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낮, 햇살을 받으면 추위가 덜 한 그런 날,

고아원 방 한켠에선 한 아이가 책을 읽고 있다.


"셔플아~ 뭐하고 있니?"


목소리는 닿았지만, 셔플이라는 아이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스스로 장식한 옷 배찌를 살짝 만지고

책읽기에 방해라는 듯 몸을 조금 돌려 앉았다.


"친구들과 놀고 싶지 않아? 원장님이랑 놀래?"


원장이라는 어른이 쪼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추차

그제서야 눈길을 한번 건네더니,

이내 다시 책에 머리를 파묻기 시작한다.

책은 가족애에 대한 동화였다.


전쟁고아는 애정을 갈구하는 일이 생각보다 적다.

본인과 같은 환경이 주변에서 워낙 흔한기때문에, 그리고

같은 환경에 처한 아이들끼리 서로를 채워 살아가다 보니

비관하지 않을 뿐더러 유대감이 쉽게 생겨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가 편견보다는 월등히 많다.


'가족을 그리워하는 아이가 아주 드물지도 않지만...'


아이는 유난했다. 정서적 유대에 굉장히 집착하였으며

그로인해 고립되어 갔다. 정확히는, 독점욕때문이었다.

본인의 호의를 끝없이 받아들이길 요구했으며,

호의를 본인에게만 쏟아내기를 원했다.


"왜 내껀 하나도 없어?"


"무슨 소리니 셔플아?"


셔플은 그렇게 책을 내밀며 한 단어를 가리켰다.

=천륜=


'아이들 동화책에 왜 이런...?'


"내 천륜은 어디있어? 여긴... 없어. 내것은 여기 없어."


원장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허황된 이야기로 상황을 모면 할 순 있겠으나,

천륜만을 바라게 만들어 

다른 아이들과의 관계없이 더 고립될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분명 있을거야. 그리고 셔플의 천륜도

셔플을 찾고 있을거야."


셔플은 환하게 웃었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빨리 보고싶어!"


"그럼, 셔플이 어떻게 있어야 그 천륜이 셔플을 좋아할까?"


셔플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소리야 원장님?"


"음~ 셔플은 이 배찌가 왜좋아? 예뻐서?"


"아니? 배찌 좋은데 이유 없어. 배찌라서 좋아."


"그럼 배찌가 못된 짓을 해도 좋아할거야?"


"응!"


단호한 대답과 함께 다시 환하게 웃는 셔플에게

원장은 원초적 공포를 느꼈다.

이해할수 없는 대상에 대한 공포심을.


원장은 이야기를 허둥지둥 정리하며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며 마무리 하였지만

아이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머릿속엔 천륜만이 가득했다.


아이가 성장하여 고아원을 나와 전쟁에서 활약할때도

그녀는 천륜만을 머릿속에 가득 넣어두고 살았다.


언젠가 자신을 소유하고, 자신이 소유할 천륜을 만나기를,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 끊을 수 없다는 그 천륜을.

그 천륜을 만나는 날,

그녀는 쌓아온 애정을 모두 쏟아내고,

그녀의 허전한 마음을

그 천륜의 애정으로 오롯하게 채우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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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를 만나기 전의 셔플의 이야기를 상상해봤음

근데 사실 깨마 배경을 잘 몰라서,,,,,

그냥 셔플 배경만 보고 함 써봤음.....

설정오류 있드라도 함 넘어가주라!

즐거웠다 깨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