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은 세리카로부터 이번에 아르바이트를 도와준 보답이라면서 축제 노점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을 받았다.


세리카도 계획된 일이 끝났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은 축제를 즐기려는 모양이었다. 본인 몫의 상품권도 받았으니 사용하기 위해 다시 축제에 들르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차피 받은 것을 사용해야 하는 입장은 같아서 선생은 기왕 이렇게 된 김에 축제에 같이 가는 건 어떻겠냐고 세리카에게 제안했다.


말하자면 즉 데이트다. 물론 세리카라면 데이트라는 말만 듣고는 과민반응해서 튕겨대다가 마음에도 없는 거절을 하고서는 나중에 후회하는 꼴이 날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게 되면 선생은 침울해진 세리카를 달래는 동시에 부끄러워하지도 않게 만들어야 한다는 성가신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만다.


그래서 선생은 귀가 얇은 세리카의 성격을 이용하기로 했다. 상품권을 사용하려는 같은 입장에서 서로의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합리적 소비 계획에 동참해달라고 부탁했다. 금전에 예민한 세리카로서는 흔쾌히 수락. 이라고는 했지만 어차피 말만 그렇지 두 사람 다 속내는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결과는 결국 예상대로 윈윈. 두 사람은 한나절 내내 축제를 잘 즐겼다. 노점 상품권의 힘을 빌어서 배가 빵빵해질 때까지 길거리 음식도 먹고 거리를 거닐며 사진도 찍었다. 그렇게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슬슬 돌아가는 길. 선생은 운전을 자율주행에 맡기고 의자를 돌려서 세리카와 마주보고 앉았다. 배도 부르고 늦은 오후의 나른한 햇살이 차 안에 붉게 비쳐들어서 금세 잠에 빠져들 것만 같다.


"...선생님."


문득 세리카가 조금 부끄러워하는 기색으로 말했다.


선생은 긴장이 풀려있어서 세리카의 말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세리카는 평소에도 아무것도 아닌 일로 부끄러워하는 것이 일상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세리카는 선생과 눈을 마주치고 다시 물었다.


"선생님. 도착할 때까지... 얼마나 남았어?"


"글쎄. 아마 한 시간 반 정도...?"


애초에 축제는 세리카가 사는 아비도스로부터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열리고 있었다. 그것도 세리카가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이동에 시간이 더 걸렸는데 이번에는 선생의 차를 타서 그나마 단축된 것이 이 정도다.


세리카의 표정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입을 꽉 다물고 먼 산을 바라보고 있길래 선생은 세리카에게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세리카. 혹시... 화장실?"


"...!"


세리카가 화들짝 놀라 선생을 바라보더니 이내 얼굴이 새빨개져서 노려보았다. 이미 눈치챌 거 다 챘으면서 창피하게 뭣하러 또 입으로 말하냐는 표정. 선생은 원망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세리카를 달래기 위해 물었다.


"미안 미안. 많이 급해? 참을 수 있겠어?"


처음에는 달랠 의도였지만 막상 입을 열고 나니 세리카의 창피함 수치를 올릴 뿐인 말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생리현상은 창피해도 어쩔 도리가 없으니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세리카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미 너무 오래 참은 듯 궁지에 몰린 표정만이 얼굴로 전해져왔다. 결국 선생은 더욱 노골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했다.


"세리카. 이런 말 하기는 미안하지만 이미 자동차 전용도로에 들어와버려서 중간에 세울 데가 없어... 일단 최대한 참아보고 정 안 되겠다 싶으면 여기다가 싸... 아니... 여기다가 처리하자."


선생은 포장해온 음식을 담아둔 비닐봉투를 뒤적거리다가 물이 조금 남은 생수병을 찾아내서 내용물을 단숨에 다 마셨다. 세리카는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생수병을 건네받았으나 그녀의 표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수치심이라기보다는 거의 절망에 가까웠다. 세리카가 망연자실하게 가만히 있자 선생은 말했다.


"정말 미안해 세리카.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혹시 출발하기 전에 가고 싶었는데 창피하다거나 해서 못 말한 거라면... 내가 미안해. 신경 못 써줘서... 나는 이제 이어폰이라도 끼고 있을 테니까... 정말 미안하지만 그걸로 어떻게든 안 될까?"


"아니야... 선생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세리카가 중얼거렸다. 조금 젖은 목소리는 당장이라도 울음이 터져나올 듯 위태롭게 들렸다. 꿀꺽 하는 소리가 다 들릴 정도로 침을 삼키고 나서 한참 동안이나 뜸을 들이다가 결국 세리카는 입을 열었다.


"흐윽... 흑... 이... 이걸로... 안 돼... 큰 거란... 말이야...!"


부부부부북! 부우욱! 푸부부북!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거의 절규에 가까운 말과 함께 세리카의 항문에서 방귀가 세차게 터져나왔다. 오랫동안 막혀있다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듯한 거센 방귀에서 오래 묵은 똥자루에서 배어나온 퀴퀴한 냄새가 진하게 났다. 차 안에 퍼지기 시작하는 진한 방귀 냄새와 함께 세리카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넘어서는 안 될 한계를 이미 넘은 듯 희망이 흐릿해진 세리카에게 체면치레를 할 기력 따위는 이제 남아있지 않았다.


북... 뿌욱... 북... 뿍... 부우욱...!


배변욕으로 꿈틀거리는 세리카의 항문은 고장난 밸브처럼 방귀를 제어하지 못하고 조금씩 분출하기 시작했다.


"하아... 하... 아..."


푹... 부븍... 푸르륵... 푹...


점점 풀려가는 방귀 소리와 함께 세리카의 동공도 조금씩 흔들려 위로 올라가며 점점 눈의 초점이 풀리고 있었다. 세리카도 이쯤 되면 본능적으로 심각한 위험을 느꼈을 것이고 선생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정말 위험한 상태다. 어떡하지? 지금이라도 차를 세워서 도로 옆에서라도 싸게 해야 하나? 하지만 그 전에 지린다면 어떡하지? 그냥 집에 내려주는 걸로 괜찮을까? 갈아입을 옷이라도 사줘야...


이런 상황은 한 번도 고려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선생의 판단력도 슬슬 망가지기 시작했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무리 그래도 설마 지리겠어? 하는 생각에서 모든 흐름이 멈추고 마는 단계라고 할까. 세리카는 감정적이고 꽤 순진한 면도 있어서 비록 완전히 믿음직스럽다고는 할 수 없지만 착하고 성실하며 굳이 따지자면 모범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법한 아이다. 그런 세리카가... 차 안에서 못 참고 똥을 지린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


부욱... 북... 푸쉭... 부으윽...


한참이나 간헐적으로 이어지던 방귀 소리. 그 소리가 어느새 멈추었다. 이윽고 차 안을 채우는 위험할 정도의 고요.


세리카도 참을 만큼 참아서 슬슬 똥이 다 들어간 건가? 그렇게 생각한 선생의 얄팍한 환상은 곧 들려오는 세리카의 다급한 목소리에 무참하게 박살나고 말았다.


"흑... 흐윽...! 서... 선생님... 봉지... 빨리 거기 있는 봉지 줘...! 읏... 흐으으으읏...!"


부지직...


똥구멍에 온 힘을 집중해서 마지막까지 배변을 참아내느라 동공은 수축되고 얼굴이 완전히 사색이 된 세리카. 선생이 정신을 차렸을 때 눈앞에는 그런 세리카가 신발을 벗고 의자 시트 위에 올라앉아서 치마와 팬티를 다 내리더니 다리를 M자로 벌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세리카의 가랑이 아래에 그림자가 진 채 분화구처럼 불룩하게 부풀어오른 항문이 보였다.


싼다! 완전히 싸기 직전이잖아! 선생은 거의 생각이 멈춘 상태로 거의 동물에 가까운 반응속도로 비닐봉투를 잡아채 뒤집었다. 바닥에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내용물을 뒤로하고 세리카의 엉덩이 밑에 비닐봉투를 가져다댔다. 눈물로 범벅이 된 세리카의 얼굴에서 흘러내린 한 방울이 선생의 손등 위로 떨어졌다. 봉투의 위치를 확인한 세리카는 이런 더럽고 부끄러운 짓을 하면서 선생님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서 시선을 피하듯이 고개를 들었다.


푸드득! 푸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선생이 받쳐든 비닐봉투에 시원한 소리가 떨어지며 묵직한 무게가 담기기 시작했다. 세리카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지는 똥자루가 비닐 구겨지는 소리를 내며 봉투 안을 순식간에 채워나갔다. 세리카가 얼마나 오랫동안 똥을 참아왔던지 처음 나오기 시작한 똥자루가 한참 동안이나 끊기지 않고 마치 똥구멍에서 면발이 뽑혀나오듯이 주욱 이어졌다. 선생은 얇은 비닐을 통해 세리카의 똥을 본의아니게 만지듯이 느낄 수 있었는데 고구마처럼 적당히 찰기가 있고 따뜻했다.


부지지지지직... 부지지지지지지지직... 뿌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뿌지지지지지직! 뿌지지지지지직... 부지직! 뿌직! 푸지지직! 뿌지지지직...!


바나나처럼 굵고 부드러운 똥자루들이 봉투 속에 길게 똬리를 틀며 한참을 내려앉고 난 다음에 조금씩 끊기는 질퍽한 똥덩이들이 좀 더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쏟아져나왔다.


"아... 흐윽... 흐으... 하아... 하아아... 흐아아아...❤"


한바탕 질펀하고 시원한 배설을 저지르는 세리카의 엉덩이 밑에서 이제와서 봉투를 치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봉투를 잡은 선생은 본의아니게 바로 코앞에서 세리카의 똥구멍이 움찔거리며 굵직한 똥덩이들을 연달아 뱉어내는 모습을 끝까지 봐야만 했다. 배설하는 세리카의 얼굴에는 수치스러움과 절망이 뒤섞인 처음의 표정도 여전히 남아있었으나 체념 끝에 찾아온 약간의 환희나 변의에 굴복하고 나서 얻은 쾌락도 보이는 것 같았다.


마침내 똥줄기가 멎고 모든 똥자루가 비닐봉투 안에 들어간 후에 세리카는 황홀한 얼굴로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엉덩이와 다리가 바르르 떨리더니 이윽고 가랑이에서 막 튼 수도꼭지처럼 노란 물줄기가 조금씩 솟기 시작했다.


쉬이이... 쉬이이이이이이...! 쉬이이이이이이이이... 후두두두두둑...!


"아... 하아아아아아...❤ 서... 선생님... 어... 흐아아아...❤ 미.. 미안해...! 오줌이...!"


막 절정에 다다르고 난 다음 쾌락에 잠긴 상태인 듯 힘이 빠진 목소리로 세리카는 말했지만 그와는 대조적으로 보지에서 뿜어져나오는 오줌줄기의 기세는 좋았다. 오줌이 세차게 솟아나오면서 비닐봉투를 넘어가 사방으로 튀고 선생의 옷을 적셔갔다.


서서히 돌아오는 이성과 함께 되살아나는 수치심이 그대로 오줌을 싸는 세리카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그러나 동시에 방광이 비워지면서 느껴지는 상쾌하면서도 나른한 감각이 수치심과 마구잡이로 뒤섞여서 세리카의 기분을 애매하게 만들었다. 잠시뿐이긴 했지만 오줌으로 선생님을 마킹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생각까지 했다.


잠시 후 모든 볼일을 다 본 세리카가 등받이에 등을 댄 채 쭈그려 앉았을 때 그녀의 치마와 팬티는 이미 튀거나 다리를 타고 흘러내린 오줌 때문에 노란 자국으로 물들어있었다. 의자 시트와 바닥도 사방에 뿌려진 세리카의 오줌 때문에 엉망진창이 되었다. 다행히도 세리카의 똥은 봉투에 잘 담긴 채 넘치거나 하지 않았다. 그러나 문득 선생이 들고 있는 봉투에서 확 올라오는 자신의 구릿한 똥 냄새를 맡자 세리카는 새삼 자신이 벌려놓은 난장판을 깨닫고 갑자기 왈칵 눈물이 솟아올랐다.


"서... 선생님... 나..."


"괜찮아... 잘 쌌어... 시원했지?"


선생은 봉투를 바닥 한구석에 내려놓은 뒤에 손으로 세리카의 눈가를 훑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자신의 오줌으로 더럽혀진 의자 위에 주저앉은 세리카는 어린아이처럼 훌쩍거리며 한참을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