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대기업 파더스 인더스트리, 의료, 문화, 산업, 건축 등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는 전무후무한 성과를 올리는 기업이다. 이런 공룡 기업의 본사의 건물 역시 그 명성에 걸맞게 거대하다. 건물의 층수는 100층, 단순히 높이만 높은 것이 아니라 최고의 건축 기술을 사용하여 강도 8.0의 강한 지진이 일어나도 미동조차 없을 정도로 견고하게 지어져 있다.


많은 젊은 이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싶어 하며 파더스 인더스트리의 사원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선망의 대상이다. 


이 100층이나 되는 거대한 건물에 한 사람이 출입문을 열고 들어온다. 낡은 노란색 장화에 온 군데군데 새까만 얼룩의 흔적을 지닌 회색 작업복을 입고 검은색 마스크를 쓴 사람이 들어온다.


한눈에 봐도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이 아니라고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거대한 건물에는 오직 파더스 인더스트리의 사원만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건물이 100층이나 되기 때문에 지속직인 유지보수는 필연적이다.


작업복을 입은 사람은 커다란 무언가가 든 통을 질질 끌면서 안내 데스크 앞으로 선다. 



"어떤 일로 오셨어요?"


작업복의 사람은 말없이 두장의 종이를 꺼낸다. 한 장은 자신이 배관공이라는 증명서와 사내 출입 허가서이다.


두 장의 종이를 건네받은 안내 데스크의 사람은 종이를 대충 훑어보기 시작한다.


"저기 라인 앞에 서계셔주세요."


작업복의 사람은 자기 짐을 끌고 그녀의 말을 순순히 따른다.


"삐이이이-"


기계음과 함께 빨간색 빛이 번쩍인다.


 그것은 바로 금속 탐지기, 외부인이 총기류를 무단으로 반입해서 생기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도입한 장치이다.


"삐이이익! 삐이이익!"


어딘가 문제가 있는지,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금속 탐지기. 작업복의 사람이 가지고 온 통에 들은 물건이 원인인 것 같다.


"혹시 죄송한데 안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도 말없이 순순히 말을 따르는 작업복의 사람, 통 안에 들어 있는 모든 물건을 천천히 꺼내기 시자한다.


몽키스패너, 드라이버, 볼트와 너트가 들어 있는 통 그리고 다량의 파이프였다.


"네 확인됐습니다, 이제 들어가셔도 됩니다."


허가가 떨어지자 다시 자기 짐을 들고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는 작업복의 사람.


1층의 엘리베이터에서 위로 올라가는 버튼을 누르고 기다린다. 어느새 주변에 많은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몰려들었지만 아무도 작업복에겐 시선조차 주지 않는다, 있어도 없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이 건물에서 철저한 외부인 취급이다.


작업복이 누른 층은 78층.


어느덧 엘리베이터가 78층에 도착하고 문이 열린다. 문 앞에는 양복을 입고 안경을 낀 한 남자가 서 있다.


그 남자와 작업복은 서로 시선을 맟준다.


양복의 남자는 눈을 한번 깜빡이고 가슴 쪽 주머니에 있는 단추를 만지작거린다.


일상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자그마한 일이지만 둘 사이에서 오가는 무언가는 의미심장한 기류가 맴돌고 있다.


작업복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그 자리를 빠져나간다. 양복의 남자도 작업복이 타고 온 엘리베이터를 타고 그 자리를 유유히 빠져나간다. 78층에 내린 사람이 몇 명 존재했으나 둘 사이에서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 것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작업복은 문을 열고 어딘가로 깊숙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문에는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고 쓰여져 있지만 그런 단순한 글귀만으로는 작업복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그렇게 마지막 문을 열고 들어간 작업복은 주머니에서 작은 이어폰을 꺼내 귀에 꼽고 어딘가에 연락을 시작한다.


"여기는 K, 지금부터 작전 준비를 시작한다."


작업복 아니 K라고 불리는 이 자는 자신이 여태까지 가져온 통에서 파이프를 꺼낸 뒤 그것을 조립하기 시작한다, 조립을 시작한 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능숙한 솜씨로 조립을 완료한다. 그리고 그 파이프를 어딘가에 연결하기 시작한다. 어딘가에 연결된 채 단단하게 고정된 파이프. 


파이프를 고정시키는 작업을 완료하자, K는 이제 방금까지 입고 있었던 작업복을 벗기 시작한다,  작업복을 벗자 검은색으로 된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이 드러난다. 펑퍼짐하고 허름한 옷을 입었을 때는 알 수 없었지만 이제 드러나는 풍만한 가슴과 골반을 통해서 K가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준비 완료, 지시만 내려진다면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다.


"알겠다, 곧 지시를 내릴 테니 기다리도록."


"작전이 누군가에 의해 중단될 가능성은 없나?"


"현재로선 없다, 설치해 둔 카메라의 데이터를 너와 공유할 테니 만일을 대비해 K, 너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알겠다."


K는 이어폰을 통해 누군가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그 사람의 정체는 아까 자신과 모종의 커뮤니케이션을 한 양복의 남자이다.


연락을 마친 뒤, K는 손목에 달린 장치의 전원을 키고 양복의 남자가 전해 준 데이터를 전송 받는다, 전송이 완료되자 설치된 카메라의 영상을 장치를 통해 볼 수 있게 되었다.


"K, 작전을 시작해라."


"알겠다, 작전 시작."


K는 자기 옷에 달린 지퍼를 내린다, 그녀의 옷에 달린 지퍼의 위치가 특이한데 지퍼를 열면 항문이 드러나는 이상한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그녀의 옷도 특이하지만 옷을 열자 더욱 특이한 광경을 볼 수가 있었다, 지퍼를 열자 항문 대신 기계 장치가 보인다, 그 기계 장치는 그녀의 항문을 막고 있었다.


K는 파이프를 자기 항문에 달린 기계 장치와 연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플러그 개방!"


"푸슈우욱~" 


기계 장치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자세히 보면 항문의 입구를 막고 있던 기계 장치에 구멍이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0%해방!"


"뿌우우우우우우웅!"


30%해방이라는 말과 함께 그녀의 엉덩이에서 가스가 배출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배출된 가스는 파이프를 타고 '어딘가'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뿌우우우우우우욱!"


"뿌루우우우우왁!"


K는 그 후로 몇 발의 방귀를 더 뀌기 시작했다.


"플러그 폐쇄!"


그녀가 다시 명령하자 열렸던 입구가 천천히 닫히기 시작한다.


"30% 정도면 충분한가?"


"그 정도면 충분히 차고 넘치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과소평가하시는 겁니까?"


"아니? 그럴 리가, 방금 너가 가스를 내보낸 곳은 이 100층이나 되는 고층 건물의 온 구석구석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장치지, 가스는 환풍구를 타고 온 건물로 퍼져서 금세 아수라장이 될 거야. 한 층만 빼고...."


"그런데 말이야, 아직 조금 더 '배출'하고 싶지 않은가? 플러그를 해방하는 건 꽤 오랜만이라 생각되는데 말이야... 사람 한두 명 죽어도 솔직히 그렇게 큰 문제는 없지 않나?"


"저..저는 괜찮습니다, 이깟 방귀쯤 참으면 그만입니다."


"그래, 너가 그렇다면 뭐 그런 거겠지. 잡담은 그만하고 작전을 속행하지."


K는 그가 전송해준 동영상을 확인한다, 그의 말대로 온 건물은 난리가 나 있었다, 구토를 하는 사람, 연신 기침을 해대는 사람, 살려달라고 울고불며 난리 치는 사람들 이 모든 사람이  K의 눈에는 한심하게 보였다.


'고작 30%밖에 안 되는데도 버티질 못하다니, 한심한 놈들...."


그의 말대로 K는 좀 더 자기 안에 쌓여 있는 방귀를 시원하게 전부 배출하고 싶었다, 30%따위가 아닌 100%,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로.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건물 안에 있는 무고한 사람들 절반 이상이 목숨을 잃을 것이고, 자신에겐 아직 중요한 임무가 남아 있다.


자기 상관, 양복의 남자 코드네임 J는 아까 건물 밖으로 나가기 전에 공기 순환 장치에 조작을 해놨다.


자신이 현재 위치해 있는 78층에는 공기가 제공되지 않도록, 그러므로 다른 층은 지금 아수라장이 되었지만 이 78층은 무사할 것이다. 자기 타겟 역시.












78층 회장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건물에 독가스 테러라니!"


갑작스러운 독가스 테러라는 소식에 파더스 인더스트리 회장은 당황했다.


"회장님은 별문제 없으십니까?"


"이쪽은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가능하면 안전한 곳에서 나오지 마십시요, 곧 구조대가 헬기를 타고 도착할 것입니다."


자기 비서는 기다리라는 말만 할 뿐 별다른 말은 해주지 않았다.


"나 참,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곧 중요한 거래가 다가오는데....."


"그중요한 거래라는 거 나도 뭔지 듣고 싶은데."


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K가 회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네..네놈은 누구야? 네가 바로 그 테러리스트인가?"


"순순히 항복하는 게 좋을 거야."


"이 개자식이!"


화가 잔뜩 난 회장은 K를 향해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두르지만 배가 툭 튀어나온 노년의 남성의 펀치는 K에게는 애들 장난과도 같다.


간단하게 주먹을 피하고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뒤 근육 이완제가 담긴 주사를 회장에게 주사한다.


"컥!"


방금 놓은 건 독 같은 건 아니고 단순히 근육 이완제야, 목숨에 지장은 없겠지만 한동안 움직일 수는 없겠지.


"이...자식! 원하는 게 뭐냐!"


"아까 말하지 않았어? 중요한 거래가 뭔지 알고 싶다고."


"그..그건."


"아까까지 흥분하며 노발대발 했던 회장이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


"말이 갑자기 없어졌네? 근데 사실 난 무슨 거랜지 알고 있어, 너가 팔려는 거 폭탄이지?"


"테러 단체에 폭탄을 비싸게 팔고 그 테러 단체를 막으려는 정부에게 또 군용 장비를 비싸게 팔아먹으려는 거지?"


"...."


"묵비권을 행사하는 거야?, 원하는 건 단 하나야, 네가 거래하려던 단체들의 명단, 그걸 싹 가져와."


"나..난 그런 건 몰라."


"뭐, 순순히 알려주진 않을 꺼라고 생각했어."


K는 자기 지퍼를 열고 엉덩이를 회장으로 향했다.


"지금 뭐하는 거야!"


"플러그 개방"


"해방 50%"


"뿌우우우와아아아앙!!!"


"우아아아악!!!!"


강렬한 방귀가 회장의 얼굴을 강타했다.


아무런 대비가 되어있지 않은 무방비한 상태에 있던 그는 다량의 가스를 흡입해 버렸다.


1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만에 회장의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내..내가 잘못했어, 모든 걸 사실대로 말할게, 그러니까 제발 목숨만은 살려 줘..."


"뭐야, 고작 한 발 가지고 질질 짜는 거야?"


"내 서랍 안에 빨간색 USB를 가져가, 그 안에 모든 정보가 다 들어 있어."


서랍을 열어 보자 정말로 빨간색 USB가 들어 있었다.


"이..이제 살려 주는 거지?"


"음... 그런데 말이지 사실 너한테는 사살 명령이 내려졌거든....."


"그래서 말인데....."


방안에는 조용한 정적이 찾아왔다, 회장은 K의 얼굴을 보고 직감했다, 그녀가 자신에게 곧 무슨 짓을 할 것인지. 더 이상의 저항도 무의미했다, 그는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해방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