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어그로


이번 시즌 플릭 바르셀로나의 특징은 매우 명확함. (높은 백라인과 오프사이드 트랩, 전-후 공간의 좁은 간격과 롱-숏을 오가는 빠른 트랜지션)

매우 특징이 명확함에도 이런 시스템을 깨기가 힘든 건 

1. 기본적 퀄리티가 매우 높아서,  2. 이러한 특징에만 매몰해서 플릭이 주는 변주에 대응을 못하기 때문

뮌헨전도 레알전도 2번에 가까웠다 생각함. 콤파니도 안첼로티도 변주에 대한 대응책을 주지 못하고 그대로 당함






레알은 경기 전부터 예상했듯 그냥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정석을 들고왔음. 최후방에 대한 압박을 계속 가해서 측면으로 볼이 흐르게 유도하는 것.

좌측 미들 카마빙가와 우측 미들 벨링엄이 각각 우/좌풀백 쿤데, 발데에게 맨투맨 압박을 가하면서 측면 수적 우위가 나오면 레알 입장에선 편함.


결국 그만큼 측면에서 하피냐-야말이 볼을 잡고 도는 장면도 수적우위로 막아내는거고, 실제로 전반전은 야말을 최대한 억제하기도 했음.








반면 후방에서 바르셀로나가 이 압박을 풀어나오면 중원은 바로 지역 수비로 바뀜. 이 과정에서 중원을 막으면 다시 측면으로 볼이 도니까

결국 다시 측면으로 향한 상황에서 2 vs 1 수비상황으로 카마빙가, 벨링엄이 압박을 들어가고 측면 자원을 묶어놓는게 가능


안첼로티가 경기 전에 얘기했던 플릭볼에 대한 맞춤전략이 이게 아니었나 싶음. 최후방 + 조건부 맨투맨 압박으로 측면 싸움 유도

풀어나오면 중원은 지역 수비로 전환하고 다시 측면 2 vs 1 압박 (여기서 물러나고 뒤로 볼 돌리면 다시 최후방 + 맨투맨 들어가면 될 뿐)




물론 바르셀로나의 문제도 컸음. 뮌헨전부터 그랬지만 카사도-페르민은 아직 경기장 위에서 포지셔닝이 구림. 아주, 매우.

지금 보는 장면처럼 카사도가 저렇게 424 압박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이지선다에 걸린 상황. 최소한 그래도 측면으로 움직임을 빼주긴 했음

(뮌헨전때는 이 움직임이 안나와서 카사도가 애를 먹었음)


측면에서 이지선다가 걸리더라도 어쨌든 저렇게 사이드로 빠져주면 후방 쿤데-쿠바르시의 맨투맨은 안정적임. 어쨌든 공간에서 볼을 방출하니까





바로 3초 뒤에 페르민이 저 위치에 멀뚱멀뚱 서있고 순간적으로 추아메니가 프리맨이 됨.

카사도가 2 vs 1 상황에서 공간으로 뛰어서 시간을 지연시켰으면 전방 자원이 다시 미들로 돌아와 맨투맨을 맞춰야 하는데 늦음.

결국 페드리가 저 위치에서 뛰어가 급하게 압박하고 다칠뻔한 위험한 장면이 나왔음




측면에서 레알 비니시우스 낀 좌측 3라인 4명이 서있는데 중원 카사도-페르민은 멀뚱멀뚱 서있음

쿤데는 이지선다에 걸렸고 쿠바르시 - 이니고 입장에서 속도싸움이 걸리는 위험한 상황. 오프사이드긴 했지만 확실한 수비 실책임





그럼 카사도 페르민을 왜 썼냐?

레알의 수비 컨셉을 생각해보면 됨. 1. 최후방 빌드업 압박과 측면 유도 / 2. 중원으로 볼이 들어왔을때 지역 수비 전환과 측면 순간 맨마킹

반대로 말하면 중원으로 볼을 풀어 냈을때 카사도-페드리 투볼란치에 가해지는 압박은 비교적 자유롭다는거.

지금 보는 장면처럼 442 수비 상황에서 레알은 포워드 4인에게 과하게 압박을 투자하고 있음. (후방 자원들이 쭉 붙어있는 모습)

그럼 결국 저만큼 미들과 최후방 라인의 공간이 벌어지고 창출된 공간에서 볼을 받고 공격을 다이렉트하게 이어나가기 좋은 것.








여기가 플릭이 후반전 바로 페르민-더용을 교체하면서 변주를 준 포인트.

 페르민보다 미들 플레이와 전환에 강점이 있는 더용이 카사도와 투볼란치를 이루고 페드리는 위로 올라감.

레알의 수비컨셉이 그대로니까 더용쪽에 압박이 크게 가해지지 않고 저렇게 빈공간으로 볼을 쭉쭉 뿌려댐



레알의 수비가 포워드 4라인에 대한 압박을 과하게 투자한다는게 이런 장면.

야말이 볼을 잡은 상황에서 2vs1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인데 투볼란치는 프리하니까 더용이 우측으로 돌아와서 볼을 받아줌




근데 아까 말했듯 레알은 투볼란치에 대한 압박을 가하지 않고 지역 수비를 유지함. 

바로 앞의 카사도와 반대 라인 발데까지 더용이 프리하게 패스를 넣어버림.





측면에서 발데가 볼을 프리하게 잡으면 다시 측면 미들인 벨링엄은 압박 들어가고 나머진 지역 수비.

그럼 다시 카사도는 볼을 압박이 없는 상태에서 편하게 잡고 공간으로 넣어줌

레알의 수비 컨셉, 경기 컨셉이 전반전과 똑같다는게 이 장면에서 드러남.






결국 2선까지 올라온 페드리가 저 공간에서 공을 잡음. 투볼란치에 대한 압박이 없으니까 너무 프리하게.


페드리가 저 위치에서 둘러싸였고 볼 넣기 힘들어보이는데 수비 괜찮은거 아님?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포워드 3라인 + 측면 풀백 + 페드리가 2선 위쪽의 공격 라인인 바르셀로나 입장에서 중원 미들에 저렇게 수비가 과투자되면

자연스레 다른 선수들 오프더볼의 기회가 늘어나는거임 (실제로 그렇게 득점)




첫 실점이 딱 그 장면의 정석. 투볼란치에 대한 압박은 여전히 없고 지역 수비만 깔려있음

근데 전반이랑 다르게 하피냐-페드리 라인에 센터백이 압박을 걸어야하니까 (앞서 말했던 빈 공간에 대한 수비)

레반도프스키쪽 뒷공간이 훤하게 비어버리고 바로 패스-득점






두 번째 실점 장면이 제일 최악의 실점이라 생각함. 

여전히 측면에서 전반과 똑같은 컨셉. 최후방 사이드가 볼을 잡으면 맨투맨 압박




근데 또 투볼란치 압박은 없고 지역 수비로 전환하니까 이렇게 훵-한 프리맨이 생김. 그게 더용인건 더 악재



하피냐가 돌아오고 더용이 패스, 하피냐가 리턴 패스. 지역 4미들이 발데를 놓쳐버리면 저런 공간을 내주는거






모드리치 교체는 이 날 2골을 더 실점하게 한 악수에 가까웠음. 

가뜩이나 전방 비니시우스-음바페 압박도 별로인데 미들 이지선다에서 모드리치가 할 수 있는게 어딨나.




그러니까 결국 뤼디거가 페드리 압박에 끌려나오면서 되려 레알의 백라인 뒷공간이 불안해짐





또한 플릭은 교체를 잘했음. 카사도를 빼고 올모를 투입해서 다시 페드리를 투볼란치로 넣고 올모를 2선에 투입한 것.

모드리치가 원온원 마크를 아예 못하니까 후방이 너무 불안해짐. 

바로위에서 말했던의 수비 상황과도 겹침. 센터백이 투볼란치 마크를 하게 되는데 미들은 원온원 수비가 느리니까 불안 + 불안인거






결과는 뭐 뻔하게도 똑같은 패턴으로 실점

볼의 전개만 다르지 구조적 문제는 똑같음.






뮌헨 4:1, 레알 4:0으로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상대의 가변성이 너무 떨어졌음.

시즌이 지나고 좀 더 변주를 주는 팀들을 만났을때도 플릭과 스쿼드가 제대로 보여줄 수 있냐가 관건.

물론 엘클라시코의 교체 활용처럼 전 후반 45분의 변주와 그 퀄리티는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함.


더 쓰려고 했는데 사진 뽑기 귀찮음;;;

다른 궁금한 점은 댓글로 답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