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야."


"예, 가주."


"원하는 것이 있느냐?"


"없습니다."


분명 내가 이렇게 만들었다.


내가 이리 길렀는데.


왜 어째서.


눈물이 나는 것일까.








가문의 부흥.


그것은 나의 최상위 목표였다.


"..."


그리고, 나는 그것을 위해. 내 아이를.


자식을.


인형처럼 길렀다.


내 말만을 들어주는, 꼭두각시로.


그저. 텅빈 인형 처럼 길렀다.


아이는 그것을, 완전히 따랐다.


온전히, 나만을 위해 태어난 것 처럼.


기뻤다.


몇번은 화를 내며 싫어했던 아이지만, 그것도  어느새 잦아들었으니까.


그러나.


내가, 나이가들고.


모든것이


덧 없어 질 무렵.


"아."


그 아이가.


눈에 밟혔다.


계속 눈에 들어왔다.


나만을 위해서만 일하는 저 아이가.


사랑을 알까.


적어도, 남편이 죽기 전까지. 사랑을 해서 낳은 아이... 였다.


"...."


저 아이가, 그런 걸 알까.


애틋하다는 걸 알까.


그런 생각들이 스쳤다.


나 자신은 그런 걸 해준적이 있었는 가에 대해서도 스쳤다.


왜일까. 나는 이제 살 날 보다, 죽을날이 더 가까운 나이인데.


"아-."


그러고보니.


아이가 한 번은. 공을 원한적이 있었다.


생일이니, 한 번만. 이라며.


그떄 난 뭘 했더라.


"아."


그래.


내가 분명. 그런 걸 원하는 건 후계자가 될 수 없다며 다그쳤지.


아이는.


이제 뭘 하지?


"예? 도련..님이요?"


".... 그래. 그 애."


".... 저희도 잘..."


"뭐...?"


"일이 끝나시면 방에 들어가시고는 나오시질 않아요."


"........"


그러고 보니 같이 밥을 먹었던 적은 언제 였던가.


아. 없구나.


".... 아...."


'사랑'으로 키우리라.


그리 약속했던 아이였는데.


'사랑'이 아니라, '무정'으로 키웠다.


... 냉혈한 같은 나라도, 정과 사랑을 받고 자랐었는데-.


.... 뭘 해주어야 할까.


아이가 뭘 좋아하지?


아이가 뭘, 원할까.


모르겠다.


그래도, 한 번 해보자.


대화를 나눠보자.


"아이야."


"예."


"원하는 게 있느냐."


"없습니다."


매번 이런 대화였다.


그래서, 난. 선물을 해주기로 했다.


어린 아이들이 받지 못한 것을 받게 하고,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 고맙구나."


"예."


아이는 무감했다.


눈이 죽어있다는 게 여실했다.


내 모든 여생을 다 보내도, 저 눈이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걸, 느꼈다.




아-. 친우였던 아이의 유모가, 떠나기 전에 했던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나중에 후회할 거다.' 라고 했던 그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


아이는 그러한 것들을 받으면, 어리둥절 해 했다.


오히려, 그것이 유일한 표정이었다.


그리곤, 시큰둥하게. 그것을 그저... 방에 만 둔다.


"아... 하하...."


하하하.


나는, 내 아이를. 인형으로 만들어버렸다.



내 말을 잘 듣는.


그저, 하하.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