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직후의 모습
사실 내가 받았을 때부터 겉봉은 뜯겨 있었다
매뉴를 검색해보니 미군 전투 식량 표준 매뉴 중 10번째 매뉴라고 한다.
겉봉에는 이렇게 네 자리 숫자가 박혀있는데
검색해보니 만든 년도+365일 중 제조된 일자라고 한다
이 전투 식량의 제조 일자는 9+263이니 2019년 263번째 날에 만들어진 거란 뜻
보통 전투 식량의 보존 기간이 3년이라는데 어짜피 폐기할 게 이렇게 흘러나온 듯?
왼쪽이 발열팩, 오른쪽은 음료팩
발열팩에 물 약간 넣고 아무 곳에나 기대어 세워둔 뒤 기다리면 된다
이렇게
기다리는 동안 자그마한 것들부터 먹어보기로 했음
투명한 백에 든 것들
커피에 넣는 크림, 커피, 껌, 소금과 설탕, 성냥, 붕대, 물티슈가 있다
유사 시 쓰라고 동봉해 넣은 듯
일단 커피부터
개인적으로 블랙 커피를 좋아해서 그냥 이것만 넣고 마셔봤음
대충 뜨거울 물 반 컵 넣고 마셔봤는데
그냥 향 조금 덜 올라온 커피였다
껌도 먹어봄
자일리톨 껌이더라
일단 하나 먹고 다 먹은 뒤 입가심으로 먹음
다음은 오렌지 주스
봉지를 뜯자마자 레모나 같은 신 향이 확 올라오더라
음료팩에 붓고 찬물 부어 먹어봤음
200미리 부으면 딱 맞더라
오렌지 주스라는 느낌은 확실히 들기는 하는데
단 맛보다는 신맛이 셌다
그 생 오렌지 주스 안 섞어서 밑에 침전물 남아 있을 때 마신 것 같은 맛?
커피와 잘 어울릴 것 같아 이걸 먹어봤다
위는 야채 크레커, 아래는 바닐라 파운드 케이크
야채 크래커의 모습
잘 부서지고 퍽퍽했음
고소하니 맛있긴 했는데
이거만 먹기는 그래서 동봉된 스프레드를 발라 먹기로 함
할라피뇨가 첨가된 치즈 스프레드라니 맛 없지 않겠지?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부족했던 크레커의 맛을 보강해주더라
할랴피뇨가 신의 한수임 느끼해질 수 있는걸 확 잡아 줬음
단점이라면 양이 좀 많다는 거?
맛있긴 한데 많이 먹으니깐 좀 물리더라
바닐라 파운드 케이크
스포하자면 여기 있는 내용물 중 가장 맛있엇음
그냥 우리가 돈 주고 사먹는 봉지 빵 느낌 물씬 나더라
좀 먹다가 후식으로 먹으려고 남겨뒀다
전체 매뉴로 동봉되어 있는 데리야끼 소고기 스틱
봉지 까보니 내용물은 이렇다
뭔가 데워먹는게 좋아보여서 발열팩 사이에 잠깐 끼워둠
멋도 모르고 한 입 베어물었는데
육포 느낌 물씬 나더니 짜게 마무리 되더라
개인적으로 육포를 좋아하지 않아서 별로였음
그래도 깨작깨작 먹으면 맛있다라 행군 중간중간에 꺼내 먹음 괜찮을지도?
이제 메인 디쉬를 먹어보자
난 넣는 도중에 발열팩이 접혀서 덜 데워졌길래 전자레인지에 20초 정도 더 돌려왔음
칠리라고 막 맵지는 않고 고기가 씹혔는데
마카로니는 자신의 개성을 거의 못 드러냈고 고기 맛으로 먹는 느낌?
그것도 간이 애매모호해서 입맛이 도는 것도 아닌데 인공적인 느낌이 남아서 많이 먹긴 그랬다
개인적으로 피자 시키면 오는 가루 치즈 뿌려먹으면 괜찮았을 듯?
결론
왜 미군 안에서 이 전투 식량(MRE)를 모두가 거부한 식량(Meals Rejected Everyone)이라고 부르는지 알만한 맛이었음
미국 기준으로 재단된 맛이라 더더욱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팔던데 사 먹진 마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