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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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햇살, 살랑이는 바람.

 

마루의 유치원에서 1박 2일로 캠프를 가는 날 아침이다. 누구도 거리를 걸으면 울적한 기분이 금세 풀릴 것 같은 화창한 날씨도 따라주었다. 하지만 마루의 표정은 영 울상이다.

 

“으, 오빠 나 캠프 가기 싫은데...”

 

“뭐 한 번이잖아.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유치원 캠프가 될 건데 아쉽지 않아?”

 

“하나도 안 아쉬워. 난 집에서 오빠랑 있는 게 더 재밌다고!”

 

“아 진짜. 오늘 아침까지 그 얘기야?”

 

“그래도... 난 싫단 말이야. 캠프 갔을 때 방귀 뀌고 싶으면 어떡하지?”

 

“걱정 마! 내가 팬티 넉넉하게 넣어두었거든! 크크큭”

 

“오빠.”

 

“노, 농담...! 그냥 화장실에서 조금씩 뀌어버려.”

 

“휴, 오늘 아침도 나중에 방귀 나올까봐 안 먹었잖아. 지금 방귀 뀔 힘도 없어.”

 

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마루의 말이 끝나자마자 마루의 엉덩이에서 방귀가 뿜어졌다.

 

“...거짓말 하네”

 

“그... 그러게 헤헤”

마루도 이 상황은 멋쩍은지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어느새 출발할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 마루는 또 한숨 쉬며 말했다.

 

“아 오빠. 나 진짜 집에서 오빠랑 있는 게 더 좋은데.”

 

“하 난 지겨워 죽겠다.”

 

“오빠. 진심이야?”

 

“잠깐잠깐! 농담...”

 

뿌루루루루루루루루룩!!!

부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박!!!!!!!

 

마루는 어느새 엉덩이를 돌리고 마타를 향해 방귀를 두 방 배출했다.

단정하게 차려입은 치마가 펄럭였다.

 

“끄으아아악!! 지독해!!!! 너 나 몰래 아침 먹었냐?”

마타는 아침부터 방귀를 맞고 머리가 아찔했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휘청거리며 겨우 서 있었다.

 

“푸히히! 그러니까 그 말을 왜 했어?”

 

“아 빨리 출발해야 하는데 이게 뭐야? 서둘러야겠다.”

 

마타는 부엌으로 달려가 비닐장갑을 가져왔다. 그리고 그것을 착용한 채 온몸을 털며 정통으로 맞아버린 마루의 방귀를 탈탈 털었다.

 

“마루야, 늦겠다. 빨리 갈 준비 마쳐.”

몸 전체를 털면서 마타가 말했다.

 

“잠깐. 진짜 진짜 마지막으로 할 일이 있어.”

 

“뭔데? 빨리 좀 해.”

 

“그것은... 마지막 가스 빼기!”

 

마루는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허리를 살짝 숙여 엉덩이를 뒤로 쭉 뺐다. 엉덩이를 고정한 곳은... 당연히 마타 쪽이었다.

 

“마... 마루야?”

 

“헤헤 오빠 미안!”

 

뿌롸라라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뿍!!

 

푸부부부.......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다채로운 방귀 소리를 뽐내며 마루는 방귀를 마구 배출했다. 어떨 땐 우렁차게, 어떨 땐 바람 빠지는 소리로. 마루는 한껏 즐기며 방귀를 뀌다가 가까스로 멈추었다.

 

마타가 손에 꼈던 비닐장갑이 날아가 버렸고 아직 있던 냄새도 채 못 턴 옷 위에 새롭게 냄새가 덮어 씌여졌다.

 

“마... 마루야, 그만, 그만!!”

냄새 속에서 정신이 혼미해진 마타가 소리쳤다. 다리에 힘이 풀려 금방 넘어질 것 같았지만 벽에 기댄 채로 계속 서 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넘어진다면, 마루의 엉덩이와 수평으로 맞닿게 되니까!

 

“오빠, 이제 가자!”

조금은 시원해진 배를 문지르며 마루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싱긋 웃으며 오빠에게 빨리 가자고 재촉했다.

 

“그래, 그래...”

아침부터 정신없는 마타의 힘겨운 대답이 이어졌다. 그렇게 둘은 현관문을 나섰다.

 

장소에 도착한 후 금방 유치원 버스가 왔고 마루가 버스에 타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마타는 방귀 냄새 때문에 멀찍이서 배웅했다.

 

“그럼 오빠, 다녀올게...”

 

“으응”

 

“오빠. 근데 왜 웃어?”

거리가 먼 데도 오빠의 표정을 금방 알아차리는 마루였다.

 

“뭐? 그럴 리가. 안 웃었어.”

 

“이상한데?”

 

“아니야!”

 

“알았어.”

 

“마루야 섭섭하겠지만 이제 인사하고 가야지?”

유치원 선생님이 아쉬워하는 마루를 향해 말을 건냈다.

 

“네. 알았어요.”

 

“어... 마루 오빠님! 왜 이리 멀리 계세요?”

유치원 선생님이 마타에게 물었다.

 

“네? 아, 그, 오늘 일이 있어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 해서요.”

마타는 대충 얼버무렸다.

 

“자 그럼 차렷, 인사~”

 

“다녀오겠습니다”

 

문이 닫히고 유치원 버스가 출발했다.

 

버스 안에는 마루네 반 유치원생이 이미 많이 타 있었다.

 

“안녕 마루야!”

유치원 친구들 모두 반갑게 마루에 인사했다.

 

“아... 안녕?”

 

...집에서는 전혀 상상도 못 할 마루의 반응이다.

 

 사실 마루는 집에서는 오빠 놀려먹는 재미로 사는 못말리는 말괄량이지만, 유치원에서는 착하고 얌전한 아이다. 여기에 뭐든 잘하는 능력, 거기다 오빠는 절대 동의를 못 하겠지만 귀여운 외모. 부탁받은 거 잘 들어주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유치원생과 선생님 모두에게 마루는 인기를 듬뿍 받고 있다.

 

“마루야, 이거 먹어볼래? 나 과자 엄청 들고 왔다~”

 

“마루야 초코우유 하나 줄게!”

 

 아이들은 모두 먹을 것을 주는 것으로 마루에 대한 호감을 나타냈다.

 

“어? 어어, 먹어볼게.”

 

 바깥에서의 마루는 착한 성격이다. 그러나 이것은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다. 기껏 아침을 먹지 않고 집을 나선 마루지만 버스 안에서 이런저런 음식을 모두 받아 먹었다. 물론 마루의 평소 식욕에 비하면 굉장히 자제한 편이지만.

 

 버스는 계속 달렸다. 처음에는 서로 웃고 떠들던 아이들은 하나둘 잠에 들었다. 그러나 마루는 혼자만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끙끙대고 있었다.

 

‘으...으! 배가 아파...’

 

 이런. 잔뜩 음식을 먹은 채로 달리는 버스에 있으니 마루에게 차멀미가 나타난 모양이다. 마루는 배가 땡기고 아팠다. 마루는 상체를 숙이고 배를 감쌌지만 소용없었다. 마루가 차 안에서 먹은 음식은 속에서 난동을 부리다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 채 아래로 내려갔다. 결국 대장에서 어마어마한 가스가 되어 뱃속에 쌓였다.

 

 아침에 뺀 가스 이상으로 가스가 생성되면서 마루의 배가 끓어올랐다. 마루는 배를 붙잡으며 겨우 버텨나갔다. 흔들리는 버스에서 위험한 순간도 많았지만, 다행히 버스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도착한 캠프장은 근사하고 멋진 곳이었다. 숙소는 펜션과 같은 건물이 여러 개 있는데, 유치원 반마다 따로 각각을 배정받았다. 주변에는 숲, 꽃밭과 이어진 산책길이 보였다. 넓은 공터도, 실내체육관도 있었다. 마루에게 가장 중요할 것 같은 화장실은 구석에 건물이 세워져 있었다.

 

 오자마자 짐을 각자의 숙소에 풀고 바로 점심 식사 일정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마루는 도저히 점심을 먹을 수가 없었다. 여기서 음식이 들어가 더 가스가 만들어지면 분명 실수할 것 같았다.

 

 평소 유치원에서 마루의 모습과 다르게 이번에 마루는 선생님께 제법 단호하게 거절의 뜻을 밝혔다. 몇 번 조금이라도 먹을 것을 권하던 선생님도 더 이상 점심을 권하지 않았다. 다행히 점심을 먹는 것은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그 뒤에 일정은 산책 시간이었다. 주변의 숲길을 걸으며 친구들은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처음 보는 꽃, 주위를 맴도는 나비 같은 게 보이면 아이들은 감탄사를 보였고 선생님은 이것저것 설명했다.

 

 마루는 방귀를 참느라 힘들었지만 최대한 웃으면서 같이 대화를 나누었다. 그저 평소와 같이 행동하면서 배가 아픈 것을 감추려 했다. 하지만 걷기는 소화 운동을 촉진시킨다. 마루가 걸으면서 응축된 가스가 조금씩 풀려났고 장이 점차 활동하기 시작했다. 장은 끊임없이 속의 가스를 밖으로 밀어내려 했고, 마루는 이를 겨우 참아 내고 있었다. 정말 위급할 때는 주위 눈치를 보면서 손 한쪽으로 엉덩이를 필사적으로 틀어막았다.

 

 산책을 마치고 난 뒤 다시 돌아온 캠프장. 마루는 도저히 신체를 쓰는 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 마루는 이미 한계였다. 불길한 예감이 마루의 등을 계속 눌렀다. 그 다음 일정도, 그 다다음 일정도 마루는 너무 힘들어서, 몸이 좋지 않아서 같은 핑계를 대며 참여하지 않았다. 마루는 혼자 있고 싶었다. 혼자서 화장실이라도 가서... 아니, 그보다 더 으슥한 데로 가서 장 내 가스를 비워주고 싶었다. 체육관에서 실내스포츠 활동 시간을 할 때, 마루는 구석으로 가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눈치를 보다가 체육관을 나가 밖에 있는 화장실로 가서 방귀를 내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루는 유치원에서는 언제나 인기가 있는 아이였다. 마루가 일정에 참가하지 않자 아이들 두세 명이 구석에 혼자 앉아 있는 마루 곁에 와 함께 앉았다.

 

“마루야 괜찮아?”

“마루야 좀 안 좋아보이는데...”

혼자 있고 싶은 마루의 속도 모르고 아이들은 옆에 붙어 말을 걸었다.

 

“괘... 괜찮아. 좀 힘들어서...”

배에 최대한 힘이 안 들어가게끔 호흡하며 말까지 하는 마루. 하지만 그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힘이 없는 목소리였다.

 

 이후에도 대화가 계속 이어졌다. 분명 아이들 모두 몸이 좋지 않다는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마루 곁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나 마루에게는 이 착한 마음이 전혀 필요가 없었다. 마루는 제발 그만하라고 속으로 소리쳤지만, 아이들이 알 리가 없었다.

 

구루루루르르...

“?!”

 

 심상치 않은 거대한 가스 움직임이 느껴졌다. 이건 「엄청난 것」이다. 마루는 아이들이 하던 말을 끊고 소리쳤다.

 

“잠시만! 나 어디 갔다올게!!!”

 

“어어 혼자 어디가?”

 

“화장실!!!!”

 

“같이 갈까?”

 

“괜찮아!!!!!!!!”

 

마루는 혼자 체육관을 빠져나와 밖에 있는 화장실을 향해 달렸다. 화장실에 도착하고 문 손잡이를 잡는 순간, 마루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구르르....꼬루루루르르르...부구구르르르르르르...!!

 

‘으으....!’

 

 마루의 배가 크게 울렸다. 이 가스의 양을 볼 때, 화장실 칸에서 방귀를 뀐다면, 마루가 있는 화장실 칸은 물론 양옆 칸까지도 거뜬히 박살낼 것 같았다.

 

 방귀를 처리할 다른 장소가 필요했다. 마루는 고개를 조금 돌렸다. 화장실 건너편에 오래되고 커다란 창고 하나가 있었다. 대충 철 프레임에 차가운 느낌 색감의 벽. 마루는 거기를 향해 뛰었다. 그 안에서 뀌면 적어도 소리는 덜 퍼질 것 같았다.

 

끼이익...

 

‘?!’

 

 문을 열자 삐그덕거리며 거친 쇳소리가 났다. 안으로 고개를 넣자 아직 저녁 전의 한창 오후 시간대인데도 캄캄했다. 으스스한 분위기, 울퉁불퉁하고 장애물이 밟히는 바닥. 안으로 한걸음 내딛을 때 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루는 결국 공포를 못 이기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한바탕 공포를 느끼니 가스도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배는 더더욱 아파졌지만.

 

 그 뒤에는 대체 어떻게 흘러가는지 잘 모를 정도로 정신 없이 일정이 흘러갔다. 어느새 날이 저물고, 주위에 어둠이 깔렸다. 캠프파이어하는 시간이 되었다.

 

 공터 가운데서 커다랗게 타오르는 불 주위로 아이들과 선생님이 둘러쌌다. 신나는 음악이 나오고 모두들 춤추고 떠들썩하게 웃고 떠드는 동안, 마루만 두 팔로 배를 끌어안은 채 위축되기만 하였다. 원래 마루가 하원하고 집에서 찰진 소리로 가스를 내보내는 시간이 이미 지난 시간대. 밖으로 나오지 못한 가스는 뱃속으로 들어간 채 날뛰기 시작했다. 가스는 요동치며 점점 배를 자극했다. 빵빵해진 배는 풍선처럼 볼록해졌는데, 이를 감추기 위해 마루는 더 철저히 팔로 배를 가렸다.

 

 마루의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눈치챈 선생님이 마루의 곁에 왔다.

 

“마루야, 어디 아파?”

 

“괘... 괜찮아요, 선생님.”

 

선생님은 마루의 이마에 손을 댔다.

“흠 열은 없는데...”

 

“전...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요”

 

“마루 너 점심도 안 먹었지? 배고프겠다.”

 

“아뇨아뇨 괜ㅊ...”

 

“그러지 말고 이거 먹어볼래? 모닥불에 활활 구운 군고구마!”

마루의 속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선생님은 그저 해맑았다. 그리고선 군고구마 하나를 꺼내 반으로 쪼개며 마루에게 보여주었다.

 

“이거 좀 먹어봐”

 

“괜찮다니까요...”

 

“그러지 말고, 응?”

 

 선생님의 계속되는 권유. 마루는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다. 아까 점심을 거절한 것도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결국 고구마 한입 베어 물었다.

 

 그 이후 과정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불안정한 장 속에 약간의 고구마가 더해지는 것은, 약간의 칼륨 조각이 끓는 물에 더해지는 것과 같았다. 말 그대로 ‘폭발’. 다량의 가스가 순식간에 발생하며 미쳐 날뛰었다.

 

 그리고 여기에 마지막 화룡점정이 찍혔다. 분위기에 취해 옆에서 마구 몸을 흔들던 아이가 마루의 배를 손으로 친 것이다. 하필이면 이 불안정한 마루의 배에 충격이 가해졌다.

 

“흐아앗?!?!”

마루는 통증으로 짧은 신음이 나왔다.

 

“어어? 마루야, 미안해. 괜찮아?”

그 아이는 바로 사과를 했지만, 마루는 사과를 들을 정신이 없었다.

 

 약간의 충격으로 마구 날뛰던 가스는 점점 정렬하더니 일제히 항문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마루는 저 깊숙한 곳부터 어마어마한 가스가 항문 쪽으로 오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마루는 직감했다. 이건 절대 참을 수가 없다는 것을.

 

 마루는 그 창고를 생각해냈다. 마루는 그쪽을 향해 달려갔다. 어디 가냐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말 따위는 들리지 않았다.

 

뿍 뿍 뿍 뿍 뽀오오 뿡~~

이미 항문에는 잔방귀가 도착하여 달리는 걸음에 맞춰 나오고 있었다. 시끄러운 주변 분위기 때문에 소리는 겨우 묻혔지만.

 

 마침내 창고에 도착했다. 오후 시간에도 어두웠던 창고 내부는 이제 완전히 앞이 보이지 않았다. 마루는 문을 아예 닫고 안으로 뛰었다. 공포 따위 방귀를 처리해야 한다는 위급한 감정 앞에서 나약할 뿐이었다. 이윽고 방귀 배출이 시작되었다.

 

부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첫 배출부터 녹진하고 둔탁한 소리를 내며 가스가 뿜어졌다. 풍압 또한 창고 전체 공기 흐름을 바꿀 정도였다. 그러나 마루의 배는 조금도 편해지지 않았다. 마루의 배 속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가스가 압축된 채로 여전히 쌓여있었다. 마루는 배를 살살 문질렀다.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뿌롸라라라라라락!!!!!!

뿌우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약간의 자극을 받자 처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스가 연거푸 마루의 항문을 통해 방출되었다.

 

“어...어?”

마루는 본인의 생각보다도 훨씬 큰 방귀의 위력에 당황했다.

순간 마루가 든 생각은 치맛자락을 위로 움켜잡는 것이었다.

치마가 찢어지면... 이건 사고니까!

마루는 방귀 바람에 거세게 펄럭이는 치맛자락을 한 손으로 힘겹게 낚아채서 잡아 올렸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방귀는 멈추지 않았다. 마루는 방귀를 뀌느라 엉덩이가 아파왔다. 조금이라도 빨리 끝낼까 싶어 마루는 다시 한번 배를 문질렀다. 그러나 이것은 결과적으로 큰 실수가 되었다.

 

부바바바아아아아아아아앙앙아!!!!!!!!!!!

 

 방귀는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나왔다. 마루가 있는 낡은 창고에 폭발파가 전해지자 그대로 박살나기 시작했다. 창고를 둘러싼 얇은 벽뿐 아니라 양 기둥이 그대로 넘어갔다. 받치는 게 없어진 지붕은 마루 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악!!!”

 

뿌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마루가 떨어지는 지붕을 보고 비명을 지르면서 배에 힘이 들어간 방귀 배출은 지붕의 떨어지는 방향을 바꿔버렸다. 아니,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붕의 약한 부분은 아예 떨어져나갔다.

 

 마루를 중심점으로 넘어진 창고의 벽, 기둥, 지붕, 그리고 부서진 파편이 널브러졌다. 여기에 한때 팬티였던 천 조각도. 마루의 엉덩이 아래에는 땅은 움푹 파여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마루는 아이들과 선생님이 있는 방향인 앞을 향해 뛰었다. 큰 소란을 듣고 선생님 모두 마루를 향해 뛰어왔지만, 마루는 너무 부끄러워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마루는 모든 질문을 최대한 회피하며 선생님을 지나치고 계속 앞으로 달렸다. 지금 창고 주위로 아무도 못 오게 하고 싶어서. 선생님들은 모두 마루를 따라갔다.

 

 마루는 창고와 충분히 멀어진 뒤 달리는 것을 멈췄다. 선생님 모두 마루와 대화하고 모습을 살폈지만, 마루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금방 끝내고 다시 각자의 아이들에게로 돌아갔다. 이런 게 가능했던 점은 마루의 겉모습은 아주 멀쩡했기 때문이다. 뿜어져 나오는 방귀가 무너지는 창고 속에서 마치 쉴드처럼 작용했으니까! 다만 현재 노팬티 상태라는 것을 들킬까봐 마루는 마음을 계속 졸이고 있던 상태였다.

 

 이후 마루는 혼자 숙소로 달려가 짐이 든 가방을 열어보았다. 허전한 하체를 빨리 새롭게 덮어주고 싶기 때문이었다. 허겁지겁 지퍼를 열자마자 팬티 한 다발이 꽉꽉 눌러져 담겨 있었다.

 

 마루는 오빠가 아침에 한 말을 떠올렸다.

 

‘걱정 마! 내가 팬티 넉넉하게 넣어두었거든! 크크큭‘

 

“...오빠”

 마루는 살짝 분하지만 곧 팬티를 한 장 꺼내 입었다.

 

 정신없었던 하루도 어느새 끝을 향해 갔다. 모든 일정을 다 마치고, 취침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과 마루네 반 아이 모두 숙소에 들어가 이불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마루는 자꾸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마루가 배를 만지자 아직 꾸룩대고 있는 가스가 느껴졌다. 마루가 자고 있는 동안 이것이 방출되기라도 한다면... 유치원에서는 소녀소녀한 이미지인데 이게 완전히 날아가는 것이었다.

 

 그러다 마루의 머리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어차피 지금 팬티는 엄청 많다. 혹시 여러 장 겹쳐 입으면 방귀 소리도 줄이고 가스는 팬티 속에 묻히지 않을까? 마루는 가방에서 팬티를 양손 가득 안았다. 그리고 화장실 가는 척하며 이를 꾸역꾸역 입었다. 어찌나 두껍게 입었는지 돌아오는 발걸음이 약간 어기적거렸지만.

 

 이제는 진짜 자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은 불을 껐고,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 이불 위에 누웠다. 아이들은 처음 하는 캠프에 설렜는지 서로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마루만 빼고.

 

 하루종일 신경을 곤두선 채로 방귀를 참고 있다가 겨우 배출했는데 창고를 박살내는 경험을 하고... 마루가 이불 위에 눕자 긴장이 한순간에 풀려버렸다. 마루는 거의 쓰러진 것처럼 금세 잠이 들었다.

 

푸시시시...............................

 마루가 잠이 들며 항문의 긴장이 풀리자 마루의 속에 있던 남은 방귀가 빠져나오고 있었다. 다행히 마루가 누운 자세로 있어서 소리는 나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은. 방귀는 끊기지 않고 오랫동안 계속 배출되었다.

 

푸슈슈슈슈슈슈슈슈슈슈.................................

 누운 자세에서 나오는 방귀는 점점 늘어났다. 이제는 마치 풍선에서 바람이 거세게 빠지는 듯한 소리를 내면서 나오고 있었다. 이 바람소리는 마루의 겹쳐 입은 팬티와 덮고 있는 이불을 뚫고 주변으로 퍼졌다. 마루 주변 아이들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뿌부북!!

 나오던 가스 중 일부가 마루의 엉덩이살을 진동시키며 결국 큰 소리를 내며 나왔다.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이 향했다.

 

북 북 북 뿌우욱 부우우욱~

 눈치 없이 방귀는 청량한 소리를 내며 연거푸 나오고 있었다. 아이들은 킥킥대며 웃었다. 마루가, 그저 얌전하고 착한 아이가 이렇게 방귀쟁이라니.

 

뿌우우우웅!!

 아까보다 더 큰 방귀소리가 나자 결국 아이들은 웃음이 터졌다.

 

“얘들아, 조용조용! 친구를 비웃으면 안 돼요!”

선생님은 아이들을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선생님도 겨우 웃음을 참고 있는 상태였다.

 

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마루의 엉덩이에서 더 크고, 더 긴 방귀가 나왔다. 안타깝게도 이 방귀는 커다란 사건의 시작이었다. 아이들은 앞으로 닥쳐올 재앙도 모른 채 방귀소리와 함께 더 커진 소리로 웃고 있었다.

 

 마루가 무음 방귀를 뀌는 시간은 상당히 길었다. 이는 팬티 안에 차곡차곡 쌓여가면서 농축되고 있었다. 팬티는 엄청난 악취의 방귀를 오랫동안 머금으면서 썩어들어갔으며 내구력이 약해질대로 약해졌다. 그러다 소리를 내며 나오는 방귀의 진동으로 팬티가 단계별로 구멍이 나고 있었다. 마지막 결정적인 방귀 한 방은 결국 마지막 팬티를 반으로 갈라버렸다. 결코 방귀의 풍압만이 팬티를 찢는 전부는 아니니라...

 

 해방된 방귀는 이불을 펄럭이며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하루 내내 마루 뱃속에서 숙성된 방귀가 팬티 안에서 농축되기까지 했으니 그 냄새는 가히 지옥이라 할 수 있겠다. 썩은 마늘, 양파, 계란을 모아 축축하고 밀폐된 곳에 두고 수십 년간 더 썩힌 냄새가 온 방을 채웠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쇼크가 올 수준의,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냄새를 맡았다. 모두 괴로워하며 연신 기침을 하고 거세게 손부채질을 했지만 부질없었다. 아이들 먼저 기침을 하다가 질식으로 쓰러졌다. 선생님도 고작 몇 초 더 버텼을 뿐이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동안, 마루는 아까의 소란스러운 웃음소리로 몸을 뒤척이다가 깨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마루도 코끝을 스치는 끔찍한 악취를 맡았다.

 

‘이... 이 냄새는... 내 방귀?!?! 나 설마 자면서 방귀를 이렇게나 뀐 거야?

우으으... 내 방귀지만 도저히 못 참겠어. 일단 밖으로 나가자...!!’

 

 마루는 코를 막은 채 바깥 문을 향해 뛰었다. 그러나 어두워 잘 보이지 않지만, 이미 바닥은 쓰러진 아이와 선생님이 널브러진 상태였다. 결국 마루는 한 아이에 걸려 넘어져버렸다.

 

“아야야...”

 마루는 팔을 쓰다듬었다. 좀 욱신거리긴 했지만, 다행히 참을만했다. 마루는 몸을 일으키기 위해 손과 무릎으로 바닥을 짚었다.

 

구르르르---

 

‘????!!!’

 

 참, 이런 우연이 있을까. 하필 마루가 순간 취했던 자세는 ‘고양이 자세’였던 것이다. 방금 넘어지면서 충격으로 다시 배가 요동쳤는데 이 자세까지 더해지자 방귀는 걷잡을 수 없이 항문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한편, 아까 마루의 발이 걸렸던 쓰러진 아이는 몸을 꿈틀거렸다. 마루와 부딛힌 것이 정신을 조금씩 돌아오게 만들었다. 아이는 힘겹게 눈꺼풀을 일으켰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단 하나, 자신쪽으로 향한, 마루의 치마 아래로 보이는 맨 엉덩이였다.

 

부으으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조금 전 퍼져 나갔단 방귀와 달리 이번에는 직접 그 방귀를 맞게 되었다. 깨어난 것이 그 아이에게는 커다란 불행이 되었다. 그 아이는 악취로 인해 코, 기도, 폐 등 공기가 지나는 모든 신체가 썩어들어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눈을 뜬지 겨우 얼마 뒤, 다시 쓰러져버렸다. 물론 마루는 이런 일이 추가로 벌어졌다는 것은 전혀 모를 것이다.

 

 마루는 바로 밖으로 달려 나가 방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숨을 참은 채 다시 방에 들어가 모든 창문을 열고 나왔다.

 

“제발, 제발 모두 깨어나줘! 미안해. 내가 정말 미안해!!”

 

 마루는 울먹이며 방 안에 쓰러진 아이들과 선생님을 바라보고 소리쳤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침이 되어도 모두 일어나지를 못했다. 마루 본인도 견디기 힘든 악취를 뚫고 방으로 들어가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 흔들어 깨워보아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추가로 공급된 마루의 방귀는 모두 충격으로도 깨울 수 없는 정도까지 기절시켰으니까. 지친 마루는 가방에서 팬티 한 장을 꺼낸 채 밖에서 고개를 떨군 채 그저 앉아 있었다. 손대면 울음이 터질 듯한 표정으로.

 

 날이 밝은 순간, 모두가 마루가 저지른 사건의 현장을 보게 되었다. 물론 마루가 이 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은 아무도 몰랐지만. 사건을 수습하는 건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마루가 몇 시간 동안 방의 모든 문과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지만, 방귀 잔향은 여전히 자욱했다. 사건 수습을 위해 방에 투입된 인원 중 몇 명이 추가로 질식으로 쓰러질 정도였다. 도저히 캠프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 예정보다 일찍 캠프를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었다. 마루의 입장에서는 다행이었다.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 집에 갈 수 있으니까. 마루는 유치원의 다른 반 버스에 함께 타게 되었다.

 

 그러나 마루는 전날 버스에서 했던 실수를 반복하고 만다. 마루는 다른 반 아이들이 나눠 준 간식을 거절하지 못했고 또 멀미가 나고 불편한 속에서 엄청난 가스가 만들어지고...

 

‘으아아... 난 바보야 바보! 으으 배야...’

 

 마루는 자책하며 후회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조금만 더 참으면 집에서 마음껏 폭출할 수 있다는 점. 마루는 그것만 생각하며 버텨나갔다.

 

‘아니야. 잘됐어. 하루만에 오빠를 보는데 이 방귀로 마구마구 괴롭혀야지! 히히’

마루는 이 방귀로 오빠에게 장난칠 생각에 기분이 들떠 배시시 웃음이 났다.

 

“마루야, 뭐 좋은 일 있어?”

마루의 웃음을 본 옆 아이가 말을 걸었다.

 

“응? 아, 아무것도 아니야!”

마루는 겨우 모른 척 잡아뗐다.

 

 마루는 계속 오빠를 괴롭히는 상상을 했다.

‘들어오자마자 오빠를 향해 방귀 한 방. 그러면 오빠가 기겁을 하겠지? 응? 아니아니, 이제는 그 정도는 안 놀라나? 그럼 하지 말라고 할 때까지 계속 뀌는거야! 오빠가 하지 말라고 하면 잠깐 끊고 같이 짐 정리하다가 바로 옆에서 다시 뿌우웅해야지. 가만, 몰래 가방에 방귀를 담아갈까? 오빠가 가방 지퍼를 열자마자 방귀를 뒤집어쓸거야! 근데 만약 오빠가 견디다 못해 방에 들어가 문을 닫으면 어떡하지? 아, 문 틈을 향해 세게 방귀를 뀔까? 조금은 들어갈거야! 흐흐흐......’

 

 마루는 이러한 상상을 하느라 주변 상황에 신경 쓰지 못했다. 버스는 과속방지턱을 넘으며 세게 덜컹 흔들렸다. 마루의 엉덩이가 순간 의자와 분리되었는데, 이 찰나에 겨우 막고 있던 가스가 배출되기 시작했다.

 

뿌부부부부부브브브브브브브브브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빠바바바바아아아--부부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북!!!!!!!!!

 

 덜컹이면서 살짝 떴었던 마루의 엉덩이는 방귀의 압력으로 다시 의자로 내려앉지 못한 채 계속 떠 있었다.

 

“안돼...! 멈춰! 멈추라고!!”

이미 캠프에서 자신의 방귀로 여러 물의를 일으킨 마루는 방귀를 뀌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러나 최대한 항문에 힘을 주어도 통제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두 손으로 엉덩이를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엉덩이가 풍압으로 떠 있을 정도인데, 유치원생이 어떻게 이를 이겨내고 항문을 가릴 수 있을까?

 

 그 뒤에 어떤 일이 따랐는지는 굳이 자세히 적지 않아도 될 것이다.

박살난 버스

쓰러진 아이들과 선생님, 여기에 버스 기사님

굉장한 폭음과 뒤에 이어진 끔찍한 냄새로 혼란스러워진 도로와 거리

 

 버스에서 마루는 겨우 빠져나왔다. 마루는 뒷걸음질 치며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동시에 캠프에서 파괴한 창고, 모두 쓰러진 자신의 반 아이들과 선생님도 떠올랐다. 마루는 어찌할 줄 모르다가 그저 펑펑 울었다. 도로 한복판에서 어린이가 울고 있지만 도와줄 사람은 근처에 아무도 없었다. 방귀가 사방으로 퍼져 사람이 견딜 수 없는 악취로 자욱했으니까.

 

 그러나 이때, 어떤 일인지 마타가 자전거를 타고 나타났다. 마스크를 여러 장 겹쳐 쓰고 물 묻힌 수건으로 코와 입을 가린 채로.

 

“마루야!”

 

“오...오빠? 여긴 어떻게...”

 

“폭음을 듣자마자 딱 너인 걸 알아차렸다.”

 

“이렇게 빨리...? 오빠 자전거 별로 못 타잖아.”

 

“지금 이 상황에서도 그걸 따지냐? 오빠의 감이라든가 그런 게 있어! 아무튼 뒤에 타!”

 

 이후 마타와 마루는 서로 말없이 조용히 있었다. 마루는 묵묵히 자전거 페달을 밟았고 마루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그러한 오빠를 지켜보고 있었다.

 

 마침내, 엄청난 우여곡절이 있었던 마루의 캠프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빠, 오늘은... 고마워.”

 

“뭘, 다행이야.”

 

“나 캠프에서 너무 실수를 많이 했어...”

 

“아니야, 나도 너가 캠프 가기 싫다고 했는데 억지로 보내서 미안해.”

 

 웬일로 훈훈한 분위기가 났다. 하지만 이렇게 끝나면 도마루 시리즈가 아니지!!

 

“...근데, 오빠. 집에 다른 사람이 왔다 갔어?”

 

“...어??”

 

“혹시 여자는 아니지?”

 

“어어??!!”

 

“수상해, 오빠. 똑바로 말해!!”

마루는 엉덩이를 점차 마타의 얼굴에 들이밀었다.

 

 아무래도 마루의 냄새나는 심문이 시작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