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기억에 의지하는 글이고 소소한 각색이 있기에 무언가 안 맞는 점이 있을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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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깨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한 베타테스터 친구가 내가 RPG와 도트감성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추천을 해줬기 때문이었다. 그 친구가 추천하기를, 시작은 무조건 투오넬 + 마법사 SSR캐 하나 들고 가라는 것. 거기에 초기 과금을 통해서 엘라까지 데려오면 든든하게 스토리를 밀 수 있다고 했고, 나는 그대로 따라했다. 후일 메타모르포시스... 속칭 메타몽이라 불린 애까지 포함해서 염석 국밥덱이 되었으니, 되돌아보면 고마운 조언이다.

그런데 이 친구도 몰랐던 컨텐트가 있었으니, 파괴된 대지 (속칭 파지) 라는 4개의 팀이 필요한 컨텐트였다. 상기한 메타몽이 나오기 전 시기라 당시 나는 아직 과금을 많이 하기에는 찍먹을 간신히 벗어난 정도였고 그러다 보니 엘라 + 투오넬 + 마녀/시네티아 정도로 되는 부족한 염석덱, 그리고 루안/우스피아 등의 SSR 이하만 가져온 나사 빠진 수은덱 정도밖에 없었다. 아발렌 솔로라던지 굴베이그 솔로같은 날먹 이야기는 보였지만 나는 투오넬로 시작했고, 투오넬 혼자서 날먹을 할 수 있는 파지는 없었기에 나는 기껏해야 두 팀 정도가 한계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때까지도 투오넬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았지만, 조금 수고가 들더라도 무적시간으로 보스들을 날먹 가능한 아발렌이 좀 더 나은 스타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시기었다. 뭐, 이후 나온 되찾은 기억 - 윤회의 악몽 10을 도전하는 시점부터는 투오넬의 압승이었다만.

앞서 말한 친구는 그냥 쿨하게 다음 나오는 애들 뽑고 다음부터 풀클리어를 하면 되는게 아니겠냐 하면서 대충 마무리를 할 생각이었지만 내가 좀 귀찮게 군 결과, 쓸만한 낮은 레어도 유닛을 몇 추릴 수 있었다. 그 중에서 내 눈길을 끈 것은 아빌과 케테스. 상대팀 전체 스턴이라는 유틸리티는 메인 진행하면서 잘 써먹은 마녀의 시간정지보다 혼돈 에너지를 1 덜 먹었고, 그 말인즉, 스턴을 더 자주 걸 수 있다는 말이었다. 유지시간은 더 짧지만 그것은 아발렌이나 마녀의 시간정지처럼 타이밍을 맞춰서 쓰면 될 일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당시 1돌이 되어있었던 체르니와 케테스/아빌을 1돌해서 시험해보기로 했다. 당연히 케테스와 아빌을 동시에 쓸 수는 없으니, 일단 레어도가 낮은 아빌부터 대충 여분의 보라장비를 들려주어 1지역에 넣어봤다. 투오넬까지 넣어서 시도를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투오넬은 엘라와 한 팀을 이루어 한 지역을 평정한 상태. 되돌리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나는 일단 투오넬 없이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거의 완벽한 완봉승이었다.

사실 보다가 중간에 수동오토로 될 것 같아서 오토 돌리고 딴짓을 해서 모든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 둘은 거의 안 맞고 1지역을 클리어한 것이었다. 그 고무적인 결과에 나는 2지역에도 넣어봤고, 결과는 타임 아웃. 나는 타임아웃이라는 것이 깨마에 존재한다는 것을 이때 처음 깨닿게 되었다. 하지만 타임아웃이라는 것은 내가 죽지 않았다는 것. 나는 적당히 있는 재화로 무기를 엄선해준 후, 다시 도전하였다. 두 번째 결과는 패배. 어째서인지 적 중 한 마리가 죽을때 문제가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렉이 문제였는지, 그 원인은 알 수 없었다. 일단 최대한 변수를 줄이기 위해 크리티컬 관련 있는 장비는 제외하고 다시 도전.

그리고 마침내 성공한 나는, 좋은 것은 나눠야지 하면서 친구에게 연락을 하였고, 후에 깨챈에도 하나의 글을 올렸다. (참고: https://arca.live/b/revivedwitch/38262806)

그 글을 올린 뒤 적당히 인터넷을 뒤져보니 당연하게도 나보다 앞서 그 조합을 쓴 사람들이 보였다. 이미 중국에서도 서비스한 게임이고 그게 아니어도 세상은 넓은 법.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 게임의 재미란, 가진 패를 활용해서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는 법. 그 당시의 기억은 깨마에도 파고들 여지(속칭 야리코미)가 있다는 것을 내게 가르쳐주었고, 그렇게 나는 여러 우여곡절을 견뎌가며 섭종까지 깨마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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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아직 있었다면 스샷도 좀 더 넣고 그랬을텐데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