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를 해결하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학생 : 준코 (관장)   작가 : 하이야짱


  

        준코 

   

학원 도시 각지를 잇는 고속도로. 그 위를 달리는 차 한 대가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 접어들었다. 빨간 머리의 소녀가 턱을 괴고 조수석에서 겨울의 살풍경한 하천 부지를 내려다보다가 이내 차 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 다음 다리 사이에 둔 편의점 봉투를 꽉 허벅지로 끼운다. 안에 들어 있던 먹던 말린 다시마와 다 마신 유산균 음료 종이팩은 약간 뒤틀렸다.

   

―― 준코, 샬레까지 돌아가면 오늘 임무는 끝이야

   

운전석의 어른이 빨간 머리의 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응......」

   

준코라 불리던 소녀는 고개를 갸웃하고 그 두 가닥의 긴 머리와 뿔을 창문에 탁탁 소리를 내며 부딪힌다. 그리고 조금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며 운전석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선생님, 휴게소에 들르고 싶어......」

   

하고 쥐어짜듯 말했다.

   

오늘 임무는 각 학군을 연결하는 기간교통로인 고속도로의 상황 조사. 고속도로를 샅샅이 돌며 불량배들이 온천을 굴착하려고 고가도로를 파괴하지 않았는지, 미식을 위해 생선 양식시설 부지를 찾는 미식 과격파들이 불법 점거하지 않았는지 조사해 달라는 임무였다. 그래서 샬레 선생님은 미식가 과격파에 정통한 준코를 데리고 하루 종일 차를 몰았던 것이다.

   

―― 음. 여기나 샬레까지는 주차장이 없는 것 같아. 화장실에 가고 싶어?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조수석 준코의 표정은 역광으로 보이지 않는다.

   

「선생님! 나를 화장실도 못 참는 아이라고 생각하거야? 약한 차멀미일 뿐이야...... 괜찮으니까... 아마도」

   

준코의 목소리는 오므라져 간다.

   

그렇구나, 기운이 없었던 것은 차멀미 때문인가. 선생님은 그렇게 납득했다.

   

준코는 먹는 것을 좋아하는 건강한 아이이다. 고속도로 순례를 막 시작한 아침은 준코가 즐거운 듯이 말을 걸어왔다.

   

「내일은 다같이 케이크 뷔페에 가는 거야! 이번에는 잔뜩 먹고 본전 뽑을거야!」

「푸딩에 소스 뿌리면 성게 맛이 된다, 라고 써 있었기 때문에 시험해보는거야! 이번에는 진짜겠지!?」

「스키장에서 먹는 라면은 간장맛, 된장맛, 짠맛 중에 어느 것이 맛있는지 알아보러 가는 거야! 그러기 위해서 스키장에 오두막을 짓는데...... 응? 허락? 회장님이 받아주시는 거 아니야?」

   

그런 얘기를 하면서 준코는 입에 간을 맞춘 건조 다시마를 부지런히 옮겨 유산균 음료를 부어 넣는다. 그녀와의 그런 대화도 낮이 지나면 적어졌고 저녁이 되자 준코는 머리를 창문에 밀어넣고 밖만 보고 있었다. 피곤한 것일까,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까의 이야기로는 아무래도 차멀미가 온 것 같다. 듣고 보니 얼마 전부터 말린 다시마를 입으로 옮기는 손은 멈춰 있었다. 기분이 나빠져 있었을 것이다. 평소 밝은 준코가 조용해진 것도 납득할 수 있었다.

   

차는 샬레에서 가장 가까운 출구까지 앞으로 1km 정도를 달리고 있었다.

   

―― 준코, 곧 샬레에 도착할 거야. 괜찮아?

   

「......응, 어떻게든」

   

그렇게 말하고 준코는 창문에 짓누르던 머리를 일으키려고 한다. 그때 선생님이 갑자기 핸들을 꺾었다.

   

「꺄악」

   

준코의 가냘픈 몸은 쭉 옆으로 넘어져 조수석 창문으로 밀려났다.

   

「아야......선생님, 무슨 일이야?」

   

―― 그게, 왼쪽 차선에 드론이 떨어졌어...... 하마터면 부딪힐 뻔했어.

   

준코가 뒤 돌아보니 확실히 길거리에 불타고 있는 것이 있다. 추락한 드론의 일부가 불길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선생님은 고속도로 관리자에게 무선을 연결해 통보한다. 복구 준비를 마치자 선생님은 준코 쪽을 돌아보았다. 

   

―― 몸 방금 출구가 제일 가까웠는데 지나쳐 버렸네. 어쩔 수 없지, 다음 고속도로 출구에서 내려갈까. 


준코는 조수석에 깊숙이 주저앉아 대답하지 않았다. 조금 파랗게 뜬 얼굴로 얕게 호흡을 반복하고 있다.

   

―― 몸 안 좋은거야?

   

준코는 대답하지 않고 갑자기 다리 사이에 끼고 있던 편의점 봉지를 대시보드 위에서 뒤집기 시작했다. 건조 다시마와 유산균 음료 쓰레기가 소리를 내며 대시보드에 어지럽게 널려 있다. 무슨 일이냐고 선생님이 준코 쪽을 쳐다보더니 급히 비닐 봉지를 얼굴에 갖다 대던 참이었다.

   

준코는 입을 크게 벌리고 분홍색 혀를 내민다.

   

「으웨에에엑... 으엑...」

   

투명한 침이 비닐봉지 바닥에 떨어져 뚝뚝 소리를 낸다.

   

―― 준코, 괜찮아?

   

「으에에에엑......」

   

선생님의 부름에 대답할 수 없었다. 등을 구부리고 헛구엿질 한다. 몇 번이고 헛구역질 한다. 혀를 내밀어 자루 속에 침을 흘린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하다가야 구역질이 약해져 준코는 울먹이며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차는 고속도로를 내려 샬레까지 앞으로 10분 정도의 장소까지 도달해 있었다.

   

―― 준코, 아직 토할 것 같아? 응급의학부에 갈래?

   

「싫어... 차멀미로 가면 혼날 것 같아......」

   

―― 하지만 일단 진찰을 받는 편이......

   

「......알겠어」

   

그러자 준코는 다시 입을 다물고 비닐봉지를 입에 대고 얕게 숨을 쉬기 시작했다.

   

차가 빨간불에 멈추었다. 엔진음이 끊기고 차 안에 침묵이 흘렀다.

   

「......선생님, 창문 열어줘」

   

준코는 고개를 아래로 숙인 채 모기가 우는 듯한 가느다란 목소리를 냈다.

   

―― 응? 창문을 잠그고 있었어? 하지만 몸을 식히지 않는 편이......

   

「됐으니까!」

   

그 말을 듣고 창문 여는 버튼에 손을 뻗었을 때였다.

   

뽀오오오오오옹

   

조수석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그 직후 비강으로 불쑥 냄새가 스며든다. 이 소리, 냄새, 혹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준코가 고개를 이쪽으로 돌렸다.

   

「......뭐야, 그 얼굴......나도 방귀 정도는 뀐다고! 됐으니까 창문 열어」

   

준코의 고함에 기가 눌려 버튼을 꾹 눌러 창문을 연다. 찬 공기가 차 안으로 들어오다. 눈앞의 신호등 색깔이 파란색으로 변했다.

   

「......미안해. 배가 아파서 기분 나빠져서. 그, 적어도... 가스를 빼고......」

   

준코는 거기까지 말하고 말을 멈췄다.

   

퓌시익 뿍 푸슈우우우우

   

조수석에서 들리는 간헐적인 공기 빠지는 소리.

   

「미안해...... 배가 가득 차서 참을 수가 없어서. 그 냄새......」

   

고개를 돌린 채 그렇게 중얼거리는 준코의 귀는 붉게 물들었다.

   

「조금만 나오지 않으면, 항상 이래......」

   

준코는 한숨을 쉬었다.

   

「배 아프고...... 몸도 안 좋고......최악」

   

그대로 준코는 조수석 쪽 창문에 몸을 기댔다.

   

   


   

   

「선생님, 대답해줘」

   

준코는 선생님에게 손에 잡혀 끌려간다. 

   

「그냥 차멀미일 뿐이야. 기숙사로 데려다 주면 되니까.」

   

선생님은 막무가내로 손을 놓아주지 않는다. 준코를 반쯤 질질 끌며 데려온 곳은 샬레의 의무실이었다.

   

「의무실? 오늘 쉬는 날이니까 아무도 없잖아.」

   

선생님은 그런 준코에 상관없이 커튼을 치고 석양을 가리자 조명을 켜고 뜨거운 물을 데우기 시작했다.

   

―― 준비될 때까지 침대에서 기다려

   

침대에 걸터앉아 준코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준비?」

   

―― 관장약, 데울 테니까.

   

「에? 관장!? 싫어!」

   

준코는 크게 소리를 친다.

   

―― 하지만 최근 혼자 똥을 못 쌌잖아.

   

「못 했지만...... 관장은 싫어!」

   

―― 하지만 그대로는 아프잖아.

   

선생님이 돌아서서 그렇게 말했을 때였다.

   

「...... 우으으으으」

   

준코가 갑자기 신음하며 등을 구부리기 시작했다.

   

―― 괜찮아? 

   

선생님은 침대로 달려갔다.

   

―― 토할 것 같아? 

   

라고 말하며 세면기를 건네려 한다. 

   

「......아니, 배...아파...... 욱씬욱씬거려어...」

   

준코는 파래진 얼굴로 아랫배를 누른다. 이마에는 땀이 반짝이고 있다.

   

―― 준코, 옆으로 누워

 

준코는 침대 위에 풀썩 드러누웠다. 손바닥과 가는 손목 안쪽을 천장을 향해 눈꺼풀을 가린다.

   

―― 조명 때문에 눈부시구나, 불 끌까?

 

준코는 눈꺼풀을 감싼 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은 형광등 스위치를 끈다. 방이 어두워지고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석양이 유난히 밝게 느껴진다.

   

다시 준코의 품으로 돌아온 선생님은 ‘배 좀 볼게’ 라며 치마 벨트를 풀고 옷을 걷어 올렸다. 선생님은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올 뻔 했다. 준코의 배는 빵빵하게 부풀어 있다. 소녀의 가냘픈 사지에서 상상할 수 없게 부푼 배. 배꼽 아래로 불룩 솓아오른 아랫배는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도 존재감을 발산한다.

   

작고 가느다란 손발, 작은 가시 같은 날개와 얇은 허리, 소녀의 가냘픈 몸매 라인과 대비되는 배의 부풀림은 소녀의 몸에 어울리지 않게 보여진다.

   

아마 여태껏 준코의 배가 옷에 조여져 있어 몰랐겠지만 준코의 하얀 피부는 한계까지 연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며칠째 변통이 없었던 준코의 장 속에는 분명 많은 똥이 쌓여 있을 것이다. 가스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고, 그런 장이 빈 공간을 찾아 헤매며 준코의 복강을 가득 채우고 있다. 

   

손을 대면 차갑다. 표면에는 잔 땀방울이 묻어있다. 장 속을 살피듯 손가락을 배에 꾸욱 눌려 그대로 움직여본다. 대장 시작부터 시계 방향으로 미끄러져 가는 손가락은 준코 기준으로 왼쪽 갈비 밑에서 걸렸다. 그곳은 딱딱해서 손끝이 안 들어가지 않는다. 시험 삼아 둥글게 움직이자 준코가 ‘선생님 아파’하고 목소리를 냈다. 

   

골반 쪽으로 살짝 힘을 주자 준코는 아픈 듯이 허리를 잡아당겨 무릎을 세웠다. 통증의 원인은 분명했다. 손가락 끝에 울퉁불퉁한 감촉이 있다. 느껴지는 감촉이 강한 곳이 있었다. 

   

준코 피하지방은 너무 얇다. 그래서 배의 피부 너머로 전해지는 감촉은 그대로 장 속의 감촉이다. 준코의 장내에 눌러앉아 수분을 섭취하고 딱딱해진 대변의 감촉. 대변과 대변 사이를 메우는 가스가 손가락을 되받아치는 감촉. 그런 감촉이 직장에서 왼쪽 갈비 아래까지 빽빽이 이어져 있다.

   

이 만큼의 똥을 모아둔 소녀가 오늘 하루 내내 바로 옆에 있었다. 케이크 뷔페 이야기나 라면 이야기를 즐기는 동안에도 소녀의 창자에는 대변과 가스가 쌓여 있었다. 저 가늘어야 할 몸통이 빵빵해질 정도로 잔뜩 모아져 있었다.

   

선생님은 준코가 차 안에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말린 다시마랑 유산균 음료. 둘 다 변비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들이다. 준코는 변비를 해소하려고 애쓰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든 몸 밖으로 내고 싶어서, 식이섬유를 섭취하거나 유제품을 섭취하거나 하고 있었는데...... 그런데도 못 냈다. 

   

차멀미 해버려서 답답해서. 배가 아파서 속이 좋지 않아서. 부끄러울 텐데 방귀를 뀌고. 맡게 하고 싶지 않아서 창문을 열어 달라고 까지. 뱃속의 대변과 가스에 휘둘져서.

   

「......선생님」

   

준코의 목소리로 선생님은 망상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기분이 안 좋아...... 도와줘」

   

약해진 준코의 가느다란 목소리, 소녀는 완전히 지 있다.

   

―― 금방 개운하게 해줄게.

   

선생님은 준코에게 부드럽게 말을 걸어 담요를 배에 덮었다.

   

   

   

   

   

―― 준비 됐어

   

데운 관장을 침대로 가져갔다. 준코는 세면기에서 갸름한 얼굴을 들었다. 입꼬리에서 침이 흘러내린 자국이 있다. 속이 좋지 않아서 자꾸 토하려고 했겠지.

   

「......아는 관장이 아니야......」

   

―― 병원에서 쓰는 의료용 관장이니까. 확실히 효과가 있으니까 속이 후련해질거야.

   

중탕으로 젖은 겉주머니를 찢어 관장약을 준코의 눈앞에 가져간다.

   

주먹밥 주먹보다 조금 클 정도의 타원체의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 그 끝에서 긴 튜브가 뻗어 있고 중간에 항문에 너무 많이 들어가지 않도록 스토퍼가 붙어 있다.

   

선생님은 윤활재를 튜브 끝에 바르고 비닐장갑을 끼면서 준코에게 아래를 벗어라고 했다. 준코는 망설이는 듯한 내색을 보였지만 이윽고 눈을 감고 천천히 치마와 속옷을 내렸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어느새 푸른 빛을 띤 옅은 불빛만 되어 있다.

   

―― 준코, 눈이 부시겠지만 잠시 불 켤게.

   

눈이 부시지 않도록 침대 위에 오렌지 취침등만 켰다. 준코의 작은 엉덩이가 비춰 보인다. 준코와 눈이 마주쳤다. 준코가 부끄러운 듯이 눈길을 돌린다.

   

「선생님, 빨리...... 배 아파......」

   

―― 그래, 잠깐만 기다려. 왼쪽으로 돌아서 누워줘

   

선생님은 준코의 자세를 바꾸게 한다. 그리고 엉덩이를 내밀자 왼손으로 엉덩이살을 좌우로 쭉 밀었다. 작고 예쁜 엉덩이 안 속살이 드러난다.

   

―― 입으로 숨을 내쉬어. 자, 하아~

   

준코의 엉덩이 구멍에 힘이 빠진 것을 보고 튜브를 천천히 엉덩이 구멍 안으로 넣는다. 튜브가 엉덩이 구멍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뒤 말을 걸었다.

   

―― 관장약 넣을게. 조금 기분 나쁠지도 몰라.

   

꾸욱, 관장약이 든 튜브를 누른다. 액체는 튜브 밖으로 나아간다. 준코의 엉덩이 구멍으로 들어간다. 똥이 가득 찬 장내로 투명한 액체가 침투해 간다. 준코가 발가락에 힘을 꽉 주는 것을 알았다. 엉덩이 구멍으로 액체가 역류해 가는 느낌. 평소 맛보지 못했던 감각으로 드러났을 것이다.

   

플라스틱 용기를 다 누른 뒤 천천히 튜브를 뽑아간다. 뽁 하는 소리와 함께 튜브 끝이 준코의 엉덩이 구멍으로 빠져 나왔다. 선생님은 관장을 치우고 엉덩이 구멍에 탈지면을 꾹꾹 눌러댄다.

   

―― 관장, 참을 수 있게 항문을 누르고 있을게. 최대한 참아야 해, 관장액만 나오면 다시 해야 하니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가 되면 말해줘.

   

「응......」 대답을 한 준코의 뺨은 굳어 있었다.

   

선생님은 엉덩이 구멍을 누르지 않은 쪽 손을 준코의 배 앞으로 뻗었다. 그리고 준코의 왼쪽 배에 손바닥을 문지른다. 그리고 장이 변을 보내려는 방향과 반대로 장 안쪽으로 안쪽으로 배를 문지른다. 관장액이 장 깊숙이 닿도록 문질러 간다. 준코는 불안한 듯이 이쪽을 바라보았다.

   

「배가 괴로워. 그래도 곧 개운해질 테니까」 

   

준코는 조금 안심한 얼굴을 하고 작게 숨을 쉬었다.

   

그리고 2분 정도 뒤. 배를 문질러주는 사이 준코의 표정은 다시 안 좋아졌다. 

   

꾸룩 꾸르릉

   

왼쪽 갈비 밑에 놓여 있던 손바닥에 진동이 느껴졌다. 장이 움직이고 있다. 약액이 약효하기 시작한 것이다. 준코는 입술을 꽉 깨물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그리고 허벅지 사이의 주먹을 꽉 쥐었다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

   

분명, 변의를 말하려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가 되면‘ 이라는 말을 들은 것이 생각나서 다시 생각했을 것이다.

   

「......선생님, 화장실 가고 싶어져서 얼마나 참아야 해?」 

   

준코가 머리를 조금 들고 묻는다. 

   

―― 똥 마려워졌어? 2분밖에 안 됐는데 더 이상 못 참겠어?

   

「아직......그렇지만......일단 더 있어볼게」 

   

―― 얼마나 안 나왔느냐에 따라 달라. 많이 쌓여 있으면 많이 참아야 제대로 관장 효과가 있어. 몇 일 동안 안 나왔어?

   

「어? 그게......」 

   

준코는 말을 멈추고 눈을 돌렸다.

   

「1주일 정도 안 나왔어......하지만」 

   

―― 그럼 3분은 더 참아야지.

   

그러자 준코의 얼굴에 실망의 빛이 번졌다.

   

준코는 얼마나 변의를 느끼고 있을까. 선생님은 준코의 변의를 보기로 했다. 쓰다듬어주던 손을 멈추고 왼쪽 골반 안쪽으로 손을 이동한다. 관장액의 침입으로 장이 가장 움직이고 있을 장소. 그곳을 꾹꾹 눌러 넣듯이 손바닥을 가라앉혀 간다.대변의 울퉁불퉁한 딱딱함이라기보다 배에 힘을 주고 있는 듯한 감촉. 준코는 그대로 손에서 도망치듯 허리를 당겼다.

   

'더 있어볼게' 라는 말은 거짓말일 것이다. 배에 힘을 준 것도 허리를 당긴 것도 배를 만지는 게 싫어서다. 그만큼 변의가 높아지고 있을 것이다. 슬슬이다. 선생님은 그렇게 생각했다. 

   

꾸로로로로록 쿠르륵 쿠르르륵 쿠륵

   

소리가 났다. 장 속을 관장액에 풀어놓은 액체가 이동하는 소리. 배에 얹은 손 아래 준코의 내장이 작게 떨린다. 준코는 몸을 떨고있다. 탈지면 너머로 쭉 엉덩이 구멍이 씰룩거리며 움직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준코가 이쪽을 올려다본다.

   

「선생님, 배 만지지 마! 그, 배가 좀 아프니까.」 

   

준코의 오른손은 시트를 꽉 잡고 있다. 준코의 배에서 꾸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 조금만 있으면 될 것 같아. 아직 참을 수 있겠지?

   

그러면서 피부 아래를 손가락으로 쿡쿡 자극한다.준코는 손가락에서 도망치려고 더 허리를 굽혀 소리쳤다.

   

「그만둬!」

   

준코의 얼굴을 마주본다.

   

「그...... 꽤, 하고 싶으니까...... 선생님 화장실 보내줘!」

   

준코의 목소리에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엉덩이에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일까. 탈지면이 좀 축축해졌다.

   

―― 도저히 참지 못 할 정도까지 참아야 한......

   

「안 돼! 하고 싶어! 새어 나올 것 같아 빨리! 화장실까지 늦을 테니까!」 

   

선생님의 말을 가로막듯이 준코는 변의를 호소했다. 얼굴에는 땀이 흠뻑 배어 있다.

   

―― 준코, 괜찮아. 변기가 제대로 있으니까.

   

「간이...변기......?」 

   

당황하는 준코를 외면한 채 침대 밑에서 선생님은 금속 간이 변기를 꺼냈다.

   

「헤? 간이 변기!? 선생님 바보! 거기에는 절대 못해!」 

   

준코가 항의의 소리를 질렀을 때였다.

   

삐그로로로록 뿌그르르르르륵

   

장이 으르렁거린다. 왼쪽 허리뼈 안쪽에 대던 손가락에서 진동이 전해져 온다. 준코의 작은 몸통에 가득 찬 내장이 열심히 움직여 똥을 밀어내고 있다.

   

「큿......」 

   

준코는 입술을 하얗게 될 때까지 강하게 깨문다. 피부 너머로 느껴지는 장 넘실거림. 공기와 액체가 섞이는 소리. 준코의 직장에는 부드럽게 풀어진 똥이 흘러 들어오고 있을 것이다.

   

등줄기가 펴진다. 허벅지가 꽉 조인다. 탈지면을 누르고 있는 손가락 끝이 엉덩이 구멍을 닫으려고 힘이 실린 엉덩이에 눌려 좌우에서 엉덩이살에 끼인다.

   

준코의 온몸에 힘이 실린다. 꾸륵거리며 내려온 부드러워진 똥으로 부풀어오른 직장 출구를 억지로 누르고 있는 것이다.

   

―― 봐, 화장실까지 못 갈 거야

   

준코는 대답하지 않는다. 후!후!후! 숨 쉬고 이쪽을 볼 수도 없다. 터져버릴 것 같은 엉덩이 구멍을 오므리기 위해 위해 필사적인 것이다.

십여 초간 몸을 잔뜩 굳힌 뒤 준코는 고개를 들었다.

   

「선생님, 나올 것 같아...... 어떻게 해...」 

   

준코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한 채 눈물이 어렴풋이 맺혀 있다. 선생님은 엉덩이 구멍을 누른 채 준코를 안고 침대 위로 들어올린다. 그리고 비닐 시트 위에 준비해둔 간이 변기에 걸터 앉혔다.

   

「보면 안 돼! 커튼, 빨리!」 

   

선생님이 침대와 방을 구분하는 커튼을 닫는 것과 준코의 항문이 한계를 맞는 것은 동시였다.

   

푸샤아아아아악!

   

금속 간이 변기에 관장액이 내동댕이 쳐지는 소리

   

뿌왁! 뽀그르르! 뿌자자자자자작. 뿌즈즉! 뽝!

   

가스 섞인 관장액이 엉덩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리가 이어진다. 방의 불빛은 침대 위 취침등의 오렌지 빛 뿐. 침대와 방 사이에 쳐진 커튼은 마침 스크린 역할을 해 변기에 걸친 준코의 그림자가 비춰진다. 스크린의 준코는 조금만 허리를 기울이고 다리와 엉덩이를 벌렸다.

   

「윽, 큿......」 

   

준코의 힘주는 소리. 관장을 해도 여전히 그녀의 직장에는 딱딱한 대변이 남아 있을 것이다. 다리를 벌리고, 허리를 숙이고, 온 힘을 주어야 할 정도의 굵은 마개같은 똥이 그녀의 엉덩이 구멍을 막고 있다.

   

뿌그르르르르

   

커튼 너머에서도 들리는, 엉덩이에서 똥을 밀어내는 소리. 준코의 그 작은 엉덩이가, 깨끗한 엉덩이 구멍이 시커먼 똥을 밀어내려고 힘껏 움직이는 것을 상상할 수 있었다.

   

「하앗」 

   

준코의 귀여운 입이 숨을 쉰다. 한 번에 다 내지 못해 취한 휴식의 숨통. 관장을 하고도 한 번에 못 볼 만큼 굵고 긴 똥을 엉덩이에 매달고 있는채 소녀는 숨을 쉬었다. 커튼 넘어 엉덩이 구멍에서 고개를 내민 굵고 긴 똥이 의무실에 고약한 냄새를 확산하고 있다. 똥을 엉덩이에 물린 채 그 작은 가슴으로 숨을 쉰다.

   

「으큿!」 

   

휴식이 끝나고 다시 준코는 힘을 준다. 그림자가 움직인다. 그녀의 허벅지에 힘이 들어갔을 것임을 실루엣에서도 알 수 있다. 배도, 허벅지도, 그리고 분명 발가락 끝 근육에까지 힘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 다리를 떨고 엉덩이를 내밀고 변을 보려고 한다. 얇은 커튼 뒤로 그림자 모양이 떠오르면서 아랫배에 힘을 주고 있는 소녀가 보인다.

   

뿌드드드드드

   

질펀한 소리 뒤에

   

퍽! 첨벙! 

   

변기 낙하음에 이어 액체 튀는 소리. 바닥에 고여 있던 관장액이 튕기는 소리.

   

똥이 빠지는 순간 준코의 그림자는 날개를 펴고 허리를 세웠다.

   

뿌와아아아앙! 뿌왁! 부왁! 푸다다다다닥

   

방귀소리가 울린다. 마개가 빠지자 막혀 있던 가스가 차례차례 뿜어져 나간다.

   

「으앗, 하아」 

   

작은 목소리. 하지만 아까 숨을 쉴 때와 다른 목소리의 색. 모아둔 것이 나와 기분 좋았던 것을 알아버리는 목소리. 

   

「으, 앗」 

   

피세에에에엑 쉬이이이이익

   

방뇨음이 울린다. 엉덩이 구멍을 막고 있던 것이 빠진 쾌감으로 요도도 느슨해져 버린 것 같다. 점차 방뇨음은 작아지고 이윽고 조용해지자 준코는 고개를 들고 숨을 쉬었다.

   

꾸르륵 쿠르르르릉

   

「으으......」 

   

배 소리. 그림자가 배를 누르듯 등을 구부리고 작아진다. 다음 순간.

   

뿌우우우웅! 푸바박!

   

뿌지지직! 푸디디디디디디딕 부부북!

   

푸더덕 뿌다다다다다닥 뿌욱

   

방귀 소리와 계속되는 연변을 토해내는 소리꽤 아랫배에 가스를 싣고 있었던 모양이다.가스 섞인 연변을 내뿜는 천박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으응」 

   

뱃속에 힘을 주는 소리, 그와 동시에 그녀의 엉덩이 구멍은 연변을 토해냈다.

   

뿌더더더덕 부부부북 뿌부부부북

   

푸브부부부북 뿌드득 뿌득

   

푸지지 푸직 푸드드드드득

   

뿌리릭. 푸리릭 푸릭 푸릭 푸러러러럭!

   

의무실 앞 복도에까지 들리는 것 같은 큰 소리의 배설음. 준코도 분명 이런 소리를 내고 싶지는 않을 텐데, 그녀의 창자도 엉덩이 구멍도 용서해 주지 않는다.

   

그리고 몇 분간. 준코의 그림자는 커튼 뒤쪽에서 자세를 계속 바꾸었다. 다리를 벌리고 허리를 세우고. 등을 구부리거나 위로 향하거나.

   

장이 으르렁거리자 소녀는 다리를 벌리고 허리를 숙이고 등을 구부린다. 그러자 바로 파열음과 함께 액체와 기포가 뿜어져 나오는 소리가 난다. 연변이 항문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리가 난다. 소리가 그치자 소녀는 등을 편다. 다리를 모은다. 배를 찌른다. 그러고 나서 뱃속에서 큰 소리를 내고 또 반복해서.

   

자꾸 남들에게 들려주기 부끄러운 소리를 내고 자꾸 자세를 바꾸고. 그리고 

   

푸디디디디딕 뿌지지직 뿌직 뿌지직 뽝

   

푸바바바바박! 뿌욱 뿍 뿌와아앙

   

푸쉬익 프슥 프스으으으으으......

   

꼬리를 물고 끊어지지 않는 축축한 가스를 뿜어내자 들려오는 것은 액체가 뚝뚝 떨어지는 소리뿐이었다.

   

「선생님, 그 엉덩이 닦고 싶은데...... 휴지, 있어?」 

   

차분해진 준코의 목소리가 들린 것은 그로부터 한참 지나서였다. 커튼 사이로 화장지를 건네주었다.

   

―― 많이 나와서 다행이야, 준코

   

준코는 순간 당황했다. 곧바로 지금까지의 배설하는 소리가 통째로 들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생님, 시끄러워. 죽여버릴거야?」 

   

라고 소리를 지르며 화장지를 받아들자 엉덩이를 닦기 시작한다.

   

「선생님, 저, 간이 변기, 내가 치울테니까. 그러니까 잠시 다른 방에 가 있어줘」

   

엉덩이를 다 닦은 준코는 그렇게 부탁해 왔다.

   

―― 준코, 정리는 내가 할게

   

「안 돼! 내가 할게!」 

   

―― 복도에서 누군가에게 들키면 어떻게 해? 곤란하지. 게다가 의무실을 닫고 환기나 소독 같은 것도 있으니까.

   

그렇게 달래자 준코는 조금 생각한 수,

   

「선생님, 그, 싫은 일 부탁해서 미안」 이라고 고개를 돌렸다.

   

―― 신경 쓰지 마. 아슬아슬하게 참게 한 제 책임이기도 하고. 그것보다 차멀미는 나았어? 구역질 나? 배 아픈 건?

   

준코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어? 그러고 보니...... 나아졌어!」 

   

준코는 밝은 목소리를 냈다.

   

「배도 아프지 않고,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아!」 

   

―― 다행이네. 준코 선생님은 준코에게 미소를 지어 보인다.

   

「선생님 고마워! 이걸로 내일 케이크 뷔페는 잔뜩 먹을거야!」 

   

―― 오늘은 피곤할 테니 일찍 돌아가는 거야.

   

「알았어! 선생님 고마워!」 

   

웃는 얼굴로 샬레를 뒤로 한 준코. 복도에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선생님은 천천히 문을 닫고 커튼을 넘겼다.

   

무거워진 간이 변기, 의무실에 풍기는 지독한 냄새, 준코의 똥과 방귀 냄새. 그 근원을 취침등이 비추고 있다. 어둡고 차가운 방안을 데우는 따뜻한 덩어리가 빛을 받고 있다. 변기 가장자리까지 가득 찬 갈색 액체의 표면에서 기포가 톡톡 튀고 있다. 거기서 머리를 내밀고 있는 굵고 울퉁불퉁한 덩어리. 그리고 액체 속에 흩어져 있는 연변. 준코의 가는 몸통에 들어 있었다고 생각되지 않는 대량의 똥.

   

선생님은 문득 연변에 많은 무언가가 섞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섬유질의 검은 사각형 모양의 것. 이것은

   

―― 다시마? 이렇게 많이......

   

준코는 언제부터 다시마를 먹고 있었을까. 배가 땡겨서 못 나온 걸 알아. 내고 싶어서 다시마를 많이 먹었는데 못 내고. 이렇게 많은 똥과 그것이 만들어낸 대량의 방귀를 그 작은 몸에 가득 채운 채 오늘 하루 옆에 있던 준코.

   

고개를 흔든다. 이 이상은 안된다. 변기를 치우고 소독과 환기를 마친 선생님이 돌아갈 무렵에 밖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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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아카이브 소설에 있던 준코 편임, 사실 블아하면서 준코한테는 관심이 크게 없었는데 

소개글에 대식가 설정인 준코가 변비 때문에 힘들어서  관장을 부탁한다는 스토리가 끌려서 작업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