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문너머로 눈부신 빛이 눈을 따갑게 쬐었고 빛이 눈에 익을때쯤 눈 앞에는 붉은 빛의 용이 마녀를 내려 보고있었다. 용의 눈은 주황빛으로 반짝이며 마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세상에 동화됨을 꿈꾸는 자여. 그대가 꿈꾸고 바라던 모습을 비추어라"

 마녀는 당황한 기색 하나없이 주문을 외웠다. 눈앞에 있던 용의 몸은 빛을 내뿜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어린 아이의 형상을 한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다.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140cm 정도의 키밖에 안되는 소녀는 뽀루퉁한 표정으로 마녀를 째려보며 짜증을 부렸다.

"정말.. 오랜만에 보러와줬는데 장난도 안받아주고..!! 언니 미워요!!"

 그녀의 말이 다 끝나기 무섭게 마녀는 엘라의 머리를 손날로 내려치며 말했다.

"누가 언니냐 이 할망구야. 아무리 봐도 나이 지긋이 먹은 늙은 용이고만!! 그리고 내가 용 모습으로 다니지 말랬지?? 사람들이 놀란다고 몇 번을 말해야해!!"

 "그치만!! 언니가 알려준 투명화 마법도 사용해서 와서 문제 없었단 말이야!! 그리구 머리 그만때려!! 이름도 엘라니까 할망구라고 부르지마!!"

 마녀는 눈가에 눈물을 글썽거리며 머리를 매만지는 엘라가 귀여워 보이기도 했고 조금은 미안했는지 엘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어갔다.

"으휴.. 아직 애야 애.. 맨날 장난만 칠 줄 알고.. 밖은 추우니까 안으로 들어가자."

 마녀의 말에 엘라는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발걸음은 총총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에 들어가자마자 엘라는 마녀의 침대 위로 올라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얼굴을 파묻었다. 그녀는 할말이 있는 것 처럼 밥을 먹으려고 탁상에 앉은 마녀를 빤히 쳐다보았고 마녀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엘라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쳐다봐? 하고싶은 말이라도 있어? 그리고 왜 그렇게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는거야??"

 "하고싶은 말을 있어.. 그리고.. 그..이불은 언니 냄새가 나서... 아 몰라몰라!!"

 엘라는 얼굴을 붉히며 이불안으로 얼굴을 감추었고 그와 동시에 이불 안에서는 꼬르륵 거리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마녀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내뱉었고 엘라에게 다가가서 배가 고프냐고 물었다. 이불 속에서는 자그마한 목소리를 흐리며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고 마녀는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냉장고에서 비엔나를 꺼내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비엔나가 익어가는 냄새를 맡은건지 엘라는 이불밖으로 얼굴만 빼꼼 내놓은 채로 눈을 반짝이며 마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윽고 마녀는 탁상위에 식사 1인분을 더 차렸고 엘라에게 눈빛으로 같이 먹자는 신호를 보냈다. 엘라는 총총걸음으로 다가와 허겁지겁 식사를 시작하기 시작했다.

"체하겠다 천천히 먹어. 체한거는 마법으로도 어떻게 못해준단 말이야."

"용의 모습으로 날면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단말이야.. 그래서 배가 너무 고파"

 마녀의 날에 엘라는 입안에 가득 찬 비엔나를 입 밖으로 내뱉으며 말했다. 그런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마녀는 냉장고에서 물을 따라 엘라에게 가져다 주었다. 엘라는 그렇게 한동안 허겁지겁 밥을 먹었고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마녀의 비엔나까지 뺐어먹었다.


 식사를 마친 엘라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마치 강아지마냥 마녀에게 안겨들었다.

"헤헤, 언니 고마워! 실은 어제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 먹은 상태였거든! 역시 언니 밖에 없어!!"

 마녀는 엘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무슨일인지 물었고 엘라는 마녀를 올려다 보며 어제 있던 일을 설명해쥬기 시작했다.

"실은 어제 아침에 녹투르나가 신메뉴를 개발했다고 놀러오래서 갔는데 고기가 아니어서 투덜댔더니 녹투르나가 막 화를 내길래 싸우다가 녹투르나가 그럴거면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해서 그냥 뛰쳐나왔어.."

 마녀는 어이가 없는 상황설명에 표정이 멍해졌지만 엘라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엘라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녹투르나는 엘라의 소중한 친구니까 상처입히면 안되겠지? 엘라가 잘못한거니까 사과하러 가자. 혼자가기 부끄러워서 나를 찾아온 것 같은데 같이 가줄테니까 사과하러 가는거야 알겠지?"

 사실 엘라가 이런식으로 사고를 치고 찾아온게 한두번이라 아니라 능숙하게 엘라를 다루는 방법이 몸에 베어있었고 엘라가 나쁜 마음을 가지고있는게 아님을 알기에 자얀스레 도와줄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친구도 거의 없어서 항상 외로울테니 더 챙겨주게 되는 것 같기도 했다.

"녹투르나는 엘라한테 그.. 소중한 친구니까 사과의 선물이라도 가져가고 싶은데.. 뭐가 좋을지 잘 모르겠어.."

 엘라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같이 선물을 골라달라는 말을 했고 마녀는 그 모습이 왠지 대견했는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리며 같이 찾아주기로 했다. 마녀는 평범하던 일상에 특별한 이벤트가 찾아온게 기뻤던건지 왠지 즐거움과 흥미로움을 느끼며 하루가 즐거워 질 것 같다는 생각에 미소를 지울 수 없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