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어그로 끄려고 적은 제목임. 눈에 불을 켜고 고로시 하러 온 꾸레와 시티즌들은 진정해주세요.


하지만 나는 무리뉴의 축구철학은 크루이프이즘이 영항이 있는건 분명하다고 생각함. 무리뉴는 바르사의 역적 이미지가 강하긴 하지만 어찌됐든 스태프로써 바르사에서 직접 크루이프이즘의 정수를 지켜봤던 사람이거든. 정확히 말하자면 크루이프이즘의 핵심 중 하나인 경기장 전역에서의 수적우위 형성에 대한 접근을 다르게 했다고 봄.


다들 알다시피 크루이프이즘에서 경기장 전역의 수적우위를 형성하는 방법은 점유임. 경기를 이길 확률은 주도권을 가진 팀이 더 높으니 가능한 오래 공을 점유하여 주도권을 유지하고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이런 대원칙 하에 아약스와 바르사는 경기장 전역에서의 삼각대형 형성, 이 삼각대형의 끊임없는 스위칭인 포지션플레이를 체계화시켜왔고 펩 과르디올라가 라마시아 시스템과 함께 크루이프이즘을 현대축구에 맞게 완성시켰음.


하지만 무리뉴는 다르게 생각했음. 경기를 이기는데 굳이 점유를 통한 주도권을 전제로 놓을 필요가 없다고, 수적우위 형성에 반드시 점유가 필요하지 않음을 보여줬음. 말하자면 무리뉴는 크루이프이즘 자체를 수용하기보다 '경기장 전역에서의 수적우위' 개념을 자신의 승리방정식에 적용시켰고 이를 경기장에서 구현하는데 성공함.


예시를 들어 설명해봄. 무리뉴는 앞에서 언급한 수적우위를 형성하기 위해 주로 433 혹은 4231 시스템을 차용했음. 특히 첼시 시절 433 시스템이 할 얘기가 많은데 간단하게 정리해보자면


수비시엔 4141 대형을 형성하며 수비지역에서의 수적우위를 앞세워 PL역사상 가장 강력한 수비력을 갖춤. 상대가 이 수비를 뚫기 위해 라인을 높이고 공격숫자를 높히 올리면 필연적으로 뒷공간을 노출하게 됨. 그리고 그 공간으로 첼시는 역습 시 빠르고 정확한 공수전환으로 상대 진형에서의 수적우위를 형성해 적지만 확실하게 득점을 창출함.


무리뉴 이전의 PL 팀들의 전술적 기조가 442 였다는 점도 무리뉴의 수적우위 시스템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음. 그당시 442를 기반으로 한 투미들 시스템이 대다수인 PL팀들을 상대로 무리뉴의 3미들 시스템은 중원에서 철저한 수적우위를 보여줬고 단단한 수비와 터프한 중원싸움은 이시절 첼시의 상징이 되었음.


무리뉴는 첼시 뿐만 아니라 인테르와 레알에서도 비슷한 기조로 팀을 꾸렸었음. 단단한 수비조직력을 기반으로 주도권과 상관없이 공격과 수비 어떤 상황이든, 경기장 어느 지역이든 수적우위를 보여주는 축구를 지향함.


여튼 나는 무리뉴의 축구를 실리축구 혹은 수비축구로 정의하기 보단 크루이프이즘의 일부를 차용한 경기장 전역에서 수적우위를 형성하는 축구라고 정의하고 싶음. 그리고 이러한 수적우위에 대한 접근을 굳이 점유와 주도권에 매달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편으로 크루이프이즘의 돌연변이라 불러도 될거 같기도하고.


아님...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