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으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은 난 어느 순간 길거리의 노숙자로 전락해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소환했던 드래곤이 용사라는 작자에 의해 순식간에 순삭 당했다는 사실을 직접 목격까지 했었고 수 많은 이들은 그런


내 모습을 비웃으며 용사를 찬양하기 그지 없던 상황 속에서 현 시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렇게 떠돌며 사는 것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난 그런 현실을 조금씩 부정하면서 속으로 되뇌기를,


'그럴 리 없다.. 분명 그 때 그 일은 무언가의 속임수가 있었겠지. 아무리 용사가 강한 힘이 있어도 드래곤을 순삭을 시킬려면 또 다른

무언가 있지 않고서는..불가능 하다..!'


이런 생각 속에서도 혹시 모를 작은 희망이라도 생기길 바라며 마력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했다.


그 때 인두를 가슴에 강하게 새김을 당한 뒤 부터 드래곤 소환에는 실패를 했지만 적어도 내 몸에 있는 마력은 조금씩 회복은 되고 있었기에 조만간 다시 한 번 드래곤을 소환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한낱의 작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고 나름 좀 모였다 생각을 하며

조용히 중얼거려 봤었다.


"드..드래..&*&$|\"

"커..커헉..!! 쿨럭! 쿨럭!"


역시나 무리였나..


그 때 그 인장은 마력을 모으는 데 있어서 훼방을 놓지는 않지만 내가 어떤 것을 소환하려 시도를 하고자 하면 이상하리만큼 어떤

것에 의해 흐트러 지며 빈번히 실패를 하고 마는 상황에서 몇 번이고 시도를 해 봤으나 역시나 마력은 마력대로 모이기만 할 뿐

어떠한 것도 되는 것이 없었다.


그나마 약간의 위안이라면 감옥에 투옥된 이래 몽둥이 찜질을 받아 손과 발을 못 쓰게 된 것에 대해 조금씩 회복 차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 정도랄까..


그 외에는 딱히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현실에 서서히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었고 그 때 받은 인장의 위치를 쓰다듬으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거리를 조용히 떠돌면서 쓰레기 통을 뒤지는 삶을 살면서도 결코 부끄러우며 수치스럽다 생각은 하질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럴 생각 조차 들 기력 조차 없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지.



그도 그럴 것이 추방을 당한 이래 모든 재산은 내 전처에게 돌아갔고 나는 내 모든 것을 송두리 째 잃어버리며 추방자 신세로 전락

하고 그 후로 현재 노숙자이면서 쓰레기나 뒤지는 신세로 전락하게 되면서 모든 감정이 서서히 메말라 가고 있었기에 더욱 그럴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어찌되었던 간에 나는 며칠 째 밥 조차도 먹질 못해 주린 배를 움켜쥔 채로 오늘도 혹시 모를 쓰레기를 뒤지고 있던 중에 누군가 날

봤는지 내 모습을 조롱하기 시작했는데,


"어이~ 너 나세르 버지니아 아냐?"


"아, 맞네. 용사에게 덤비다가 처 발린 그 병신 새끼.ㅋㅋ"


"저 새끼 추방당했다 하면서 저 지랄 하고 있어? 어휴..냄새 꼬라지 하고는.ㅋ"



언제 왔는지 모를 주변의 길드 소속 모험가들이 내 행색 꼬라지를 보면서 조롱성에 가까운 말로 도발을 하며 신경을 긁었지만 나로써는 이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인간에 불과했기에 그저 묵묵히 쓰레기 통을 뒤질 뿐 아무런 대꾸조차 하질 않자 그들은 열이 뻗쳤는지 눈쌀을 찌푸린 채로 나에게 슬금슬금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나를 걷어 찼고 나는 힘 없이 그대로 나뒹굴며 자빠졌다.



그러자 이 때를 신호로 삼았는지 너도나도 나를 짓밟아대기 시작했는데,


"여자나 뺏기는 병신이 냄새나는 루저 새끼가!"


"용사에게 괜히 덤비고 신세 나락 간 놈이 산 것도 운이 좋지!"

"너 같은 건 애당초 이 나라의 수치야! 얼른 뒈져버려!"



한참을 그렇게 두들기며 힘을 빼던 그들은 어느 덧 힘이 빠졌는지 나에게 침을 뱉아 버리고는 그대로 길드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나는 뻐근해지는 몸을 뒤로한 채 간신히 힐을 이용해 몸을 치유하기 시작했다.


"크윽..! 한 때 드래곤 소환사라고 하니 굽신댈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사람 취급을 않다니..망할 놈들.."


이라며 이를 갈았지만 드래곤 소환조차 불가한 시점에서 힐을 통해 간신히 회복에 전념을 했으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 꼬르르르...


바로 밥을 먹어본 지가 꽤 된 시점이라 어느 순간 배꼽시계가 내 배를 울렸고 이에 주린 배를 움켜 잡고는 자신이 두들겨 맞은 후

그대로 그들이 들어간 곳이자 자신이 아주 잘 아는 곳..<노블 레지옹> 이라 불리는 길드에 들어갔었다.


그러자 주변의 많은 모험가들이 그런 나를 불쾌하다는 듯이 쳐다보는데 당연하겠지..


씻지도 않고 완전 초췌한 면상을 하고 있는 작자가 과거 드래곤 소환사라 불렸던 A 급 모험가라고 믿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도 하기 전에 접수원인 그녀 앞에 당도한 나는 이렇게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무 일이나 좀..주선 부탁드립니다."


내 말에 직원은 얼굴을 찌푸리면서 나를 힐끗 쳐다 보며 말했다.


"나세르 씨죠? 죄송한데 이미 자격 박탈을 당하신 분께 드릴 일 따윈 없으니 나가보시죠."


"청소라도 좋고..약초 캐기라도 좋으니까..제발 일 좀..주시죠. 며칠 째 굶어서 조만간 아사 하겠습니다."


"죄송한데 같은 말은 두 번 안 해요. 그만 나가주세요. 계속 요구할 시 위병 불러서 감옥에 넣을 수 있으니 그리 아시고."



완강한 그녀 태도에 결국 난 계속 이렇게 막무가내고 나갈 수 없다 판단을 하며 등을 돌려 갈려고 할 때,


"오! 나세르 군 아닌가?"


이런 말과 함께 조롱성에 가까운 비꼬는 투로 들리게 하는 이가 잇었으니 바로 길드 마스터 시안 듀크였다.



그의 말에 뒤를 돌아 잠시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본 나 였지만 이내 포기를 하며 고개를 숙이며 말을 꺼내보는데,


"듀크 길드장 님. 간만이군요. 그 때 그 일에 대해선 길드장 입장에 있어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을 할 테니 작은 일이라도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내가? 왜 추방자 명령을 받은 너를 위해 일을 주선해주는 짓을 해야 하지?"


"하아..뭐 기대는 안 했습니다. 그럼 그냥 길거리에 굶어 죽어도 당신 원망은 안 할테니 그리들 아쇼."



기대조차 하질 않은 그의 불성실한 답변에 나는 등을 돌려 천천히 길드를 나갈려고 할 때 였다.


"잠깐. 기다리게."


"그렇게 일을 하고 싶다면 내가 주선해 주는 일을 하겠다는 조건을 받는다면 적어도 말단으로 시켜라도 줄 의향은 있는데 말이지.."


"됐수다. 당신과 일하느니 차라리 굶어죽고 말지."


"그것 참..유감이군. 자네 그런 꼬인 성격 때문에 마누라가 용사한테 가는 거 아니겠는가?"


"전처 일은 이미 지난 일입니다. 그래서 일을 준다는 겁니까? 주기 싫다는 겁니까?"

"자네가 내 제안을 받는다면 말이 달리지지 않겠나? 어떻게..받아들이겠나?"


"후우..어차피 이래죽으나 저래죽으나 매한가지 아니겠습니까? 받아들이죠."


"그 전에..냄새 나는 건 나도 못 참으니까 여기 돈 받고 인근 욕탕에서 씻고라도 오게."



듀크 길드장은 그런 나에게 소량의 돈을 쥐어준 뒤 길드 밖으로 내 보내졌고 인근 욕탕에서 최대한 박박 씻고 온 뒤 완전 달라진

모습으로 보여지니 박수를 가볍게 치고는 감탄하듯이 말했다.


"과연 씻으니까 사람이 달라보이는군. 그래. 내가 사람 선별은 해 놨으니 출발하기 전에 배를 좀 채워두게나."


씻은 뒤 나오는 꽤 화려한 진수성찬.


보통 이런 경우는 의심부터 하고 봤어야 할 상황이였지만 며칠이나 굶은 탓에 허겁지겁 먹어대면서 눈물까지 흘릴 정도였다.


그렇게 한참을 배불리 먹었고 식사가 끝난 뒤에는 길드장 듀크로 부터 임무를 하달 받는데,


"이번에 자네가 할 임무는 이들과 함께 고블린 토벌에 나서는 것이다. 물론 소환술을 쓰지 못하는 너에게 있어 원하는 무기와 장비는

길드에서 부담을 할 예정이나 분실이나 파손 시에 구매나 수리비용은 전부 네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 알아두게."


"알겠습니다."       


길드장은 이야기를 마친 뒤 나와 함께 동행을 하게 될 5명의 불량배로 보이는 듯한 모험가를 소개해줬는데 하나 같이 나에 대해 

아주 불쾌한 감정을 팍팍 드러내면서 여기서 더 나갔다가는 대판 싸움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여서 일단 내가 먼저 소개를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나세르 버지니아. 前 드래곤 소환사 입니다만 지금은 그냥 말단에 불과하니 잘 부탁드립니다."


"반갑군. 나는 이들을 이끄는 리더 커크라고 한다."


"그리고 이 쪽은 질리언, 세인, 마크, 로크 라 부르면 될 것이고 그럼 빨리 출발하지."


하대하는 말투에 불쾌할 법도 했지만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이들과 일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 하고 약간이나마 생활비를 버는 것이

급선무였기에 고개만 연신히 끄덕인 채로 그들과 함께 동행을 하며 길드를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며 중얼거리는 듀크 길드장.


"저 놈의 명도 오늘부로 끝이겠군.크크.."


이미 퀘스트 전에 모험가 5명을 저렇게 포섭을 해 놓은 시점에서 퀘스트를 가장한 죽음은 단순 사고사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교묘히 이용해 그를 제거하기 위한 계략에 대한 끔찍한 전개에 대한 내용을 꿈에도 모른 채 처음 받은 퀘스트를 열심히 해서 돈이라도 벌겠다는 일념으로 가는 불쌍한 나세르의 운명이 점점 더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