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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데(Serenade)는 이탈리아어로 '저녁의 음악'이라는 뜻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집 창에서 사랑을 전하기 위해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즉, 자신의 좋아하는 마음을 아름다운 선율로 고백하는 것이다.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뮤지크'나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D.957' 같은 곡들이 유명한 세레나데의 예시로써 이름을 떨치고 있다.

나도 이런 음악들을 참 좋아한다. K-팝에 지치면 이따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기도 하기에, 나 역시 이와 같은 종류의 음악들을 많이 들어왔다. 특히 가장 잘 알려진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뮤지크 제1악장에 나오는 웅장한 바이올린의 소리를 들을 때면 항상 가슴이 벅차오르곤 한다. 그래서 나는 모차르트나 슈베르트와 같은 세레나데 작곡가들을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세레나데 작곡가는 따로 있다.


2001년 출생에(나랑 동갑이다), 긴 생머리와 G컵 정도 되는 큰 가슴을 가지고 있고, 특히 골반에 비해 두각되는 커다란 엉덩이가 매력포인트인 예쁜 여성이다. 성격은 낮선 사람들 앞에서는 소심하고 부끄러움이 많으나, 사실은 정말 잘 웃고 미소가 예쁘며, 사람들의 관심을 좋아하는 여성이다. 가끔씩 응석을 부리거나, 부탁하면 무엇이든지 다 들어주는 등 여러모로 정말 귀여운 점이 많은 여성이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내 앞에서 어여쁜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채, 엎드린 채 엉덩이를 내밀고,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고 있다.

사실 나를 쳐다보는 건지, 내가 놓아둔 내 쪽에 있는 녹화중인 휴대폰 카메라를 보고 있는 건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나를 쳐다보는 그녀에게 고개를 두 번 끄덕이며 '녹화 시작했어!'라는 사인을 그녀에게 보낸다.

그녀는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우물쭈물하다가 천천히 말을 준비했던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아, 안녕하세요. 방귀녀 세레나데의 세레나데입니다아..."



작게 기어가는, 그러나 또렷하게 들릴만한 귀여운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오늘은, 어, 엉덩이를 흔들면서... 오늘 하루종일 참은 방귀를 뀌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녀의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그녀는 두 번째 문장을 말할 때 항상 얼굴이 붉어진다.



"지, 지금 상당히 뱃속이 부글거리고 있고...! 오늘은 평소보다 양이 많을 거 같아요..! 엉덩이를 흔들면서 뀌어본 적은 한 번도 없는데에... 그... 잘 부탁... 아니, 오, 오늘도 잘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돌려 내 반대쪽을 쳐다보고, 엉덩이를 살짝 내밀었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세레나데 작곡가가, 내가 바라보는 앞에서 신곡을 발표했다.



"응읏!"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뿌오오오오오옥! 뿌부부보보-보보보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아아악-!



그녀의 엉덩이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시원하게 쏟아져 내 고막을 강타했다. 그녀가 입고 있는 검은 드레스는 어느 때나 그렇듯이 조금씩 휘날렸다. 나는 그 소리를 듣고 얼마 있지 않아, 그녀의 엉덩이에서 터져나온 그 결과물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오늘은 조금 더 많이 참은 탓일까, 평소에 나던 구릿한 향기가 한 층 더 진하게 난다.



뿌푸푸푸푸푸우우우우우우우우우웃... 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북!

"으, 읏..!"



그녀는 가만히 청량하고 거대한 음표 다섯 개 정도를 연주한 뒤, '아 맞다 엉덩이 흔들어야지!'라는 생각이 퍼뜩 든 듯, 조금 더 엉덩이를 뒤로 뺀 채 그 큰 두 덩어리의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뿌욱뿌보옥웅뿌웅웅뿌붓.. 뿌싯- 뿌빗비빗뿌붓뿌웅~



그녀의 엉덩이가 위에서 아래로 흔들릴 때마다 선율의 소리가 변해갔다. 이런 걸 음악 용어로 '트레몰로'라고 하던가? 이건 지금껏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유형의 소리여서 새롭게 느껴졌다. 그녀가 스스로 엉덩이를 흔든 탓인지, 큰 두 개의 흔들리는 살들 사이에서 나온 구린내는 나에게 더 빠르게 전해져왔다. 깊은 곳부터 내려온 듯한 숙성된 냄새가 진하게 나기 시작했다.



빗뿌빗뿌봇붓뿌북- 뿌왁! 뿌웅! 뿌웅! 뿌욱! 뿡! 뿌악! 뿌아악!!




이내 트레몰로로 연주되던 긴 음표가 짧은 스타카토로 바뀌었다. 그녀가 엉덩이를 아래쪽으로 내릴 때마다, 악센트가 들어간 큰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그녀가 연주하는 소리는 이미 지금도 컸지만, 크레셴도를 따르는 듯이 점점 커졌다.



"응... 으읏..."



갑자기 그녀가 엉덩이를 흔드는 것을 멈추고, 몸을 부르르 떨며 작은 신음소리를 냈다. 그리고 이윽고...



뿌푸우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바바바바바바박!!



14초간의 포르티시모로 연주한 듯한 엄청나게 길고 거대한 소리가 그녀의 세레나데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하아, 하아..."



그녀는 숨을 골랐다. 1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방 안의 공기에서는 이제 그녀의 흔적 밖에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녀의 장 속에서 숙성된 악취가 둥둥 떠다니며 이미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나는 휴대폰의 녹화 버튼을 눌렀다. '띠롱' 하고 녹화가 끝남을 알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아, 콜록! 후우, 하아아앗..."



자신이 만든 냄새가 지독했는지 한 두 번씩 기침을 하며 잔뜩 얼굴을 붉히던 그녀는 그 소리를 듣고, 나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다음은 어떻게 찍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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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세나.내가 이사오며 중학교 때 옆집에 사는 같은 반의 여자아이로서 처음 만나고, 고등학교에 이어 대학교까지 이어져온 인연이다. 내가 그녀에 대해 모르는 게 있겠는가.

그녀는 처음부터 그랬다. 처음으로 내가 본 건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수학 선생님이 틀어주시는 영상 자료를 보던 도중. 선생님은 그 작은 아이가 30초 넘게 방귀를 뀌는 것을 보고 병이 있는지 의심되어 부모님께 말했으나, 부모님은 걔는 어릴 때부터 그랬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한다. 종종 있었던 일이었다.

그녀는 나와 노는 것을 좋아하는 그저 평범한 여자아이였지만, 그녀의 방귀만이 평범하지 않았다. 그녀가 뀌는 방귀는 양도 많았고, 소리도 컸으며, 냄새도 지독했다. 일반인들보다 훨씬.하지만 나는 거기에 대해 딱히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 나와 그녀가 만나고 얼마 안 됐던 날이었다. 그때 그녀는 이미 학교에서 방귀로 안 좋은 소문이 나 같이 다니는 아이가 나 밖에 없었던 상태였다. 중학생들이 다 그럼 그렇지. 그녀는 그 날 진지하게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너는 내 방귀가 안 싫어...? 소리도 크고, 냄새도 지독한데...?"



나는 그녀가 자신의 평범하지 못한 방귀 사정으로 인해 자신을 안 좋게 생각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싫다니, 난 네 방귀보면서 신기해하면 신기해했지 싫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


"정말...?"


"응. 진짜야! 난 다른 애들처럼 도망 안 가잖아. 네 옆에 항상 있는게 그 증거야."


"하, 항상 옆에 있다니, 그건 마치 나를.. ㅈ, 좋..."


"오히려 네 방귀를 장점처럼 활용해보는거 어때? 왜, 방귀쟁이 며느리처럼!"


"이씨, 못해! 부끄러워서 죽어버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붉히고 내 몸을 툭툭 치고는, 큭큭, 하면서 웃어보였다.

고등학교를 올라가고 나서부터는 그녀 자신이 그 거대한 양의 방귀를 하루 정도는 참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도 그녀가 방귀녀로 소문나는 일은 없었다. 학교나 학원에서는 참고, 집에서 뀌면 되니까. 그때부터 지금까지는 나만이 그녀가 엄청난 방귀녀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녀와 나는 같은 대학교로 올라오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소꿉친구 관계이다. 나와 그녀는 둘 다 자취를 하는 중이며, 층 마다 두 개의 방이 있는 빌라의 2층에 나란히 살고 있다. 서로 방의 비번도 다 알아서 놀러다니는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다. 내가 내 방에 있을 때, 옆집에서 이따끔 그녀의 거대한 방귀소리가 들릴 때도 있다. 아마 그녀가 하루종일 참아놓은 방귀를, 재빨리 현관문을 닫고 신발장에서 뀔 때 나는 큰 소리라고 나는 추측한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집에 돌아오는 타이밍을 이 소리를 짐작할 수 있다.


사건의 발단은 몇 개월 전이었다. 그녀가 내 방 침대 위에서 만화를 읽고 있을 때였다. 시간은 밤 늦은 11시 정도였다. 침대 밑 바닥에 앉아 침대에 기댄 체 유튜브를 보던 나는, 갑자기 불현듯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충분히 편한 사이가 된 그녀에게 나는 재밌는 제안을 했다.



"방세나, 정말로 네 방귀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응? 갑자기?"


"니가 뀌는 그 엄청난 방귀들을 유튜브에 올리는거야! 사람들이 신기하다면서 몰려들고, 아마 니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방귀 잘 뀌는 여자라면서 무조건 조회수 잘 뽑일걸?"


"미, 미쳤어!!?? 그런 걸 어떻게 해!!"


"당연히 그냥은 안하지..! 얼굴 모자이크는 확실하게 할 거야. 내가 기획하고. 어때? 해볼만하지 않아?? 너 정도 방귀면 거의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인재인데, 이걸 컨텐츠화하면 재밌고 돈도 잘 벌리지 않을까?"


"하, 하지만... 그렇게 더러운 게 어떻게 수요가 있어..."


"그렇게 생각했지? 이걸 한번 볼래?"


"응? 뭔데..?"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외국 채널들의 케이스를 몇 개 보여주었다.


미국의 한 유부녀가 운영하는 하루에 뀌는 방귀를 하나하나씩 녹화해서 모두 편집해 올리는 채널의 구독자가 1.34만명, 변비를 고치기 위한 요가를 가르쳐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요가하며 가스를 빼는 여강사의 모습이 올라오는 전문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2.71만명, 여고에서 여자 애들이 방귀를 뀌며 깔깔대는 쇼츠의 조회수가 35만회인 등등...



뿌우우웅~



"이거 봐바, 이 사람들이 뀌는 건 너가 뀌는 거에 비해 새발의 피라니까. 근데도 이렇게 인기가 많잖아."



나는 영상 중 하나에서 나오는 소리를 그녀에게 들려주며 말했다.



"그, 그래도 내가 방귀를 뀌는 걸 다른 사람들이 본다는 게..."


"내가 시키는 컨텐츠만 하면 돼! 여캠처럼 옷 되게 예쁜 거 하나 사서 찍으면 너인 걸 아무도 모를 걸?"


"아, 안돼! 옷까지 입고 그런 부끄러운 짓을 하다니...! 그런 거, 못해!"



그녀는 잔뜩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휘저으며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방문을 열고 부끄러운듯이 뛰쳐나갔다.



"어, 야! 방세나!"



나는 그녀를 잡으려고 그녀의 이름을 외치며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여기서 잡아봤자 할 말도 없었기에, 한 걸음 정도를 떼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너무 섬세하지 않았나 싶은 행동이긴 했다. 그녀 자신은 자기가 거대한 방귀를 마구 뿜어낸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는데, 조금 그녀에게 선넘는 발언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나는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는 듯한 시늉을 했다.



'너무 생각이 없었나...'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머리에서 손을 떼고, 귀찮은듯이 밍기적밍기적 기어올라가 침대에 누웠다.



'내일 사과해야지...'



라고 생각하며 나는 눈을 감았다.



새가 짹짹이는 소리가 들렸다. 귀를 통해 들어온 그 소리를 내 뇌가 인식하고, 아침이 왔다고 판단을 내린다. 나는 알람 없이도 잘 일어나는 편이다. 아침이 되면, 어디선가 참새들이 날아와 마치 시골에 있는 닭과 같은 역할을 하듯이 짹짹대기 때문이다. 매일 그렇게 울어대는 탓에, 나는 딱히 휴대폰 알람을 쓰지 않아도 매일 규칙적으로 일찍 일어날 수 있다.그리고 그 날은 어째선지 눈을 떠보니, 그녀가 앞에 있었다.



"뭐야, 별일이네. 네가 아침에 깨우러 온 건 오랜만인 것 같은데."


"깨우러 온 거 아니야."


"어, 그러면 왜 온거야?"


"그..."



그녀는 얼굴을 또 붉혔다. 나는 붉어진 그녀의 얼굴을 보고 어제의 일을 떠올렸다. 어제의 일을 떠올린 나는, 아, 사과해야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벌써 화가 풀린 것일까. 아니면 나에게 아직도 화나 있는 걸까. 그녀가 입을 열기 전까지는 나는 알 턱이 없었으므로, 그녀가 먼저 말을 꺼내기까지 나는 기다렸다. 침대에 앉아 누워있는 나를 내려다보며 한참 우물쭈물대던 그녀는, 입을 천천히 열었다.



"...할래."


"응?"


"...그 컨텐츠라는거, 한다고."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가 말하는 '컨텐츠'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아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방귀, 뀔게. 니가 시키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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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와 그녀는, 몇 개월 전부터 유튜브 채널을 하나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채널 이름은 "방귀녀 세레나데". 그녀의 이름인 방세나에서 내가 떠올린 이름이지만, 이처럼 잘 들어맞는 채널명이 있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유튜브에 '세레나데'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고, 자신의 방귀의 위력이 얼마나 거대한지 알려주는 영상들을 나와 함께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검은 드레스는 그녀, '세레나데'의 전용 의상이다. 영상을 찍을 때는 매번 검은 팬티를 입은 채 그 옷을 입고 찍는다. 인터넷에서 원가보다 싼 값에 사서 그녀에게 선물해준 것 뿐이지만, 그녀의 캐릭터를 상징하는 하나의 특징이 되었다.


내가 컨텐츠를 이 날 이렇게 찍겠다고 말해주면, 그녀는 그 날 하루 동안 방귀를 참아온다. 그렇게 그녀의 장 안에 모인 가스는 뱃속에서 꾸브르르르릅... 구뤄러러러러럽!! 하는 소리를 내며 나가고 싶어한다. 이따금 푸쉬이이이- 하는 소리가 뱃속에서 들려올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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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컨텐츠를 처음으로 찍었을 때 있었던 일이다. 그 날은 "방귀로 화장지를 몇 장이나 날릴 수 있을까?"라는 컨텐츠를 찍기로 약속한 날이었다.


내가 방에서 여느 때처럼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밖에서 엄청 급하게 도어락을 누르는 소리가 삐비비빅-하면서 들려왔다. 그리고 비밀번호가 틀렸다는 도어락의 삐-삐-삐- 하는 사인. 아마 마음이 급해서 오른손을 감 가는대로 막 급하게 휘두르다가 손이 꼬여서 다른 번호를 누른 거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방에서 일어나 문을 열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문 앞에는 몸을 베베 꼬고 있는 그녀가 있었다. 


"하아, 하아..."


"어... 괜찮냐...?"


"나, 나아... 어제 조원들이랑 고기 먹으러 갔더니... 오늘 가스가 너무너무 많이 쌓여서... 참을 수가 없어서... 하앗, 빨리...!"


꾸드루루루루룹, 꾸이이이이이이잇-


"아, 알았어."



그녀는 발을 동동 구르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뱃속에서 가스들이 어서 빨리 자기 자신을 연주해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내 방에 들어와서 침대 위에 손을 뻗은 채로 엎드렸다. 고양이 자세라고도 불리는 이 자세는, 후에 그녀가 방귀를 뀔 때 가장 많이 하는 자세가 된다.



'한 30장 정도면 되겠지?'



나는 그녀의 엉덩이 뒤, 침대 위에 화장지를 뽑아 놓아주었다. 그 중에 몇 장이 날아가는지 볼 셈이었다.침대 밑으로 내려와 그녀의 옆모습과 화장지가 보이도록 휴대폰 카메라를 잡은 뒤 녹화 버튼을 켰다.그녀는 잠깐 망설이다가, 내가 미리 준비해준 멘트를 말했다.



"안녕하세요, 방귀녀 세레나데의 세레나데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어서, 천천히 말했다.



"저는 가스가 잘 차는 특이 체질을 가지고 있어서, 남들보다 방귀를 훨씬 많이 뀝니다. 어... 남들이 뀌는 거에 비해 소리도 몇 배나 크고요, 길이도 길어요. 그리고... 냄새도 많이 지독해요..."



대본을 별 생각 없이 적은 거긴 하지만, 문장을 들으면 들을 수록 뭔가 수치플레이 같은 느낌이 되어버리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오늘은... 이렇게 커다란 제 방귀로... 화장지를 몇 장 날릴 수 있는지 한 번 보려고 합니다..."



그녀는 문장을 말하며 얼굴을 붉혔다. 아마 계속해서 '방귀'를 자기 입으로 말하고, 자기가 방귀를 잘 뀐다는 사실을 어필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듯 했다. 유튜브에는 얼굴이 모자이크된 채로 올라가기에, 방귀라는 단어를 스스로 말하며 부끄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은 나만이 볼 수 있는 것이다.그녀는 고양이 자세를 한 채로 몸을 힘겹게 떨며 계속 말했다.


꾸급... 꾸루루로로로로로로로오오...


"오, 오늘... 방귀를... 많이많이 참았는데에엣...!!!!"


부뿌부부부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뿌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닷! 푸뿌우우우-부부우우우우우우우우욱-!



그녀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엄청난 소리와 함께 터져나온 세 차례의 방귀 퍼포먼스가 세레나데의 시작을 알렸다. 그녀 스스로 제어를 못하고 가스가 엉덩이를 비집고 튀어나온 듯 했다.


그 바람에, 그녀의 뒤에 가지런히 놓아두었던 화장지 30장이 한꺼번에 흩날리며 온 방안을 떠돌았다. 나는 그 광경을 보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내가 그녀의 방귀를 지금까지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카메라 쪽, 아니 어쩌면 나를 보면서, 약간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아... 못 참았어... 이거 어떡하지..."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진 채로 내 얼굴을 보며 얘기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한 순간 두근거렸지만, 이내 콧속으로 들어오는 그녀의 방귀 냄새가 코를 넘어 나의 온몸을 강력하게 마비시켰다.



"웁...!"


"콜록, 콜록!"


"일단 창문을 열자... 여기는 나중에 편집으로 잘라내고..."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몸을 일으켜세웠다. 그때, 그녀가 침대에 엎드린 채로 나의 팔을 붙잡았다.



"잠깐만."


"응?"



그녀는 손을 놓고, 배를 살짝 쓰다듬었다.



구르르르릅... 꾸와아악...


"...나 뱃속에 아직 많이 남았는데..."



그녀는 나를 쳐다보았다. 이 각도에서 보니, 그녀의 뱃속에 있는 가스 때문에 그녀의 복부가 살짝 부풀어올라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기로 했던 건 마무리지어보자."


"...알았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뒤에 놓여있던 화장지를 가져와, 이번엔 더 많은 수량인 50장을 그녀 엉덩이 뒤에 가지런히 놓아주었다.



"계속 녹화중이니까 편하게 뀌어."



나는 자리에 다시 앉으며 말했다.



"3... 30개를 했는데, 실수로 다 날려버려서... 이번엔 50개 해보겠습니다아..."



애초에 화장지 30장을 실수로 뀐 방귀로 날려버렸다니, 그때 그녀의 뱃속의 상태가 많이 요동쳤던 것은 확실하다. 나는 정말로 그녀가 방귀쟁이 며느리에 나오는 것 처럼 그녀가 엉덩이를 감나무에 대고 방귀를 뀐다면, 감이 정말로 우수수 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뿌푸부부부부부루루루루루루루루룩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부욱, 뿡- 부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뿟! 뿌오오오오오오오옥!!



그녀가 엄청난 양의 방귀를 한 번씩 뀔 때마다, 화장지가 몇 장씩 휘날려 방 안을 마구잡이로 돌아다녔다. 강한 풍압을 가진데다가, 형언할 수 없는 악취까지 지녀 그 날은 정말 죽을 맛이었다. 아직 살면서 기절해본 적이 한 번도 없지만, 그 날은 내가 정말 기절할 뻔했던 몇 안되는 날 중 하루였다.



뿌붑부봐바바바바바바박! 부뿍, 부드르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럭!



나는 냄새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숨을 참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방귀냄새라는 감각이 느껴져 나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화장지가 그녀의 가스와 함께 흩날리는 이 방 안에서 나는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1분 넘게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풋, 푸쉬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뽀오오옹-



그녀 안의 가스가 다 빠져나왔다는 듯이, 그녀의 엉덩이는 여린 소리를 내며 맑고 귀여운 (그러나 냄새는 귀엽지 않은) 방귀로 그 날의 배출을 마무리했었다. 화장지는 물론, 그녀가 누워있던 침대의 이불 뒤쪽까지 흐트러져버렸다. 방은 여기저기 떨어진 화장지들로 엉망이 되어있었으며, 밀폐된 공간 안에서 그녀가 만들어낸 악취 역시 방 여기저기를 떠돌고 있었다.



"아, 앞으로 제 방귀의 위력을 자랑하는 이런 컨텐츠들을 찍어 올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부부탁드립니다...!"



그녀는 잊지 않고 내가 준비해준 마지막 멘트를 하였다.


나는 녹화 중지를 하고, 방 안에 퍼진 독한 냄새 때문에 어질어질한 머리를 강한 정신력으로 똑바로 붙잡고 일어나, 성공적으로 창문을 열 수 있었다. 그 날은 정말 기절할 뻔했던 고비의 날이었다.


나는 그 다음날 푹 자고 난 후 그녀의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를 하여 영상을 업로드했고, 그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우리의 데뷔 영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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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채널의 구독자는 3.8만명. 가장 많은 조회수를 받은 영상은 "방귀 세레나데로 왕사마귀를 죽일 수 있을까?"가 41만회로 압도적인 조회수를 자랑하고, 나머지는 3~4만 조회수 정도로 비슷비슷하게 나온다.


왕사마귀 영상의 전말은 위 글이다. 자신의 여자친구가 갈비집에서 소리가 크고 냄새가 지독한 방귀를 뀌자 왕사마귀가 즉사했다는 내용의 글인데, 이 글을 본 나는 세나라면 충분히 죽이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방 안에 놓여있던 사탕이 들어있는 큰 통을 쳐다보았다. 통 안에는 사탕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남아 있던 사탕을 잠시 바닥으로 빼놓고, 빈 통을 들고 방을 나섰다. 집 앞에 있는 화단을 조금 뒤져봤지만, 개미떼 정도 밖에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근처 공원에 가서 풀숲을 뒤졌고, 거기서 왕사마귀까지는 아니지만 큰 사이즈의 사마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그 사마귀를 한 손으로 가볍게 잡아 빈 통에 넣고, 뚜껑을 닫았다. 그리고 그 통을 가지고 내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옆집 세나 방에 들어갔다.


그녀는 베란다에서 내가 준 검은 드레스를 입은 체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평소에도 이 드레스를 입는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나는 베란다로 천천히 다가가, 그녀의 뒷머리에 손을 살짝 올리면서 말을 걸었다.



"뭐해?"


"읏, 깜짝이야! 언제 왔어?"


"방금."


"손에 들고 있는 건 뭐야?"


"그보다 너, 평소에 그 드레스 입어? 왜 입고 있는거야?"


"이, 이거! 그냥 입으면 속이 편안해진달까... 뭔가 방귀를 더 잘 참게 되는 거 같은 기분도 들고..."



살짝 당황한 듯한 기색을 드러내는 세나. 그녀는 약간 우물쭈물하다가 나를 올려다보며 이어 말했다.



"...그리고 니가... 선물해 준 거니까..."



이건 그냥 컨텐츠 시작하기 전에 캐릭터성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생각보다 싸게 산 건데,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줄은 몰랐었다. 검은 드레스를 입은 그녀가 요염하고 귀여워보였다.



"사실 마침 잘 됐어. 이거 컨텐츠로 찍어보려고 했거든."


"커... 컨텐츠? 갑자기? 이게 뭔데 그래서?"


"사마귀."


"사마귀...?"



나는 의아해하는 그녀에게 휴대폰을 꺼내 그 지식인 글을 보여주였다. 그녀는 내 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이내 내 의도를 파악한 듯 다시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래서 나보고 지금 이걸 하라고...?"


"응, 본 컨텐츠말고, 간단하게 쇼츠로 올려보게. 지금 방귀 마려워?"


"너, 너는 자꾸 그런 말을 섬세하지 못하게...!!"


꾸뿌뿌뿌뿌뿌뿌뿌뿝-


"..."


"..."


"이, 이건 그냥 배고픈 거니까!!"


"정말로?"


구르르러러러러럭!


"..."


"..."


"...알았어, 뀌면 될 거 아냐... 짖궂어..."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천천히 몸을 숙이고, 베란다에 엎드려 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검은 팬티가 내 눈에 들어왔다. 검은 팬티마저 갖추어 입고 있는 것을 보니, 그녀는 '세레나데'로서의 삶을 나름대로 즐기고 있는 듯 하다.애초에 그녀는 내가 하는 말들을 왜 이렇게 잘 들어줄까? 보통 사람이 이런 부탁을 한다면 사실 성희롱으로 신고해도 상관없을텐데. 내가 말할 때마다 방귀를 뀌어주는 건, 나라서 그런 걸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나는 사마귀가 들어있는 통의 뚜껑을 열고 베란다 바닥에 내려놓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여기 놓아둘 테니까, 여기에 앉아봐."



그녀는 천천히 통 위에 자신의 엉덩이를 포갰다. 그녀의 큰 엉덩이가 통을 완전히 덮었다. 풍만하다는 형용사가 적절할까. 사마귀는 자신의 위가 어두워지자 위협을 느꼈는지 경계 자세를 취했다.



나는 베란다에서 조금 물러선 뒤, 녹화 버튼을 눌렀다. 녹화 시작을 알리는 소리를 듣자,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



"안녕하세요, 방귀녀 세레나데의 세레나데입니다..."



사실 그냥 찍어보는거라 고정 멘트는 할 필요 없었는데. 하지만 나는 그냥 두기로 했다.



"오늘은 방귀로 왕사마귀를 정말로 죽일 수 있을지... 제가 한 번 방귀를 뀌어보겠습니다아..."



그녀의 볼이 빨갛게 상기되었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와 사마귀가 잘 보이도록 각도를 조금 낮추었다.



"으응..."

부스으으으으으... 뿌구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그녀의 방귀소리가 통 안에 울려퍼졌다. 엉덩이에서 뿜어져나온 가스가 요리조리 부딪히며 둔탁한 소리를 만들어냈다. 그녀의 엉덩이가 통 입구를 완전히 틀어막고 있었기에, 나한테까지 냄새가 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통 안에 있던 사마귀의 사정은 달랐다. 갑작스럽게 닥쳐온 악취에 당황했던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몸에 들어온 그녀의 방귀 성분에 의해 고통을 느꼈다고 하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사마귀는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한 마리의 물고기가 땅바닥에서 파닥거리는 꼴 같았다.



뿌버버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그러나 그 모습도 오래가지 못했다. 그 다음 순간, 그녀가 피날레를 내뿜어내자 마자 사마귀는 픽-하고 쓰러졌다. 아마 거기서 죽었겠지. 나는 적잖이 놀랐다. 이게 진짜 될 줄이야. 물론 그녀라면 될 것이라고 확신은 했지만, 실제로 보니까 그 위력이 실감이 났다.



휴대폰 카메라의 검정색 네모를 눌러 녹화를 정지하고, 그녀 근처로 다가가보았다. 그녀는 통에서 엉덩이를 떼고 천천히 일어섰다. 통을 보려고 얼굴을 갖다대자마자 통 안에 모여있던 그녀의 가스가 나의 얼굴을 덮쳐왔다. 분명 사탕이 담겨있던 통이었는데, 사탕 향기는 온데간데 없고 그녀의 악취만이 남아있었다. 한 곳에 모여있었던 터라 내 코로 들어오는 냄새의 농도가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안에는, 처참한 사마귀 시체 하나가 놓여있을 뿐이었다.



"진짜... 죽었네..."


"이거 내가 카메라 비출테니까 니가 진짜 죽었다고 한 마디만 해줘."



그리고서 통 안의 죽은 사마귀 몸체를 비추고, 녹화버튼을 다시 눌러 녹화를 재개했다. 그녀는 내 휴대폰에 비친, 자신의 몸에서 나온 독가스때문에 죽은 사마귀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 여러분... 콜록, 제 방귀 때문에 사마귀가 정말로 죽었어요오... 미... 미안해..."



-



그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 최고 조회수를 찍은지도 이제 2개월.



그 후로도 우리는 계속해서 방귀녀 세레나데 컨텐츠를 올리고 있다.



"오... 오늘은 방귀로 풍선을 불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푸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웃-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펑!



하며 풍선 하나 안에 찬 방귀가 확산되며 전체적으로 퍼져 방 안이 냄새로 가득 찼던 적도 있고,



"오, 오늘은... 제 친구가 키우는 식물에게 방귀를 뀌어보도록 하겠습니다아..."



뿌파아아아아아아악-! 뿌부바바바아아아아아아-바바바박! 뿡, 뿌웃- 뿌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옥!



하며 뀌고 나서 다음 날 내가 키우던 화초가 시들어있는 걸 영상으로 증명했던 적도 있다.



나는 영상에 남겨진 댓글들을 보았다. 처음에는 되도 않는 영상 안의 요소들을 근거로 삼으며 주작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많았지만, 계속해서 이러한 컨텐츠를 생산해내니 사람들의 의심이 사라진건지 이러한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지쳐서 간건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댓글들은 많이 줄어들었다. 대신 재밌는 드립을 치거나, 살인적인 방귀라는 나름의 칭찬(?)과, 컨텐츠 추천 등을 하는 댓글들이 생겨났다.


그와 동시에 한 가지 댓글 유형이 더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그녀에게 집착하는 부류들이었다.



제 얼굴에다가 대고 방구 껴주셨으면 좋겠다...

엉덩이가 예쁘고 방귀도 잘 뀌시네요^^ 혹시 옾챗하시나요?

방귀 고문은 안하시나요ㅠㅠ 너무 보고싶어요



나는 그러한 댓글들을 보며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괜히 화가 난 나는 그런 종류의 댓글들을 전부 삭제하기 시작했다. 삭제, 삭제, 삭제. 완전 노가다 작업이었지만, 나는 그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문득 생각했다.



'나는 뭐 때문에 이런 사람들에게 화가난 거지?'



그녀의 방귀만을 보고 그녀를 유혹하는 사람들에게 화가 난 것. 나는 이 감정이 질투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었다. 질투란 본디 사랑하고 아끼는 대상이 있어야 생기는 감정이다. 나에게 있어서 그 대상이 무엇인가?



'방세나...'



그녀의 방귀를 독점하고 싶다, 어느샌가부터 나는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생각해보면 언젠가부터 그랬다. 그녀가 검은 드레스를 입고 검은 팬티에 방귀를 뀌는 모습, 그 아름다운 세레나데를 연주하는 모습에서 나는 어딘가 이상한 흥분감을 느꼈다. 웅장한 선율와 함께 수반되는 끔찍한 악취때문에 '괴롭다'는 생각이 항상 먼저 들었으므로 이를 그동안 자각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방세나를...'



이런 생각이 한 번 들기 시작하자, 나는 이러한 내 감정이 정말 맞는건지 확인해보고 싶어졌다. 세레나데로서의 그녀에게 단순히 흥분한 거라면 나는 아마 숨겨진 페티시 환자였던 것이고, 방세나에게 흥분한거라면 나는 그녀의 방귀를 뀌는 모습에 반한 것이다. 근데 생각해보면, 후자도 결국 페티시 환자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애초에 이런 걸 시작하자고 했을 때부터 이 사실을 알았어야 했는데. 지금 중요한 것은 내가 반한 것이 그녀인지, 그녀의 방귀인지였다.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는 오늘 수업이 일찍 끝나서 집에 있고, 그녀는 아마 아직 학교에 남아있을 것이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근, 괜히 내 심장이 긴장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지금까지 내가 벌여온 이런 말도 안되는 기획들을 그녀가 따라와준 이유가 궁금해졌다. 나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재밌고 돈도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던 건데, 어느새 이렇게 되어있었다. 생각해보면 페티시 환자가 아닌 제정신인 사람이 이런 부탁을 한다는 게 처음부터 말이 안됐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부끄러움도 많은 그녀가 내 제안을 승낙하고, 내가 말하는 대로 방귀를 뀌어주게 된 이유가 대체 뭔지 궁금했다. 그녀의 생각이 궁금했다.



"뭐야, 전화를 해놓고 왜 말이 없어..?"


"저기, 다음 주 쯤에 찍기로 한 거 있잖아."


"어, 방..., 그, 그걸로 파우더 날려보는 거 말하는거야?"



학교에서 '방귀'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이 부끄러웠는지, 그녀는 그 단어를 '그거'라는 대명사로 대체했다.



"어. 그거 대신 주제를 다른 걸로 바꾸려고."


"에... 뭘로?"


"방귀로 사람을 기절시킬 수 있는지."


"으, 응???"



그녀는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였다. 

당연하다. 나도 지금 말하면서 내가 막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 와서 두려울 건 없다. 나는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내 앞에서 그동안 방귀를 뀌어왔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 그게 무슨 말이야???"


"내 얼굴에 대고 방귀를 뀌어줘. 그렇게 해서 기절하는지 안 하는지로."



지금껏 나는 그녀의 방귀에 기절한 적은 없었다. 그녀의 방귀의 위력이 약하다는 말이 아니다. 내가 이래봐도 꽤나 정신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뱃속에 있는 박테리아들이 만들어내는 가스의 냄새는 엄청나게 지독해 그 냄새를 맡은 식물을 시들게하고, 사마귀를 죽인다. 작은 생명을 앗아갈 정도의 악취를 가지는 그녀의 방귀를 나는 그동안 정신력으로 버텨왔다. 하지만 그동안은 카메라에 그녀의 모습을 담으면서 냄새를 맡은 것이기에, 코 앞에서 그 냄새를 맡는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무튼 이 부탁을 거절한다면 나와 그녀는 사이가 틀어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무언의 확신이 있었다. 그녀가 내 부탁을 받아줄 것이라는. 만약 이걸 거절했을 거라면, 그녀 스스로 이런 컨텐츠를 시작하겠다고 하지도 않았을 거고, 내가 시키는 그런 부끄러운 짓들을 하며 힘껏 방귀를 뀌어대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짓들을 몇 개월동안 해왔다면, 그녀에게 이런 내 부탁들을 들어주는 내가 모르는 어떠한 이유가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어떻게 하면 돼...?"



수화기 너머로 수줍어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긍정의 대답이였다.



-



토요일 오후. 과제가 없는 한가로운 날.


그리고, 그녀가 내 얼굴에 방귀를 뀌어주기로 한 날이다.컨텐츠라는 명목 하에 진행되는 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녀에게 이러한 부탁을 한 이유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두 가지를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첫째, 나는 그녀의 방귀를 좋아하는가. 또는 나에게 방귀를 뀌어주는 그녀를 좋아하는가.

둘째, 그녀는 어떤 이유로 이런 부끄러운 부탁들을 모두 들어주는 걸까.


솔직히 말해서 다른 사람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볼 때면, 그렇게나 큰 방귀들을 뀌는 걸 더럽거나 무섭다고 느낄 수 있을텐데, 나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그렇다면 내가 그녀의 방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나 자신도 잘 모르겠는 것이었다.

나는 잡생각을 떨치기 위해괜스레 일어나서 방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내 눈에 방 한 구석에 비어있는 통이 들어왔다. 그 옆에 사탕 몇 개 정도가 쌓여있다.



'세나가 방귀로 사마귀를 죽일 때 썼던 통...'



원래 사탕을 담는 통이었으니까. 그 날 이후로 왠지 다시 사탕을 넣기에는 찜찜해서 사탕은 밖에 놔두고 빈 통은 따로 두었다. 사실 통을 버려도 됐을텐데, 왜 저걸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지는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그때, 밖에서 도어락을 잠금 해제하기 위해 숫자를 하나씩 누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삑-삑- 뿌우우우웅! 삑, 삑, 삑- 띠로롱!



도어락이 아닌 소리가 하나 있었던 거 같은데.

나는 현관 쪽으로 나가 그녀를 맞았다. 그녀는 항상 입던 "세레나데"의 검은 드레스를 입은 채로, 허리를 살짝 숙인 채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녀의 얼굴 표정으로 보았을 때, 방귀를 상당히 참고 있음이 틀림없었다.문을 열자, 밖에서 구린내가 확산되어 들어와 내 코를 찔렀다. 아무래도 그녀가 방금 밖에서 뀐 방귀의 냄새인 것 같다. 조금 더 후각 어딘가의 깊은 곳을 툭툭 건드리며 괴롭히는 기체. 평소보다 한 층 더 지독하다.



"너 어제 뭐 고기 같은 거 먹었어?"


"아니... 으... 진짜 항상 섬세하지 않게 물어보네에... 이제와서라는 느낌이지만..."


"미, 미안. 참고 있는 거 같아서..."



그녀는 얼굴을 붉히고 약간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사, 사흘 참았어."


"3일? 방귀를?"


"수요일 밤부터 참았으니까... 그쯤, 으응..."



프쉬이이이이이이익-



뒤로 살짝 튀어나온 그녀의 엉덩이가 복도에 지독한 가스를 한 차례 더 분사했다.



꾸르르러러러러러러럭- 꾸뿌우부부부부붓부부류류류류륫... 프츄우우루루루뤼리리릿...



이윽고, 그녀의 배에서는 생전 들어본 적도 없는 기괴한 소리가 들려왔다.



"얼굴에 뀌어주는 날이니까... 아, 아니, 기절시키는게 컨텐츠니까, 제대로 기절시킬 수 있도록, 읏, 하려고, 최대한 많이 참았어어..."


뿌북!



이렇게 방귀를 본격적으로 참아둔 그녀를 보는 것은 처음이다. 내 가슴이 빠르게 뛰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이 감정을 '기절할 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으로 정의하기로 했다.



"아, 알았어, 일단 빨리 들어와."



나는 방으로 들어갔고, 그녀가 내 걸음을 뒤따라서 천천히 한 걸음씩 떼기 시작했다.



"응, 으읏..."


륵, 북- , 뿡-



그녀가 내 뒤에서 걸음을 땔 때마다, 방귀 소리가 들려왔다. 한 걸음 한 걸음 떼면서 흔들리는 엉덩이의 떨림에 맞춰, 그 중앙에서 가스가 조금씩 누출되고 있던 것이었다. 세레나데에 대한 예고편을 들어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띠링-



방으로 들어온 나는 휴대폰의 녹화 버튼을 눌렀다.


녹화 중인 휴대폰 카메라를 침대 위에 세팅해놓고, 나 자신은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으흐으읏.."


뿌보오오루룩!



그녀가 뒤따라서 들어오며 한 차례 더 방귀를 분사했다. 이번 건 조금 큰 누설이었던 모양이다. 녹화중인 휴대폰 카메라에 그 소리만이 고스란히 담겼을 것이다. 이미 집에는 그녀가 들어오면서 누출한 가스의 냄새가 퍼져 있었다.



"내가 여기 앉아있을 테니까. 멘트 치고 뒤돌아서 얼굴에 엉덩이 대고 방귀 뀌어주면 돼."


"응..."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카메라 위치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내 옆으로 걸어왔다. 그녀는 서 있고 나는 앉아있었기 때문에 내 코의 높이가 그녀의 엉덩이 높이랑 비슷하게 위치하였고, 그 덕에 나는 이미 퍼져있던 방귀 냄새에 그녀의 엉덩이 주변에 아직 남아있는 방귀 냄새까지 더해져 조금 더 농도가 진한 악취를 맡게 되었다.


그녀는 스스로 말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방귀녀 세레나데의... 읏,  세레나데입니다..."


뿌부우웃-


"오늘은 방, 으읏, 방귀로 사람을 기절시, 기절시킬 수 있는지 한 번 보도록... 핫, 하, 하겠습니다아..."


뿌봇, 프스으으으으- 뿌뤼리릭!



그녀가 멘트를 하는 중간중간에, 가스들이 그녀의 엉덩이 구멍에서 조금조금씩 저마다의 소리와 냄새를 내며 나오고 있었다.

확실히 방귀를 많이 참은 탓인지, 평소엔 맑고 우렁찬 방귀만 뀌던 그녀가 오늘은 조금 더 다양한 소리를 내며 방귀를 뀌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꾸뽀뽀보보보보보보봅-


"으읏! 그, 그럼!!"



그녀의 뱃속에서 그녀의 방귀 소리 못지않게 큰 뱃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멘트를 급하게 마무리하고, 갑자기 급하게 몸을 틀더니, 내 얼굴에 엉덩이를 쑤욱- 하고 들이밀었다. 그 바람에 나는 그녀의 검은 팬티에 얼굴을 파묻게 되었다. 그녀의 신체의 일부가 되는 두 엉덩이가, 나의 얼굴을 감싸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그녀의 엉덩이가 내 얼굴에 닿았다는 감각을 내 뇌가 느끼기도 전에, 그녀의 엉덩이에서 오늘의 세레나데가 시작되었다.



뿌바아아아아아아-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박! 뿌부부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루룩!! 뿌우우부부부부부포포포포보오옥!!!



그녀가 내 얼굴에 대고 내보낸 것은 엄청난 소리와 길이의 방귀였다. 보통 사람은 평생 뀌어본 적이나 있을까 말까 한 양의 방귀를, 그녀는 3연발로 거침없이 내 얼굴에 시원하게 내질렀다. 그녀의 엉덩이를 감싸고 있는 검은 팬티를 마치 뚫을 것만 같은 거센 풍압이었으며, 복도에서 뀌었다면 빌라 전체에 울려퍼졌을 만한 우렁찬 소리였다.


얼굴에 대고 그 큰 방귀를 3번이나 직격으로 맞아버린 나는, 한순간에 정신이 혼미해짐을 느꼈다. 방귀의 풍압 때문에 내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게 느껴졌다. 그녀의 풍만한 두 엉덩이 사이에서 힘차게 뿜어져나온 3일 숙성 가스가 내 코를 강타했고, 그제서야 나는 소리와 풍압 다음으로 오는 요소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뀐 방귀의 냄새는 한 순간에 나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데에 충분했다. 3일 동안 그녀의 뱃속을 돌아다니다가 엉덩이 사이로 해방감을 만끽하며 터져나온 그 가스의 냄새는, 가히 이런 예쁜 얼굴을 한 여성이 뀌었다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정도의 악취였다. 그녀가 뿜어낸 진한 구린내에 의해 내 코는 물리적인 고통을 느꼈다. 방귀 냄새 입자가 마치 입 속의 슈팅스타 아이스크림처럼 내 코 안 벽에 펑펑 터지며 부딪히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코가 찡했다. 머리도 찡해지고, 눈 앞은 한 순간에 초점이 흐려져 거의 그대로 기절해버리는 듯 했다. 나는 더 이상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세 발로 멈추지 않았다. 그녀가 참고 참았던 가스들이 나의 얼굴을 계속해서 때렸다.



뽀부루루루부부부부부부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욱! 뿌보오오오오오보보보보바바바바바아아아아바바박! 뿌우웅,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부부부붑!



누군가 모르는 사람이 지금의 그녀를 본다면, 예쁜 여자는 커녕, 이게 정말 인간이 뀐 방귀가 맞나 싶을 정도의 의심이 들 법한 상황이었다. 마치 만화에서 스컹크 캐릭터가 뀔 법한 연출을 직접 맞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미 방 안은 그녀의 뱃속에서 숙성된 고농축 가스들의 냄새로 가득 차 구린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뿌아아아악!! 뿌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닷!!!

찌지지직-!



그녀의 엉덩이에서 계속해서 방귀가 터져나옴과 함께 무언가 찢어지는 듯한 파열음이 났다.

나는 눈을 살포시 떴다. 그녀의 검은 팬티 중앙 세로선을 기준으로 천이 양쪽으로 갈라져 찢어져 있었다. 그녀가 엉덩이에 걸친 그 천쪼가리에 난 길쭉한 구멍 사이로 그녀의 항문이 드러났다. 그녀의 뽀얀 속살과 약간 분홍색을 띠고 있는 그녀의 방귀구멍이 내 눈에 들어있다.



뿌바바바바바바바바바바밧-!! 뿌부우우우우우부부부부부부부북!



원래 팬티 안에 갇혀 있어야 할 방귀냄새가 모두 그 구멍으로 빠져나와 나의 얼굴을 한 줌의 장애물 없이 그대로 강타하니, 지금까지 느꼈던 냄새보다 두 세 배는 더 지독한 냄새가 코에 들어왔다. 순수 공기를 매질로 하여 코앞에서 맡는 그녀의 악취는 정말로 사람 정신을 위협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뿌디디디디디리리리리리리리릭!! 뿌우웅! 우우우우웅! 뿌부우우우우부부부부우우우우우우우우욱!!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는 팬티가 찢어졌다는 것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해서 자신의 장 안에 있는 독가스를 내 얼굴로 밀어냈다.


나는 더 이상 몸을 세운 채로 유지할 수가 없음을 느꼈다. 내 몸이 서서히 뒤로 넘어간다.


나는 분명 앉아있었는데, 어느샌가 온몸에 힘이 빠지더니, 이젠 방의 천장이 보인다.


그러다가, 갑자기 거대한 엉덩이가 다가오더니, 이내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녀가 방귀를 뀌면서 내가 쓰러진 걸 보고는, 그대로 내 위에 엉덩이를 들이밀며 앉은 것이다.

그녀의 육중한 엉덩이의 체중이 내 얼굴을 눌렀다. 그리고, 이 무슨 신의 장난인지, 팬티가 찢어져 구멍이 다 보이는 자리가 공교롭게도 바로 내 코 위에 닿게 되었다.



"히꺗!?"



그녀의 엉덩이에 맨살로 느껴지는 나의 코 감촉때문에 그녀 자신도 놀란 모양이다. 아마 이제서야 자신의 엄청난 방귀를 팬티가 못 버텼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 하다.



"미, 미안... 멈출 수가... 으응..."


뿌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붑-!! 뽀보보보보부부부부부부부루루루루루우우욱!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아직까지 많이 남았다는 듯, 그녀 장 안에 있는 가스를 내 바로 코앞에서 뿜어댔다.


그녀가 뀐 방귀와 내 코가 마찰하여, 가스가 마치 좁은 틈새 사이에서 터져나오는 듯한 이상한 소리를 냈다. 가까이서 맡으면 분명 더 지독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정말로 지근거리에서 맡는 그녀의 방귀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건 더 이상 지독함, 메스꺼움, 역겨움 등의 형용로 표현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아마 '무서움'이라는 형용사가 적절하지 않았을까. 공포감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지, 내 심장은 더더욱 빠르게 뛰었다.



그때, 아랫도리에 뭔가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뭔가 감싸는 듯한...


그녀의 엉덩이에 가려져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나는 그것이 그녀의 두 손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제서야 나는 알았다. 나의 성기가 꼿꼿하게 서 있었다는 걸.


지금 이 죽을듯이 역겹고 토할 것 같은 냄새를 맡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흥분한 듯한 반응을 보이는것은, 아마 원초적인 욕구, 그러니까 예쁘고 엉덩이가 큰 여자가 섹시한 옷차림으로, 내 얼굴을 그 큰 엉덩이로 깔아뭉갰다는 그 욕구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녀는 빳빳이 선 나의 성기를 부드럽게 감싼 채로, 손을 위 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읏.."


뿌부루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붓!! 뿌르르르르르르드드드드드드즈드드드드득!



물론, 내 코에 대고 우렁찬 선율을 연주하는 것도 멈추지 않았다.



"으응...♡"


뿌뤼뤼뤼뤼뤼뤼뤼뤼뤼뤼뤼뤼뤽-! 뽀오오우우우우우우루루루루-부부부부부부뿌우욱!!



왠지 모르게, 그녀의 목소리에 야릇함이 섞여 들어간다. 뭔가 부끄러워하면서도 흥분했을 때 입에서 나오는 듯한 그런 소리. 물론, 그와 동시에 그녀의 아랫쪽 입에서 터져나오는 소리가 훨씬 컸다.


그녀는 이미 꽤나 많이 방귀를 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코앞에서 얼굴전체로 풍압이 느껴질 정도로 거센 독방귀들을 사정없이 내보내고 있었다.



"흣, 으응..."


뿌롸롸라라라락!!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부부부붑부부부뿌뿌뿌뿝!!



계속...



"으읏, 흐으으응..."


뿌부보보보로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봅! 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바바바박!



끊임없이...



"흐읏!"


뿌바바바바바바바바바라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라라바바바바바바박!!!



"후우..."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연속 세레나데도 잠시 멈췄다.


그녀가 내 성기를 잡고있던 두 손을 떼는 것이 느껴졌다. 여전히 그녀의 엉덩이에 깔려 앞은 안 보이지만, 나는 내 아랫도리가 빳빳하게 서서 흥분감을 드러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내 성기를 톡, 톡하고 치는 느낌이 들었다. 살짝 건드렸을 뿐인데, 몸 전체가 움찔, 움찔하고 반응했다. 나는 나 자신이 지금 생각보다 절정상태에 가깝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의 목소리가 내 얼굴 위에서 들려왔다.



"아직, 기절 안했네요..."



그녀의 그 말에, 나는 소름인지 공포인지 정체 모를 오싹한 느낌을 온 몸에 느꼈다.


생각해보니, 태어나서 생전 맡아본 적도 없는, 아니 보통 사람들이라면 평생 안 맡아볼 법한 이런 지독한 냄새를, 그것도 코 앞에서 직빵으로 맞고도, 아직 기절 안 한게 정말 용하다. 그나마 들어오던 공기마저도 이젠 없는 듯 했다.


그녀는 다시 두 손으로 내 성기를 감싸는 듯 했다. 그러더니, 차근차근 말하기 시작한다.



"이제 참던 걸 거의 다 뀌어서 안정은 됐는데, 콜록! ...아직 뱃속에 가스가, 으, 부글부글거리고 있는거 같으니... 얘가 완벽하게 기절할 때 까지 뀌어보도록 하겠습니다아..."



그 누구보다도 시끄러운 그녀의 아랫입과는 다르게, 윗입은 그 누구보다도 나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구릅, 구르르르러러러겁-



그리고 그녀의 배에서 느껴지는 진동. 그 진동이 그녀의 엉덩이를 타고 내 얼굴 위까지 전해져온다.



"그, 그럼..."



나는 이번엔 정말 기절할 각오로, 마음을 다잡고 싶었으나, 그녀가 손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감촉이 느껴지자마자 흥분감에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흐응!"


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럭! 뿌우우우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보보보부부부부우우우우우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북!!



더 긴 음표들이 연주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진 그녀가 참고 있던 걸 겨우 내보낸 거라면, 이제부턴 그녀가 엉덩이에 힘을 주면서 가스를 배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풍압이 차원이 한 차원 높아진 듯했다.



뿌푸부부부부부부-붑! 부부부부부루루루루루우우우우우우우즈즛!! 뿌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복뽁바바바바바바라라라라라아아아아아악!



그리고 나는, 냄새가 여기서 더 지독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인생에서 제일 지독한 냄새였는데, 지금 그녀에게서 나오는 뱃속에서 사흘동안 더욱 숙성된 가스는 이 기록을 또 갱신하고 있다. 이러다 냄새를 넘어서 어떠한 물리적 차원의 데미지를 입을 것만 같았다.




"으, 으으..."


뿌보보봅보보보! 뿌부우우우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부부부부부북!! 뽀부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보뽀보뽀뽀뽀뽀뿌뿌부부뿌뿍! 뿌뤄러러러어어어어어-버버벅!!



더, 더... 더욱 세지는 방귀에, 나는 정말로 거의 혼미해지면서 절정에 다다르기 직전이었다. 그녀의 두 손이 더욱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히으읏..."


뿌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버버버버더더더덕-!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부부부부보보보부부부보보보붑부부붑붑붑붑! 부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옥!!



더 이상 힘들다. 차라리 지금 바로 기절해버리고 싶어. 이 괴롭고 역겨운 냄새를 더 맡을 자신이 없다.



"읏흐으으으읏..!"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부부부부부부부부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로로로로로로로-뽀뽀뽀뽀오오오오오오오오-보부보보오오오오오오오오-뽀오오오오오오-보보보복!!



이런 마음을 그녀는 아는지 모르는지, 이젠 인간이 뿜어낼 수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울 정도의 가스를 내 위에서 뿜어댔고...



"하앙... 흣! 흐으아앗..-"


뿌부부비리리리리리리리리디디딕! 뿌오와아아아아바밧!! 뿌보오보보봅봅뽀보보봅-보오오오오보오오와아아-바바바바아바밧바바라박바라바바바아아바바라빠바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라라라락!



그리고 내 아랫도리도 내 뇌와는 다르게 지금 상황을 더욱 원하고 있었다. 분명 그녀의 엉덩이와 손에 흥분한 것일텐데, 그녀가 연주하는 세기가 점점 커질수록 흥분감이 고조된다.



구부루보보보리리리리뤼리릿!?


"아, 큰 거 내려온다, 방귀 큰 거 내려와...!!"


뿌보보보복! 뿌우우우우우웅- 뿌밧!



그녀는 더 빨리 두 손을 흔들며 내 성기를 자극했다. 그녀의 엉덩이에서 터져나오는 잔방귀(-조차 일반인들 수준에선 엄청난 방귀이다)들이 내 얼굴을 순차적으로 때렸다.



꾸뽀뽀뽀뽀뽀뽁-뽀뽀로로로로보보비비리빅!


"배, 뱃속 깊은 곳에 쌓여 있던 거 다 내려와아.."


부욱! 뿌우우우-루루로로보복! 뿌우우웅!


꾸삐빗! 꾸르보보보-르로로록!


"내, 내 진심 방귀 얼굴로 모조리 받아버리고... 기, 기절해줘어!"


부부부-뿌부부부-뿌부붓!! 뿌보오오보복! 뿌보오오오오-보복!



그녀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나는 이 순간이 바로, 절정에 다다라 기절해버릴 타이밍임을 직감했다.

그 순간이 바로 코앞에 있었다.


이윽고, 그녀의 윗입과 아랫입이 생전 가장 큰 소리를 내며 세레나데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하으읏, 흐아아아아아아아앙!!"


뿌우우우우우우으으으으으우우부부부부부부부붑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부르르르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러로루루부부뿌뿌뿌뿌뿌부뿌뿌뿌뿌뿌뿌뿌부부부뿌뿌뿌뿌뿌뿌우우우오오오와아아아아아아아아악!


"흐읏,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응♡!!!"


뿌우우오오오오오오오보봅! 뿌부부부부부부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보-부보뽀뽀뽀뽀-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옥~!!


"읏, 으흣, 흐으으으으으오오오오오오오옷!!"


뿌와아아아아아악!! 뿌와아아아아아아바바바바박! 뿌뿝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덕!


"하으, 으으으으으으응..."


뿌우우우우웅,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보보보보보보보오로로로로로로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


"..응하아아아아앗♡"


뿌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후우, 후우..."


뽀오오오오오오옹, 뿌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읏-


바지도 안 벗기고 손을 흔들던 그녀는, 흥건하게 젖어버린 내 바지를 전체적으로 쓰다듬었다.

죽을 정도로 지독한 이 냄새가 온몸 전체를 감싸며, 나는 점점 의식불명 상태로 빠져들었다.


그때, 의식이 완전히 없어지기 직전, 그녀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고마워. 그리고, 좋아해."



고맙다고.


그리고,


좋아한다는 말.


나는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돌아가지도 않는 내 뇌의 마지막 힘을 쥐어짜며 생각했다.



'아, 더 듣고 싶은데. 뒤에 뭐라고 말하는지 더 들어야 하는데.'



그녀가 다음순간 뭐라고 더 중얼거리는 듯했지만, 이미 내 귀에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그저 점점... 무의식 속으로.



'...여기서 기절하면 안되는데...'




-




내가 일어났을 때, 그녀의 엉덩이에 깔리기 직전에 봤던 천장이 보였다.


나는 방바닥에 누워있었다. 하체에 있던 젖은 바지와 팬티는 없고, 그 대신 그 위에 이불이 덮여있었다.


열린 창문으로 노을빛이 보였다. 한 2시간 정도 기절해있었던 모양이다. 창문은 열려있었지만, 아직 2시간 정도밖에 안 지나서 그런지 구리구리한 냄새가 아직 방 전체에 남아있다.





"어, 저! 정신이 들어!??"



옆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누운 채로 고개를 살짝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세레나데용 의상을 그대로 입은 채, 엎드려서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찰나 그녀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녀는 눈을 뜬 나를 보자마자 이쪽으로 와 누워있는 나를 꼬옥 안아주었다.


그녀의 체온이 느껴졌다.



"어, 어어..."



나는 당황했지만,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와 나의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치더니, 그녀는 당황한 듯이 나에게서 살짝 멀어지고는 다시 몸을 일으켜세웠다.



"아, 안 일어나서 걱정했다구! 호, 혹시 너무 지독한 냄새 맡아서 잘못된 건 아닌가 싶어서..."



그녀는 약간 부끄러워하면서 나에게 말했다. 방금과 달리 시선을 나와 똑바로 맞추고 있지 않았다.



"...뭐, 시간 보면 겨우 2시간 정도 기절해있었던 거 같은데 그 정도로..."


"응? 무슨 소리야?"



그녀가 되물었다. 그리고 내 맥락을 파악했는지, 거기에 대해 대답했다.



"...아... 그게 아니라, 너 하루 넘게 기절해있었어."



"헐."



즉, 나는 그녀의 방귀를 맡고 2시간이 아니라 26시간 기절해 있었다는 거구나.


그 말을 듣고 깨달았다. 내가 지금 엄청나게 에너지가 없는 무기력한 상태라는 걸... 하루 넘게 아무것도 안 먹고 기절해있었으니 그럴만 하지... 솔직히 조금만 더 기절해있었으면 진짜로 몸이 위험할 뻔했다.



"이, 일단 물 마셔."



그녀가 옆에 놓여있던 생수병을 내게 건네며 말했다. 아마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몸을 힘겹게 일으켜세웠다. 온몸이 쑤셨다. 나중에 뭐 든든하게 먹고 운동이라도 해서 몸을 회복해야할 것 같았다. 이불을 덮고 앉은 채로, 그녀가 준 페트병의 뚜껑을 따 물을 마셨다. 500mL를 한 번에 다 마시는 동안, 잠시 정적이 흘렀다.



나는 물을 다 마시고, 그녀에게 내가 궁금했던 그 질문을 털어놓을 타이밍이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세나야."


"으, 응?"


"...이런 이상한 부탁, 왜 들어준 거야?"


"이상한 부탁... 어제 한 거 말이야?"


"그거 통틀어서 그냥... 내가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했었잖아. 방귀 뀌는 걸 찍어서 올리자는..."


"아, 컨텐츠 시작하자고 한 거..."


"...솔직히 난 그때 선넘었다고 생각해서, 그 말 하고 되게 후회하고 있었거든. 나름대로 너에겐 그 방귀가 컴플렉스일텐데..."



그녀는 다시끔 나에게 눈을 맞춰주었다. 우리 둘은 앉아서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근데 그 다음날 아침에 니가 찾아와서 컨텐츠 한다고 했었잖아."


"...응."


"이유가 뭐야...?"


"...!"



나는 그녀를 더욱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 몰라하는 듯 했다.



"...우으..."



잠시 고개를 숙이고, 할 말을 고민하는 듯한 상태가 되어 나는 기다려줬다.



"..읏!"



그러다가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그녀가 고개를 들고 힘껏 외친 한 마디.



"너, 내 방귀 좋아하잖아!!"



얼굴을 붉히며 그녀가 나를 향해 소리쳤다. 나는 당황했다. 그 질문은 그녀가 왜 방귀를 나에게 뀌어주는가에 이어서, 내가 나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던 또 하나의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응...?"


"...우으, 으, 그러니까..."



그녀는 나를 바라보던 똘망똘망한 눈을 다시 피하고, 우물쭈물하며 자신의 감정을 말하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이 체질 정말 싫었어. 한창 예쁘고 귀엽게 보여야 하는 여자아이가, 소리도 크고 냄새도 더러운 방귀나 뿡뿡 뀌어대고... 자꾸 차는 가스때문에 배도 꾸륵거리고, 아프고... 어쩌다 참지 못하고 성대하게 뀌어버렸을 때 남들이 나를 바라보는 그 시선은 아직까지 익숙해지질 않아..."



나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가 하는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 그런데! 유일하게 내 거대한 방귀를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가와 준 게 너였단 말야! ...사실, 내가 뀌는 방귀가 신기하다는 네 반응은 조금 창피했지만... 그, 그래도, 소리나 냄새 신경 안 쓰고 나랑 항상 놀아준 게 기뻤으니까!"



그랬었지, 앞에서도 말했지만, 세나는 중학교 때 방귀녀로 소문이 자자했기 때문에, 중학교 때는 내가 얘의 거의 유일한 친구였다.



"그, 그래서, 그때 너 덕분에, 나 조금 자신감도 가졌다? 그래도 방귀 빼면 나 완벽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해보고, 고등학교 때는 달라지고 싶어서, 힘들었지만 방귀 참는 연습도 자꾸 해보고... 네 앞에서만 뀌고 싶었으니까..."



중학교 동창들이 소문을 퍼뜨리는 찌질한 짓은 안했는지, 그녀는 성공적으로 고등학교 생활을 마쳤다. 그녀 주변에 나도 있었다.



"그런데, 니가 몇 개월전에, 그.. 그런 말을 하는 걸 듣고, 궁금해서 검색해봤는데..."



검색해봤다는 건, 아마 싫다고 자기 방을 향해 뛰쳐나간 직후를 말하는 걸까.



"...나, 나는, 니가 그런 취향인 줄 모르고... 그래서 처음부터 나한테 다가온 게 아닌가 싶어서어..."


"응? 잠깐만 그게 무슨 소리야. 취향이라니?"


"그, 그때 알게 되었어! 세상엔 여자가 뀌는 방귀에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 그 영상들 보고 인터넷에 여자 방귀라고 검색해봤더니, 그런 종류의 페티시 영상들이 잔뜩 나왔다구!"



아, 확실히, 그때 그녀에게 그런 제안을 했던 나는 그런 쪽을 하나도 몰랐지만, 지금은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겠지.



"그, 그래서, 니가 내 방귀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창피하기도 했는데..."


"..."



나는 '그건 아니야'라는 말을 차마 꺼낼 수 없었다.



"...왠지 너라면 그게 싫지 않았고..., 아니 오히려..., ......"



그녀가 뭐라고 뒤에 작게 말하는데, 잘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되물었다.



"응?"


".......길 바랬으니까..."


"뭘 바랬다고..?"


"...으, 아 진짜, 니가 날 좋아해주길 바랬으니까아!!"



그녀가 여전히 아래를 쳐다본 채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나도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뜨거워져, 괜스레 시선을 그녀의 얼굴에서 딴 곳으로 돌렸다. 내가 기절하기 직전에 그녀가 중얼거렸던 '좋아해'라는 말이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아씨, 이게 왜 지금 떠오르냐...'


"...그, 그래서! 니가 말한 그 컨텐츠라는 명목 하에, 네 앞에서 내가 방귀를 뀌는 걸 어필하면,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 해서... 으으, 열심히 참았다가 네 앞에서 배출해서 너를 꼬시는 거라고... 나름대로 생각했단 말이야..."


"..."


"그, 그리고, 언젠가부터, 네 앞에서 참았던 방귀를 한 번에 시원하게 뀌면, 뭔가 몸이 달아오르는 느낌도 들고, 여전히 너무너무 부끄럽지만, 내 방귀로 네가 나를 좋아해 줄거라는 생각을 하니, 더, 더 뀌어서 너를 유혹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정리하자면, 내가 그녀에게 한 제안 때문에 그녀는 내가 방귀 페티시가 있다고 착각하게 되었고, 그렇기에 정말로 방귀를 이용해 나를 꼬시려고 하였다. 그녀가 내가 한 부끄러운 부탁들을, 얼굴을 붉히면서도 전부 들어준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나의 무지함과, 그녀의 착각에서 시작된 사태. 나는 나를 유혹하기 위해 노력한 그녀가 귀여워서, 그만 미소를 지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큽, 푸흐흐흐흐..."


"...왜, 왜 웃어! 창피하단 말이야아아! 애초에 이건 그런 이상한 취향 가지고 있는 니가 창피해야 할 일인데, 왜 내가 창피해하고 있냐고!!"


"그치만, 그런 취향 알면서도 나를 좋아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고, 오히려 그 취향을 이용해서 날 꼬시려 한 거 아냐?"


"그, 그건... 맞는데에... 아, 정말! 인생을 살면서 내 방귀를 좋아해주는 사람은 커녕,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 너 단 한 명 뿐이었다고!"



나는 애교가 섞인 말투로 나에게 역정을 부리는 그녀가 귀여워서 자꾸 웃음이 나왔다.



"그, 그러니까! 난 너 아니면 안돼! 내 방귀를 좋아해주는 사람은 오직 너 밖에 없어! 너 없으면 난 못 살아!"


"세나야."



내가 세나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자, 세나는 움찔하는 반응과 함께, 얼굴을 붉히고 눈을 밝히며 나를 살짝 올려다보았다.



"좋아해."



나는 이제서야 시선을 세나의 눈에 똑바로 맞출 수 있게 되었다.



"네 방귀도, 너도, 전부."



세레나데라는 이름은 '세나'라는 그녀의 이름으로부터 그냥 지은 거였지만, 이젠 알게 되었다.

세나가 지금까지 연주한 건, 정말로 나를 위해 부르는 저녁의 사랑 노래였던 것이다.



세나의 눈에서 눈물이 한 두 방울, 톡, 톡, 떨어졌다.



"야 왜 울어...!"


"흑, 그치만, 기뻐서어..."



나는 몸을 조급 굽히고, 울고 있는 세나를 꼭 안아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어제의 잔향이 남아있던 그 공간 안에서, 서로를 껴안은 채 한참 동안 서로의 체온을 만끽했다.

세레나데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 나는 기쁜 마음뿐만이 가득했다. 내가 원래 안고 있던 두 가지 고민에 대한 해답을 내렸으니, 이제 나는 그녀와 함께 걸어가고 싶다. 세나를 좋아하고, 방귀 뀌는 세나도 좋아한다. 아무리 소리가 클 지라도, 그 소리는 나만 들을 수 있는 거니까. 아무리 냄새가 지독하더라도, 그 냄새는 나만 맡을 수 있는 거니까.



그렇게 세나와의 세레나데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인가 싶었더니...




"...저기..."


"응? 왜, 세나야?"



울음을 그친 세나가, 나에게 안긴 채로 나를 살짝 불렀다.



"흐응..."


부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뿌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내 품 안에 앉은 채로, 뒤를 향해 힘껏 가스를 분사하는 세나.

방귀의 분출과 함께 그녀의 몸의 떨림이 전해져왔다.


나는 심장이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헤헤, 창문 열어도 냄새가 안 빠져서... 너 일어날 때까지 참고 있었는데."



세나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헤실헤실 웃어보였다.



구뤼립, 구르르오오오로로로로로록!


"...세나 표 세레나데 제 2악장, 궁금하지 않아?"



아.


이젠 절대로 부정 못하겠다.


나는 그녀를 좋아해. 방귀까지 전부.


나는 내 품 속에서 나를 올려다보며 웃고 있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나지막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를 향해 말했다.



"...일단 밥부터 먹고 들으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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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30000자

분량조절 개같이 실패 ㅋㅋ

나누기도 애매해서 그냥 한 번에 올림

난 역시 순애방귀물이 최고인 것 같다


개최자 픽이 '맡는 사람이 너무 좋아하면 안된다', '뀌는 사람이 부끄러워하는거'라길래 요거 맞추다가, 스토리 진행상 남주랑 여주가 나중에 결국 방귀를 좋아하게 되어야 해서 남주가 거의 마지막에 가서 흥분한다는 감정을 깨닫는 걸로 바꿨는데, 이 부분 묘사 포함해서 감정선 진행이 전체적으로 너무 어색했어서 좀 아쉽다


다음에는 트위터 돌아다니다가 개 꼴리는 소재 봤어서 그걸로 방귀 소설 한 번 써볼 듯

언제가 될지는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