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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소설은 이거고, 이 소설은 원본을 구글에다가 돌린 거에 내가 살짝 손질한 거임

원본에서 안나오는 표현이 나올 수 있으니 알아두길 바람

그럼 시작








[제 0장: 서막]


 부모의 품을 벗어난 인간은 누구든 두가지 선택의 갈래길에 놓인 자신의 모습을 아주 쉽게 볼수 있다.

식량을 사서 먹을 것이냐, 아니면 직접 요리를 만들어 식량을 조달할 것이냐.


 지하철역 앞, 어느 이름 없는 아파트에 사는 자매는 후자를 선택했다. 언니 쪽은 고등학교 1학년, 동생 쪽은 중학교 2학년.

부모님이 2주간의 해외 출장에 나간 탓에, 그 집에는 요리 경험이 단 한개도 없는 여학생 2명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녀들의 나이는 사춘기의 한가운데에 있을 질풍노도의 시기. 이런 꿀같은 자유의 시기를 그냥 보낼리가 없는 그녀들이다.

종업식을 맞이한 오늘, 그녀들이 자취에 도전해보기로 한것도 이런 이유였다.

자매가 가장 먼저 도전해본 요리는 치킨. 언뜻 보기엔 그저 닭을 기름에 넣고 튀기기만 하면 되는 요리이기에 그녀들이 도전하기 쉬운 대상으로 본 것도 나름 일리가 있다.


 "기름은 이정도면 될까? 온도는 또 어떻게 재는 거야?"


기름이 펄펄 끓는 냄비 앞에 땀을 흘리며 서있는 여학생이 언니 쪽인 연주. 여동생 앞에서 늠름한 모습을 보여주려 직접 불 앞에 선 취지는 좋았지만, 안타깝게도 불을 너무 오래동안 켜버렸다. 그녀가 요리를 어느정도 해봤다면 기름의 온도가 너무 뜨겁다는 걸 눈치챘겠지만 그럴 리 전무한 그녀는 그저 '끓는 기름이 의외로 정말 뜨겁구나..' 라는 생각밖에 하진 않았다.


 '닭고기가 전혀 안 뜯어져.. 이건 떼야 되는 건가..?'


 연주 옆에는 그녀의 여동생인 다현이 닭고기와 사투를 벌이는 중이었다. 자매는 분명 닭 손질이 쉬울 거라고 예상했겠지만, 예상과 현실은 다른 법. 닭 손질은 그녀들에겐 극악의 난이도였고, 어찌어찌 손질에 성공했다고 동생은 연주한테 전했으나 그 결과물은 튀기기엔 너무나도  큰 닭고기였다.


 요리란 자고로 오랜 시간동안 재료를 열에 노출시켜 겉과 속 둘다 고루고루 익혀야 한다. 그럼 상상해보자. 250도의 온도에 필적하는 초고온의 기름에 제대로 익힐 수도 없을 정도로 큰 닭고기를 넣는다면 제대로 익혀지겠는가? 그럴리가. 자매가 만든 음식은 황금빛 자태의 치킨 대신 겉은 검정색으로 타버리고 속은 완전 생고기인 '겉바속촉 그 자체'의 치킨이었다.


 "...다음에는 좀더 간단한 요리를 해보자"

 "응..."

 "그럼 이건 어떻게 하지? 버릴 수도 없고..."

 "그래도 익었긴 익었겠지. 겉만 긁어내고 먹어버리자"


 '따뜻한 생고기'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자매는 모른 것 같았다. 그들은 그 '따뜻한 생닭고기'를 꾸역꾸역 먹어치웠고, 자취의 고달픔을 느꼈다고 나름 보람에 찬 그녀들이었지만 이 작은 사건이 후에 거대한 쓰나미가 되어 그들을 덮칠 것이라는 사실을 그녀들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제1막: 시초/ 연주]


 그 '암흑물질'을 섭취한 다음날이었다. 연주는 그녀가 속한 동아리 배구부 일정이 있었기에 연주는 고등학교에 갔다. 그녀의 고등학교는 동아리 활동이 굉장히 활발해ㅡ 는 개뿔, 오히려 열정적으로 시합과 연습을 하는 동아리는 매우 드물었다. 여자 배구부도 예외는 아니어서 체육관 일각에서 행해지는 시합과 연습은 사실 간판만 연습인 동호회에 가까웠다.


 "후.. 여기까지. 일단 조금 쉬자."

 "네~"


 오전 연습은 오전 9시에 시작하고 오전 10시에 곧바로 휴식이다. 감독도 없어, 쉬는 시간의 길이도 정해져 있지 않아, 동아리 활동이 얼마나 느슨한지 아주 잘 보여지는 부분이다.

 연주 또한 배구공을 내려놓고 그녀의 가방에서 스포츠 음료를 꺼내었다ㅡ 보온병에 담아와서 그런지 몰라도 방금 막 사온 것 처럼 차가웠다.

 그녀는 그 스포츠 음료를 들이키기 시작했고, 어느새 한병을 전부 비워버렸다. 미리 말하건대 이것은 곧 연주에게 일어날 시련의 원인이 아니었다, 다만 그 시련을 조금 더 빨리 일어나게 한 것일 뿐.

 

 '구르륵, 쿠르르르르르르륵....'

 '아..아앗...?! 배...배가..'


  연주의 평화로운 쉬는시간에 난입한 불청객은 다름 아닌 복통이었다. 서둘러 양손을 배에 갖다대고 문지르기 시작한 그녀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ㅡ 정체모를 액체가 그녀의 대장을 마구 헤집고 다니는 감각을. 불길한 감각이 엄습해오고 몸에서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확실하게 설사의 징조였다. 머릿속에 수만가지 생각이 스쳤지만, 지금으로써 그녀에게 선택지는 장 속의 내용물을 비워내는 것밖에는 없었다.


 "잠깐 화장실 다녀올게요"


 그 말을 남기고, 연주는 체육관의 출구로 향했다. 체육관 옆에 화장실이 있었지만 그녀는 그 화장실에 들어가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라 함은, 쉬는 시간에는 다른 부와 배구부 학생들이 화장실에 쉬기도 했고, 체육관에 연결되어있어서 여기서 해결했다간 그녀의 '폭발음'이 배구부 학생들에게 생중계되는 이유였다. 연주는 체육관에서 나오자마자 화장실로 들어가는 여학생을 이미 보았기에 이 생각이 더욱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망가진 배를 붙잡고 설사의 하모니를 다른 학생들에게 들려줄 용기가 그녀한테는 없었다.


  '좀만 더가면 탈의실 옆에 화장실이 있어... 거기로 가는 게 나을 거야'



 '하으읏...'

 '구르르르륽... 꾸우우욱 꾸르르르르르륵...'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무시했다. 평소같았으면 가까운 화장실이었겠지만 한순간에 급습해 한계치를 찍어버린 변의를 달고 가면 가까울 리가 없었다.

 한걸음 한걸음 화장실에 다가갈 때마다 그녀의 항문이 차차 열렸다. 온 힘을 다해 항문을 닫아보았으나, 차마 닫지 못한 틈으로 습기 녹은 가스가 마구 배출되었다. 이건 부끄러움의 문제만이 아니었으며, 그녀의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암묵적으로 보여주는 신호였다.

 

 '안돼, 안돼, 안돼안돼안돼안돼... 하으읏... 나온다, 나온다.. 흐읏..'

 '이 모서리만 돌면 개인실이고 개인실만 거치면 화장실이야.. 조금만 참으면 돼...'

 '하아, 하아.. 이제 진짜 못 참아.. 화장실.. 화장시일..!'

 '구르르르르륵... 쿠르르르르르륽...'

 

 화장실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변의는 강해졌다. 양손을 배에서 떼면 격렬하고 인정사정없는 복통이 순식간에 연주의 의식을 지배했으나, 이미 상황은 급박해질 대로 급박해져 양손으로 항문을 막고 있지 않으면 안되는 수준까지 와버렸다.


 "하으읏..?! 아 안돼..! 안돼...!!"

 

 여자화장실의 마크가 눈앞에 보이는 상황. 연주의 발걸음은 멈췄다. 연주는 더이상 걷지 않았다. 아니, 걸을 수가 없었다. 복통은 의식을 지배해 장속 내용물을 비워내고 싶다는 강력한 욕구와 접촉했고 변의는 이미 돌이킬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 뒤였다.


 '구륵.. 구륵.. 구륵.. 쿠러러러러러러럭...'


 그녀는 무심코 눈을 감고 복통을 잊으려 배에 힘을 줬다.


그리고 그게 그녀의 한계였다.



 "하아, 으으.....! 앗.. 아아....!!"

 "푸더더더더덕! 푸드득! 푸득! 부지지지지직..."


 그녀의 배에 가해진 엄청난 압력에 호응하듯 항문이 열림과 동시에 대기하고 있던 설사가 뿜어져 나왔고, 속옷을 한순간에 젖힌 설사는 이미 적셔져 더이상 적실 수 없는 속옷을 지나쳐 바닥에 놓여졌다. 연주도 나름대로 당장 화장실에 가고 싶었으나, 몸이 움직여주지 않았다. 마비나 탈력 때문이 아닌, 지나치게 강한 복통 때문이었다.


 '하아... 윽... 안돼... 바닥에... 속옷이...'

 "아... 아아..? 아앗...? 또... 아... 안돼...! 크... 흐읍..."

 "뿌르르륵! 뿌더더더더더덕! 주루루루룩.."


 복통이 모래사장의 파도처럼 몇 초 간격으로 덮쳐올 때마다 그녀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완전히 열려버린 항문에서는 복통이 올때마다 계속해서 설사를 속옷에 토해내었다. 움직이려고 저항을 해봐도 다리가 어긋나 항문이 더 크게 열렸다. 이는 복통이 몰아칠 때 설사를 더욱 격렬하게 나오게 만들 뿐이었다. 연주가 서있는 장소에는 반경 몇 센티미터의 갈색 얼룩이 생겨났다.

 어느덧 그녀는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복통이 약해졌고, 그녀는 비틀비틀 화장실로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랜 설사의 반복 끝에 찾아온 편의도 평화는 절대 아니었다. 그녀는 움직일 수는 있었지만, 복통은 끊임없이 연주를 덮쳤고 그때마다 그녀의 항문은 또다시 붕괴해 속옷에 설사를 토해내었다.


 '빨리, 지금이라도.. 화장실...'


 갈색 점들을 바닥에 남기며 어떻게든 도착한 탈의실. 문을 열고, 신발을 벗는다. 슬리퍼로 갈아신고 설사를 바닥에 떨어트리며 전진하는 걸 반복하자 그토록 갈망하던 여자화장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녀는 개인실 문을 열고, 이미 완전히 쓸수 없게 된 바지를 떨리는 손으로 완전히 벗었다. 그녀의 항문은 짝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 둔 것처럼 흥분하여 뻐끔뻐끔거리며 설사를 새어내었다. 마침내 그녀는 장 속의 내용물을 완전히 비울 수 있게 되었다.


 "뿌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푸다다닥! 푸드드드드드드드득!!"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연주는 온 몸을 떨기 시작했고, 정면의 난간을 잡아 겨우겨우 자신의 상반신을 지탱했다. 완전히 '해방'된 그녀의 항문은 자유를 만끽하며 기세좋게 설사를 마구 내뿜기 시작했다. 그동안 바닥에 뿌려온 설사의 양이 적고 빙산에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은 맞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평소보다 배변량이 더욱 많았다. 항문과 변기물의 수면을 잇는 두꺼운 설사기둥은 가늘어질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아... 나온다... 다.. 전부.."

 

 복통이 희미해질 때, 비로소 그녀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아래쪽을 보자 그녀는 자신의 엉덩이에서 쏟아져나와 변기에 흐트러진 설사를 볼수 있었고 연주는 단전에서 올라오는 메스꺼움에 헛구역질을 하였다. 하지만 그 메스꺼움은 정신적 불쾌감 때문만은 아니었는지, 연주의 배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고, 복통이 다시 그녀의 의식을 지배하였다.


 '구르르르르르륵.... 쿠륵.. 쿠르륵.... 꾸루루루루루룽...'

 '하아.. 또...'

 "푸드드드득! 푸러러러러러러럭!!"


 1차 설사가 제대로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녀의 위장은 강제적으로 두번째 설사를 항문에 밀어붙인다. 난리가 난 뱃속은 진정되기도 전에 다시 한번 뒤집어지고 대비가 안된 뱃속은 속수무책으로 복통을 일으키고 설사를 내보낸다. 격렬한 배의 통증이 항문에 호소하는 배설 욕구에 연주는 저항할 수 없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엉덩이의 구멍으로부터 오물을 꺼내는 것 외에는 없었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고, 곧이어 설사가 자신의 항문을 거쳐 쏟아져내리는 감각을 질리도록 느낄 수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온몸은 식은땀으로 적셔져있었고, 설사의 파도는 드디어 끝난 것 같았다.


 "흐읏...!"

 '주륵.. 주르륵'


 엉덩이에 힘을 주자 찰나에 남은 설사 찌꺼기가 흘러내렸다. 더이상 위장에서 나올 게 없는 듯 하였다. 연주는 엉덩이를 휴지로 닦으면서 주변의 처참한 참상을 둘러보았다.


 '속옷.. 바지.. 바닥 다.... 이걸 언제 다 치우지...'


 제일 심각한 건 누가 뭐래도 속옷과 바지였다. 이 둘은 모든 부분이 설사에 범벅이 되어 재기 불가능 할 정도로 얼룩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었다. 사방에는 설사가 튀어있었으며 이는 화장실에 막 들어올 때 사방으로 튄 것 같았다.

 엉덩이를 어느정도 닦고, 개인실의 바닥까지는 닦을 수 있었다. 문제는 하반신인데, 연주는 스커트를 입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스커트가 있는 곳까지는 나체로 가야 하지만... 아무도 없으니까 재빨리 가면 괜찮겠지?'


 

 "똑똑"


  누군가가 개인실 문을 두드렸다. 연주는 너무 피곤해진 나머지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도 잊고 문을 열어주었고, 나타난 건 같은 배구부의 지민이였다. 그가 하는 말이,

 "배는.. 괜찮아? 화장실 밖은.. 그... 청소해 두었어"


  시계는 이미 10시 30분을 향해 있었다. 30분 정도를 설사를 하는데 할애했다는 것이다. 그만큼의 시간 동안이라면 찾고 돌아다니다가 여자화장실에 흩뿌려진 설사를 보는 것도 충분히 말이 된다.


 "어... 에..? 뭐라고..?"
  "바닥에 그냥 쌌을 리는 없고... 바지에.... 해버린 거지?"
 "아...아 그게.."
 "탈의실에서 제복 가져왔어"


 연주가 어떤 상황에 빠졌는지 알게 된 지민은 묵묵히 뒷정리를 해주기 시작한 것이다. 의무감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1순위는 연주의 체면을 지켜주기 위해서였다. 그게 모든 상황을 알아버린 지민으로써의 최고의 대책이었을 것이다.

 지민이 가져와준 제복을 입으면 비록 속옷이 없긴 하지만 그게 뭐 어떻나.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설사를 한 걸 티내지 않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해야 될 부분이다.


 "저기... 지민아, 그.. 고마워"

 "응. 오늘은 쉬는 거지?"
 "응. 컨디션도 안좋고... 설사가 아직 다 안멎은 것 같아서"

 "혼자서 갈수 있어? 같이 가줄까?"

 "아니 됐어"


 더러워진 속옷과 바지는 어차피 다시 입을 수도 없겠다, 연주는 자기 명찰을 떼고 비닐봉지에 넣어 조금만 씻고 쓰레기통에 넣었다. 바지에 설사를 잔뜩 싸버릴때인지, 변기에 설사를 마구 살포할 때인지는 몰라도 상의에까지 설사가 묻어있어 가방에 넣고 탈의실에서 마저 갈아입었다. 


 "잘있어"

 "응 처신잘하고~"

 "처신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니잖아.."

 "아 그런가? ㅋㅎ 쨌든 잘가~"

 "응 내일봐"


 편의점에서 사간 속옷을 들고 집에 향하던 연주는, 이 '내일봐'라는 약속은 지켜지지 못할 약속이었다는 걸 다음 날이 되서야 알게 된다.


 [제1막 시초/다현]


 다현은 연주보다 장이 훨씬 더 건강했다. 연주가 장이 안좋은 걸 수도 있겠지만, 연주가 뱃가죽을 뜯어내는 듯한 고통을 겪으며 힘겹게 설사를 분출하고 있을때까지도 다현은 정상이었다는 게 그 증거다. 허나, 다현의 장이 아무리 건강하더라도 물밀듯이 습격해오는 세균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다현의 배가 이상징후를 보이기 시작할 때 다현은 학교 화원의 잡초를 뽑아내는 중이었다.


 학교의 디자인을 담당하는 중학교 원예위원회. 이름은 거창하지만 실질적으로 하는 것은 화단을 순회하며 물을 주고 잡초를 뽑는 작업 밖엔 없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화분까지 점검을 하더라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작업이다. 다현의 배가 작업이 모두 끝난 후에 이상신호를 보냈다면 좋았겠지만, 다현의 몸은 안타깝게도 작업이 거의 다 끝나갈 무렵에 이상징후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 첫 타자는 복부의 통증이었다.


 '구루루루루루, 쿠르르르르륵....'


 갑자기 생긴 배의 통증에 이어 습격해 오는 변의에 다현은 반사적으로 얼굴을 찡그린다. 운 나쁘게도, 그때 다현은 친구와 눈이 마주쳤다. 사실 이때 자기가 배가 아프다고 말했으면 깔끔하게(?) 화장실에서 장 속의 오물을 모두 배출할 수 있었겠지만, 다현은 그런 털털한 성격이 아니었다. 친구한테 자기 배의 상태를 알리는 것은 그녀에겐 너무 수치스러운 행동이었다.


 "음? 다현아, 괜찮아?"
  "으.. 응..."

 "진짜지?"
 "응.."

 

 가까스로 변의를 친구에게 들키지 않은 다현이는 몸을 일으켰다. 쭈그려 앉을 때 배에 가해지는 압력을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그런다고 복통은 나아지지 않았다. 단지 한계점에 도달하는 걸 늦출 수 있었을 뿐. 배의 통증은 계속해서 심화되었지만 그녀는 믿는 구석이 있었는데, 작업은 곧 끝나니 외부의 화장실을 이용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흐아아ㅏ, 다 끝났네.."


 다현이가 화장실을 향해 몸을 돌리려는 순간, 친구가 외부 화장실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리도 기적적으로 타이밍이 맞는 걸까. 그녀의 친구도 똑같이 배가 아팠던 것이다. 그녀의 친구가 남자였다면 남자화장실 여자화장실로 분산해서 해결할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와 같이 작업하던 친구 또한 여자였고 외부 여자화장실엔 변기가 하나밖에 없었다.


 "어..? 어디가?"
 "아 그게, 아침 먹다가 체했나봐. 배가 아프네... 너 혹시 급해?"

 "아.. 아.. 아니?"

 "진...짜지? 그럼 나 먼저 다녀올게! 아씨 배야..."


  체한것보다 식중독이 당연히 더 심각하다. 다현은 자기가 식중독이라는 걸 몰랐고 아직 자신의 설사가 식중독 때문인지도 몰랐다. 만약 다현이와 그녀의 친구가 다현이 식중독에 걸렸다는 걸 알았다면 친구는 흔쾌히 자리를 비켜주었겠지만 그럴 리는 전무했고 결국 그녀는 망가진 배를 껴안은채 교내의 교사화장실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바람이 불었다. 종업식을 끝내면 보통 2월 정도이므로 아직 겨울바람이 불 때이다. 겨울바람은 다현ㄷ의 배를 차갑게 식혔고, 그럴 때마다 복통은 한층 더 무거워져 갔다. 바람은 다현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안그래도 어떻게든 새어나오려는 설사를 막으려고 느려진 다현의 발걸음을 더 느리게 만든다. 그렇게 한계점에 봉착했을 때는 여자화장실과 몇미터도 안남았을 때였다.


 '자, 괜찮아. 괜찮아질 때마다 한걸음씩, 할 수 있어.. 할 수 있... 큿.. 하으읏..!'

 '구르르.. 구루루루루룩...'


 발걸음의 보폭은 계속해서 좁아지고, 그녀의 엉덩이에서는 중학생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냄새의 뜨거운 방귀가 항문을 스쳐 온 복도에 퍼져나갔다. 여자화장실의 간판은 이미 그녀의 시야에 자리잡아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떨리는 다리로는 이 막중한 복통과 변의를 견디며 전진할 수 없었다. 한손은 이미 힘을 잃어버린 항문을 억지로 잡아붙여 설사를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막고 있었으나 부질없었다. 그상태로는 한걸음은 커녕 반 걸음도 움직일 수 없다.


 '구르르륵, 구륵. 꾸르르르륵, 쿠우우우우우욱...'

 '이제... 진짜... 진짜 무리..'


 대장 속 설사는 무자비하게 난동을 피우며 변의는 강해져만 갔다. 배가 아파오기 시작한 떄부터 5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직장으로부터의 압력은 이미 괄약근을 무력화시키고 다현은 더이상 열리는 항문을 닫아내지 못하였다.



 "푸드드득! 뿌러러러러러러럭..."

 "하아... 하아...? 에..?"


 계속해서 심화되어가는 복통에 그녀는 자신이 이미 설사를 지리고 있다는 것조차도 눈치채지 못하였다. 복통이 어느정도 사그라들고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다현은 곧 자기 엉덩이에서 불쾌한 감각을 느끼고 나서야 자신의 현 상황을 알아챌 수 있었다. 더이상의 피해를 막으려고 노력은 해보았으나, 사그라든 듯했던 복통은 잠시의 쾌락에 가려져있었을 뿐, 다시 다현을 덮쳤고 항문은 다현의 의식과는 다르게 마음대로 열렸다.


 '주르르륵, 부르륵! 부륵, 푸드득..'

 '더... 더이상은.. 화장실...'


 복통은 끊임없이 그녀를 습격해 왔다. 설사를 배출할 그 순간에만 찰나의 휴식이 허용되었고 다시 덮쳐오는 거대한 복통에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배에 압력을 가하자 그녀의 엉덩이에서 가는 설사 한 줄기가 분출되어 이미 충분히 적셔진 속옷을 지나 복도 바닥으로 향하였다. 다현은 어느새 자기 밑에 생긴 갈색 웅덩이를 보고 얼굴이 새파래졌다.

 그렇다고 다현이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녀도 나름대로 장의 내용물이 사라져 약간 진정된 배를 붙잡고 한걸음 한걸음 화장실로 나아갔다. 물론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몰려오는 설사의 물결을 막을 순 없었지만 말이다.


 "하아.. 도착.. 도착했어.."

 '구루루루루루루룩, 쿠르르륵! 꾸릐릐리리릭!'


 끊임없이 배를 혹사시키고 참을 수 없는 설사를 속옷에 토해낸 끝에 그녀는 어떻게든 여자화장실로 도착했다. 복도에 널린 갈색 반점들은 분명히 그녀의 책임이었지만, 지금의 그녀로썬 그걸 치우려다 더욱 거대한 갈색 웅덩이를 만들어버릴 수도 있었다. 웅덩이들을 애써 외면한 채 개인실로 달려가 문을 잠그고 스커트를 벗었을 때, 그녀의 항문은 마침내 고대하던 목적지를 만나 가느다란 줄기를 쏟아내던 항문에서 그보다 몇배는 굵직한 설사를 마구 쏟아내기 시작하였다.  변기에 앉자 속옷을 통과한 설사가 변기물을 서둘러 갈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으아, 흐아아앗..."

 "푸드드드드드드드득! 뿌지지지지직! 푸르륵, 뿌더더더더더더더더덕!"


 조금씩 차차 커져가던 항문은 이제 다현 스스로의 의지로 인해 크게 벌려졌고 직장에 있던 대량의 설사가 고대하던 목적지를 맞은 듯 기세 좋게 변기에 쏟아져나왔다. 복도에서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짧은 주기로 묵직한 고통이 배에 찾아올 때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배에 미친 듯이 문지르며 몸을 앞으로 향하였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항문에서는 복통에 응답하듯 주기적으로 장소를 가리지 않는 설사의 탁류가 쏟아져나왔고 벽과 바닥 그리고 변기 사방팔방에 튀어갔다.


 "뿌지지지지직! 푸르르르르... 푸드드드드득!"


 배변이 끝나갈 즈음, 설사의 형태는 이미 완전히 사라지고 남은 건 복부의 통증이 응축된 듯한 '액기스' 형태의 물설사였다. 가스는 소진되어 더이상 장에서 빠져나가지 않았고 엉덩이에서 전해지는 감각은 그 전보다 확실히 이질적으로 변했다.


 "배아파.. 오줌 싸는 것 같아.."

"촤르르르르륵, 촤아아악! 주르르르르륵..."


 파도치는 설사는 어느정도 잠잠해졌으나, 아직 화장실에서 나올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배 안쪽에서는 여전히 꾸르륵거리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나고 있었고 하복부의 통증은 계속해서 다현을 괴롭히고 있었다. 변기 속과 엉덩이는 설사로 완전히 범벅이 되어있었고 개인실 벽과 변기 에도 설사가 튀어있었다. 아마 화장실 바닥에도 똑같은 성분으로 이루어진 갈색 점이 있을 것이다.


 '구르르르르르르륵, 쿠러러러럭...'

 "아.. 아앗... 왔... 다아... 배, 배가, 큿.. 설사..할 것 같...아.."


 휴식시간은 충분하지 않았지만 배는 다시 울리기 시작했고 설사를 대장과 항문의 경계에 잔뜩 장전해놓았다. 다현도 그에 맞춰 항문을 열려고 했는데ㅡ


 덜컥, 철커덩 

 '어...에?! 지금은 봄방..학인데...?'


 여자 화장실의 문이 열려 누군가가 들어온 덕에 그녀의 배설은 시작될 수 없었다. 동년배인지, 후배인지, 선배인지, 그녀는 몰랐다. 다만 봄방학이라서 화장실에 들어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예상은 확실하게 빗나간 듯 했다. 여기서 폭음을 내며 배설을 해버린다면 저 사람한테 들킬 것이다. 설사는 이미 널부러져 있지만 직접 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자기가 그 난장판을 전부 벌였고 지금까지도 설사를 하고 있다는 걸 알리는 꼴이 된다. 사춘기의 한가운데에 있는 소녀로썬 감당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 안돼... 참아야 돼... 할 수 있어...'

 '주르르륵... 주르르르르륵...'

 '안들렸겠지...? 괜찮아, 이대로만 조금씩 내보내면 들리지 않을거야...'


 열리고 있던 항문을 젖 먹던 힘까지 다해 간신히 막았지만, 항문은 다현의 의도와 상관없이 마구 열렸고 틈 사이로 설사가 조금씩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항문을 손으로 억지로 막아보아도 손만 설사범벅이 될 뿐이었다. 나체 상태인 하체를 변기통 위에 올려놓고 설사를 참는 것은 고양이 바로앞에 생선을 놔두고 고양이가 생선을 먹지 않기를 비는 것과 비슷하다. 변기통 위에 엉덩이를 올려놓는 다는 것 자체가 배변을 하는 동작인데 그상태로 배변을 참을 수가 있겠는가. 설상가상으로 다현의 항문은 이미 장시간 배설을 거치며 쇠약해질대로 쇠약해진 상태였다. 대장의 끝부분에 몰려 압력을 행사하는 설사를 막을 힘이 없었다는 것이다.


  "흐아아, 아... 아아.. 아아아아... ㅇ..안돼..."

 

 "푸러러러러러러럭!! 푸드드드득! 촤라라라라락! 주르르르르륵... 촤아악!"


불과 몇초 만에 함락해버린 항문을 뒤로 설사는 또다시 변기를 향해 맹렬한 돌진을 하였고, 그녀의 설사가 변기물과 마찰하는 소리가 온 화장실에 울려퍼졌다.


 '아.. 다.. 다 들려지고 있어... 싫어...'

 

 다현은 결국 포기하고 항문의 힘을 완전히 빼기로 했다. 큰 폭발음이 화장실의 공기를 진동시킬 때, 그 소리에 가려진 노크 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저기... 혹시 복도는 너가 해놓은 거였니?"


 익숙한 목소리. 이는 선배도, 후배도, 같은 반의 동년배도 아니었다. 목소리의 정체는 보건선생님. 보건실 바로 앞의 복도에 설사가 널부러진 것을 보고 화장실에 온 것이다. 자매의 상황이 우연찮게 같아졌지만 그나마 누구와는 다르게 복도를 가득 채운 비극을 본 사람이 같은 학생의 신분을 가진 게 아니었다는 사실은 위로로써 충분했다.


 "네... 제가 해놓은 거..예요"

 "그렇구나.. 그럼 바지..에도?"
 "스커트는 괜찮은데 속옷...이..."

 "음.. 잠시만 기다려"


이 말을 하더니 곧 탈의실에서 속옷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보건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ㅡ


 "언제쯤, 나올거니?"

 "...지금 나와요"

 "여유롭게 나와, 설사는 반복해서 나오니까, 너가 완전히 괜찮아졌다고 생각할때 나오면 돼. 그리고 바닥의 얼룩은 신경쓰지마. 다 해결하면 보건실로 와, 원한다면 약도 처방해줄게"


 그렇게 말하고 보건선생님은 여자화장실에서 나갔다. 일단은 선생님의 말대로 잔변감을 완전히 없애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럼 일단은...'

 "흣, 하읏..!"

 '푸드더더더덕! 뿌르르르륵, 촤라라라라락!"

 얼마동안 다현의 신음소리와 격렬한 배설음이 화장실의 공기를 다시 진동시켰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계속해서 날뛰던 배는 침착을 되찾았고 잔변감은 모두 사라졌다. 항문에는 불쾌하고 축축한 감각이 계속해서 전해져왔고, 화장지로 끊임없이 닦아내도 휴지엔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감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항문이 아파오는 시점에서, 그녀는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속옷은 화장지에 싸서 쓰레기통에 버렸고 노팬티 상태에서 스커트를 입고 변기물을 내렸다. 여자화장실과 복도의 갈색 얼룩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실례합니다"


 보건선생님은 갈색 수건을 빨고 계셨다. 뭐, 본래는 갈색 수건이 아니었겠지만 말이다. 무엇을 위한 걸레인지는 말 안해도 알 수 있었다.


 "그.. 감사합니다"

 "이정도쯤이야. 배는 괜찮아?"

 "나아졌기는 한데, 그래도..."


 보건선생님이 주신 속옷을 입고, 의자에 앉으면 보건선생님이 정면의 의자에 앉았다. 따뜻한 차를 내온 보건선생님은 곧 다현에게 여러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음.. 평소에도 장이 약하다거나, 배가 아파오거나 이러진 않아?"

 "그러지는 않아요."

 "그러면.. 항문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약해서 쉽게 실수를 저지르거나, 그냥 설사를 많이 하진 않아?"
 "그것도 아니에요.. 오늘처럼 심하게 설사한적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어제 뭘 먹었니?"
 "아침에는 빵, 점심에는 레스토랑에서 해결했어요."

 "그럼 밤에는?"
 "직접 만들었어요"

 "에? 직접?"

 "네. 부모님이 2주간 출장에 나서셔서..."


 보건선생님은 단번에 직접 만든 요리 때문에 식중독이 발생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자신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에.


 "자연적으로 치료할 수밖엔 없겠네. 병원을 가기엔 간병인도 없고... 부모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물이랑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해."

 "넵"

 "오늘은 어떻게 할거야? 방금 장발에 키 큰 여자애가 널 찾다가 그냥 집에 가기는 했거든? 빨리 돌아가는 편이 제일 좋지만 배가 진정이 안된다거나 또 설사할 것 같으면 컨디션이 괜찮아질 때까지 보건실에서 쉬어가도 돼."

 "전... 지금 갈게요"


 긇게 말하며, 그녀는 원예위원회의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감사합니다. 그럼 안녕히계세요"

 '구르륵'

 "안녕... 에, 잠깐만 방금 너 배에서 이상한 소리 나지 않았어?"

 "예? 제 배..ㅇ..."

 '쿠르르르르륵, 꾸우우우우우욱....'


 "..."

 "일단 화장실을 먼저 가봐"

 "아, 안녕히계세요... 큿..."


 결국 다현은 아직 설사 내음이 빠지지도 않은 화장실에 들어가서 채 나오지 않은 오물들을 쏟아내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빠져나가는 길에 다시 설사의 파도가 찾아와, 결국 속옷을 살짝 젖히고 주변 놀이터의 수풀에 다시 한번 설사를 쏟아내었다. 다현이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언니인 연주가 설사에 시달리는 꼴을 보고 그녀는 여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