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5장의 마지막 부분을 제대로 읽은 사람이라면 우리가 그 기차역 사건 이후로 서로 간의 가까운 거리를 계속해서 유지했을 것이라고, 그렇게 예상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예상은 절반 정도만 맞았다. 우리는 가까웠지만 예전과는 달랐다.

누나가 여고로 진학하며 우리가 다른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부터 변화가 생겼다. 


누나는 바빠졌다. 1년 뒤의 나도 그랬다.

한국 특유의 강한 교육열에 있어서만큼은 우리네 부모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 고등학생이 평균적으로 가지는 빡빡한 스케줄에 밀려, 우리가 함께 있는 시간은 자연스레 줄었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우리는 여전히 친밀했다. 시간이 비는 주말이면 같이 나가 놀았고, 잠시 같은 학원에 다니기도 했다.

다만 예전의 우리가 그러했듯 하루종일 함께 있는 날은 거의 없게 되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이 시간은 우리가 서로의 껌딱지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기르는 시간이기도 했다. 실제로 효과는 있었다.

누나 외의 절친이 생겼던 것도, 동급생 남자들의 모임에 가담해 본 것도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해 본 경험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고등학교 생활을 보냈다. 누나는 재수 끝에 집에서 가까운 대학에 진학했다. 

재수학원에 온종일 박혀 있었던 누나가 불쌍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 나와 누나 사이의 한 살 차이라는 간극이 이제 맞춰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 

뭐, 나까지 재수를 하게 되면서 그 생각이 바보 같았다는 게 입증되었지만.


나는 집에서 먼 대학에 진학하며 원룸을 마련했다.

집을 떠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이는 누나의 곁을 잠시 떠나게 되었음을 뜻하기도 했다.


내가 이사를 가기 하루 전날, 누나는 나이에 맞지 않게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자주 와"라는 말만 몇십 번을 반복 주입했다.

'어차피 학기 끝나면 오는데 뭘 울기까지야'라고 생각했지만 굳이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여전히 감정 표현을 잘 숨기지 않는 그녀가 귀여웠기 때문이다.


내 이사가 대강 마무리되자 누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집들이를 가겠다는 통보였다.

누나는 막무가내로 하루 시간을 통째로 비우라고 강권하였다. 뼛속 깊이 새겨진 누나 맞춰 주기 본능으로 인해, 나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도 못했다.


생각해 보니 뭔가 특별한 상황이기는 했다. 

누나가 내 원룸에 온다. 좋아하는 여자가 내 사적 공간에 들어온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우리는 단둘이 된다.


그런 생각에까지 도달하자 나는 그날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그래, 그날은 바로 오늘이다.




7.


"....나, 진짜 뀐다?"


"....응."


"으읏....!"


난 지금 누나의 엉덩이 밑에 있다. 


정확하고 알기 쉽게 묘사하자면 누나가 내 얼굴을 엉덩이로 깔아뭉개고 있다. 이른바 페이스시팅이다.

그리고 누나는 방귀를 뀌려 하고 있다. 한 번 더 강조한다. 누나의 엉덩이가 내 얼굴에 초근접하여 장내 가스를 뿜어내려 하고 있다.


약간은 숨 쉬기가 어렵다. 누나가 바닥에 짚은 팔에 힘을 주어 엉덩이를 살짝 띄워 주고 있음에도 쉽게 공기가 통하지 않는다.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된 건지, 최대한 간추려 설명하면 이렇다.


일주일 만에 본 누나는 흰색 스키니진에 레몬색 셔츠, 하늘하늘한 가디건을 입고 내 방에 들어왔다.

스키니진이 누나의 커다랗고 탄력 넘치는 엉덩이를 돋보이게 했고, 나는 거의 자동적으로 침을 꼴딱 넘겼다.


내가 그렇게 잠시 멍 때리던 중, 누나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내 자취방에 대한 첫 감상은 과연 무엇일까. 궁금했다.


"그...."

"나, 아까부터 속이 좀...."


"응?"


"방귀, 뀌어도 되지?"


아.

거기서도 여기서도 누나는 누나였다.


뿌웅-

뿌뤄럭.

뿌루루루루룩-


"흐아- 좀 살겠다."


반갑다는 인사를 대신한 가벼운(평범한 사람 기준이라면 그렇지 않지만) 삼 연발의 방귀를 시작으로, 누나는 연신 똥방귀를 뀌었다.

큰 맘 먹고 산 공기 청정기가 즉각 빨간 불을 띄우며 괴로워했다.


나는 어김없이 흥분했다. 누나의 복장과 상황만 보더라도 충분히 야했다.

거기에 내게 가장 잘 듣는 자극제 중 하나인 누나의 지독한 방귀까지 끼얹으니, 머릿속으로 애국가를 4절까지 불러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나는 '그럴 거면 화장실을 가라'라고 일갈했다. 일종의 도피 수단이었다. 

누나는 "그럴까?"라고 하며 멋쩍게 웃고는, 쿨하게 화장실로 들어갔다.

나는 그때 변기 수압이 조금 약하니 음식물을 변기에 버리지 말라던 집주인의 당부를 떠올렸으나, 화장실 문을 두들기며 "누나 그거 수압 약하니까 똥 싸지 말아 봐!"라고 소리칠 용기는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던 내가 유일하게 시도한 것은 아랫도리를 진정시키는 일이었으나,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미약한 원룸 화장실의 방음이 누나의 배변음과 방귀 소리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변기는 막혔다. 나는 오랜만에 잘 익은 토마토 색이 된 누나의 얼굴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내가 알아서 할테니 그냥 놔두라고 했지만, 누나는 자기가 친 사고이니 스스로 책임지겠다며 기어코 뚫어뻥을 사러 원룸을 뛰쳐나갔다. 


누나는 나가기 전 있었어야 할 하나의 과정을 빠뜨렸다. 변기 안을 절대로 보지 않겠다는 약속을 내게서 받아내지 않은 것이다.

비록 내가 약속을 지킬 가능성은 일 퍼센트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건 기회였다. 가라앉질 않던 내 발기를 단번에, 아니 조금의 시간을 들여 가라앉힐 기회였다.


나는 누나의 똥을 반찬 삼아 한 발을 빼기로 결정했고, 망설임없이 변기 뚜껑을 열었다.    

역시 그녀의 배변량은 명불허전이었다. 변기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진갈색 똥과 차오른 물 위에 둥둥 떠 있던 누런 똥은 모두 남다른 굵기와 길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참을 수 없이 구리다. 누나의 똥 냄새가. 방귀 냄새가.

엄청 굵어. 엄청 길어. 맞아. 누나는 이런 똥을 자주 눴지.


하아, 하아, 하아.


황홀하다.


누나가 방금 눈 똥....

누나, 누나, 누나....


누나. 사랑해. 누나의 똥도, 누나의 방귀도.


벌컥.


"응?"


"으응?"

"어?"


절정에 이르던 순간, 결코 들리지 않아야 할 효과음이 들렸다.


부주의함이 큰 화를 부른 것이다.

누나가 두고 간 지갑이 분명히 내 시야에 있었음에도, 자위를 할 생각에만 사로잡혀 무작정 화장실로 뛰어들었던 부주의.

눈 앞의 똥과 자위에만 열중하느라 내 집 현관문이 열리는지 닫히는지도 몰랐던 부주의.   

한 학기 간 살 집을 정할 때, 화장실 문이 제대로 잠기는지도 확인하지 않은 부주의.


안 그래도 큰 누나의 눈은, 과장을 섞지 않은 표현으로 거의 송아지에 가까웠던 것 같다.


인생을 조졌구나. 죽자. 자살 명소 추천을 받자.

그 생각 외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누나가 비웃듯 툭 뱉은 말의 내용은 정말로 뜻밖이었다.


"어휴."

"변태인 거, 대충 알고는 있었는데...."


"어?"


"그새를 못 참고 내 응가로 할 줄은 몰랐네."


"...."


들키지 않기 위해 들였던 내 몇 년간의 노력이 무색하게, 내 뒤틀려버린 취향은 이미 그녀에게 들켜 있었다.

나는 누나와 화장실 문 앞에 나란히 앉아 자초지종을 들었다. 


"음.... 언제부턴가 내가 방귀 뀌거나 응가 얘기 하거나 하면...."

"막 얼굴도 달아오르고 안절부절못하고...."

"이상하게 자리 피하려고 하고...."

"그, 어...."

"가랑이도, 막 부풀고."

"처음에는 설마 했는데, 계속 그러니까."


"이런...."


"....진짜 못 숨기는 거 알아?"

"바지 주머니에 손 넣어서 감춰 보려고 하면 더 티나지. 바보 멍청아."


"이런 망할...." 


폭언이었지만 맞는 말이 담긴 폭언이었기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 일부러 막 놀리고 그랬는데."

"재미있었어."


어쩐지. 기차역 사건이 있고 나서 더 서슴없어진 방귀 살포, '이제부터 배변' 혹은 '나 응가 마렵다' 등의 선언, 전화를 받으면 어김없이 똥 누는 중.

어느 정도 크고 나서부터는 꽤 부끄러워했던 배설 관련 토픽에 대해, 그 사건 이후 왜 갑자기 적극적이 되었을까를 고민해보지 않은 나의 안일함이 미웠다.


"사실 걱정도 좀 했는데."

"쟤 저래서 장가는 어떻게 가나 해서."


"....죄송합니다."


"으휴, 진짜."

"그래서, 확실히 좀 할까?"


"응?"

"뭘?"


"나 좋아?"


킬러 문항이 별안간 훅 들어왔다.

진실된 대답은 물론 정해져 있었지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나는 바보처럼 입을 벌리다 말고, 망설였다.


"...."


"....대답하기 좀 어려운가?"

"그럼...."

"뭐가 좋은 거야? 나? 아니면 내 엉덩이에서 나오는 거?"


누나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고 있었다.

애써 무시하고, 난 나름의 최선이라 생각하는 답을 내놓았다. 


"...."

"둘 다."

"근데, 누나가 더 좋아."


내가 맞는 답을 낸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렇게 시간은 현재에 이른다.

장고 끝에 낸 답변을 듣고 한바탕 폭소한 누나는 내게 해줬으면 하는 것이 있냐고 물었다.  


거기다 대고 "제 얼굴 위에 올라타서 방귀를 뀌어주세요."라는 말을 할 수 있었던 용기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내 스스로에게 놀랐다.

비현실적인 상황이 마음 속에 무의식적으로 설정된 허들을 모두 무너뜨리고 있었다.


누나는 또 한바탕 웃으면서 침대에 누운 내 얼굴에 힘차게 올라탔지만, 막상 생각만 했던 짓을 실행에 옮기려니 부끄러움이 다시 고개를 들었나보다.

조금 전까지 보여 주던 여유는 어디로 갔는지, 침 삼키는 소리가 나에게까지 들린다.


누나의 이런 점이 좋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럽다.


"누나...."

"엉덩이, 언제 이렇게 커졌어?"


부드럽다. 몰캉하다. 그때보다 더.

엉덩이 골에서 나는 묘한 구린내와 땀 냄새도, 그때보다 더 자극적이야.


"윽!"

"아니, 그게, 요새 좀 살이 붙어서...."

"....살, 빼야겠지?"


"괜찮아. 통통한 누나 엉덩이도 너무 좋아...."


"아아, 몰라. 변태."


"방귀.... 나올 것 같아?"


"으응...."


"해도 돼."


"진짜, 진짜 뀔 거야?"

"너, 막 토할 것 같다고 그래도 난 몰라?"


"누나 똥방귀 냄새 맡은 경력이 얼만데.... 이상한 걱정을 하고 그래."


"아, 알았어. 아아, 이제 진짜 나올 것 같아."

"으읏...!"


뿌루루루루루룩-

부뤼이이익-


호언장담을 했지만, 예상치도 못한 양의 가스가 내 코를 직격한다.


묵은 똥에서 나온 가스 냄새, 엉덩이에 맺힌 땀 냄새, 덜 닦인 항문 안쪽의 똥 냄새.... 그 모든 것이 결합되어 흰 스키니진을 뚫고 나온다.

이 냄새를 나는 열렬히 좋아한다.


입자 하나를 놓치는 것도 아쉽다. 나는 날숨을 최소화하고 큰 들숨으로 누나의 방귀를 모두 빨아들이려 한다.

입과 콧속에 누나의 가스가 들어찬다. 


사랑해. 사랑해 누나.

누나의 방귀도.


"하아, 하아...."


"아아앗, 괜찮아? 어떡해."

"똥 눈지 얼마 안 돼서, 냄새 많이 나겠다."

"진짜 괜찮아? 


"더...."

"더 해줘...."


"으윽, 변태...."


눈알을 힘껏 굴려 누나의 표정을 본다.

누나는 분명히 웃고 있다.


뿌우우웅-

브뤼릭-

푸스으으으으으-


"하아아, 시원해."

"이거, 이상하게 기분 좋다...."

"....냄새, 좋아?"


"좋아."

"너무 좋아."


나는 즉답한다.


중독될 것 같다. 세다는 마약이 이런 수준일까.

매일 누나의 엉덩이 냄새와 방귀 냄새를 맡고 싶다. 조금이라도 더 맡고 싶다.


구르륵.


누나의 뱃속이 조그맣게 울렸다.


"그게.... 지금...."

"누나 힘 너무 줬나 봐. 또 응가 나올 것 같은데...."

"화장실 갔다 와서 계속 할까?"


"...."

"그냥 이대로 해 줘."


내가 세운 마음의 장벽은 이미 흔적조차 없다.


"어어....?" 

"....진심이야?"


"응...."

"변기도, 막혀 있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억지를 부린다.


"그렇네.... 변기가...."

"그렇네, 어쩔 수 없네....?"

"아, 이제 나도 모르겠다."


어릴 때처럼, 누나가 빙긋 웃으며 내 억지를 받아 준다.


"으읏..."

"으으으응-"


뿌루룩-

푸지지지직-

뿌지직- 뿌덕-


누나의 흰 스키니진이 터질 듯 부풀어오른다.

커다란 엉덩이 가운데에, 또 다른 산이 솟는다.


축축하고 따뜻한 것이 내 코 주변을 감싼다.

질식할 것 같은 냄새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아아아, 더 나와!"


뿌뤼리리릭-

푸드득- 푸드드드득-


물기 있는 똥이 바지의 갈색 영역을 넓힌다.

누나의 면적 적은 팬티가 실루엣을 확연히 드러낸다. 동시에 들어오는 강렬한 시각-후각-촉각적 자극에 의식을 놓아 버릴 것만 같다.


누나가 잠깐 엉덩이를 들자, 바지의 표면에 똥의 물기가 배어나온다. 나는 손가락으로 물방울을 훑어 내 콧구멍에 가져간다.

정말 지독한 냄새다. 내가 아니면 이 냄새는 누구도 참아 줄 수 없겠지.


"하아, 하아.... 

"후우.... 다 쌌어."

"엉덩이 골이 질척거려. 따뜻해..."


"누나...."


"응?"


"냄새 나...."


"당연하지. 똥 쌌는데."

"그것도 바지에."


누나가 침대에서 내려와 바지의 피해 범위를 확인한다.

나도 몸을 일으키고 못 쉰 숨을 몰아 쉰다.


"진짜, 나도 이상해졌나 봐. 이런 짓까지 하고...."


"그, 누나."


"어?"


"한 김에 하나만 더 해주라."


"....뭔데 이 변태야...."


"바지랑 팬티랑 내려서, 엉덩이 보여 줘."


"읏..."

"더러운데...."


"누나 거잖아. 안 더러워."


"우으...."


누나는 잠시 고민하더니, 앞의 단추를 풀고 조심조심 바지를 내린다. 다리와 발에 똥이 묻지 않도록 꼼지락대며 옷을 벗는 누나가 귀엽다.

기저귀에 실례한 아기처럼 덕지덕지 똥을 묻힌 엉덩이를 쓱 내미는 누나도, 귀엽다.


"자, 감상은?"


오랜만에 누나의 맨엉덩이를 본다.

지저분한 황갈색 페인트로 칠한 누나의 엉덩이는, 보름달을 연상케 할 정도로 커지고, 둥글어져 있다.


그리고 그녀는 더럽기 그지없는 엉덩이를 요염하게 돌려 나를 유혹한다. 


누나의 엉덩이, 그리고 그곳에 잔뜩 묻은 질퍽한 대변은 그때의 갈대밭을 떠올리게 한다.

누나가 최고로 나를 흥분케 했던 그때.


그때와 다르지만, 어떤 부분에서 같다.


더없이 사랑스러운 누나가 내 앞에 있다. 

이런 나를 받아 준 누나가.


누나의 농밀한 엉덩이가 펼치는 똥 냄새 나는 유혹에, 나는 속수무책으로 정신을 빼앗긴다.


그녀가 격한 흥분에 젖은 나의 얼굴을 잠시 응시하더니, 돌아서서 내게 다가온다.

나를 껴안고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며 내 귓가에 속삭인다.


"좋아해." 


갈대밭에서의 그때도, 기차역에서의 그때도, 그 밖의 모든 시간에서도, 

내가 사랑했던 단 한 명의 여자가 내게 입을 맞춘다.




8. 


우리는 그 자리에서 서로의 생애 첫 섹스를 했다. 생애 두 번째, 세 번째 섹스도 했다.


관계 도중 누나는 거의 쉼 없이 방귀를 뀌어댔다. 

이미 똥 범벅이 된 하의와 속옷이 바닥에 널브러져 냄새를 풍기고 있었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듯이 그녀는 원룸 안의 공기를 자신의 냄새로 가득 채웠다.

마치 내 사적 공간에 대하여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처럼.


세 번째 사정 직전 누나는 또다시 급한 변의를 호소했다. 나는 누나를 놔 주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내 두 손바닥 위에 부드러운 대변 한 무더기를 쏟아내야 했다. 

똥 더미를 한가득 든 채로 나는 등짝을 세게 맞았지만, 누나는 기분이 나빠 보이지 않았다.


절정의 시간이 지나고, 몸을 깨끗이 씻으며 더럽혀진 옷을 함께 빤 우리는 미처 냄새가 가시지 않은 침대에 다시 누웠다. 

조그만 침대 위에서 알몸의 누나를 안은 채, 나는 못다 한 질문을 하기로 한다.


"....싫지 않아?"


"뭐가?"


"나, 중증 변태잖아. 이런 더러운 거에 끌리고."


"....자각은 있어서 다행이다 야."


"누나가 책임져야 돼. 누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라서...."


"응? 나 때문이야?"


"당연하지."

"성벽이 이렇게 된 것보다 누나가 좋아진 게 먼저였거든."

"좋아하는 사람이 자꾸 그러니까...."

"성벽도 이렇게 된 거 아닐까....?"


"으음.... 그런가?"

"언제부터 좋아했는데?"


"누나 중학교 갈 때쯤부터...."

"아니, 그 전부터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고...."


"뭐야, 짝사랑을 그렇게 오래 했다고? 너 진짜 바보야?"


"....바보인 건 부정 안 할게. 누나는 언제부터 나 좋았는데."


"어어.... 아마 비슷할걸."


"....누나도 똑같잖아."


우리는 동시에 피식하는 웃음을 흘린다.


"애초에 난 너 아니면 시집 못 가."

"너가 그렇게 딱 붙어 있는데 어느 남자가 나한테 오겠냐?"


"그런가...."


"그런가는 무슨, 바보야."

"처음부터 그냥 넌 내 거였다고."


그래,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당연한 거였다.

한참 전부터 정해져 있었던 거였다.

그동안의 내 고민이 우스워 조금은 허탈하면서도, 안도감이 자리잡는다.


"처음 질문에 대답을 못 들었네."

"그래서.... 안 싫어?"


"음...."

"으음...."

"확실히 별나기는 한데...."

"안 싫어."


"진짜?"


"응. 안 싫어."

"뭐에 끌리든.... 무슨 짓을 하든...."

"너는 너인걸."



조금 많이 돌아왔지만,

우리는 결국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곳을 보고 있었구나.


이제라도 알아서 정말 다행이야.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