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시골의 수도원.

오랫동안 외지 사람들과의 교류가 없어 폐쇄된 환경에서 자라온 이 마을의 교단은 종교의 교리도 속세 사람들과는 다른 독자적인 규율과 문화를 갖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변에 대하여 냄새나고 불결한 덩어리로, 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품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몸 안에서 품는 죄악이 뭉쳐진 부정한 것이라고 여겨,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부정함을 배출하는 것을 신앙심을 갈고 닦는 행위라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변비약, 관장약 등 속세의 약 따위에 의존해 대변을 배출하는 행위는 반대로 말하면 자신의 신앙심이 몸 안의 부정을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나약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단심문관에 의하여 문책의 대상이 되곤 한다.

그러나 변비는 신앙심에 반비례하여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일 하나님의 말씀을 받드는 수녀에게도 변비는 예외가 아니다. 극심한 변비가 걸린 그녀는 화장실에서 매번 지치고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나오는 자신을 의심스럽게 쳐다보는 원장 수녀의 시선에 초조해하며 매일 필사적으로 기도를 드리며 변비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하늘은 무심하게도 그녀의 기도에 조금도 응답하지 않는다.

하루 하루를 이단심문관에게 끌려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어느 날, 외지에서 왔다는 방랑자가 고해성사를 위해 성당에 찾아와 그의 이야기를 듣던 그녀는 갑자기 대장의 연동운동이 일어나면서 찾아온 통증에 무심결에 신음을 흘리게 되고, 방랑자의 집요한 추궁에 결국 비밀을 실토하고 만다.

방랑자는 그녀의 이야기를 어처구니 없이 들으면서도 도움을 위해 관장약을 제안하지만 종교적인 이유로 극구 관장만큼은 거부하고, 결국 어쩔 수 없이 고해성사실 안으로 들어와 직접 손가락으로 항문과 장을 자극하여 넓혀 족히 2주 이상은 묵은 듯한 굵고 지독한 냄새의 대변을 양동이에 받아내는데 성공한다.

뱃속을 채우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개운함에 평온을 되찾은 수녀였지만, 마음 속의 한 쪽에서는 태어나면서 당연하게 믿어왔던 신앙에 대한 믿음이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라는 내용의 소설 좀