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U23 아시안컵 뿐만 아니라 황선홍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거의 대부분 433(혹은 4231) 시스템을 플랜A로 써왔다. 하지만 지난 U23 조별리그 3차전 일본전과 8강전 인도네시아(이하 인니)전에서는 54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최소한의 납득할만한 경기력과 승리를 가져온 일본전에 비해 인니전은 경기결과, 내용 모두 인니에게 내주며 처참한 패배를 당했다.


과연 차이는 어디에서 나타났던걸까? 오늘은 두 경기의 차이를 만들어낸 점을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보자.


인니전 전까지의 대표팀 간격문제는 저번에 다룬 글이 있으니 관심있다면 참고 부탁한다.

링크: https://arca.live/b/rogersfu/10429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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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전

일본전 541 시스템의 목적은 명확했다. 일본이 주도권을 가질 때는 확실히 내려서면서 절대 실점을 내어주지 않겠다는 목적 하에 황선홍호는 후방에서 단단한 541 로우블럭 대형을 형성했다. 비록 좌우스토퍼에 전문센터백이 없었기 때문에 때때로 수비 마크 실수와 하프스페이스가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장면도 몇몇 있었지만 박스 안 수적우위를 통해 육탄방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우리의 역습, 혹은 점유 상황에서는 일본의 뒷공간을 노리기 위한 노림수를 준비했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에 남겼으니 참고 부탁한다.


링크: https://arca.live/b/rogersfu/104304101


이러한 541 로우블럭 대형에서는 적어도 우리 진영에서만큼은 압도적인 수적우위를 형성할 수 있었다. 이는 세컨볼 싸움에서 우위로 이어졌고 일본의 공격실패 시 우리가 소유권을 확실히 가져올 수 있었다.



2. 인니전

그리고 인니전에서 황선홍 감독은 다시 한 번 54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혹자는 황선홍 감독이 그냥 일본전 이겼으니 하던대로 무지성 전술복붙을 한게 아니냐고 하지만 황선홍 감독 본인이 부인했다. 필자도 이것이 패인이라 할 지라도 웬만해선 그의 결정에는 이유는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일본전과 인니전은 같은 541 시스템을 꺼내들었지만 수비라인의 높이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전 황선홍호는 상대의 점유상황에서 수비라인을 확실히 최후방까지 내리는 로우블럭을 구사했지만 인니전 황선홍호는 로우블럭보단 미들블럭을 형성하는 경우가 조금 더 많았다.



문제는 미들블럭은 로우블럭에 비해 간격에서 더 많은 신경을 써야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로우블럭은 최후방 수비라인이 명확하게 갖춰지는 반면 미들블럭은 상대의 점유지역,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수비라인과 간격이 조정되어야 한다.


특히 541 시스템 기준으로 상대가 후방에서 점유할 때는 2-3 또는 3-2 대형을 중앙에 밀집시켜 상대의 중앙전개를 틀어막는 것이 최근 트렌드이다. 하지만 황선홍호는 그러한 541 수비대형과 523 압박대형을 유연하게 전환하는 것이 아닌 플랫한 541 대형을 그대로 수비라인 높이만 올린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이러한 디테일 없이 라인만 올린 541 대형은 간격을 제대로 유지할 수 없었고 결국 공격, 중원, 수비 각각 라인이 벌어지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그리고 인니는 우리의 이런 간격을 바탕으로 수비를 철저히 농락했다. 인니가 후방에서 볼을 돌리면 측면과 중앙 가릴거 없이 패스길이 열렸고 이런 패스길과 넓은 공간을 이용해 인니 선수들은 마음껏 자신들의 돌파력과 패턴공격을 시도할 수 있었다.


결국 저번 글에서 다뤘던 대표팀의 간격문제는 수비에서도 이어졌고 최악의 경기내용, 결과와 올림픽 진출실패라는 한국축구에서 전례 없는 실패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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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523 대형이 아닌 플랫 541 대형 그대로 존프레스를 걸 생각을 하는지. 여튼 계속 같은 이야기 하지만 전술은 발상보다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데 많은 한국인 지도자(감독, 코치)들은 훈련세션도 이해도도 세계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함.


유입들 오고있다길래 집 오자마자 헐레벌떡 써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