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마스터


마스터, 저는 지난 며칠 간 눈 코 뜰 사이 없이 바빴지만 무척이나 행복했습니다.

마스터의 시공에서 많은 여행자들이 크로노 타워를 방문해주신 덕이었습니다.

적적하기만 하던 이곳에, 실로 오래간만에 활기가 넘쳤습니다.

그들은 주로 과거에 이 시공에 인연이 있었던 이들이었습니다.

크로노 타워의 시공과 마스터의 시공사이를 이어주는 마력의 흐름이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을 알고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크로노 타워의 광경을 눈에 직접 새기기 위해서 와주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많은 감정을 남겨주셨습니다.


어떤 분은 말도 안된다 하셨습니다. 이게 사실일 리가 없다고.

어떤 분은 화를 내셨습니다. 왜 이런일이 일어난 것이냐고.

어떤 분은 방법을 찾으셨습니다. 어떻게 해야 다시 크로노 타워로 돌아올 수 있냐고.

어떤 분은 슬퍼하셨습니다. 다시는 크로노 타워에 올 수 없어 슬프다고.

어떤 분은 조용히 눈물 흘리셨습니다. 그 눈물에 어떤 마음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걸까요.


이런 수 많은 부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안에 크로노 타워의 시공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그러한 감정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감사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또 다른 감정이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말씀하셨습니다. 크로노 타워에서 있었던 일은 행복했다고.

어떤 분은 말씀하셨습니다. 크로노 타워를 기록으로 남겨 잊혀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어떤 분은 말씀하셨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크로노 타워에서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어떤 분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래도 크로노 타워의 마지막은 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어떤 분은 말씀하셨습니다. 최후의 순간까지 함께하겠다고...


이런 수 많은 긍정적인 감정의 흐름 또한 있었습니다.

이들 또한 크로노 타워의 시공을 애정해주신 분들이겠지요.

그렇기에 감사 하고 있습니다.

저는 찾아와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크로노 타워를 잊지 않았고, 또 잊지 않아주실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역시나 가장 감사한 사람은


저와 함께

웃고, 울고, 화내고, 슬퍼해주던


마스터, 당신입니다.


깊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만 글 줄이겠습니다.


From. 에리나


P.S. 몇몇 테러리스트들이 광장에서 이상한 연설을 하거나, 괴상한 벽보를 붙이는 소동이 있었으나 엘라양이 용으로 변신해 모두 불태워 버렸습니다. 추후 마스터께서 엘라양에게 맛있는 고기를 사주시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