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 벨기에는 4231 시스템을 기반으로 게임을 시작함. 퀼리티 있는 전문 풀백이 부족한 벨기에인 만큼 카라스코가 좌풀백으로 출전한 점이 눈에 띔. 또한 KDB는 매우 높은 자유도, 프리롤을 부여 받았음. 전반적인 게임플랜은 경기장을 넓게 쓰면서 슬로바키아의 수비를 끌어내고, 그 공간을 다이렉트하게 노리는 방향이었음. 하지만 슬로바키아는 미드블록과 로우블록의 간격을 잘 신경썼고 벨기에의 전략은 꼬이기 시작함.



전반전 4231 시스템은 끔찍하기 그지 없었음. 단적으로 말하자면 공수간격이 끔찍하게 벌어짐. 특히 우풀백 카스티뉴의 포지셔닝이 점유 상황에서 너무나도 애매했음. 이런 벨기에의 간격에서 슬로바키아의 로보트카는 전반전 내내 공을 잡을때 미쳐날 뛴 건 덤.



KDB가 프리롤을 받았기에 경기장 전역을 걸쳐 자유롭게 공을 받아주러 왔지만 이는 오히려 다른 문제로 이어짐.



KDB가 내려와도 종, 횡간격이 너무 벌어져 있는 상태여서 최후방을 제외한 경기장 대부분의 영역에서 수적 동률 내지 열위에 빠지는 상황이 반복됐음. 거기에 KDB가 비우고 내려오는 자리를 다른 선수들이 제대로 활용도 안됨.



전반전 벨기에는 도쿠가 위치한 우측 위주로 공격을 진행했는데,



도쿠가 공을 잡아도 벨기에의 간격이 너무 벌어져 있었기 때문에 도쿠를 지원해주거나, 또는 박스 안으로 침투해 컷백을 받아줄 수 선수가 없었음.



결정력이랑 별개로 루카쿠도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이 역시 박스 안에서 고립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함.



가장 심각한 점은 좌측이 완전히 죽어버렸다는 점이었음. 이날 왼쪽 폭을 벌린 선수는 윙어가 주포지션인 좌풀백 카라스코였는데



카라스코가 좌측 사이드에서 넓게 공을 잡았을때 돌파능력을 살려줄 전술적 지원이 전혀 없었음. 아니, 오히려 일부러 감독이 제어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정적이었음.


거짓말 안하고 우리가 클린스만호에서 보던 그 모습이었음. 간격을 무책임하게 벌려놓고, 우측 원툴이고, 중앙에 프리롤을 받은 선수가 경기장 전방위적으로 뛰어다니며 고생하지만 성과는 없고, 중앙공격수는 고립된 채 생산성 없는 침투플레이와 롱볼 플레이... 이게 벨기에라는 팀이 보여주는 경기력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음.



하지만 후반전에는 적절한 변화를 가져갔음. 왼발잡이 윙어 바카요코를 투입하고 트로사르를 좌측 메짤라 자리로 옮기며 433 시스템으로 바꾸면서 '시스템 상'으로는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줌.



무엇보다 박스 타격할 수 있는 인원들이 늘어나면서 전반전 보단 훨씬 유효한 공격을 할 수 있었음.



하지만 전반전의 전술적 실책이 스노우볼로 계속 굴러갔고 벨기에는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0-1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음. 간단하게 쓴 후기라 자세히 언급은 못했지만 후반전은 공격지역에서 세부전술이 많이 부족한 모습이었는데 과연 벨기에가 이번 유로 어떤 마무리를 할 지 귀추가 주목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