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지 아닌지가 궁금함 

옆챈에서 대회용으로 1편만 작성했음 

무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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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 장씨


"아니 위쪽 철거하고 자재 반입하는데 왜 승인 안 된 장비가 들어왔습니까? 예? 들고 오시면 어쩌자는 겁니까"


시멘트 가루 휘날리는 철거 현장에 돌아다니던 안전 담당자가 소리친다.


규정상 안 되긴 하는데 융통성 있게 해줄 것이지 시발놈 배불뚝이 새끼 얼마나 뒷구멍으로 쳐 드셨을지

안부가 궁금한 새끼


천천히 곱씹어 보는데 툭툭 하면서 옆팀 팀장이 턱 끝으로 슬쩍 눈치를 준다.

이 양반은 또 왜 이래?


"장씨 저 가서 한번 얘기좀 해봐"


"아 시발 왜 맨날 납니까? 그 시발 혓바닥도 존나 짧은데.."


"가봐 에이 엄살은 그래도 장씨 만한 사람이 없잖아. 빨리 끝내줄 테니까"


터져 나오는 긴 한숨을 뒤로하고 까끌까끌한 턱을 매만졌다.

그래 빨리 일 끝내고 내 귀여운 딸내미 보러 가야지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겨 배불뚝이 담당자 옆으로 가 능글맞게 씩 웃는다.


"아 그 바쁘신데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여기 보세요 여기 이 장비 이게 여기 왜 있습니까? 반입 스티커도 없고 어!"


손가락으로 탁탁 장비를 이리저리 가리킨다.


지랄하네


"아! 대체 누가 이런 걸 들고 왔답니까? 바로 치우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지금까지 우리 잘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니 잘하시는 건 알겠는데.."


"서로 잘하자고 하는 거지 않습니까? 

 걱정 마시고, 야! 누가 이거랑 저거 얼른 밖에 치워놔라."


"아 형님 제가 바로 치워 놓겠습니다!"


언제 왔는지 눈치 빠른 만식이 재빠르게 장비를 들고 쏜살같이 밖으로 내달린다.


"거 보세요 일 잘하지 않습니까?"


"저 거 아니 허참.."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할말을 잃은 모양이다.

몇 번 입맛을 다시더니 뒤뚱거리는 발걸음으로 투덜거린다.


"아무튼 잘합시다. 말 안 나오게 잘하세요."


배불뚝이가 시선 밖으로 나갔을 때 허리를 쭉 편다.

그제야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드릴 소리, 쇳소리가 들려온다.


오랜만에 일찍 가겠구나.


얼마 만에 보는 해 지는 풍경인지 눈부신 광경에 콧잔등을 찡그렸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은건가 장씨의 가슴이 울먹인다.

됐어! 잡생각은 내려두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딸이 있다.

노가다 장씨가 한걸음에 달려간 곳은 유치원 근처의 양로원이다.


"어르신! 저 왔습니다"


"어이쿠 어쩐 일로 자네가 일찍 왔는가?"


"아 오늘 일이 좀 일찍 끝났습니다. 제가 또 한 속도 하지 않습니까?"


"그래 자네 일 솜씨 좋은 거야 알지 얼마나 귀에 박히게 들었는지 원"


어르신이 돋보기안경 넘어 장씨를 보며 웃는다.

자주 지나가면서 인사하다 보니 어느새 친해졌는데 덕분에 신세를 졌다.

늦은 시간이 되면 장씨를 대신해서 딸을 데려와 주시고 손녀처럼 예뻐해 주신다.

장씨는 곧장 인사를 하고 양로원 한 구석에 박혀있는 잘 다린 양복을 꺼낸다.

냄새는 안 날까 싶어 옷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는다.

아침에 잘 다려놓은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장씨는 곧바로 말끔하게 세수하고 양복으로 갈아입는다


"딸 한테 가볼려고?"


"그럼요 오랜만에 제가 가봐야지 않겠습니까?"


가벼운 발걸음으로 유치원으로 향했다.


유치원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한다.

그중에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싱글거리는 우리 예쁜 딸. 미소가 신나게 친구들과 이야기 한다.

그러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휘둥그레 눈을 뜨며 나를 보고는 웃는다.


피로가 단숨에 녹아 내리는 기분이다.


"어머 아버님 오셨네요?"


"아 오늘은 일이 일찍 끝나서 제가 왔습니다"


"아빠!!!"


"우리 미소! 아빠 왔다!"


도도도 거리면서 품에 안기는 미소.


"오늘도 유치원 재미있었어?"


"응 무지 재미있었어 어 재현이랑도 놀고 또 음.."


재잘거리면서 조그마한 손가락을 열심히 센다.


"저, 그럼 가보겠습니다."


"네 들어가세요~ 미소도 잘 가~"


미소가 환하게 손을 흔든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딸 미소. 까르르거리면서 품에 파고든다.

열심히 살자. 

미소 엄마 몫까지 내가 부족하지 않게 키울 거니까.



그리고 평화롭게만 느껴지던 나날이 달라지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어르신 가신다고요? 예? 정말로 말입니까?"


어안이 벙벙해져 멀뚱거리면서 어르신을 바라본다. 오랜만에 쉬는 주말이라 어르신을 뵈러 왔는데


"그래 갈 때가 된 거지."


"아니 어르신 대체 무슨 일입니까? 어디 어디 아프신 겁니까? 그 매일 체조도 하시면서 왜 그러신답니까?"


"예끼 이놈아 내가 죽으려 가냐? 그냥 이제 나도 고향에 좀 가봐야 할 것 같아 그런 거니

 너무 신경 쓰지 말게"


"어르신 연락 드리겠습니다. 제가 꼭 찾아뵙겠습니다."


"됐네 됐어 내 걱정은 말게 그보다 자네한테 줄 게 있네! 나중에 직원한테 맡겨놓은 게 있으니 찾아가게"


흐르는 정적 속에 주름진 손이 장씨의 손을 감싼다.

지나간 세월 속에 빛바래지 않은 어르신의 마음이 전해진다.


"..잘 지내게"


그 말을 남기고 어르신을 태운 검은 차는 저 멀리 나갔다.


시선 밖으로 나설 때까지 차를 눈으로 좇았다.


장씨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도로 위에서 어르신께 큰절을 한번 드린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장씨를 쳐다본다.

장씨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르신 부디 만수무강하십시오


..

"어르신이 이걸 드리라고 하시더라고요 여기요"


어르신이 맡긴 물건을 받으러 왔다고 하니 직원이 서랍을 뒤적이더니 건네준 건 오래된 책이었다.

어디 텔레비전에서나 볼법한 오래된 책이라니. 그래도 낡은 것 치곤 깔끔하네

근데 이게 뭐지?


장씨는 한 장씩 조심해서 넘겨본다.

뭐지? 이게 그 어르신이 한 체조 그림인가? 한자도 많기도 많네 뭐 어르신이 양로원에서 만드신 건가?

잘은 모르겠지만 귀중한 거지 어르신이 물려 주신 거잖아.


품 안에 집어넣고 양로원을 나섰다.


집안에 들어서 미소가 낮잠에 빠져들었을 때 이상하게 어르신이 주신 책이 신경 쓰였다.

읽지도 못하는 건데

시부럴 아니 웬 한자가 이렇게 많은 거야 시계방 어르신한테 물어봐야 하나


핸드폰을 꺼내 들어 전화를 걸었다.

한참 신호가 울리고 나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르신, 어르신 지금 시계방에 계십니까?"


"뭐여? 장씨 아녀? 이 시간에 무슨 일인가? 나야 뭐 할 일이 없는 노인이니까 여기 있기야 허지"


"그.. 책 하나를 받았는데 도통 모르겠습니다."


"뭐어? 책? 자네가 웬 책인가?"


"얼마 전에 책 하나 어르신한테 받았습니다. 그 양로원에 계셨던 어르신 기억하십니까?"


"아아 그 천 씨 영감? 그 양반이 책을 줬어? 그 양반이 웬일이래?"


자치자 종 어르신이 떠나간 이야기를 전해주고 나서 시계방 어르신이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흔쾌히 수락하셨다.


"가져와 봐 시간이야 조금 걸리겠지만 걱정 말고"


잠깐이니까 괜찮겠지? 주변 확인도 하고 나쁜놈들 없나 생각도 해보고

그렇지만 불안한 마음에 결국 미소를 등에 업고 시계방으로 향한다.


몇 번 책을 흩어 보고 또 한쪽에 두꺼운 사전 하나를 들고 이리저리 보시고 적고

그러기를 얼마나 흘렀을까 슬슬 졸음이 몰려올 때쯤 어르신이 펜을 내려두셨다.


그리고 책 표지 옆 한자에 글자 하나를 적으셨다.


"알다 가다가 모를 양반이구먼"


천룡신장(天龍神掌)


"이게 뭡니까?"


"낸들 아나. 그 양반 이상한걸 참 좋아하는구먼. 무공이야! 무공. 자네 무공이 뭔지 아나?"


"무공? 그 막 장풍도 쏘고 하는 그런 거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런 거 어떻게 하는 건지 길게도 적어놨다."


어르신이 이런 걸 적으셨다니 진짜 가실 때가 된 건가? 다시 책을 뒤적여 보니


시계방 어르신이 고맙게도 한글을 빼곡하게 적어두셨다.


"어르신 감사합니다. 바쁘신데 이런걸 다 해주시고"


"됐네! 할 일도 없는 노인네가 이런 거라도 도와줘야지

고마우면 나중에 미소 시계 살 때 오기나 해라 이놈아 등쳐먹지는 않을 테니"


허리 숙여 인사를 드리고 미소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늦어지는 밤 미소가 잠든걸 보고 슬쩍 품에 넣어놨던 책을 꺼낸다.


아까는 자세히 못 봤지만 그래도 어르신이 준거 아닌가.

따라 해보기나 할까 싶어 작은 조명 하나를 조심스럽게 켠다.



천룡신장(天龍神掌)


어르신 이름 짓는 거 참 잘 지으셨네. 수려한 붓 솜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중에 붓글씨라도 한번 써봐야 하나.

미소한테 자랑할 생각에 뿌듯해진 자신의 모습에 신이나 책을 넘긴다.


아침이 밝았다.


말도 안 되는 내용이었지만 두근거리는 심장이 장씨를 깨운다.

하늘 아래 주먹을 내질러 땅을 가르고 산을 가른다니.


그 이후 장씨는 틈틈이 공사장에서든 집에서든 책을 읽고 체조를 했다.


처음에는 힘들었다.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의 첫 장에 있던 마보(馬步)와 궁보(弓步)

1 시진에 다음날 제대로 걷기 힘들어 한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마보(馬步) 2 시진은 거뜬하다. 덕분에 일하면서 힘든 기색 한번 없이 일할 수 있었다.

다들 신기해하는 눈치길래 그냥 요즘 잘 먹고 다닌다고 했다.


초식(招式)을 배웠다.

청룡탐조(靑龍探爪) 청룡이 발톱을 내민다. 이름부터 멋있다. 동작은 단순하기 짝이 없지만 묵직하니 마음에 든다. 

근데 또 어디 가서 말하기는 그래서 혼자 웃음을 터트린다.

내장행기공(內臟行氣功) 속부터 든든하게 뭔가 이런걸 기라고 하나 근육이라 해야 하나

단단하게 배를 잡아주는 거 같아 좋았다.



몇 달이 흐르고 계절이 변하고 주변의 풍경이 변했을 때

어느새 남들보다 더 쉽게 일하고 더 많이 일할 수 있게 되었다. 

주변에서 이제 무슨 일이 생기면 장씨부터 찾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팀장 자리 하나를 꿰찼다.

단가도 올랐다. 이제 숙련공 부럽지 않다. 미소한테 예쁜 옷도 입혀줄 수 있었다.


이보다 행복할 수 있을까?


장씨에게 불행이 찾아든 건 한순간 이었다.


팀원들을 데리고 근처 백화점에 큰맘 먹고 다 같이 미소 생일을 챙겨주기로 했다.

옷은 잘 차려입고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여자 친구 있는 놈은 데려오라고도 했다. 칙칙한 남정네들 보다 미소한테도 좋을테니까.


그전에 밥이라도 한번 먹고 가야지 해서 예약했던 유명한 중식당으로 향했다.


전부터 와보고 싶었지만, 엄두가 안 났었다.


가게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북적인다.

유명한 가게답게 예약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을 때 식은땀이 났었다.

하지만 당당하게 예약한 자리에 앉아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이 맛에 돈을 버는구나.


동파육 부터 궁보계정 회과육, 그리고 살다 살다 죽엽청이라는 술까지 먹어보게 되었다.

다들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벽 너머 소란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별 신경 쓰지 않았는데

뭔가 심상치 않은 소리가 하나씩 들려왔다.

쨍그랑 하고 깨지는 소리. 종업원의 비명.


눈치 빠른  만식이가 슬쩍 벽 너머를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장씨와 단숨에 눈이 마주쳤다. 오랫동안 같이 일하며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저 눈빛.


좆됐다.


"형님 어쩌실 겁니까? 나가렵니까?"


니미 시부럴 하필 이런 날에

시발 어쩌지? 나가야 하나?

장씨의 불안해하는 모습에 주변도 술렁인다.


니미 시발 미소 앞이라 욕도 못하겠고


"내가 한번 나가 볼 테니까 다들 자리에 앉아있어봐"


그러고 만식이 여자 친구를 힐끔 보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무릎 위에 올린다.


"미소야 언니랑 같이 잠깐만 눈 꼭 감아볼래?"


그러고는 미소의 귀를 손으로 살포시 덮는다.


숨 한번 깊이 들이마시고 장씨는 벽 너머로 나섰다.


벽 너머는 그야말로 개판이었다.


누가 봐도 조폭이라고 광고하는 새끼들끼리 싸움이 붙어있었다.

테이블은 부서져 있고 종업원들도 숨어서 나오질 못하고 있다.


이런 니미 시발놈들 남에 귀한 딸 생일잔치 한다는 날에

끓어오르는 속에 허전한 두 손이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노가다 장비라도 있었으면

대가리라도 찍어버릴 텐데


장씨는 노가다 팀장 샤우팅을 외쳤다.


"멈춰 이 새끼들아!!!"


그러자 한순간 수십 개의 눈동자가 장씨를 향했다.


"시발 뭔.. 뭔데 시발 당신이 참견이야?"


제법 탄탄한 덩치의 장씨가 잔뜩 인상을 쓰면 귀신 들린 얼굴이라고 불리는 만큼 일하기도 전에 몇 명은 얼굴만 도망도 갔다. 다들 경계의 눈빛을 보낸다.


"지금 봐줄 때 다 꺼져라!!!"


"뭐래 시발!!"


웃통을 홀딱 벗어 던진 덩어리들이 깨진 술병을 들고 달려든다.

그때 장씨는 긴장감과 함께 부릅뜬 눈으로 이상함을 느꼈다.

뭔가 느리다.

슬로우 모션을 건 것처럼 달려드는 덩어리들의 움직임이 보인다.


이게 그동안 배운 무공 때문인 건가?


그 책이 진짜였구나.


뒷덜미가 알 수 없는 희열감에 쭈뼛해진다.


장씨는 달려드는 흐물거리는 힘없는 손을 쳐내고 주먹을 덩어리 한놈 한놈의 배에 가져다 댔다.


내력을 실은 주먹을 통해 격공장(隔空掌) 한방 한방을 밀어 넣었다.

주먹 끝으로 퍼지는 내력의 흐름이 단숨에 아무것도 없는 놈들의 몸안을 어지럽힌다.

여러 주먹도 필요 없다.

그동안 한 동작 한 동작 초식을 배우며 익힌 건 허식 없이 정직하게 투로를 읽고 내지르는 주먹!

라고 해봤자 아직 몇 장 읽지도 않아서 그렇다. 그저 바보 같이 초식을 익히고 외공을 갈고 닦았다.

그렇기에 장씨의 무공은 누구보다 정직하고 탄탄하게 쌓아 올린 몸에 알맞은 옷 같았다.


덩어리들은 처음에는 물이 흐르듯 자연스레 시야에서 사라지는 장씨의 모습에 어리둥절해하다가,

배 아래 단전에서부터 끊어지는 느낌이 몸안으로 퍼지는 감각에 그대로 자지러지며 하나둘씩 쓰러진다.

덩어리들은 부들거리며 크게 신음 한다.

이유도 모를 아픔에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기 시작한다.


서있던 놈들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당황하며 두 눈을 휘둥그레 뜬다.


주변의 공기가 달라졌다.

이제 누구 하나 쉽게 달려들지 못하고 굳은 체 장씨를 바라본다.

장씨가 뿜어내는 기세에 억눌린 채 식은땀을 흘린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던 대치 상황은 생각보다 손쉽게 해결됐다.

아마도 종업원이 불렀을 경찰이 도착했기 때문이다.


처음 경찰은 눈앞에 보인 광경에 당황해했다.

잔뜩 쓰러진 사람들과 그 사이에 서 있는 장씨, 흉기를 들고 있는 조폭들을 보고 고민했다.

누구를 쏴야 할지 제압해야 할지 고민할 때, 종업원들과 사람들이 입을 모아 조폭들을 가리킨다.

장씨는 재빨리 두 손을 위로 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후 몇 번의 테이저 건 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경찰들이 머뭇거리며 장씨를 경계할 때 종업원과 만식이가 경찰에게 상황을 자치자종 설명했다.


장씨의 번호를 가져가고 함께 가줄 수 있냐는 말과 함께 미소의 생일 축하는 아쉽게도 중단되었다.


그러나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이후 종업원이 올린 글과 주변 시민들의 목격담으로 장씨는 표창장을 받았다.

조폭들을 때린 걸로 인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했지만 작은 상처 하나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다가

이미 수많은 전과로 얼룩진 조폭들의 억울함이 먹힐 리가 없었다.


장씨의 삶은 변했다.

길에서도 장씨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나왔다.

가게 주인은 감사의 인사를 거듭 드리며, 언제든지 찾아오라며 가게 명함을 장씨에게 주었다.

몇 번 신문기자들의 발걸음이 뜸해질 때쯤, 장씨는 굳어가던 허리를 폈다.


"슬슬 끝내도 괜찮겠습니까?"


"어, 그, 그러세요. 장 팀장님"


이제는 도리어 장씨의 눈치를 보는 관리자의 모습에 웃음이 나오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았다.

장씨는 내공으로 더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밖을 나선다.

햇살이 따뜻하다.

기분 좋은 퇴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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