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내 인생 최악의 선택 (上) https://arca.live/b/scottoberg/79113988?p=1

03 - 내 인생 최악의 선택 (下) https://arca.live/b/scottoberg/79275188?p=1

04 - 명예와 맞바꾼 탈분 https://arca.live/b/scottoberg/79357727?p=1

05 - 취하기만 하면 싸버리는 한 여사친의 이야기 https://arca.live/b/scottoberg/79476397?p=1

06 - 주체할 수 없는 설사 https://arca.live/b/scottoberg/79572054?p=1

07 - 금지어(魚), 일상을 망가뜨리다 https://arca.live/b/scottoberg/79648401?p=1

08 - 참을 수 없는 히로인, 검푸룬 (上) https://arca.live/b/scottoberg/79741889?p=1



익스크리션(Excretion) _ 02

– 내 인생 최악의 선택 (中)

 

 

다음 날 오전, 공항에 도착했는데 내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

10분 정도 지나니까 내 친구 주희를 만났는데 벌써부터 태국에 있는 듯한 옷차림으로 왔다.

핫팬츠에 크롭티에… 선글라스도 어디서 구했는지…

주희가 약간 4차원이라 나는 ‘그런가 보다…’하는 생각으로 또 다른 친구 시영이를 기다린다.

시영이는 주희만큼은 아니지만, 그냥 평범하고 놀기를 좋아하는 애다.

그리고 먹는 것도 엄청 좋아해서, 여행 갈 때는 무조건 맛집을 찾는 만큼 그런 걸 엄청 좋아한다.

둘이서 시영이를 기다리는 동안, 주희가 나에게 묻는다.

 

“주영아, 태국 도착하고 야시장 갈 계획 없어?”

“야시장?”

“응, 태국 여행 가면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야시장이래. 거기에 먹을 것도 많고, 볼 것도 꽤 있어!”

“정말? 당연히 가야지!”

 

야시장이라니, 너무 기대가 된다.

타지에서 다양한 것을 경험할 것을 생각하니 너무 기분이 좋다.

마침내 시영이도 도착하고 수속을 밟은 후 태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_

 

몇 시간을 기다린 후에 태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 내리자마자 덥고 습한 열기가 맞이해주는데, ‘여기가 진짜 태국이 맞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시영이는 이런 날씨 좋아해?”

“음… 난 별로… 덥고 습하면 끈적끈적해지잖아.”

“나도 그래.”

“그래도 공항에서 에어컨을 틀어주니까 그나마 낫긴 하네.”

“인정.”

 

좀 무뚝뚝한 애지만, 그래도 말을 걸어주면 대답은 잘 해준다.

 

입국심사를 하고 짐을 찾고나서 바로 호텔로 들어갔다.

중간에 체크인 하는 게 조금 힘들긴 했지만 구글 번역기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체크인 후 호텔 숙소로 들어가서 짐을 풀었다.

아직 저녁 먹을 시간이 아니긴 하지만, 나는 목이 좀 말랐다.

 

“주희야, 물 있어?”

“응.”

“목 마른데 물 좀 줄 수 있어?”

“어, 저기 화장실 세면대에 나오잖아.”

“아니…! 그거 말고…”

 

주희는 또 장난을 치고 앉아있다. 시도때도 없이 그러는 건 아니지만, 가끔씩 저럴 때마다 어이가 없긴 하지만 또 재미는 있다.

 

“시영이는 물 있어?”

“아니, 없어.”

 

아… 목은 타들어가는데, 세면대의 물을 마시는 건 좀 미친 짓 같아서 다시 나가서 카운터에 물을 요청했다.

프론트 매니저가 페트병으로 된 물은 없지만 호텔 안에 식수대가 있다고 말씀하셔서 일단 그거라도 마셨다.

얼음물처럼 시원하진 않았지만 나름 마실 만했다.

그 후 저녁을 먹기 위해 친구 둘을 데리고 야시장으로 향했다.

 

“주영아, 메뉴 정해놓은 거 있어?”

“아… 아니… 그냥 거기에 있는 거 아무거나 먹으려고.”

“뭐야, 여행 초짜처럼 그러면 안되지. 맛집이 얼마나 많은데. 저녁 뭐 먹지 그러다가 저녁도 못 먹고 호텔로 오겠다.”

“시영이는 그런 거 잘 알아서 좋겠다ㅋㅋㅋ”

“이런 건 기본이지…”

 

나는 정말 준비성 하나도 없이 그냥 즉흥적으로 오기만 했는데 시영이가 있어서 그나마 든든하다.

시영이가 추천해준 메뉴를 골라서 우리는 똠양꿍을 먹기로 했다.

많이 걸었더니 또 목이 마르기 시작했다.

 

“아… 목말라.”

“또 목이 마르나 봐, 주영이?”

“몰라… 요즘 수분 보충이 안 돼서 그런 건가 봐.”

“여기서 물 너무 많이 마시는 것도 별로 안 좋다구.”

“왜?”

“해외에서 물 잘못 먹었다간 온종일 고열에, 설사에… 진짜 장난 아니야.”

“에이, 태국이 아프리카가 아닌데 물이 더럽겠어? 그냥 페트병으로 된 물 마시면 되잖아.”

“하긴… 그렇지. 진짜 불안하면 음료수 사 먹는 게 좋아.”

“에이, 살 찌게 그런 소리를…”

“그럼 말고.”

 

주희가 또 불안한 소리를 한다.

 

‘잠깐만… 고열에 설사? 그거 콜레라 아닌가?’

 

나 혼자서 걱정하고 있는 사이, 우리가 주문했던 음식이 나왔다.

 

“에이, 별 거 없겠지! 배고프니까 일단 먹고 생각해보자!”

 

나는 목이 마른 걸 똠양꿍 국물로 때우겠다고 생각하고 그냥 먹었다.

 

-

 

다 먹고나서 식당 바깥으로 나오는데, 식당 근처에서 패션 후르츠 주스를 팔고 있는 것을 봤다.

 

“주희야, 저거 먹어봤어?”

“음… 한국에서 몇 번. 근데 여기 현지에서 파는 건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

“그러면 한 번 먹어보자!”

 

나는 시원한 게 좋아서 패션 후르츠 주스에 얼음을 추가했고, 나머지 둘은 얼음 없이 그냥 주스만 마시겠다고 했다.

한 잔 들이키는 순간… 새콤 달달한 맛이 내 입 안을 감싸고 들어왔다.

 

“와… 이거 진짜 맛있는데?”

“진짜 인정. 한국에서 먹던 거랑 차원이 다른 맛이네!”

“난 처음 먹어보는데. 이렇게 맛있는 과일이었다니…”

 

우리 셋 다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 야시장에서 아이쇼핑을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

 

3일차 되는 날, 우리는 세부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려고 굉장히 분주했다.

호텔에 두고 간 것은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호텔 체크아웃 하고 곧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시영아, 세부에서 할 거 생각한 거 있어?”

“거기는 태국보다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진짜 할 게 많지. 다 계획을 짜 놓긴 했는데, 사실 나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라 기대가 돼.”

“나도… 거기는 이름만 들어봤지, 한 번도 가본 적 없어.”

 

그렇게 셋이서 세부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1시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응…? 갑자기…? 아침에 호텔에서 해결했는데…’

 

다행히 비행기 화장실이 바로 뒤쪽에 있었다.

비행기 안의 화장실을 써본 적 없어서 들어가자마자 변기에 물이 없는 걸 보고 약간 당황했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에 바로 바지를 내리고 시트에 앉아 아랫배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푸드득… 뿌루룩…

 

하… 설사라니. 기껏 해야 호텔에 있는 음식이랑 밖에서 먹었던 음식이 전부인데.

근데 갑자기 주희가 첫 날에 했던 말이 생각났다.

 

“물 해외에서 물 잘못 먹었다간 온종일 고열에, 설사에… 진짜 장난 아니야.”

 

‘설마… 진짜 콜레라는 아니겠지…?’

 

불안한 마음에 내 손을 이마에 짚었는데 딱히 열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머리가 아픈 것도 아니고 단지 설사를 한 것뿐인데, 괜한 걱정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음식이 나랑 안 맞아서 그런가 보다.’

 

나는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고, 편안한 마음으로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

 

오후 즈음 되어서야 세부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또 다른 공기가 우리를 맞이해주는데, 태국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수속을 밟고 호텔에 들어가서 쉬려고 했는데, 주희가 호텔의 커튼을 열어 젖히니 광활한 해변이 보였다.

 

“우와, 해변 진짜 이쁘다.”

“이야, 이거 지금 나가서 놀기 딱 좋은 날씨인데?”

“내 말이. 주영아, 밖에 안 나갈래?”

“응…? 나?”

“그러면 너 말고 누구 말하는 거겠냐?”

 

음… 사실 지금 변의가 살짝 찾아오긴 했는데, 지금 애들이 같이 나가서 놀자고 하는데 나 혼자 빠질 수는 없으니.

 

“ㄷ… 당연히 가야지! 같이 여행 왔는데 나만 빠질 수는 없지!”

 

이 참에 해변 구경하고 바다에 들어가서 놀 생각에 처음부터 수영복을 입기로 했다.

주희는 뭐가 부끄러운 건지 모노키니를 입고 겉에 얇고 긴 담요를 걸쳤다.

시영이는 래쉬가드를 입었고 나는 내 몸매를 자랑하기 위해 비키니를 입었다.

 

“이야, 주영이 진짜 섹시한데?”

“나 왕년에 운동 좀 했어. 뭐, 요즘은 가벼운 운동 하면서 몸매 관리하고 있는 중이야.”

“와… 진짜 부럽다. 나는 내 뱃살 보여주기 싫어서 래쉬가드 입는 건데.”

“야, 운동 좀 하면 나처럼 돼. 걱정 마.”

“그건 오랫동안 해서 그런 거잖아.”

“그건… 그렇지… 그리고 먹는 것 좀 줄이면 돼. 알겠니?”

“쳇.”

 

시영이는 또 삐졌다. 나보다 잘난 건 많은데 이렇게 삐지는 것만 보면 초딩이 따로 없다.

일단 그게 문제가 아니고, 얼른 해변을 돌아다니면서 놀아야지.

 

호텔 밖에 나와서 해변을 쭉 둘러보는데, 진짜 우리가 본 해변 중에서 단연 탑이라고 부를만큼 아름다웠고, 해변에서 노는 사람들을 보니 당장이라도 물에 들어가고 싶어졌다.

그렇지만 일단은 친구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해변을 걷고, 그 뒤에 바다에 들어가는 걸로 결정했다.

그렇게 해변을 쭉 걷는데, 옆에서 비치발리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잠깐 구경을 하는데, 거기에서 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우리를 불렀다.

거기서 영어로 같이 해보자고 그러길래 내가 하겠다고 했다.

다른 애들은 딱히 하고싶은 마음은 없고 그냥 옆에서 구경하겠다고 했다.

 

한창 비치발리볼을 하던 중, 상대팀이 갑자기 강스파이크를 꽂았다.

그런데 배구공이 내 아랫배를 강타했고, 나는 갑작스러운 압박에 설사가 조금 새버리고 말았다.

 

푸득…

 

“아, 아…….”

 

나는 짧은 신음 소리와 함께 아랫배를 부여잡고 쓰러졌고, 비치발리볼을 하던 사람들과 내 친구들이 와서 내 상태를 확인했다.

나는 괜찮다고 하고 잠깐 누워있는데, 또 다시 아랫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으… 설마… 여기서…?’

 

순간 내 초등학교 때 겪었던 일이 생각 났다.

그 당시, 하는 수 없이(?) 내 팬티에 설사를 쏟아낸 것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지금은 성인이고, 내 변의를 내가 컨트롤 할 수 있지 않은가…!

조금 뒤 괜찮다고 생각하고 일어서는 순간.

 

뿌르르륵… 뿌직…

 

일어설 때 내 아랫배에 힘이 저절로 들어갔는데, 물과 같은 설사가 곧바로 내 항문을 뚫고 내 비키니에 쏟아내기 시작했다.

내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버렸고, 싸버리는 것을 멈추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나와버릴 대로 나와버린 내 똥은 내 다리를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고, 그것을 본 내 친구들과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나를 보고 기겁했다.

곧 바로 내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나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어째서… 내가… 이렇게 어린 아이같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주희는 곧바로 다른 사람들이 이 장면을 더 이상 보지 않게 얇은 담요를 가지고 내 엉덩이 부분을 덮었다.

잠시 후, 시영이가 나에게 묻는다.

 

“ㄱ… 괜찮아…?”

“으… 응.”

“호텔로 다시 돌아가자. 지금 놀기에는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아 보여.”

“…….”

 

주희는 내가 지려버렸던 곳을 모래로 덮었고, 시영이는 나를 부축해서 호텔로 다시 향했다.

걸어가는 동안 초등학교 때 겪은 일이 다시 생각나서 창피함에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

 

호텔 숙소에 도착하고 곧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서 남아있던 잔변을 모조리 쏟아냈다.

 

뿌루룩… 꾸르르륵! 쪼르르르…

 

하… 진짜 많기도 하다. 해변에서 쏟아낸 것도 모자라서… 이렇게 뱃 속에 많이 묵혀두었단 말인가….

다 싸고나서 내 인분을 머금은 하늘색 비키니는 버릴까 하다가 내가 갖고 온 수영복이 이것밖에 없어서 그냥 씻으면서 빨기로 했다.

 

다 씻고 나니 주희랑 시영이가 방에 이미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주희가 입을 열었다.

 

“이야… 주영이… 너, 그런 거 왜 말 안 해줬어?”

“…월?”

“똥 마려운 거 말이야. 난 너 그렇게 안 봤는데.”

“…….”

“생리현상은 솔직히 노는 것 보다 더 급한 거잖아, 맞지? 솔직히 너가 거기서 지려버린 건 좀 충격적이었는데, 한 편으로는 너가 좀 불쌍하게 보이더라.”

“…….”

“그 때 내 여동생이 생각이 나더라고… 내 동생도 해변에서 나한테 화장실 가겠다는 말 부끄러워서 말을 안 하다가 결국 모래사장 한 가운데서 수영복에 똥을 싸버렸지 뭐야.”

“…….”

“우린 성인인데 그런 모습 보여주면 곤란하잖아. 그니까 배 아프면 화장실 가겠다고 얘기해. 우리도 같은 여자고, 이해 못 해주는 건 아니잖아.”

“…알겠어.”

 

그렇게 우리는 그 날 저녁을 호텔 안에서 놀면서 지냈다.

또 바깥에서 착의탈분을 할까 걱정이 돼서 그런 것이었다.

내일은 친구들과 같이 보트를 타고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일정이 있는데, 마지막 날이기에 걱정 없이 놀려고 한다.

 

(03에서 계속 됩니다.)


-----

03까지 쭉 이어지는 스토리이고, 04부터는 옴니버스? 그렇게 계획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글을 써본 적이 많이 없어서 부족한 부분 있더라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