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https://arca.live/b/scottoberg/44835043

2편 : https://arca.live/b/scottoberg/44852037

3편 : https://arca.live/b/scottoberg/44985304

4편 : https://arca.live/b/scottoberg/45068270

5편 : https://arca.live/b/scottoberg/45121917

6-1편 (폐기) : https://arca.live/b/scottoberg/45333404

7편 : https://arca.live/b/scottoberg/48464587

8-1편 : https://arca.live/b/scottoberg/48704506






" 으윽... 으으으윽... "


백룡의 연구소로 향하는 한적한 길가.

키 140cm의 단신인 꼬마 요원이 자기보다 훨씬 키가 큰 성인 여성을 등에 업고 힘겹게 걸어가고 있었다.


" 하아... 하아... 내가 어쩌다가 이런 일까지... "


본래 요원은 자기 사무실의 성인 동료들에게 이 상황을 부탁하려고 했으나

'지금 사무실의 인원들은 방금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갑자기 업무량이 폭증해 도와주기가 어렵고

오히려 이번 기회에 단장님에게서 점수를 따는 것이 어떻겠느냐' 라는 부장의 말에 이 지경까지 된 것이었다.

아무래도 어지간히 팔랑귀가 아닌 듯 했다.

요원의 짧은 다리는 후들후들 떨렸고 몸에 땀은 비오듯 흘렀다.

하지만 자기의 최고 상사를 땅바닥에 팽개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 분명 한참 걸은 것 같은데 왜 아직도 코빼기도 안 보이지..? "


요원의 느낌대로 한참은 걸은 듯 했지만 그건 요원의 육체적 피로감 때문일 뿐, 현실은 절반도 오지 못했다.

자신의 핸드폰에서 지도 앱을 열어 거리를 확인한 후 다시 깊은 절망에 빠진 요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늦은 밤 시간대라 사람들은 모두 집에 들어가있고 가게들도 영업을 끝낸 상태라

이 몰골을 볼 사람이 매우 적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 으음.... 냐.... "


" 단장님? 일어나신건가요? "


잠깐 희망을 본 듯 했지만 아니였다.

그것은 그저 흑룡의 잠꼬대일 뿐이었고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 어휴, 잠깐 설렜네. "


" 으음.. 으... "


요원은 자신의 등에서 흘러내리는 흑룡을 다시 위로 받쳐올리기 위해 몸을 크게 흔들었다.


구르륵-


그 때 요원은 문득 자신의 등 뒤, 그러니까 흑룡의 복부가 작게 요동치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무언가가 뱃속을 타고 이동하는 듯한...


" 자, 잠깐만요! 여기선 안된다구요! "


" 으음... 에... "


요원은 필사적으로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들리지도 않을 흑룡을 향해 다급히 외쳤다.

그러나 그런 다급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흑룡은 야속하게도 요원이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진행해버리고 말았다.


뿌르르뿌라라랏- 뿌르르륵-


흑룡의 엉덩이에선 차마 생물체의 내장에서 나올 수 있는 소리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더러운 소리가 쏟아져나왔다.

더군다나 평상시에 깨어있는 상태라면 어느정도 조절해서 뀌었겠지만 잠들어버려 무방비가 된 상태가 지금으로썬

냄새도 소리도 상상을 초월하는 상태였다.

살인적인 냄새가 자신의 후각을 엄습해오자 요원은 왜 그제서야 적룡이 흑룡을 숙직실에서 재우면 안된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 으윽... 도대체 뱃속이 어떻게 되시면 이런 냄새가 나는거지... "


뿌르라라라랍- 부르롸라르르륵-


요원이 뭐라 하거나 말거나 흑룡은 풀어진 괄약근을 이용해 자신의 답답한 뱃속을 해방시키는데 여념이 없었다.

흑룡의 지독한 방귀냄새는 가장 가까이 있는, 그러니까 요원의 옷까지 전부 자신의 냄새로 물들이고 있었다.


뿌르르릇-


" 하아, 이러다가 내가 먼저 질식해 죽겠어... "


뿌르롸라락-!!


흑룡의 방귀는 백룡의 연구소로 가는 와중에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안그래도 자기보다 1.5배는 큰 몸집의 성인 여성을 짊어지고 옮기는 요원 입장에선

그냥 그 상태만으로도 고통이었지만 숨을 도저히 쉴 수 없게 만드는 살인적인 악취 때문에 더더욱 죽을 맛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발걸음을 떼었고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 내일 납품할 물건들을 다 실어놨고... A/S 받아야 할 리스트 체크 끝났고... "


연구소 옥상엔 태블릿 PC를 이용해 자신의 일을 체크하는 백룡이 서있었다.

사각형 고글과 흰 가운을 입은 모습은 항상 한결같은 모습이었다.

최근 드래곤들의 습격이 잦아져 여러 업체들이 물리적 손해를 입었고 그에 따라 백룡의 연구소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상황이었다.


" 하아, 드래곤 자식들, 무슨 속셈인지 모르겠네. 작업량이 평소의 3배나 늘었어. 나야 돈 벌고 좋지만.. "


태블릿 PC를 자기 주머니 속에 집어넣고 막 옥상 계단을 통해 내려가려던 백룡은

건물 밑을 내려다보고 어딘가 익숙한 비주얼의 누군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땀범벅이 되어 흑룡을 등에 업은 채로 거의 기어오다시피 하고 있는 한 꼬마였다.


" 하아, 하아, 거의 다 왔어... "


뿌르르륵- 부륵- 뿌우욱-


지독한 방귀냄새를 맡으며 백룡의 연구소 입구까지 도착하는데 성공한 요원은 그 자리에서 앞으로 엎어지고 말았다.

연구소 문으로 들어갈 여력은 커녕 문을 두드릴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흑룡 밑에 깔린채로 신음하고 있는 요원의 눈 앞에 누군가 쿵 하고 착지했다.

슬리퍼 차림에 흰 가운을 입고 흰색 꼬리를 흔들고 있는 백룡이었다.


" 넌 누구야? 처음 보는 얼굴인데... 내 친구를 데리고 왔네? "


" BS 자경단... 으, 기운이 없는데 일단 명함만 받고 저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


요원은 자신의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백룡에 건네주었고 백룡은 명함을 슥 흝어보고는 대충 상황을 눈치챘다.

일단 요원을 깔아뭉개고 있는 흑룡의 눈 상태와 깊이 잠에 빠진 모습을 확인하고는 그녀의 어깨에 어깨동무를 해서

강제로 일으킨 후 거의 질질 끌고가다시피 연구소 안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고는


" 너도 잠깐 들어와. 몸 상태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좀 쉬었다 갈래? "


요원은 대답할 기력도 남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이고는 거의 기어가다시피 연구소 안으로 들어왔다.









흑룡을 게스트 휴게실로 옮긴 후 문을 닫고 나온 백룡은 커피를 한입 마시고는 말했다.


" 과로가 심하게 누적됐어. 몸에 과부하가 올 때까지 일을 멈추지 않은게 화근이야.

   일반 인간이었다면 지금쯤 과로사 했다고 해도 될 정도로 피로가 심하게 쌓여있었어.

   요 며칠간 드래곤 놈들의 개수작 때문에 바쁘다고는 들었는데, 이렇게 심하게 구르고 있었을 줄이야. "


" 몸 상태는 어떠신가요? "


" 어차피 우리 용들은 신수라서 죽지 않아. 인간에게 치사량에 가까운 과로도 수액 좀 맞고 쉬다보면 금방 일어날거야.

   대신 당분간은 안정을 취하는게 좋겠어. 그런데 저 년의 봉인 풀린 엉덩이는 언제 봐도 무시무시하네... 

   수액 놓는 와중에도 방귀를 얼마나 뀌어대던지, 나까지 기절할 뻔했다니까. 쟤 일어나면 강력 공기청정기 좀 돌려야겠어. "


백룡은 커피를 마저 마시면서 대답했다.

그러고는 만신창이가 된 요원의 모습을 본 후 가까이 다가온 후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 요원의 냄새를 맡았다.


" 으윽, 이 지독한 냄새... 흑룡의 방귀구만... "


" 예... 오다가 좀... 그렇게 됐습니다. "


" 잠꼬대로 무작정 뀌어대서 냄새까지 지독하구만... 후, 너 이대로 복귀하면 생화학 테러범으로 몰릴 수도 있겠는데? "


" 퇴근하고 옷은 빨래하고 몸은 씻으면 됩니다. "


" 아니? 쟤 방귀냄새는 빨래랑 샤워로는 절대 못 빼. 이 냄새면 적어도 3일간은 냄새가 안 빠질거야.

   거기다 너, 몸 상태가 영 안 좋아보이는데... 스읍, 이 방법까진 쓰기 싫지만... "


백룡은 커피잔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 갑자기 자신의 엉덩이를 요원에게 들이밀었다.

꼬리를 위로 치켜세운 거대한 엉덩이가 요원에게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요원은 기겁을 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 무, 무슨 짓입니까? "


" 가만히 있어. 널 깨끗하게 만들어줄거니까. "


" 아, 아무리 그래도 초면인데 이런 시츄는 좀..! "


" 뭐라는거야.. 가만히 있어. "


그 말을 끝으로 백룡의 복부에서 불길한 '구르륵' 소리와 함께 엉덩이에서 무지막지한 풍압의 방귀가 뿜어져 나왔다.


뿌아아아아악- 뽜아아아악-!!


엄청난 풍압의 방귀를 정통으로 맞은 요원은 안그래도 성인 남성 여럿도 우습게 날려버리는 백룡의 방귀를 맞고

벽에 거의 쳐박히듯 날아가 달라붙어버렸다.


" 으.. 아... "


" 헤, 앵간하면 잘 안해주는건데 내 친구를 여기까지 데려온 서비스야. "


" 이게... 서비스라구요? "


" 몸 한번 움직여봐. 아주 개운할걸? 그 녀석 방귀냄새도 좀 사라졌을테고 말이야. "


백룡의 말대로 몸을 움직여본 요원은 굉장히 개운해진 자신의 몸을 보고 신통방통해했다.

방금 전까지 온몸을 짓누르던 피곤함은 사라지고 방금 자고 일어난 듯한 개운함만이 남아있었다.


" 냄새는 그대로인거 같은데요? "


" 그... 건 내 냄새야. 나라고 방귀냄새가 없진 않겠니? 그래도 금방 사라질거야. 좀만 참아. "


백룡은 머쓱하게 웃으며 얼굴을 긁적였다.

요원의 머리는 방귀 때문에 헝클어지긴 했지만 몸이 훨씬 가벼워져 쉽게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 근데 이렇게 쉽게 치료할 수 있으면 우리 단장님도 그렇게 치료해주면 되는 것 아닙니까? "


" 쟤가 뭐가 이쁘다고 내가 만병통치방귀를 뀌어주냐? 그리고 쟤도 너무 일중독이라 좀 휴식이 필요해서

   당분간 내가 데리고 있으면서 케어해줄거야. 너네 자경단엔 내가 전해줄테니 걱정하지 말고 돌아가. "


" 그, 그럼 뭐... 감사합니다. "


요원은 헝클어진 머리와 옷 매무새를 다듬고는 연구실 문을 나섰다.

백룡은 요원이 멀어지는걸 보고는


" 하, 진짜 부하들 충성심 하나는 끝장나게들 좋네... 나도 저렇게 충성심 끝내주는 조수 어디 없나? "


라고 푸념하고는 커피를 마저 마시며 개인 연구실로 들어갔다.











그렇게 며칠 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정보 처리 부서에서 요원은 산더미처럼 쌓인 정보 서류를 정리하며

노트북의 자판을 빠른 속도로 두드리고 있었다.

오른쪽 귀에는 전화기를 대고, 양 손은 컴퓨터를 만지며 입으로는 응대를 하느라 정말로 바빠보였다.


" 아, 네. 그쪽 정보는 확인했습니다. 담당 부서로 전달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


전화를 끊고 다시 다음 서류를 처리하려는데 누군가가 자신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 그, 바쁘니까 서류는 저기 쌓아두고 가세요. 처리되면 연락드릴테니까. "


" 정말 급한 일인데 좀 확인해주면 안되나? "


" 죄송합니다만 지금 정말 바빠서요. 최우선 순위로 둘테니까 거기 두고... "


요원이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책상 가림막에 턱을 괴고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흑룡이 있었다.


" 다, 다, 단장님..? "


" 어, 나다. "


" 다, 단장님! 퇴원하신겁니까? "


정보 처리부의 부장이 헐레벌떡 뛰어와 칼같이 경례를 박았다.

흑룡은 귀찮다는 듯이 손인사만 한번 하고는 요원한테 시선을 돌렸다.


" 체구는 제일 작은 녀석이 날 살렸다던데... 누군지 몰라도 크게 될 녀석이더라고? "


" 그, 그게... "


쿵!


흑룡은 자신의 윗주머니에서 두툼한 봉투 하나를 꺼내 요원의 책상 위에 힘차게 올려두었다.

요원이 그 안을 조심히 열어보니 엄청난 양의 추가 수당, 그리고 휴가 허가증이 있었다.

아직도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는 요원이 봉투를 받아들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사이

정보 처리부장은 비지땀을 흘리며 흑룡에게 물었다.


" 그.. 몸은 좀 괜찮으신지요? 과로로 쓰러지셨다고 들었는데.. "


" 어, 좀 피곤했나봐. 그 어떤 쪼끄만 놈이 날 친구 연구소로 옮겨준 덕분에 아주 개운해졌어.

   그래서 내가 조그만 선물 하나를 좀 주려고 왔지. "


" 그, 그건 저한테 따로 말씀하셔도 처리할 수 있었을텐데... "


" 저 쪼그만 녀석이 날 직접 데려다 줬으니, 나도 직접 보상을 주러 온거야. 그러니까 이거에 대해선 더 말 꺼내지 마. "


흑룡은 부장을 쏘아보듯 말하고는 다시 뒤돌아서 요원의 머리에 손을 푹 얹고는 마구 쓰다듬었다.


" 저번에는 내가 신세를 좀 졌다. 그, 내가 낯간지러워서 이런 말은 잘 안하는데, 음... 고맙다. "


"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


흑룡은 싱긋 웃었다.


뿌르르르륵-!! 뿌아악-


" 아, 이 녀석도 고맙다고 전해달래. "


흑룡은 여느 때처럼 손인사만 대충 하고는 정보 처리 부서를 나섰고

지독한 방귀냄새가 자신의 주변에 꽤 오랫동안 남아있었지만 마냥 불쾌하지만은 않았던 요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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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편은 여기서 마무리

질문은 계속 받고 있음

나중에 한번 답변 간단하게 해서 만들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