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졸레트의 궁중 비화(안궁비): 오들오들 다리아의 살육지폐》 

승마가 취미였던 폐제 다리아 폰 골트베르크가 수도 인근의 국영 마구간 관리자를 망아지들 굶겨 죽였다는 이유로 살해한 일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자세한 내막은 대부분 모른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시 현지지도 중이던 다리아는 망아지들이 거의 다 죽은 것을 보자 화를 내며 “야 이 새끼들아, 망아지 다 굶어 뒈질 동안 뭐 했냐!”라고 소리를 질렀다. 다리아는 조금이라도 화가 나면 수시로 쌍욕을 퍼붓는 흉포한 폭군이었다. 

관리자가 황급히 “전기가 없어 물을 끌어올 수 없고, 사료가 공급되지 않고 있어서 저리 됐습니다.”라고 해명하자 다리아가 “뭐라고 이 새끼야? 어디 이런 새끼가 다 있어!”라 외치며 더 화를 냈다. 

바로 그 순간 키가 엄청 큰 거구의 다리아 친위대 대원들이 관리자 옆에 딱 붙어 서더니 양팔을 딱 붙잡고, 동시에 발로 무릎 관절을 차서 꿇어앉힌 뒤 팔꿈치로 뒷머리를 꽉 눌러버렸다. 관리자는 다리아 앞에 꿇어앉아 머리도 들지 못하고 제대로 말도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상태의 관리자에게 다리아는 온갖 욕설을 다 퍼부은 뒤 “이런 새끼는 살아 있을 자격이 없어!”라고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관리자는 친위대원의 단검에 의해 다리아가 보는 앞에서 참수됐다. 다리아가 살아 있을 자격이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이를 목격한 수행원들은 벌벌 떨었다. 전기와 사료를 자기가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사실 관리자 입장에선 정말 억울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자는 다리아 앞에서 감히 변명을 했다는 이유로 사망했다. 이때부터 공무원들에겐 다리아가 화났을 때의 대처 요령이 생겨났다. “아무리 억울해도 절대 변명하면 안 된다. 다리아가 격노하면 바로 무릎을 꿇고, ‘죽어 마땅한 죄를 지었지만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죽기를 각오하고 해결하겠습니다’라고 말해야 그나마 살 확률이 높아진다.”가 바로 그것이다. 

아, 다리아를 화나게 한 사람들이 전부 똑같은 방식으로 죽은 것은 아니다. 다리아가 “애초에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새끼”, “살아 있을 가치가 없는 새끼”, “숨 쉴 자격도 없는 새끼”라 말하면 그나마 참수돼 시신이라도 남겼다. 그러나 다리아가 “땅에 묻힐 자격조차 없는 새끼”라고 하는 순간 맹렬한 총격에 형체가 사라지거나, 화염방사기로 태워지거나, 전차에 압사당하거나, 상어에게 잡아먹히는 등 각종 잔혹한 처형으로 시신도 남기지 못하고 소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