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비저블이라는 보컬로이드 곡 알고 있음?


이 노래 줄거리가 대충 투명인간이 된 주인공이 처음에는 투명화 능력을 만끽하면서 하고싶은 거 다 하고 나쁜짓도 하고 살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자 그 누구도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미쳐버리는 내용이거든




이 내용을 조금 비틀어서 투명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사람들이 알아차릴 수 있게 하기 위해 여러가지 기행을 저지르는 이야기들을 상상하다가 이쪽 취향으로도 갑자기 생각이 났음




어느 날 이 투명쨩이 사람들이 많이 있는 가게에서 평소처럼 의미없는 물건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실수로 제법 큰 소리로 방귀를 뀌고 말았는데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손을 휘적이거나 불쾌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한 거야


그제서야 투명쨩은 자신이 사람들 사이에서 방귀를 뀌는 비매너를 저지른 것을 부끄러워하다가 문득 한 가지 사실을 알아냈는데


사람들이 자신을 볼 수도, 만질 수도, 심지어 자신이 하는 말조차도 듣지 못하지만

어째서인지 사람들은 그녀가 방귀를 뀌면 소리와 냄새를 감지할 수 있고 그것에 대해 반응까지 했다는 사실을 눈치챈 거지


그리고 이 투명쨩은 그동안 어떤 사람과도 대화 한 번을 할 수가 없었고, 자신이 타인을 건드려도 상대는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에

이대로 사람들에게 잊혀져서 유령만도 못한 존재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고

그래서 '어떤 방법을 쓰든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반응이라도 하게 해야한다' 라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었어


그런 상황에서 방금 그녀가 알아낸 유일한 방법은 '사람 주변에서 방귀를 뀌고 냄새를 퍼뜨리는 것'이었고

이 날 이후 이 투명쨩은 방귀를 많이 뀌기 위해서 길거리 음식들을 잔뜩 먹고 배를 쓰다듬으며 사람들이 많이 있는 장소를 찾아다니는 취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여전히 사람들은 그녀 자체를 인지하지는 못하고 어딘가에서 방귀 냄새가 날 때마다 얼굴을 찡그리고 떠나거나 욕설을 중얼거리는 정도의 반응만 할 뿐이지만

투명쨩은 그 정도 반응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끼게 되고 다음에는 어느 장소에서 가스 배출을 할지 고민하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거지




라고 망상을 해보기는 했지만

여기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은 대체로 의성어만 거의 수십 줄씩 나오는 극한의 하이퍼 테러나 암살 또는 H를 포함하는 에로틱한 거니까

이렇게 스케일 소박한 이야기는 별로 관심이 안 끌리겠지

좀 살상적인 묘사가 필요하려나


대회 참여작으로 써보자니 이쪽도 최대한 자극적으로 쓰는 것이 메타인 거 같아서 영 자신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