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 혹은 541과 같은 두 줄 수비가 보편화 되면서 많은 감독들은 이를 파훼할 방법들을 고안했다.
그 중 가장 유행하고 있는 지공 시스템은 2-3-5 또는 3-2-5 대형을 기반으로한 시스템이다. 측면에서는 돌파에 강점 있는 선수를 활용해 측면수비에 끊임없는 부담을 주고 횡간격을 벌어지게 한다. 이때 중앙의 수비블럭 안에 민첩하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을 배치해 블럭 안에서 공을 잡아도 바디포지션을 열 수 있도록 세팅하는게 핵심이다. 이런 역할을 잘 수행하는 대표적인 선수로 필 포든과 페드리가 있다.
이 때문에 424 수비시스템을 활용하는 팀들이 늘고 있다. 424 시스템의 구조적인 특징은 상대 후방점유를 방해하던 전방선수들을 없애고 4-4 블럭 안에 두 명의 수비를 추가적으로 배치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블럭 안의 두 명을 상대 공격채널을 일대일로 마크하는 것이 이 시스템의 핵심이다.
전방에서 상대 후방점유를 방해를 하지 않겠다는 뜻은 상대가 후방점유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주도권을 좀 더 내주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2-3-5 혹은 3-2-5 대형을 두 영역으로 분류하자면 전방의 5명과 후방의 5명으로 나눌 수 있는데 424 수비시스템은 상대 후방견제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때문에 후방 5명은 수비에 큰 부담을 줄 수 없게 된다.
대신 424 시스템은 전방에 4명을 활용해 중앙으로의 패스길을 훨씬 더 컴팩트하게 막는다.
상대가 측면에서 수비를 흔드려고 공을 투입할 때는 주로 전문수비수인 풀백이 측면공격자원을 상대한다.
424 시스템의 진가는 바로 여기서 발휘된다. 풀백이 측면을 견제하러 나가며 생기는 뒷공간을 상대 공격채널이 침투할 때, 센터백이 끌려나가는 것이 아니라 공격채널을 마크하는 선수가 따라가기 때문에 중앙에서 단단함을 유지할 수 있다.
수비적인 단단함 뿐만 아니라 2선자원들의 에너지레벨 효율 면에서도 좋은 시스템이다. 2선은 중앙에서 간격을 유지하거나 풀백의 수비를 지원하는 정도로 에너지를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역습 상황에서 더 좋은 판단과 마무리를 할 수 있다. 물론 기존의 수비시스템들에 비해 풀백과 미드필더의 수비적인 부담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이런 424 시스템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경기를 꼽자면 단연 직전 시즌 맨유와 맨시티의 FA컵 결승전을 들 수 있다. 혹 시간나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링크: https://arca.live/b/rogersfu/107134573
최근 수비전략은 어느 한 시스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 따라 442, 424, 541, 640을 오가며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음. 요즘 전술적 화두들이 지나치게 '점유하는 상황'에만 몰두 되어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더라. 오늘 다룬 424 시스템과 같이 공이 없는 상황에서의 전술, 전략들이 좀 더 주목 받아도 좋지 않을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