나였다.


"밥이나 먹자고 친구."


"그래."


그는 그리 말하면서 상황 자체를 무마시켰다.


그리고는 대화들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래서, 진은 어떤가요?"


"창에 재능이 있다고 하더군."


"창이요? 이 애가요? 그럴..."


자신이 생각했던 대로,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아이가 제대로 자랄만한 환경? 그런 게 아니었다.


그러다.


"앗..."


"어머 진. 흘렸군요."


보통은 여기서라면, 아이를 다독이는 게 먼저였을 것이다. 그러나.


"어째서 흘린 건가요? 제가 늘 말하지 않나요. 흘리면 안된다고. 어찌 매번 그러는 건가요?"


"... 네. 어머니."


그녀는 아이를 다독이기는 커녕, 아이를 냉혹히 대했다.


'... 정신이 나갔군.'


이러니 아이가 제대로 자랄 턱이 있나.


'... 그나마 나랑 있으면서 나아지길 바래야겠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조용히 식사를 마쳤다.


날이 며칠 지나고, 칼은 다시 용사의 집에 왔다.


가족들 모두 용사의 영지에 오게끔 했다. 갑작스러운 이사에 당황한 듯 했으나, '아서가 그 망할 성격이 도져서 애를 망치고 있다.' 고 말하자 모두가 한 달음에 오는 데 동의 했다. 정확힌, 아내와 용사를 본적있던 10대 후반의 아들이. 그덕에 바로오는 게 가능했다.


물론, 그 사이에 아이에게 줄 선물도 골랐다. 고민할 때 아들에게 들은 타박이 생각났다.


"아직 어린애니까 뭘 줘야 할 지 모르겠어. 검에 재능도 없고. 창을 줄까?"


"그러니까 아버지는. 그런 애면 뭐든 주면 좋아할 거에요. 선물도 어릴 때 이후로 제대로 받아본적 없다면서요. 곰인형을 줘도 좋아할 걸요?"


".... 그런가."


그렇게 말하는 아들 덕에 아이 만한 곰 인형을 사들고 왔었다.


"그건 뭔가?"


덕에 용사가 자신을 아주 이상하게 보긴 했지만, 아이는 그것을 받아들고 미약하지만 웃는 걸 보았다.


"... 이... 이거 제거에요...?"


"그래, 오다 주웠다."


누가 봐도 거짓말마라는 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친우에게 그는 뭐 어떻냐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러고보니, 이브가 참관을 해도 되냐고 하더군."


"... 이브가?"


"그래."


".... 그래. 그러라고 해. 나는 아이랑 이것만 좀 놓고 오지."


그렇게 둘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자, 지금부터 너는 나와 같이 교전을 할거다."


"교전... 이요?"


"말이 교전이지, 네가 저번에 했던 것들을 나에게 맞춰서 주고 받으면 돼. 네 몸이 시키는 대로 해보거라. 창은 이걸로 하고."


"... 그래도 되요?"


"그래. 자, 창을 서로 맞대고, 준비. 시작."


그 말을 시작으로 칼이 아이를 향해 창을 찔렀다. 아이는 그것을 보고 빠르게 밀어냈다. 아주 정석적으로, 찌르는 창을 밖으로 밀어냈다.


그러고는 틈을 통해 찌르기를 해내더니, 그대로 살짝 뒤로 빼내고는 목을 향해 올렸다.


"그만! 그만!"


"앗 네...!"


"후우... 좋아. 아주 잘하는 군. 이정도라면 교전을 할 게 아니라, 대련을 하는 게 낫겠어."


"대련이요?"


"그래, 나는 네가 교전을 통해 자세의 교정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는 데, 막상 맞서 보니까 그게 아닌 거 같군. 전체적인 길을 가다듬는 건 필요로 하지만, 창술에 가장 기초적인 건 몸이 아주 자연스럽게 해내고 있어. 그정도라면 교전을 하는 게 아니라 대련을 통해 미세한 조정을 하는 게 맞다."


".... 아."


아이는 얼떨떨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잘했단 거다. 진."


"... 아. 감사합니다."


아이는 여전히 칭찬에 익숙치 않은 듯이 보였다.


'뭐 언젠가는 익숙해지겠지.'


자신이 이런 식으로 돌보다 보면, 아이는 언젠가는 괜찮아질 것이다.


"자, 나는 창으로 상대를 할 것이지만... 네가 원하는 창술이 따로있나?"


"네?"


"이런, 그런것도 모르겠군. 하기야 검술만 배웠을 테니. 그냥 네가 원하는 대로 휘두르도록. 기본기는 내가 몸에 때려 박아주지."


"...!"


그렇게 둘은 한참을 대련을 했다.


아이는 몇 대를 맞으면서도 즐겁게 웃으면서 대련을 했다. 마치 이것이 아이의 천직이라는 것 처럼.


"윽...! 아야야..."


몇 시간을 대련을 했을까, 아이는 


"쯧. 일어나라."


"앗 네!"


아이는 거의 점프 뛰듯이 일어났다.


"... 그렇게 일어나지 말고, 무릎 다친다."


칼은 그렇게 말하면서 아이의 볼을 쓰다듬었다.


"아... 읏... 네에..."


"아, 이런. 습관이 무섭군. 마셔라."


그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물병을 던졌다.


"앗... 아아아앗!"


어떻게든 잡아낸 아이가 물을 들고 인사를 했다.


"감... 감사합니다."


"..."


그렇게 아이가 물을 마시면서 컨디션을 돌보는 동안, 이브가 다가왔다.


"... 이브?"


"진."


"네... 네!"


"왜, 못막은 거죠?"


"엇... 네...?"


"잠깐, 이..."


"왜, 못 막았냐고 물었어요. 분명 당신이 보여준 움직임이면, 모든 창술을 다 막아내고 배울 수 있었을 거에요."


그녀는 아이를 계속 압박했다.


".... 저... 그게..."


"역시, 제 기대가 컸었던 거군요. 됐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곤 잔뜩 실망한 표정을 지어본 그녀는 뒤를 돌아 떠나갔다.


"어이, 이브."


그 순간, 칼이 그를 불렀다.


"무슨 일이시죠?"


"잠시 저기서 얘기좀 하지."


그는 저 멀리 있는 벤치를 가르켰다.


"... 그러죠."


벤치 앞까지 온 그녀가 칼에게 물었다.


" ... 그래서? 왜 저를 여기로 부른 건가요? "


"너, 왜 아이에게 그렇게 까지 못살게 구는 거지?"


"네? 그게 무슨 말이죠?"


"네가 하는 그건, 정상적인 게 아니라고 말을 하고 있는 거다."


"... 그럴리가요, 전 엄연히 경전의 말에 따라..."


그녀는 그렇지 않다는 듯이 말을 하자 그는 한숨을 쉬면서 입을 열었다. 지금 여기서 그녀를 설득하는 것은 헛수고라고 느낀 탓이었다.


"말이 안 통하는 군. 다음에 우리 집에 네 애나 데리고 놀러 와. 너랑 애랑 단 둘이서."


그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아이에게로 갔다.


"네? 아니... 저기?"


말이 안 통하는 게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르겠는 그녀였다.


"진."


"네... 네!"


"이것도 가져라."


"어... 이건....?"


아이는 칼이 던진 선물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원래는 네가 어엿한 한 명의 창술사 수준으로 성장하면 주려고 했다만... 이제 너는 몬스터만 잡아보면 될 것 같아서 말이다."


"...?"


"버튼을 눌러봐."


아이가 그 버튼을 누르자...


"우왓!"


"내가 쓰던 창이다. 어떠냐?"


무표정으로 보이는 그가 살짝 기대하는 듯한 표정으로 보았다.


"우와..."


아이는 창을 보고 신기하다는 듯이 보았다.


"히히!"


그러더니 처음의 무아의 지경처럼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 이번에도 꽃을 그려야 끝나겠군.'


자기가 말려도 좋았지만, 아이가 꽃을 그리는 것을 보는 게 좋았다. 거기에, 무아도 여러번 겪어보면서 일상적으로 무아의 무술을 끌어낼 수 있어야, 진짜로 강해진다고 볼 수 있었다.


"... 카네이션?"


"아, 그... 창 손잡이 색...이 그거라서... 저도 모르게..."


그는 그렇게 말하는 그에게 피식 콧웃음을 치면서 아이의 머리를 툭툭 쓰다듬었다.


"자주, 그리고 많이. 무아를 경험하거라. 그럼 너는 분명히 강해질 테니."


"앗 네! 헤헤..."


아이는 그렇게 기쁘게 웃음을 지었다. 아마, 몇 년만에 다시보는 기쁨의 웃음이었다.


'... 아빠 같아.'


아이는, 속으로 그렇게 느끼기에 이르렀다. 많이 짧았지만, 기술, 힘, 재능, 그리고 선물까지. 자신이 5살일 때 아버지가 해주던 모든 것이었으니.


그렇게 아이는 그에게 천진한 미소를 보이며 칭찬해 달라는 듯이 창을 이용해 여러 가지를 보였다.


칼은 그런 진을 보며 흐뭇하게 웃거나 호탕하게 웃을 뿐이었다.


"잘하는 구나! 하하하!"


그리고 그렇게 웃는 그들을 멀리서 지켜보는 이브는, 왜인지 모르게 가슴이 아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뭘까요 이건."


그녀는 아직도 이것의 정체가 뭔지. 정확히 몰랐다.











소박하고 작은 어느 가정집.


그곳에서는 어느 단란한 가정집 같이, 즐거운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와하하하!"


"욘석들!! 뛰지 말라니까!"


"으악!! 으아아아앙!!"


"아, 진짜. 그러게 왜 뛰고 그래!"


아이들의 시끌벅적한 소리와, 우는 소리에 어느정도 당황한 듯한 두사람. 자신의 집과는 너무나도 다른 풍경이었다.


"미안해요 시끄럽죠? 잠시만요."


어머니로 보인 여성은 아이들을 향해 달려갔다.


"이안, 괜찮니? 어디 봐. 아이고... 까졌네... 약바르고, 누워있자?"


"...흑... 흑..."


"카를, 동생 안 다치게 잘 잡아주지 그랬니."


"... 죄송해요 어머니."


"아니야. 괜찮아. 너는 어디 안 다쳤니?"


"아, 네."


"휴, 그러면 다행이구나."


다쳤음에도, 다그치기는 커녕 다친 데를 찾아보고 돌보아주는 어머니의 모습. 그 모습에 그들은 무언가 느끼는 게 많아보였다.


'.... 어떻게 저러는 거지? 어찌 저리 따뜻하게 안아주는 거지?' 까지는 둘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그러나 진은, 그 모습에서 예전에 어머니에게서 보던 모습을 보았다.


'.... 저게 내가 어머니를 좋아하던 이유였지.'


'... 나도... 전에는 저랬던가...?'


둘 다 그녀가 어땠었는 지 생각했다는 것만 같다.


"진! 이리로 와!"


"앗, 저...!"


"괜찮아 괜찮아. 형이 사슴 잡는 법 알려줄게!"


".... 네."


형이라는 말에, 마지못해 끌려나가는 진. 내심 기쁘게 따라가는 모습에, 진이 내심 형같은 사람을 원했다는 것을 느꼈다.


'.... 그걸 원하는 지도 몰랐네...'


이브는 그것을 보면서 그리 생각을 했으며, 또한 가장 순수한 의구심을 가졌다.


그 의구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다가가는 무렵, 칼이 나타났다.


"너 지금 왜 저러는 가 생각하고 있지?"


"... 네."


"저게 사랑이야."


"...? 하지만..."


"네가 말한 건, 시련으로 강해지는 거. 그런 게 필요할 때 주는 류의 사랑이고. 애초에, 네가 믿는 신은, 감당 못할 시련을 내려주나? 감당 못할 사랑을 내려주느냔 말이다. 필요하지 않는 사랑을 주느냔 말이야."


"... 아뇨, 그러지 않으시죠."


"그래, 나도 잘 알지. 잠깐이지만 신성 무기를 다뤄봤으니까. 그래서 더 잘 알아. 지금 너는 잘 못 기르고 있다는 걸."


"...."


"네가 지금 하는 것, 아이를 벼랑에 모는 일이야. 알아? 모르겠지. 너는 경전에 따라 시련을 주는 게 사랑이라 배웠으니. 하지만 말이다. 너의 수녀가 너의 어릴적에 너를 모른 척한다고 생각해봐라. 너, 그 수녀 그렇게 까지 믿고 살았을 거냐?"


"....."


그녀는 그에 대해 깊게 고민을 했다. 한 참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녀는 대답했다.


"아뇨."


"... 그래, 너도 그렇지. 그런데 너는 지금 애에게 그러고 있잖냐. 태양처럼 보듬어 줘야할 부모가, 어째서 바람보다 차갑게 대하고 있는 거지?"


"...... 아."


"이제 알았나?"


"... 생각... 못 해 봤어요."


"왜 그 애가, 아까 우리 애가 다친 것을 빤히 봤다고 생각해? 응? 그리워서야. 네가 줬던 그 애정이."


"...."


"이제라도 잘해줘. 받아줄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을 끝으로, 칼은,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 이브는 그 자리에 한 참을 굳어있었다. 아이가 돌아올 때 까지.














아이들이 사슴을 사냥하고 돌아오는 길. 진의 얼굴은 울음 범벅이었다.


"진?!"


그것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이브였으나, 아이가 안긴 사람은 칼이었다.


"흑... 흐윽..."


"아."


순간 그것을 보고 이브는 칼이 어째서 그런 말을 했었는 지 이해했다. 진이 이제는 자신보다, 우리 가족보다 칼을 의존할지도 모른다는 말이었다.


"얘 왜이러는 거냐?"


"사슴 잡더니 죽인 거 가지고 울어요. 얘 사냥 처음이에요? 아버지?"


"그래... 너 설마..."


"... 몰랐어요 죄송해요."


"괜찮아. 들어가서 엄마랑 같이 손질하려무나."


"네..."


아이가 들어가는 동안, 칼은 진을 토닥였다.


"쉬이이... 괜찮아. 괜찮아. 생물이 죽는 장면을 보는 건 힘들지, 그렇지?"


"... 네..."


"하지만, 사람은 모두 생물을 잡아서 먹고 살아. 자연의 모두가 그러지. 하물며 오크도 먹는다. 그게 생물이야. 우리가 그것을 죽이고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는 건, 우리가 죽음이 어떤 것인지 아는 탓도 있지만... 그것에 감사하기 때문이야."


"... 감사요...?"


"그래. 감사. 우리가 살아가는 데 너무나도 당연한 힘을 주기 때문이지. 그것을 먹음으로서, 우리는 새로운 근육을 얻고, 새로운 근육을 통해 더 강한 것을 잡고, 오래 살지. 무슨 말인지 알겠니?"


"... 아뇨오..."


"하하, 언젠가는 알 날이 올거란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건, 생물을 먹거나, 강해지기 위해서 잡을 때는 그에 걸맞는 존중을 해야한다는 거란다. 퇴치를 제외하곤. 알겠니?"


"... 네."


"좋은 자세야."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이를 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러고는 이브를 보며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저 재능이 넘치는 아이가 아직도 사냥을 한 번 못해봤을 수 있지?"


"...."


이브는 그에 고개를 돌리고 말을 하지 않을 뿐이었다.


"뭐, 그래. 그렇게 나오겠지."


그는 그렇게 답하며 그들이 어떻게 나올지나 더 구경하기로 결정했다.




용사는 제 아들의 재주가 창임을 알게되고 나서, 자신이 너무나도 착각을 했고, 모질게 굴어왔다는 사실을 마주해야만 했다.


아니, 검을 가르치면서도 이미 마주하고 있었다.


"... 저... 진?"


그러나 요즘은 검을 가르치던 때의 독기가 빠져서인지는 몰라도, 아이가 자신을 거절 할 때면 너무나도 가슴이 아파왔다.


"네, 아버지."


예전의 그 아빠가 아니라 아버지라는 말을 들을때면 가슴이 미어터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전에 아빠랑... 가자고 했던 곳이나 놀러 갈까?"


"됐어요, 칼 아저씨한테 가달라고 할래요."


"칼은... 바쁠텐..."


"아버지도 바쁘시잖아요. 칼 아저씨는 저 가르치기만 하면 되시고요."


맞는 말이라서 반박도할 수 없게 만들었다.


자신은 영주, 칼은 영지를 거부하고 모험가 생활을 하고 있다 자신의 아들을 가르쳐 주고 있었으니까. 아니, 이제는 가르침도 않고 그저 자신의 집에 들락날락 하면서 시간나면 오크를 잡는다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그럼 오랜만에 엄마랑 아빠랑 같이 빵들고 나갈까? 몇년 만이잖니... "


"그래요 진, 오랜 만에...


"됐어요."


"그... 그래! 그러고 보니, 이제 곧 생일이던데, 원하는 게 있니? 응? 아니면 성대한 파티를...!"


"... 하아... 됐어요."


아이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자리를 벗어났다.


"...... 진? 진!"


"어, 칼 아저씨다. 칼아저씨!"


아이는 칼을 보자마자 달려들었다. 한껏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자신들과는 너무나도 대조되었다.


"하하하! 녀석. 힘이 이제 장사네 장사야. 어때, 다음 토벌에는 너도 가볼래?"


"어, 네!"


"잠깐, 칼. 아이를 토 벌에 데리고 간다고? 무슨 말이야!"


"아서, 토벌이라고 해도 오크야. 오크 로드를 잡으러가는 것도 아니고, 단순한 오크. 그거에서 내가 다칠일이 있겠어?"


"....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애...!"


"괜찮아요."


"뭐?"


"괜찮다고요."


"........"


"제가 오러 안쓰는 칼 아저씨랑 동등하게 대련하는데, 무슨 문제라고."


".... 뭐...?"


아서와 이브가 벙쪄 있는 동안 칼은 아이랑 장난을 쳤다.


"이녀석! 아직 몇대 맞으면서 말이 많아!"


"아저씨 그래도 이제 가끔씩 오러가 막 세어 나오시던데!"


"요 꼬맹이가!"


"아! 아파요! 히히히..."


"풋... 아하하하하!"


둘은 신나게 웃었지만, 반대로 진짜 부모인 둘은, 웃을 수 없었다.


아이는 그 이후로 자신들에게 미소를 보여준 적이 없었으니까. 


'... 아, 그렇구나. 우리는 아이를 기르는 데 재주가 없던 거구나.'


그들은 그제서야, 자신들이 아이를 기르는 데에 재주가 없음을 알아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