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신호가 오나보네.'

 교탁 뒤에서 몸을 꼼지락 거리며 엉덩이를 씰룩거리는 수학 선생님. 최대한 참는다고 참고 있지만 뱃속에서 부르륵 거리는 소리는 맨 앞줄에 있는 나만큼은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오늘 나는 미친 짓을 하나 시도했다. 바로 수학 선생님의 텀블러에 방귀가 잘 나오게 하는 약을 타버린 것. 교무실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벌벌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약을 타고 나왔을 때는 정말 심장이 1초에 세 번은 뛰는 게 아닌가 싶을 지경이었다.

 꾸르르륵-

 다시 한 번 요동치는 선생님의 뱃속. 아까보다 조금 더 크게 난 소리에 본인도 놀랐는지 선생님은 순간 배를 교탁에 딱 붙이며 애들의 눈치, 특히 맨 앞에 앉아 있는 내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저러다 소리 한 번 제대로 크게 날 텐데.'

 "얘들아 나 잠깐만 나갔다올게. 31페이지 풀고 있을래?"

 이건 100프로 화장실에 가려는 것. 나는 선생님이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교실 밖으로 나가고 10초 정도를 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 나 쌤보다 늦게 오면 화장실 갔다고 말 좀 해줘."

 "어."

 내 뒷자리에 앉아 있는 애한테 그렇게 말해놓고 나도 얼른 교실을 빠져나왔다.

 내가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보이는 복도 끝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가는 선생님의 뒷모습.

 심장은 요동치고 있었고 발을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왠지 몸이 저릿저릿한 느낌이었다.

 최대한 발소리를 죽여가며 도착한 화장실 앞. 마음 같아서는 여자 화장실 안에까지 들어가고 싶었지만 도저히 그럴 만한 배짱은 없었다.

 뿌다다다다다다닥!! 뿌웅-!

 그 순간 밖에까지 고스란히 들릴 정도로 천박한 방귀 소리가 여자 화장실 안에서 새어나왔다.

  '소리 미쳤다...'

 학교에서 제일 예쁘고 몸매도 좋아서 종종 남학생들의 화두에 오르는 수학 선생님이 내는 천박한 방귀 소리. 가능만 했다면 지금 바로 화장실로 쳐들어가서 치마 속에 얼굴을 파묻어 버리고 싶을 지경이었다.

 뿌아아앙--!! 부르륵-- 부륵

뱃속에 가스가 상당히 차있었는지 방귀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고 이미 내 좆은 바지 속에서 100퍼센트, 아니 120퍼센트 발기한지 오래. 

 뽀오옹-

 귀여운 방귀소리를 끝으로 발소리가 들리자 나는 부리나케 교실로 튀어갔고 선생님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교실로 들어왔다.

 "다 풀었니?"

 부글거리는 뱃속이 진정이 됐는지 아까보다 한결 편안해진 표정과 걸음걸이. 내가 그 천박한 방귀소리를 하나도 빠짐 없이 들었다는 건 꿈에도 모른채 선생님은 어디갔다 왔냐는 학생 한 명의 말에 그저 헤실거리며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