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링크: https://arca.live/b/reversal/82940803?target=all&keyword=%EC%97%B0%EA%B2%B0&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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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리아는 광역경찰청으로 출근하며 생각했다.


'도대체 경위님 얼굴을 어떻게 보지."


전날에 있던 일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자리로 들어갔다. 그때 윌리엄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리아, 오늘은 일찍 왔네?"


"히익..! 네. 어젯밤 푹 쉬어서..."


"그래, 그럼, 다행이네."


윌리엄은 웃으면서 그를 쳐다보았고 그 모습을 보며 리아는 머릿속으로 이불킥을 하며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바지가 제복이 아니시네요?"


리아는 그의 바지를 보니 제복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복을 입고 있는 것에 의문을 품었다. 평소의 그라면 일하던 때에 제복을 입었을 것이지만 오늘은 딱 달라붙은 양복바지를 입고 있었다.


"아...그게 어제 빨래를 빨았어야 했는데 귀찮아서 안 했거든."


윌리엄의 대답은 무언가 어색하지만 리 아는 어젯밤 일도 있었기에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고 조용히 자리에서 사무를 처리했다.


지루하고도 고루한 서류 작업을 하던 중, 시계가 오후 1시를 가리키자 그의 동료 중 한 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시간 됐습니다! 밥 먹고 합시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다들 밥 먹고 하자고."


윌리엄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의 팀 동료들은 재빨리 서류들을 마무리하고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리 아 또 신속한 속도로 자리를 정리하고 동료들과 함께 식당으로 걸어갔다.


"오늘도 또 피쉬 앤드 칩스야? 며칠 전에도 이거였잖아?!"


"공짜로 주면 주는 대로 먹어야지. 불만 있으면 먹지 말든가?"


"에에, 그건 아니고~"


경찰들과 조리사들 사이에 훈훈한(?)덕담이 오고가는 사이로 리아는 자신의 식판을 들고 자리를 찼는다.


"리아! 여기로 와. 여기 자리 하나 남았어."


그때, 윌리엄이 그를 불렀다. 리아는 순간 움찔거렸지만 이내 침착하게 윌리엄을 마주 보며 자리에 앉았다.


"감자튀김 좋아 보이는데?"


"야, 건들면 뒤진다."


그의 옆에 있는 동료인 안젤라는 전투적인 눈빛으로 리아의 감자튀김을 노리지만 리 아는 필사적으로 그로부터 감자튀김을 지키기 위한 사투를 이어 나갔다.


"아니, 그거 하나 못 줘!"


"잠깐만! 어어!"


그때, 둘의 몸싸움이 살짝 거칠어지면서 그녀들의 앞에 있는 미지근한 차를 쳐버려 쏟아져 버렸고 차는 그대로 흘러가 윌리엄의 셔츠를 한가득 적셨다.


"아앗..."


"죄송합니다. 경위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모두 정신이 없었고 리아와 안젤라는 죽을 듯한 표정으로 윌리엄에게 말했다. 윌리엄은 물기를 털며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다른 사람은 적은 데 없지?"


충분히 화날 법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윌리엄은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리아는 미안한 마음에 윌리엄의 상태를 보기 위해 쳐다보았지만, 고개를 제대로 들 수 없었다.


제복의 안쪽 셔츠가 젖어있어 안에 있는 피부의 색깔이 드러날 정도였고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안젤라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도 급하게 고개를 돌리며 눈을 피하였다.


"일단 이 상태로는 밥을 먹을 수 없으니까 옷 좀 갈아입고 올게."


윌리엄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자리를 떠났고 그제야 리아와 팀원들은 고개를 똑바로 들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왜 남의 감자튀김을 뺏어 먹으려 해가지고."


"뭐, 할 수도 있지. 그리고 그 덕분에 좋은 거 봤으면 서로 좋은 거 아니야?"


"뭐라고? 그게 지금 무슨..?"


"솔직히 말해서 어? 너도 그 젖은 옷 사이로 봤잖아?"


"다들 그만하고 밥이나 먹어!"


"마리안 경사님까지 왜 그러십니까?"


둘의 싸움을 말린 것은 이 팀의 최고참인 마리안 경위였다. 안경을 쓰고 회백색의 머리를 하는 그녀는 생긴 대로 똑 부러진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 이게 선배한테 대들려고 하네? 또 사고 치면 내가 쪼이니까 사고 치지 말고 밥이나 먹어."


"넵."


그녀의 앙칼진 협박 아닌 협박에 둘은 단숨에 조용해졌다. 그렇게 조용하게 식사하는 순간 마리안이 조용한 비명을 질렀다.


"허..."


마치 한 번에 사랑에 빠진 듯한 얼빠진 얼굴을 본 리아는 저 선배가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구하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리안뿐만 아니라 리아 주변의 사람들이 마리안과 똑 닮은 얼굴로 어딘가를 쳐다보자 리 아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렸다.


'와, 미쳤다.'


고개를 돌린 순간, 리아는 이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칙칙한 색깔의 제복과 달리 검은색의 광택이 나 딱 달라붙는 제복은 말 그대로 수사로 인해 잘 다듬어진 윌리엄의 몸매를 여실히 드러냈다. 과거의 제복을 입었을 때는 어린아이가 마치 장난감 병정으로 변장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그 어린아이가 다 자라 결혼할 나이가 된 청년 같았다.


"다들 왜 이렇게 얼빠진 얼굴로 그러고 있어? 빨리 밥이나 먹자고."


그렇게 대놓고 사람을 꼴리게 하는 복장을 하고서는 태연하게 밥 먹는 모습에 리아는 자신의 아랫도리가 조금씩 젖어가는 것을 느꼈다.


"저기, 경위님?"


"어, 왜?"


마리안은 얼굴을 붉히며 조심스러운 얼굴로 윌리엄에게 물었다.



"도대체 그 복장은 어디서...?"


"아, 이거 말이야. 좀 화려하긴 하지?"


"아, 아닙니다. 너무 멋져 보여서."


"원래 경찰서에서 행사 때 쓰려고 창고에 쳐박아놨는데 아까 입을 옷 찾다가 이 옷을 찾아서 한번 입어봤지."


"정말 잘 어울리십니다."


"그렇지?"


윌리엄은 마리안의 칭찬에 아이처럼 우쭐해지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뭔가 자랑스러워하는 얼굴을 마리안은 마주보자마자 그녀의 귀에서 열기가 새어 나오는 것이 리아에게 느껴졌다. 아마 그녀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이들이 그렇다고 생각할 것이다.


"...네"


"너 코피 나는데?"


"잠깐만, 정말로요?"


마리안은 자기 코에 손을 가져다 대자 진짜로 피가 묻어나왔다. 그런 그녀가 걱정스러운 듯, 윌리엄이 그녀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괜찮아?"


"괜찮습니다. 코 좀 막고 오겠습니다."


마리안은 서둘러 안경을 고쳐 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런 그를 식탁에 있는 사람들은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 많네. 빨리 먹자."


그렇게 점심을 다 마치고 난 후, 약간의 휴식시간 리아는 자신의 자리에서 멍하니 창밖을 쳐다보았다.


'날씨 좋은데, 여기서 왜 이러고 있는지."


한탄하며 리아는 아까 보았던 윌리엄의 모습을 상상했다.


'아까 그 젖은 모습...지금 생각하면 존나 꼴리네. 그리고 그 옷까지.'


그렇게 헤벌레 상상하고 있자 리아의 아랫도리가 젖기 시작했다


'아이, 괜히 이러다가 오해받지 말고 일이나 하자.'


리아는 생각을 접어두고 자기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기 위해 손을 집어넣는다. 그렇게 손으로 서류를 찾을 때,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뭐지... 이상한데.. 뭐야? 이게 왜 여기있어?'


리아가 고개를 돌려 확인하자 가방 안에는 어젯밤 자신이 신세 졌던 딜도가 있었다. 세세한 혈관의 표현과 축축한 무언가가 연하게 있는 것은 어젯밤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다음화에 계속... : https://arca.live/b/reversal/83603018?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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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하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