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  https://arca.live/b/scottoberg/48732889 

4~5장 :  https://arca.live/b/scottoberg/48771782


***6장***

 

꾸르르르르륵...꽈르르르릉- 꾸구구구구굿!

 

"흣...하, 우으으으...!"

 

뿌윽...뿌슥...뿌르르르...뿌부부붑...

 

"흐아으...아응...흐으응...끅...”

 

‘배가 아파, 너무 아파... 아파아파, 너무 아파... 당장이라도 나올 것 같아...조금만, 제발 조금만 더...’

 

흔들리는 버스 속에서 20분과 몇분 거리의 도보를 버티며 간신히 걸어와, 후우카의 시야에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안식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딱딱하고 무거운 변괴가 소름끼치는 울림과 함께, 오로지 아래로 아래로 파죽지세로 진격해오고 있었다.

 

다행이 아직은 지리지는 않았지만, 그 순간에도 격통의 칼날은 후우카의 배를 난도질하고 있었고, 그보다도 강렬한 변의가 후우카를 극한으로 몰아세우고 있었다. 결실을 맺지 못한 길고 긴 인고의 지난날이, 벛꽃처럼 이 한 순간에 한번에 개화하기라도 한 듯 참을 수 없는 배설의 욕구가 박차를 가해 굳게 닫힌 후우카의 관문을 억지로 잡아열려고 하고 있었다.

 

‘조, 조금만 더... 괜찮아, 버틸 수 있어... 아냐, 끝까지 방심하면 안 돼. 끝까지, 끝까지, 방심하면 안 돼...’

 

밀어넣으려는 이성과 밀어내려는 본능의 피 튀기는 대접전, 그러나 배와 엉덩이에 최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걸음걸이에 익숙해진 후우카에게 아직까진 유리한 싸움이었다. 1초가 승부를 가르는 극한의 아수라장도, 비참한 패배도 어떤지 알고 있던 후우카에게 최소한 이성의 끈을 놓지 않은 이상 아직 한계라고 할 수는 없었다.

 

'나, 나온닷... 터져버려... 굉장히 큰 거... 당장이라도 싸버릴 것 같아... 그래도, 이것만 버티면,.. 이 정도 신호면 무조건 변비 탈출이야...흐!'

 

오히려, 후우카의 마음 속엔 인내의 가혹함이나 대실패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보다, 드디어 싸낼 수 있는 희열이 찾아오고 있었다.

 

늘 철갑옷을 입고 다니는 듯 무겁고 불쾌한 나날을 보내며 아무런 진전도 없는 사투에 시간을 버리고,갑작스레 찾아온 변의에 농락당해 친구들과의 약속마저 저버리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이다. 지금껏 내쉰 한숨도, 쌓여온 초조함도 뱃속의 괴물과 함께 말 그대로 물 속으로 떠내려버릴 수 있다.

 

‘지, 집이다!... 화장실 빨리빨리!‘

 

칠칠치 못한 후우카였지만, 다행히도 오늘은 열쇠를 잊어버리지 않았다. 후우카는 현관문을 벌컥 열어버린 뒤, 로퍼를 허둥지둥 벗고, 복도에 가방은 패대기친 채, 빠른 속도로 복도를 돌진해 갔다. 그러고도 제대로 달리지도 못하고 허리를 쭉 편 채 소폭의 종종걸음으로밖에 갈 수 없는 그녀의 모습은 지금껏 인고해온 변의의 무게를 보여주는 듯 했다. 평소라면 “웬일로 학교 끝나자마자 왔네?” 라며 묻는 아야카나 “언니 괜찮아?” 하며 걱정해주는 하루카, 그리고 “그렇게 참지 말고 학교에서 싸라니까!” 하며 다그치는 부모님이 있었겠지만, 오늘은 후우카 혼자였다.

 

꾸구구구구궁- 꾸르르륵꾸릉꾸륵꾸르르르르륵!!

 

’으아아아...빨리빨리! 제발 빨리 화장실!‘

 

목표로 하는 것은 당연히, 현관에서 최대한 가까운 변기였다. 우선 자기 방에 가서 실내복으로 갈아입으면 긴 스커트를 걱정하지도 않고, 편안한 차림으로 용무를 볼 수 있지만, 그런 느긋함은 이런 일촉즉발의 긴급사태에선 사치였다. 다 이긴 싸움의 승패를 걸고서, 그런 같잖은 사치로 도박을 걸 수는 없었다.

 

’드디어 화장실...사, 살았다...그대로 팬티에 쌀 뻔했어...’

 

그리하여 후우카는 그제서야 스커트를 벗어던지며 속에 꽁꽁 감춰온 맨엉덩이를 다시금 바깥 공기를 쐬었다. 학교와는 다르게, 엉덩이를 말끔히 씻어줄 온수 비데가, 추운 겨울에도 항상 따뜻한 변기 시트가 후우카를 반겨주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교와는 달리, 이곳에선 후우카의 그 어떤 오욕의 몸부림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었다. 매 이른 아침에 부드러운 바나나 똥을 듬뿍 싸버려도, 간간히 후우카의 엄청난 포식에 못 버틴 뱃속에서 어쩔 수 없이 같은 날에 또 눠야 했던 아침보다는 얇고 물기 있는 똥을 싸버려도, 한 달 전쯤 드물게 속이 좋지 않았을 때처럼 걸쭉한 설사를 쏟아내도, 앞으로 닷새 치 분량의 초대량의 변비 똥을 남김없이 뱃속에서 뽑아내버려도, 여기서 일어나는 일은 가족 이외에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나온다 나온다...앗!'

 

이제, 참을 필요 따윈 없어.

 

이미 단추를 풀어 헤친 외투와 블레이저를 마루에 대충 던져놓고, 더 이상 똥을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꽉꽉 차버린 엉덩이를 안은 채 번개같이 변기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장정 몇 시간 만에 찾아온, 그 어떤 수치심도 망설임도 없이 순수하게 변비와 승부를 낼 수 있는 쾌변의 기회이, 지금 여기에 온 것었다.

 

"으응...끄으응...끙!"

 

그래, 이렇게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정도의 변의라면, 이런 변비똥이라도 다 싸버릴 거야- 적어도 방금까지는 후우카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뿌브브븍...뿌직...찌지지직!!

 

"하으악...!? 아윽...흐악...아흐윽!"

 

‘아파...어, 엉덩이...찢, 찢어지겠어...!’

 

나오는 것 까진 거짓말처럼 순조로웠다. 하지만 너무나도 오랜만에 바깥 공기를 맡은 초거대 숙변의 크기와 굵기는 후우카가 항문이 아무리 벌려져도 지나갈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그런 변괴가 마개가 되어 그 속의 5일치 숙변의 멈출 줄 모르던 진격을 막아버린 이상, 후우카는 이 녀석부터 가장 먼저 토해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그러려면 잔뜩 힘을 줘서 대장에서도 격렬히 연동 운동을 해서 변괴를 밀어내게끔 유도해줘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한번만 힘을 제대로 줘서 확 밀어내야 했다는 것도 알고는 있었다.

 

"우—으으윽! 아흐앙, 아으으으응...끄흐으으윽-!“

 

우지지직-

 

애초부터 규격을 벗어나도 한참은 벗어난 것이었다. 울퉁불퉁 바위처럼 딱딱한 변비똥이 직장과 항문을 폭력적으로 문지르며 내려오고 있었다. 1 밀리미터 나아갈 때마다, 뇌가 통증의 사이렌을 머리가 아플 정도로 요란하게 울려댔다- 단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었는, 질기면서 유연해야 할 똥구멍이 망가져 버리는 감각이었다. 그러나 아픔도 공포도 지금의 후우카는 감내했다. 그것도 변비의 고통이라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아흐읏!? 하으으악!! 응하, 우으으으응!”

 

뿌지지지지직- 풍-덩!!

 

장렬한 숨소리와, 뒤이은 장난 아닌 물소리로, 마침내 뱃속에서 나온 변괴의 무게와 단단함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하아악! 읏, 흐아, 하아, 하아아앗..."

 

‘드디어...나왔다...변비똥...’

 

그 한계를 넘은 크기에 항문이 찢어졌는지, 쓰라린 통증이 쉽사리 가시질 않았다- 하지만 그 직후 후우카의 몸을 집어삼킨 압도적인 황홀경 앞에선 그까짓 통증은 후우카의 안중 밖에도 끼어들지 못했다. 고작 5일 못 싼 것인데도 몸은 그 사이에 배변이라는 행위를 잊어버린 것일까. 마치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듯한 상쾌한 쾌감에 젖은 후우카의 얼굴 꼴이 말이 아니었다.

 

‘후아아...뭐야 이거...너무 기분 좋아...‘

 

눈 아래에는 둥글둥글한 거대한 숙변 덩어리가 가라앉아 있었다. 그것은 틀림없이 그저 똥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게 자기 엉덩이에서 나온 똥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이질적인 것이었다. 생긴 것도 매일 아침 누던 것과는 달리, 거의 주먹 하나쯤은 되어보이는 그 크기에 경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

 

꾸구구구국- 꾸르르르르르륵!!

 

"아...왔다...!“

 

실로 오랜만에 꿈틀거리는 장이 느껴졌다. 어느새 어색해졌지만 그럼에도 이젠 기분이 좋아지려고까지 하는 그 감각. 뱃속 깊은 곳으로부터 올라와 묵직한 통증을 수반하는 불쾌한 감각- 대변이 나온다고 하는 감각이 후우카의 몸을 휘감기 시작하더니, 온 몸 구석을 쑤셔대기 시작한다. 그 가냘픈 꽃잎문을 갈기갈기 찢어가며 낳아야 했던 것들이 항문 바로 직전에서 문을 열어달라는 듯 길길이 날뛰고 시작했다. 꾸물거리는 뱃속도 조용해질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이 난폭한 무리를 싸버리기로 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엄청나게 많은 똥이 느껴져...똥 마려워...똥 싸고 싶어! 이제 쌀 수 있어...전부 쌀 수 있어!‘

 

"으으응- 후으으응...끄흐으-응!”

 

뿌디딧! ...뿌디디디딕! 뿌지지지지직!

 

’아팟, 아파앗, 너무 아파앗...똥구멍 찢어질 것 같은데도, 아, 안됏, 나온닷, 기분 좋은 거 나와버린다앗, 똥 나온다아아앗...!♥

 

무려 5일 동안 쌓여 숙성된 숙변이었다. 당연히 마냥 순탄한 쾌변은 아니었을지는 몰라도, 이젠 힘을 주면 힘을 주는 대로 순풍순풍 나오게 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단단하고 굵은 변괴들이 격렬하게 육벽을 문지르며, 무리하게 확대된 항문이 날카로운 격통을 호소하는데도, 그것마저 지금의 후우카는 무시할 수 있었다- 벌겋게 상기된 얼굴은, 너무나도 오래 참아온 그녀의 고통의 과실이며, 쾌락의 향유였다. 후우카는 뇌를 익혀버릴 정도로 강렬한 원초적 쾌감의 소용돌이 속으로 떠내려가고 있었다.

 

"끙-하으응! 후응, 아흐응! 끄흥, 끄흐아아앙!“

 

뿌지지지지직! 뿌드드드드득! 푸다다다다다다!!

 

’똥 다 나와버렷, 기분조아앗, 커다란 똥, 전부 나와버려어엇!!♥

 

뿌지직 뿌지지직!! 푸지지지직!! 뿌다다닥다다닥!! 철썩!!

 

"하아앗...흐읍-픗하아!! 하앙! 응하아아...!!"

 

그렇게 죽을 힘을 다해 길고 굵은 오물을 토한 뒤 지금껏 극한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던 후우카의 몸은 단번에 힘이 풀려 풀썩 변기에 몸을 맡겨버렸다- 갈색빛으로 새하얗게 불태워버린 기진맥진한 몸을 맡길 수 있다는 것은 지난 닷새 사이에 새롭게 발견한 서양식 변기의 장점이었다.

 

싸르르르르르...구르르르르륵-!!

 

’마...말도 안돼...이렇게나 많이 쌌는데, 아직도 뱃속에 똥이 있다고...?‘

 

숨마저도 제대로 못 고르고 눈의 초점도 제대로 잡지 못할 정도의 상태였지만 아직 짐승의 포효와 같은 장 운동과 너덜너덜해진 후우카의 꽃잎은 아직도 활짝 열린 채 그대로였다. 그도 그럴 것이 돌아보면 매일 대변을 볼 것이 당연했던 후우카가 5일 동안이나 똥을 싸지 못했던 것이었다. 평균적인 여학생들의 2배 가까이 먹는 왕성한 식욕의 후우카가, 닷새 동안에도 그에 상응하는 엄청난 양의 소화양의 찌꺼기가 쌓여가고 있었던 것이다- 몸집이 크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그 체구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똥을 끄집어내도 "깔끔" 이라고 말하기 어여운 것이었다.

 

"하아아앙! 우흐응, 끄으으응!! 으으으으응!“

 

뿌지지직! 뿌르르르르륵!! 뿌자자자자자잣!! 

 

대변이 나오고 있었다. 후우카의 엉덩이에서 엄청난 기세의 대변이 뻗어나오고 있었다. 이젠 몸 속에서 박차를 가하다 못해 폭주해버린 어마어마한 변의의 파도에 몸을 맡기기만 해도 쌓인 똥을 내보낼 수 있었겠지만, 후우카는 굳이 전력으로 힘을 주였다. 쾌변의 쾌락을 찾아,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힘을 줬다

 

-뿌르르르르르륵!! 푸지지지지직!! 뿌지지지지직!!

 

"하아악, 하아악... 또...또 쌌따...♥"

 

이번에도 역시 구렁이 같은 대물이, 넘쳐흐르기 직전인 변기물의 홍수 아래에서 구부러지면서 처음에 싼 변괴와 겹쳐서 똬리를 튼다. 단지, 쩍쩍 갈라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검은색에 가까웠던 질감을 가진 첫번째 변비똥과는 달리, 어느 정도 부드럽고, 색도 선명함 황금빛이 더해져가고 있었다.

 

"후우...응, 하아아아-♥"

 

’뭐야 이거...왜 이렇게... 똥 싸는 거 왜 이렇게 기분 좋은거야아... 미쳐버릴 것 같아...♥

 

난생 처음 겪어보는 전기가 통하는 듯한 쾌변의 쾌락에 온몸을 유린당한 후우카의 표정은 그야말로 황홀경에 빠져있었다. 다른 사람에겐 절대로 들킬 수 없는 모습이었다.

 

꾸우우우욱...꼬르르륵...구륵구륵-

 

’아직... 아직도 뱃소게, 나마잇서...나...나온닷...♥

 

"으응... 아, 우...응아, 끄...응아!♥

 

뿌우우아아푸더더더더덕! 철벅! 철벅! 푸지지직!

 

후우카는 한껏 망가진 표정을 고칠 생각도 않은 채 엉덩이로 불결한 트럼펫 솔로를 이어나갔다. 이제 나오는 똥은 완벽한 건강의 물기을 되찾아 힘을 주지도 고통을 참을 필요도 없이 탈진한 채로도 용솟음치는 배변욕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후우...우응, 후응...으으응...‼♥"

 

뿌지지지짓!! 뿌직뿌직뿌지지직!!

 

푸드덕덕덕!! 푸더더더더덕!!

 

‘응가가 멈추질 아나...한버네 스르륵 나아서 기분 조아...♥

 

싸도 싸도 또 싸도 후우카는 싸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짜릿했던 쾌감에 뇌가 익어 배 밑바닥에서부터 끌어올린 숙변 덩어리들을 마음껏 쏟아내는 배설 말고는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게 될 정도였으니 어쩔 수 없으리라.

 

"후...응, 우으응, 꾸응, 끼히이이잉...!“

 

푸르르르르륵...뿌르르르륵...철썩철썩!

 

’자...기다렸다가...!’

 

뽀지직뽀직뽀직... 포득포드드득... 뽀짓뽀짓!

 

"후으응‼"

 

뽀지지자자자작! 뿌지지지지지직!! 뿌부우앙!!

 

"후와앗, 앗, 후우아...흐아아아-♥

 

‘똥, 잔뜩 나왔다...♥

 

당연히 아무리 영겁으로 느껴지는 시간 동안 쌓여왔다지만 숙변의 양마저 무한하지는 않다. 대식가인 만큼 양이 심상치 않았다고 해서 후우카의 배가 이공간과 연결된 것도 아니었기에 계속 싸다보면 끝이 오는 것이 당연했다. 후우카는 가장 깊은 배변의 욕망 모든 것을 다 쏟아내게 되며 마침내 후우카의 변비 탈출 작전은 견줄 바 없는 대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남은 결과는 그녀가 몸을 맡긴 변기 안에 산을 이룬 대량의 숙변 무더기들이었다. 가장 먼저 쌓인 것은 너무나도 힘들게 낳아낸 초대형 변비 뱀똥 두 덩이. 이것만으로도 변기를 충분히 메워버릴 수 있을 정도인데 건강한 고체 황금똥 무더기들이 그 위를 덮고 최후에는 아직 나오기엔 조금 일렀던 촉촉한 물똥이 나머지 표면을 장식했다. 변비를 겪은 것도 처음이었지만, 이 정도의 양을 한번에 싼 것도 16년 2개월의 후우카의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어떡하지... 날아갈 것만 같아... 변비 똥, 5일치 다 나왔겠지... 하아, 오랜만이야 이런 상쾌한 기분, 이젠 기분 나쁘지 않아, 이제 변비가 아니야.... 간식, 잔뜩 먹어 버릴까?‘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가벼운 배에 기분이 너무나도 들뜬 것인지, 아니면 배변의 쾌감이 아직 여파로 남는 것인지, 어쨌거나 의식이 허공을 감돌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정말 다... 다 쌀 수 있었어서 다행이야.’

 

엄청난 악취가 진동하는 가운데에도 오로지 벅차오르는 기쁨에 어쩔 바를 모르는 후우카였다.

 

‘내일부터는, 매일 잘 나오겠지? 이제 변비는 싫어.’

 

방금의 날아갈 것 같은 쾌락이 다신 없다는 것에 살짝 아쉬워지기까지 한 후우카였지만, 변기를 한가득 채워버린 자기 뱃속 오폐물의 산을 보고는 후우카는 이내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채소는 충분히 먹는 것 같은데, 뭐, 운동 부족은 좀 있을지 몰라도... 나머지는, 마려운 걸 참으면 안 된다던가, 아무리 창피해도 밖에서도 화장실을 참으면 안된다...정도려나?‘

 

변비의 원인은 다양하다. 사실 후우카의 경우 기말 시험을 앞둔 정신적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생리 전 호르몬 변화 등 여러 악재가 겹쳐져 발생한 급성 변비였을 뿐이지만, 후우카는 이런 걸 알 길 없이 자신의 하루하루 일상을 되돌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팬티에 지릴 위기를 맞든, 사나운 변의의 격통에 시달리든, 나이에 맞지 않게 정말로 화장실에 못 가고 싸버린 적도 있어도 창피함을 떨칠 수 없는 후우카였다. 지금의 이 한 소녀의 작은 결심 정도가 지금까지와는 정반대의, 견딜 수 없는 수치심을 버티는 삶으로 바뀔 수 있을 리가.

 

"우으...으하아..."

 

반성과 고민도 있었지만 우선 그것들은 한쪽에 미뤄둔 채, 후우카는 일단 이 화장실에 본인이 만들어낸 역겨운 썩은내가 배지 않도록 빨리 화장실의 뒷정리를 하며 그 흥분을 좀 진정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약하게 설정된 따뜻한 수압으로, 차분히 엉덩이를 씻어 내려갔다. 아침에도 이렇게 비데의 온수 세척을 받을 때 언제까지고 그렇게 나른해지는 몸을 맡기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아침에는 시간이 없거니와 화장실을 써야 했던 동생들에게 재촉을 받기 일쑤였겠지만, 지금은 마음 놓고 그 포근한 비데의 품에 빠져들 수 있었다.

 

이제 물기와 남은 잔변을 휴지로 닦으면 끝이었다. 느닷없이 허둥지둥하는 발소리가 울린 것은, 마침 후우카가 휴지에 손을 뻗은 순간이었다-

 

"왜, 왜 문이 잠겨 있는 거야!? 왜 하필 지금...!”

 

"하, 하루카? 설마 1층 화장실에도 누가 들어가있어!?“

 

- 분주한 발소리는 두 명 분의 소리였다. 문 앞에서 끊임없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소리 하나와 계단을 몇개씩 오르면서도 이내 되돌아온 소리 또 하나. 그리고 다급한 절규 또한 두 가지였다.

 

"자, 잠깐만... 아야카에 하루카까지 둘이서 그렇게 급하게 오는 게 대체 무슨 일이야?"“

 

"끅, 흐윽... 하루카랑은 오다가 우연히 만났는데...하읏...나도 걔도 배탈나서... 빨리 나와 줘..."

 

오늘 아침 큰쪽을 해결하지 못한 후우카와는 달리 제대로 된 고체 똥을 충분히 쌌을 터인 아야카와 하루카인데, 그 두 사람이 나란히 배를 부여잡고 격렬한 고통과 변의에 신음하며 화장실을 찾고 있다. 목소리를 듣자하니, 두명 다 모두 일각을 다투는 긴급상황임은 분명했다.

 

”으엥!? 둘이서 동시에 배탈이 났다고...괜찮아? 뭐 잘못 먹기라도 한 거야...?“

 

"후읏, 우우으... 아야카 어젯밤에 아야카 언니랑 케익을 먹은 게... 좀 오래됐던 거였고 그게 상했나 봐..."

 

녹초가 된 하루카의 목소리가 어제의 과오를 담담하게 밝혔다. 초등학교 종례 중에 심상치 않은 복통에 총명한 그녀는 곧 그 가능성을 깨달았다. 그리고 한겨울에 어울리지 않게 땀을 뻘뻘 흘리며 집을 향해 필사적으로 걷다가 언니 아야카를 만나면서 자신과 똑같은 상태인 걸 보고 확신이 든 것이었다.

 

"어? 야 잠깐...케이크라니 그런 게 있는데 왜 나만 몰랐던 거야?”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소식에 후우카는 반사적으로 반응해 버렸다. 언니를 특별히 신경 써준다거나 동생에게 양보 따위는 하지 않고, 3남매가 평등하게 3등분을 하는 것이 후우카 자매의 규칙이니까.

 

“으으...언니 먹을 생각 없을 것 같아보이길래 괜찮을 것 같아서 하루카랑 둘이 나눠먹은 거야! 그런 거니까 일단 빨리 나와!“

 

후우카의 왕성한 식욕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여동생들도 만만치 않은 애들이었다- 나쁘게 말을 하자면 먹다 죽은 귀신이 붙은 정도였다. 누나에게 비밀이라는 생각, 약간 오래됐지만 아직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허겁지겁 달콤한 크림을 음미하며 먹어버린 결과, 서로 사이좋게 심한 설사를 한다는 불행을 겪을 정도였다.

 

”30초만 있어봐! 둘 중 하나 일단 2층으로 가봐!“

 

물론 서로 탓하고 있을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닌 것이 뻔했다. 여동생들에게 재촉당한 후우카는 재빠른 몸짓으로 엉덩이를 닦아 나갔다.

 

"언니이...제발, 빨리...빨리이...아아!"

 

아야카가 배려하여 현관에 조금이라도 가까운 1층 화장실을 쓰게 해준 것이 도리어 원수가 되었다. 바닥을 동동 구르며 쉴 새 없이 아랫배를 어루만지며 애타는 탄식을 내쉬는 하루카의 모습은 극한상황 그 자체였다. 평소의 어른스러운 행동 따위는 찾아볼 수 있을 리가 없었고, 지금은 단지 설사의 병마에 덮쳐진 한 명의 어린 초등학생일 뿐이었다.

 

애당초 정말로 어른다운 성숙을 거쳤다면 학교에도 있는 무수한 변기에 엉덩이를 내밀고 그 변기 안의 불꽃을 쏟아내고 있었겠지만... 하루카는 그럴 수가 없었다. 사교성이 좋았던 하루카 또한 그녀만의 이유로 학교에서 화장실을 가지 않았던 것이다. 누나인 후우카보다는 아직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어서 수치심을 무릎쓰고 화장실에 간 적도 있긴 했지만, 아직 하루카는 열한 살이었다. 때로 잘못된 판단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였다.

 

"하...하루카, 너가 위쪽 화장실 써...”

 

"엣... 근데... 아까 언니가 2층 쓴다고..."

 

"됐어...난 아직 괜찮으니까 빨리...!“

 

"...미, 미안해, 아야카 언니...!"

 

그런 일촉즉발의 눈앞에 둔 여동생을 보고선, 사전 합의가 어떻든 간에 언니가 된 사람으로써 아야카의 자존심 상 양보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서둘러 계단을 올라가야 할 곳으로 엉덩이를 부여잡고 급히 달려가는 막내의 모습을 보았다.

 

"언니 좀만 더 빨리...아, 안...빠 빨리 제발...!”

 

하지만, 그렇다고 언니의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야카도 하루카와 마찬가지로 이날 수업이 끝나갈 무렵, 인정사정 없는 변의의 마수에 떨기 시작하여 꾹 참고 이 자리에까지 서 있었고 학교에서 화장실을 못 간 것도 세 살 연하의 여동생과 사정이 똑같았다.

 

밝고 쾌활하기로 보이는 아야카였지만, 사실 그 마음 속에 품은 부끄러움의 감정은 남달리 많았던 것이다. 누나와 달리 야유를 받아도 얼마든지 하고 싶은 말을 내뱉을 자신감과 힘이 있었지만 부끄러운 건 부끄럽다고 어린 아야카가 외쳐왔다. 급한 설사를 억지로 참다가, 결국 바지에 싸버리고 만 과거의 대실패가 기억에 되살아나니까, 물 내리는 소리로도 감출 수 없는 폭풍같은 소리를 낼 거라고 생각하니까, 구역질이 나는 악취를 낼 것을 상상하니까, 역시 집까지 버티는 것 외에 다른 선택사항은 없었다- 그렇게, 얼굴이 새빨개진 채, 배를 꽉 조이며 괴로워하는 지금의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제 물만 내리만 되니까... 조금만 더 참아봐!“

 

문 너머 동생이 고투를 벌이는 와중에 후우카도 속옷을 입고 일어나 자리를 내줄 준비를 마쳤다. 이 모든 더러운 무더기를 하수구로 내리면 끝이다.

 

'어, 어...이, 이거...왜 안내려가!?'

 

변기 레버를 ’대’ 쪽으로 힘차게 눌렀다- 그러면 물이 흐르는 것까진 여느 때와 같았다. 그러나 꿀럭꿀럭 하는 소리와 함께 본능적으로 뭔가 잘못되었다 느껴지는 소리가 들리는가 하니, 변기의 수위가 급상승하고, 변기물과 숙변이 이리저리 섞인 호수가 생겼다. 물이 내려가지 않았다. 수세식 변기의 가장 근본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한 가지뿐이다.

 

‘이, 이거 설마...또, 똥이 내리기엔 너무 큰 거야!?”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후우카 머릿 속에서 힘차게 돌아가는 논리의 흐름에 따르면, 스스로가 낳은 엄청난 양의 거대 숙변들을 생각해 내면 그 가설이 확고한 설득력을 갖게 된다. 확실히 많이 싸긴 했어. 마음껏 인생 최고최대의 배변을 위해 불태우긴 했어...그랬긴 했지만 그 양이 다소 여유롭게 설계되었을 터인 변기의 수용력마저도 넘어섰다는 것은 말로도 덜컥 믿기 힘들었는데, 지금 그것이 현실에서 자신이 내린 대변이 탁한 변기의 밑바닥에서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언니이이! 이으으윽...제...제발 빨리!!"

 

눈 앞에는 막힌 변기, 뒤에는 더는 못 버틸지도 모르는 여동생- 그 사이에서 이성적인 사고가 멈춰버린 후우카가 기어가는 목소리로 나즈막히 읇조렸다.

 

"아야카...미, 미안한데...하루카가 나올때까지만 버틸 수 있어?“

 

"뭐, 갑자기 왜... !? 이제 진짜 더는 못 참는단 말이야!“

 

"아...그 화장실이 그러니까...막혔어..."

 

"뭐어!? 대체 뭘 넣고 내렸길래..."

 

뭐라 다르게 답을 하고 싶어도, 답은 하나뿐이었다-

 

"그게...또...똥, 내린건데..."

 

"막힐 정도로 큰 걸 쌌다고? 그게 뭔 뚱딴지같은 소리야!“

 

"...어, 어쩔 수가 없었어. 변...변비가 그런 걸 어떡해...”

 

어쩔 수 없었다. 분명 불가항력인 건 맞았지만, 그 때문에 가족 공용 화장실을 못 쓴다고 하면 정말이지 곤란한 일을 겪고 있는 여동생 앞에서, 후우카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끄으...아으으...그, 그럼 알겠으니까 내리지 말고 나와 그냥! 진짜, 이제 진짜, 아, 나와! 진짜 나온다고! 제발 빨리!"

 

"...아, 알겠어...근데, 너무 변기 안은 보지 말아줘... 더러워...“

 

여동생이라고 해도, 가족이라고 해도 자신이 싼 똥을 보여주는 것은 치욕적이다. 문을 아예 안 열어주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이제 정말 아야카가 1초라도 더 버틸 수가 없을 것 같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주저하면서도, 자기 똥으로 꽉 막혀버린 변기를 양보할 수 밖에 없었다- 복도에 나와, 후우카는 빨개질 대로 빨개진 얼굴로 배를 쓸어내리던 아야카와 화장실을 교대했다.

 

뿌지지지지지직!! 푸드더더더더덕!!

 

후우카 자신이 눈 닷새치의 변비똥 무더기와 동생이 더는 참지 못했을 설사가 쌓인 채 물이 내려가지 않는 변기 속의 혼돈을 상상만 해도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리고 뒤처리를 해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변기를 막아버린 후우카 자신이었다. 말 그대로, 자기가 싼 똥은 자기가 치워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7장***

 

 

”음, 역시 맛있게 먹는 후우카가 훨씬 낫네.“

 

"요즘 대답도 별로 안 했고, 어제는 아프다고까지 해서 정말 걱정했잖아."

 

하룻밤이 지나자 후우카와 친구 리오와 토모에는 시험공부의 휴식시간이라는 명목 하에 밑지고 파는 것 같은 가격으로 근처 여고생들 사이에서 인기인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지극히 여고생다운 일상- 물론 후우카 앞에 놓인 요리의 양이 탈 여고생 급이라는 것은 후우카 나름의 애교 포인트다.

 

"약속 어기고 걱정하게 해서 정말 미안해... 하지만 이제 정말 괜찮아졌어. 지금 내 모습을 보면 알잖아.”

 

후우카는 넘실대는 고봉밥에 고기판. 샐러드에 미디엄 사이즈 피자가 옹기종기 놓여 있는 테이블를 가리켜 보이며 말했다.

 

어제 쌓아둔 변비의 숙변을 모두 털어낸 뒤, 오늘은 아침 식사 후 자연스러운 변의에 이끌려 건강한 바나나똥을 충분히 싸두고 왔다. 이제 변비의 어두운 그림자는 어디에도 없었고, 지금까지와 다름없는 평소의 후우카로 되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평소 같으면 샐러드는 작은 거 시키고 피자를 라지로 시키지 않아? 어제 사이에 무슨 바람이 분 거야?"

 

"후훗, 토모에는 후우카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짚이는 이유가 있긴 하지만, 정확히는 몰라."

 

"뭐...그, 그냥 좀 걱정 좀 해주는 것 뿐이야"

 

"아...ㅎㅎ 고마워...샐러드는, 그냥 뭐랄까, 좀 건강에 신경 쓴다고나 해야 하나."

 

후우카에게 있어 이전으로 돌아가는 고통은 이제 잊어버리는가 싶어도 아무리 싸려고 해도 나오지 않던 괴로웠던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스스로 경계하는 경향이 생긴 듯 했다. 섬유소를 조금 많이 섭취해 보거나 복근 운동을 시도해 보려다가도 뭐를 해도 한 개도 못하는 것에 좌절하기도 했다.

 

"에에,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은 이렇게 기죽지 않지, 보통."

 

"그래도, 이렇게 먹어도 말이지, 살이 안 찌는 체질인데 괜찮지 않나?...라고 할 뻔! ㅎㅎ“

 

"얘 좀 봐, 이렇게 스플뎀을 박을 각을 재네!“

 

즐거운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알록달록한 음식으로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그것이 매우 행복한 것이라고, 16살에 처음 겪는 트러블을 거쳐 다시 한 번 강하게 깨닫게 되었다. 몸에 신경을 쓴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나이프와 포크를 쥔 손이 끊이지 않는 후우카는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한결같을 것처럼 보였다.

 

***Fin***


예아

드디어 끝났노


안 힘들었다 하면 거짓말이겠지

시간도 존나 오래 걸렸고

근데 퀄이 그 정도 고생을 자진해서 하게 만들더라

쥬지 터져욧ㅅㅅㅅㅅ


이제 시험 끝나면 이젠 잊혀졌을 법한 내 소설 하나 끝마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